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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금탄환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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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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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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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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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③.

DUMMY

현상금이 걸린 수많은 총잡이들을 감방에 보낸 자.

날아가는 파리의 날개도 적중시키는 저격의 대가.

빛 탄환 소유자마저 단숨에 제거하는 실력자.

찾아오는 암살자를 도리어 저격하는 저격의 대명사.


이처럼 레이본을 가리키는 말은 상당히 많았다. 수많은 총잡이들을 잡은 만큼 총잡이들 뿐 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그 이름은 제법 알려져 있는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총잡이를 사냥한 덕에 목숨이 구해진 민간인도 분명히 존재했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마저 얻고 있다고 들었는데...


"넌 총잡이면서 어떻게 모를 수 있는 거냐?"


네이슨이 쯧, 하고 혀를 차며 그렇게 얘기했지만, 그리펠로는 깍지 낀 두 손을 머리 뒤로 넘기면서 내가 알아야 해? 라는 표정으로 응시할 뿐이었다. 역시 자기 관심분야 외엔 하나도 관심을 안 가지는 그리펠로다웠다.


"음후후, 네이슨이라고 했나? 히야~ 화가 친구도 알아봐주니 쑥쓰러운걸?"


말과는 다르게 턱을 괴며 입 꼬리를 올리는 것이, 전혀 쑥쓰러워 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별...말씀을."


말과 행동이 따로따로 노는 모습에 얼떨떨하게 대꾸한 네이슨이 뒤늦게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네이슨 사피엔스라고 합니다."


"그래, 그리고 여기 이 오렌지는 이름이..."


"그리펠로. 그리펠로 T. 카딘입니다."


오렌지. 라는 말에 단번에 미간을 찡그린 그리펠로가 삐딱하게 대꾸했다.


"흠, 카딘이라..."


턱을 괴었던 손의 검지와 중지만 움직여 턱을 톡톡- 두드린 레이본이 슬쩍 크레이브를 바라봤다. 크레이브 역시 그리펠로의 소개를 듣는 순간, 동시에 고개를 돌렸기에 둘의 시선이 딱 마주쳤다. 레이본이 눈으로 물었다. 우연일까? 크레이브 역시 눈으로 답했다. 우연이겠지. 한편, 그런 둘의 모습에 불길한 느낌을 받은 그리펠로가 물음을 던졌다.


"설마 또 이 뒤에 뭔가 더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겠죠?"


그런 그리펠로의 발언에 네이슨이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크레이브가 그런 거 아니라고 얘기하려는 찰나, 한 발 더 빠르게 레이본이 나섰다.


"음후후, 글쎄? 어떨까나?~"


힉- 헉- 하는 소리가 각각 네이슨과 그리펠로의 입에서 절로 튀어나왔다.


"야, 야, 농담이야 농담! 레이본도 장난 좀 작작해."


"쯧쯧, 좀 같이 어울려주면 어디 덧나나 크레이브?"


"어, 덧난다."


재미없다는 듯 혀를 차며 볼멘소릴 내뱉는 레이본의 말에 그제 서야 그리펠로도 네이슨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이것 봐, 얘들이 얼마나 겁먹었으면 반응이 저러냐고. 따라 와라. 고생했으니 우리가 마시는 음료라도 주마. 상관없지?"


그러면서 힐끗, 크레이브가 레이본을 바라보자, 그는 상관없다는 듯 어깰 으쓱여보였다. 그 뒤로 두 사람은 레이본과 크레이브에게 츠파로 주스라고 하는 것을 받아 마실 수 있었다.


"이거, 이곳의 과일은 아니죠?"


네이슨이 눈을 빛내며 묻자, 크레이브가 고갤 끄덕이며 대꾸한다.


"맞아, 츠파로라고 바트란트에서 수입해온 유명한 과일이지."


"아~ 바트란트라면 안전하기로도 손에 꼽힌다는 그 도시 말하는 거죠?"


평화의 중심이라는 이명마저 붙은 겐드로핌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바트란트 역시 여러 무법자들에게서 가장 안전한 곳 중 한 곳으로 손꼽히는 도시였다.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발전하여 보기 드물다는 숲도 끼어 있고, 치안도 철저하여 역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TOP5 안에 드는 도시라고 들었다.


그랬기에 네이슨도 내심 가보고 싶어 하는 곳 중 한 곳이기도 했다. 마땅한 무력을 갖추고 있지도 않은 그로서는 일단 안전한 곳이라는 점에서부터 가 볼만한 가치가 충분했다. 그러고 보면, 우나도 바트란트에 가야 한다고 했던 것같은데, 지금쯤 잘 가고 있을 지 무사히 잘 도착했을 지 궁금해졌다.


"바트란트라면 우나가 간다고 했던 곳 말하는 거 아냐? 그러고 보니 정확히 어딘데?"


그리펠로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지금 그들은 레이본과 크레이브를 빼곤 반바지만 입은 채로 3단 접이식 의자에 눕듯이 앉아있었다. 이제 서야 제대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셈이었다. 의자는 당연히 대여한 것이었다.


"여기선 많이 멀어. 서쪽으로 상당히 가야 하는 걸로 알고 있어."


네이슨의 대답에 헤에- 하고 감탄사를 흘린 그리펠로에게 레이본이 천연덕스럽게 말을 꺼냈다.


"자, 그럼 마음껏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에, 어디 그간 여행한 행적이나 들어볼까?"


"전 얘기하겠다고 한 적 없는데요."


그리펠로가 뚱한 얼굴로 대꾸한 말에 레이본이 음후후, 웃으며 말을 잇는다.


"음후후, 정말? 니 몸에 남아 있는 상처가 꽤나 보람찬 여행을 겪어왔단 걸 알려주고 있는데?"


여기까지 오면서 입었던 상처라면 이미 아물었을 텐데, 과연 베테랑의 눈은 속이지 못한다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물끄러미 레이본을 바라보자, 그는 재차 음후후- 하고 웃었다.


"물론 공짜로 얘기해달라는 건 아니다. 바르면 금세 효과가 나타나는 약품. 필요하지 않나?"


효과가 잘 듣는 상처약이란 상당히 발전된 마을이나 도시가 아닌 한 구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 숲에서, 산에서 풀 쪼가리 찧고 상처 난 부위에 바르면서 "쓰라리고 아파도 조금만 참아. 그래야 나아!" 하는 흔한 레퍼토리 역시 드문 편이다. 왼쪽을 봐도 오른쪽을 봐도 어딜 보든 황량한 사막 천지일 뿐이었다. 숲이 어디 있고 산이 어디 있단 말인가.


자연히 풀 쪼가리도 사막에서 자라는 식물이 아닌 한 보기 드물었다. 물론 그렇다고 사막에서 풀이나 나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드물 수밖에 없었다. 이렇다 보니 별별 희한한 민간요법이 탄생하기도 했고, 음식과 흔히 구할 수 있는 잡초를 섞거나 일부 식재료와 섞어 상처 부위에 바르는 등 정말 몸에 해로운지 이로운지 점검되지 않은 약을 쓰는 것이 대부분인 것이 사실 상 가난한 이들의 처지였다.


없어서 못 구하는 게 상처 약이었고, 상단들조차 약이 귀하다 보니 팔기보단 만일을 대비해 자신들이 쓰기 위해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


자연히 총잡이든 일반 탐험가나 여행자든 간에 여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자의 경우, 십중팔구 상처 약을 구하는 데에 애를 먹어 약 대용으로 쓰이는 물품을 철저히 갖춰두거나 그것조차 못한 자는 최대한 조심하거나, 심하면 남의 걸 약탈해 사용하기도 한다.


당연하게도 일단 약탈을 한 순간 그 사람도 결국 무법자가 되어버린다고 봐도 좋았다. 아니, 사실상 모든 사람들이 잠재적인 무법자라고 봐야 할 터. 레이본은 눈앞의 초보 총잡이인 그리펠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여겼고, 그 생각은 정확했다.


"약품을 준다고요?"


"함부로 줘도 되는 건가요?"


그리펠로의 뒤를 이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네이슨 역시 물었다. 크레이브는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괜히 휴게소가 꿀이란 소릴 듣는 게 아냐. 인원이 적고, 약이라고 할 만한 것이 전혀 없는 이에 한해서만 일부 가져가는 걸 허락해주지. 물론 당연히 상단은 안 되고."


"단, 수량은 5인 일행 당 하나씩. 같은 휴게소에서 또 받으려면 최소 1년은 지나야 받을 수 있고, 나중에 휴게소에서 나가 약탈당해도 우린 책임 안 져. 아니지, 우린 임시 고용된 것에 가까우니까 이곳 사람들이 책임져주지 않는다. 라고 말해야 하겠군."


크레이브의 말에 레이본이 주의를 주듯 말을 이었다. 그러나 귀한 약재를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희소식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그리펠로가 밝아진 얼굴로 얘기했다.


"하나만이라도 어디에요?"


"그러니까! 안 그래도 마땅한 약도 없었는데."


네이슨의 말을 들으며 그리펠로가 말을 이었다.


"다행이다, 이제 네이슨 네가 다쳐도 좀 안심할 수 있겠네."


"그러게 말이... 너 방금 그거 무슨 뜻이야? 내가 다치는 게 넌 안심이 되냐?"


"아니, 딱히 그런 의미로 한 말은 아니었는데."


"딱히이? 딱히이이이?"


찌릿 노려보는 네이슨의 눈길에 슬쩍 시선을 회피하는 그리펠로. 그런 모습에 레이본은 또 다시 턱을 괴며 흥미롭다는 듯 그리펠로를 바라봤다. 이후 누가 더 잘 다치냐는 상당히 유치한 말다툼을 벌이는 두 사람을 말린 것은 크레이브였다.


"니들은 여기 싸우러 왔니?"


"한창 재밌는데 왜 말리고 그래? 크레이브. 원래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야."


"이게 재밌긴 뭐가 재밌어? 유치해 죽겠구만."


그러면서 하아- 한숨을 쉰 크레이브가 손으로 자신의 미간을 짚었다. 어째 이전에도 이런 비슷한 일을 겪어본 듯한 기시감이 들었다. 살짝 흐트러져 내려온 자신의 붉은 머리칼을 옆으로 쓸어 넘긴 그가 곧 입을 열었다.


"슬슬 다시 또 돌아볼 시간 다 되가."


"이런, 벌써 그렇게 됐나? 여행 얘긴 그럼 이따 저녁에 듣는 걸로. 아 참, 그리펠로라고 했던가?"


"예? 예..."


갑자기 부르는 말에 얼결에 대꾸한 그리펠로에게 레이본은 씨익 웃으며 물음을 건넸다.


"햇병아리 친구. 혹시 동료를 아끼나?"


크레이브는 한 쪽에 놔두었던 자신의 고동색 중절모를 도로 머리에 쓰면서 조용히 레이본을 응시했다. 왜 저런 말을 꺼내는지 알겠군. 이라 생각하며...


"그야 당연하죠. 네이슨은 친구이기도 하고요"


"그런가? 그렇군."


그렇게 말한 레이본이 이내 이따가 보자는 말을 남기며 크레이브와 함께 걸음을 옮겼다. 다시 순찰 시간인 듯 멀어지는 두 사람을 보며 그리펠로가 무심코 중얼거렸다.


"갑자기 이런 건 왜 물었지?"


"글쎄..."


네이슨 역시 대꾸하면서 물끄러미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그 날 저녁, 그리펠로와 네이슨은 그간 여행하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두 사람에게 풀어냈다. 재밌으면 약품을 하나 더 주겠다고 하는 말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프림 로젠에서 겪었던 신고식은 먼저 그리펠로가 네이슨을 놀렸다가 배로 앙갚음 당했다. 말주변은 확실히 그리펠로보단 네이슨이 한 수 위라는 듯 그리펠로가 당한 수치를 제법 상세하면서도 재미있게 얘기했던 것이다.


자연히 그리펠로는 수치사할 뻔했다. 안쓰럽다는 듯이 보던 크레이브조차 종래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으니 얼굴이 붉어지다 못해 목까지 붉어진 그리펠로는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네이슨에겐 말로 개기면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 한편으론, 네이슨을 원망스레 바라봤지만, 네이슨은 그러게 누가 덤비래? 라는 눈으로 그리펠로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거, 이거 프림 로젠에 꼭 다시 한 번 들러야겠군. 지난 신문도 쉽게 구할 수 있겠지?"


"아악! 가지 마세요! 아니, 보면 안 돼! 보지 말라고요!"


곧바로 반응하는 그리펠로를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며 레이본이 얄밉게 얘기했다.


"이걸 어쩌나? 보지 말라고 하면 더 보고 싶어지는데~"


"그럼 보세요. 대신 웃지만 마세요."


"그건 장담은 못하겠군."


"으아아아! 그럼 보지 마요!!!"


절규하듯 외치는 그리펠로의 말. 이렇듯 이야기를 풀고 그에 따라 웃고 떠들면서 밤이 깊어갔다. 다음날, 그리펠로와 네이슨은 서로 각자 원하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네이슨은 그림을 그리고, 그리펠로는 사격 연습해보지 않겠냐는 레이본의 제의에 따라 사격 연습을 했다.


적어도 빗나가는 일 없이 과녁을 잘 맞히는 그리펠로를 눈여겨본 레이본이 넌지시 제안했다. 혹시 저격수가 되어볼 생각은 없냐고.


꿈을 꾼다면 복수를 꿈꾸지 저격수를 꿈꾸는 것도 아니었을 뿐더러, 왠지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간 상당한 시간을 엉뚱한 곳에 소비해야 할 거라는 직감으로 인해 그리펠로는 레이본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그에 피식 웃은 레이본이 작게 "크레이브를 보는 것 같군." 하고 중얼거렸다.


"네?"


"아아, 아무것도 아냐. 그보다, 선배 총잡이로서 조언 하나 해주마."


"...?"


"동료를 아끼는 것도 좋지만, 너무 믿지 않는 게 좋아."


레이본의 말이 의외이기도 했고, 무시할 수 없는 발언이었기에 그리펠로가 살며시 눈살을 찡그렸다.


"그건 왜죠?"


서크투스에게 잡아먹혔을 때, 네이슨은 자신을 내버려두고 가도 되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자신이 아끼는 것처럼 그 역시 자신을 아껴준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기에 자연히 레이본의 발언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레이본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한 번 동료가 영원하다면 정말 좋기야 하겠지. 하지만, 영원한 건 없어. 낮이나 밤 같은 건 영원할지도 모르지. 안변하고 계속 찾아오니까. 하지만 영원한 동료나 친구는 없다."


"...그 조언 저는 못 받아들여요."


그리펠로의 대답에 어느 정도 예상한 것인지 레이본은 어깨를 으쓱였다.


"받아들이고, 말고 역시 네 결정이지. 강요는 안 해."


"...왜 저한테 이런 말을 하는 겁니까?"


"흠, 네 친구는 알고 있을 것 같아서?"


그리펠로의 인상이 더욱 구겨졌다. 무슨 뜻이냐고 물었으나 레이본은 희미한 웃음만 보일 뿐, 대답하지 않았다. 어제 이야기를 풀어낸 덕에 오늘 아침에 벌써 정들었나 싶은 기분을 느꼈던 그리펠로였지만, 방금 전 이 대화로 인해 레이본과 서먹해진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날 밤, 밤하늘을 바라보는 레이본에게 다가온 크레이브가 물음을 꺼냈다.


"결국 쓸데없는 말을 했어."


"이런, 들었나?"


레이본이 슥- 고개 돌려 크레이브를 응시했다. 9:1 가르마를 타고 내려온 밝은 적색 머리칼이 화상 자국을 가려주었지만, 앞머리를 옆으로 넘겼기에 가려준 화상 자국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그 화상 자국을 보며 레이본이 무심코 말을 내뱉었다.


"가리지 않을 거면 아예 다 드러내놓고 다니지 그래?"


일부만 가릴 거 그냥 앞머릴 자르거나 뒤로 넘겨 전체를 드러내는 게 더 낫지 않겠냐는 물음이었다.


"쓸데없는 참견이야."


"어련하겠어. 흠, 아무래도 얘기하기엔 그 햇병아리에겐 좀 일렀나봐."


"뭐든 정해진 시기는 없어 레이본."


"네가 그렇게 얘기할 줄 알았다."


쯧, 하고 혀를 차며 레이본은 상대. 크레이브의 두 녹안에서 시선을 돌렸다. 어차피 때가 되면 알게 될 것, 미리 알려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라는 것이리라. 역시, 크레이브는 재미없는 놈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그리펠로와 네이슨이 다시 떠나는 날 아침, 레이본과 크레이브가 배웅을 나와 주었다. 레이본이 했던 말로 인해 아직도 꿍해 있는 듯 그리펠로가 미간을 찡그렸지만, 레이본은 개의치 않은 채 말을 꺼냈다.


"화가 친구는 총잡이가 아니니 그렇다 쳐도, 햇병아리 친구는 지금부터 하는 얘기 잘 들어."


"...?"


눈을 끔뻑이는 그리펠로에게 레이본이 진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너희 같은 젊은 세대 총잡이들은 2세대 총잡이들이라고 한다면, 우리 같은 늙은 이들은 1세대 총잡이라고 할 수 있지."


이어진 표정과 말에 그리펠로의 표정도 덩달아 진지해졌다. 레이본이 재차 말을 잇는다.


"하지만, 우리 같은 1세대 총잡이들은 2세대 총잡이들을 진짜 총잡이로 인정하지 않아. 오로지 같은 1세대 총잡이만을 '어엿한 총잡이'로 인정한다."


"그건... 어째서죠?"


그건... 하며 레이본이 재차 턱을 괴었다. 그렇게 여전히 진지한 얼굴로 생각해보다가 내뱉은 말은 정작 심플하기 그지없었다.


"미숙하니까."


그리펠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레이본이 말을 이어갔다.


"열받냐? 그럼 네가 인정하도록 만드는 거야."


그러면서 척- 팔을 뻗어 검지 하나만 세운 레이본이 의아해하는 그리펠로를 보며 빙그레 웃었다.


"딱 한 명. 1세대 총잡이 아무나 라도 좋으니 한 명에게라도 인정받으면, 그 때서야 비로소 인정받는다."


너 역시 어엿한 총잡이임을.

하고 말을 끝맺은 레이본을 그리펠로는 멍-하니 바라봤다. 뭐랄까 동료를 너무 믿지 않는 게 좋을 거라는 말보다 이게 더 조언처럼 느껴졌다.


"그럼..."


그리펠로가 고개를 숙였다.


"저는 아직, 그 어엿한 총잡이가 아니란 말인가요?"


"그렇지."


레이본의 막힘없는 대답에 그리펠로의 두 주 먹이 꽉- 쥐어졌다. 총을 쓰지 않고선 제 한 몸 보존하기 힘든 세상에서 그는 결심했었다. 평생 두려워하느니 자신이 지배하겠노라고. 같은 총으로서 무기를, 그리고 빛 탄환이라는 힘까지도.


내심 잘해낼 수 있으리라 여겼다. 움직이는 것마저 잘 맞추는 자신인 만큼, 이미 빛 탄환을 손에 넣은 만큼 그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아직 어엿한 총잡이도 아니란다. 자신은 최고가 되어야 했다.


아직 남은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고향을 멸하고 어머니를 죽인 이들에게 같은 두려움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그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도. 그런데... 그런데...

상념 속에서도 레이본의 말은 마저 들려왔다.


"네가 진짜 강해지고 싶다면, 인정부터 받는 게 좋을 거다."


"...명심하죠."


그 대답을 들은 레이본이 다시금 씨익-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참, 그리고 여행 중에 혹시 델리시 라는 이름의 남자를 만나거든, 안부 좀 전해줘."


"델리시...?"


"프로스타시아 조직의 대장이라고. 있어. 줄여서 PTI라고도 하던가?"


"......"


그리펠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에 네이슨이 나서 대신 얘기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행운을 빌지."


"행운을 비마."


순서대로 레이본과 크레이브가 한 말을 끝으로 그리펠로와 네이슨은 낙타 한 마리와 함께 발길을 옮겼다. 중간에 레이본이 얘기하는데 대답을 안 하면 어떡하냐며 네이슨이 타박했지만, 그리펠로는 굳이 그 아저씨 말을 따라 줄 필요는 없다고 퉁명스레 대꾸할 뿐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사구가 가득하던 여태 지나온 길과는 다르게 평평한 사막 대지가 펼쳐지는 곳으로 계속해서 여행길에 올랐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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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75화. 헤레아 요하니스. 19.07.25 23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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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73화. 단 한 발의 무게! 19.07.22 23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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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71화. 가려진 마을 샴바나 ②. 19.07.18 26 0 17쪽
76 70화. 가려진 마을 샴바나. 19.07.17 26 0 16쪽
75 69화. 소용돌이 폭풍 ③. 19.07.15 26 0 14쪽
74 68화. 소용돌이 폭풍 ②. 19.07.14 30 0 21쪽
73 67화. 소용돌이 폭풍 ①. 19.07.07 29 0 16쪽
72 [외전] 테이놀리 도적단의 비밀 ②. 19.07.05 27 0 12쪽
71 [외전] 테이놀리 도적단의 비밀 ①. 19.07.03 27 0 12쪽
» 66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③. 19.07.01 27 0 18쪽
69 65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②. 19.06.28 21 0 15쪽
68 64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19.06.27 23 0 20쪽
67 63화. 에단의 사연 ②. 19.06.26 2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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