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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금탄환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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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7 21:32
최근연재일 :
2019.10.2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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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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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가려진 마을 샴바나.

DUMMY

곧 총구에서 나간 회녹색 빛 탄환에서부터 작은 회오리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작은 회오리는 거대한 회오리인 소용돌이와 부딪히며 서로 대결을 펼치듯 콰콰콰- 거세게 몰아치는 소용돌이 속에서 쌔액- 하는 소음이 일순 울렸다.


그것이 성공적으로 틈을 만들어낸 것인지, 아니면 부딪히면서 일순 새롭게 생긴 바람의 방향이나 혹은 반동에 의하여 튕겨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로 인해 확실하게 그리펠로는 매서운 소용돌이 바람 속에서 벗어났다. 아니, 이걸 벗어났다고 표현해야 할까?


"왁!"


그 자리에서 튕겨 나오듯 밀려나면서 외마디를 내지른 그리펠로가 이내 두 보라색 눈을 깜빡였다. 더는 몸이 아프지도 않았고, 어지럽지도 않았다. 그러나 눈앞에는 여전히 강렬한 회오리바람이 콰콰콰- 하는 소음을 일으키며 나선형으로 돌고 있었다.


뭔가, 자신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듯한 느낌. 자신이 위치한 곳이 맹렬한 소용돌이 바람의 중심임을 깨닫기 까진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멍-하니 눈앞의 나선형 바람을 보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주, 중앙으로 들어왔다고?"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지금 이곳에 있는 자신은 아무런 피해도 느낌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느낌이 있긴 있었다. 뭔가, 바람이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듯한 느낌. 반면에 눈앞의 소용돌이는 바람이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신기한 느낌이었다.


분명 맹렬히 회전하는 소용돌이니 당연히 그 안 역시 무시무시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오히려,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은 고요했다. 고요함도 느껴지는 바람도 썩 나쁘지 않아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현재의 느낌을 만끽했다.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바람.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바람.

놀라우리만치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것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할 때 즈음 눈앞의 회오리바람이 일그러지는가 싶더니, 이내 말 그대로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어라?"


어리둥절한 말을 내뱉기 무섭게 후우욱- 그리펠로가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악!"


두근. 심장 박동이 선명히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비명을 지르며 떨어지던 그가 생각한 것은 죽을 지도 모른단 생각보다,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두근두근- 심장 박동이 더 거세지는 느낌이 일었다. 과거 고향을 멸망시켰던 의문의 사람들이 썼던 빛 탄환이 뭔지조차 알아내지 못했는데 이런 곳에서 허무하게 죽고 싶지는 않았다.


쿵- 이제는 심장 소리가 큰 소음처럼 느껴졌다. 빠르게 추락하면서 바닥과 가까워질수록 심장박동은 더욱 빨라지고, 커져만 갔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높은 곳에서 빠르게 아래로 추락하는 일을 '처음' 경험해보는 사람이 과연 침착하게 대응을 할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다.‘ 였다.


이런 저런 경험이 풍부한 이야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제 갓 성인이 된 그리펠로가 그런 풍부한 경험이 있을 턱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처음 경험하는 이들은 대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게 된다. 떨어지면서 하는 생각은...


무서워.

죽고 싶지 않아.

살고 싶어.

그리고 바닥과 가까워질수록 펼쳐지는 주마등. 하지만 그리펠로는 달랐다. 목적의식이 뚜렷하기 때문일까?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분노. 고향을 멸망시키고 어머니를 죽게 한 이에 대한 분노. 자신 때문에 자신이 약해서 어머니가 죽게 된 거라는 죄책감 등의 감정들은 살고자 하는 동기를 더욱 확실하게 부여해주었다. 그랬기에,


탕! 탕! 탕!

거의 본능적으로 바닥을 향해 빛 탄환을 쏘았다. 무언가 생각이 있어 한 행동은 아니었다. 그저 허무하게 죽기보다 뭐라도 해보고 죽고 싶은 마음에 가까웠으나, 거기엔 또 하나의 소망이 깃들었다. 이 속도가 느려지길. 회녹색 빛 탄환 하나가 바닥에 닿기 직전 뚝- 멈추고, 뒤를 이어 같은 빛의 탄환 두 개가 이어 붙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회오리바람이 바닥에서부터 새롭게 형성되면서 떨어지는 그리펠로를 집어삼켰다. 마치 용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음식을 꿀꺽 집어삼키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말이다. 이후 바람을 받아 그가 떨어지는 속도는 차츰 느려지기 시작했다.


본인이 해놓고 본인이 깜짝 놀라 그리펠로가 두 눈을 동그래 떴다. 바람이 나선형으로 회전하면서도 제 얼굴이며 팔, 몸을 밀어내는 듯한 느낌. 왜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보통 바람에 힘입어 속도가 빨라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바람을 받으면 속도가 느려지기도 한다는 것을.


그는 방금 전, 자신도 모르게 빛 탄환을 응용해 사용하였지만, 정작 그 본인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렇게 내가 안전하게 바닥에 닿자마자 회오리바람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더라?"


다시 생각해봐도 신기한 경험이었다는 듯이 얘기하는 그리펠로의 말을 끝으로 이야기는 끝이 났다. 그런 그리펠로의 이야기를 들은 네이슨은 혀를 내둘렀다.


"왜 다들 빛 탄환에 목을 매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그래. 대단하긴 하지..."


네이슨의 말에 수긍하며 그리펠로가 빛 탄환을 장전해둔 총을 내려다봤다. 곧 그는 생각에 잠겼고, 이는 네이슨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연히 둘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리펠로를 따라 그가 가진 총을 응시하는 네이슨의 표정은 복잡했다.


틈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엄연히 재난으로 분류되는 자연 현상을 빛 탄환이 없애진 못하더라도, 주춤하게 만들었다는 말 같은데... 어쩌면, 빛 탄환의 힘을 이용하면 자연 재해도 막아낼 수 있는 거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네이슨은 이내 피식- 웃었다.


"말도 안 돼지."


"응? 뭐가 말이 안 돼?"


가까이 있기에 네이슨의 중얼거림을 들은 듯 그리펠로가 물었고, 네이슨이 어색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아, 하하... 아니, 아무것도 아냐."


"싱겁긴."


다음날, 아침 식사를 하면서 간밤에 과일 너무 많이 먹은 거 아니냐, 아니다. 라는 사소한 말다툼이 있긴 했으나 결국 둘 다 비슷하게 많이 먹었던 것으로 결론이 나 다시금 순조롭게 여행길에 올랐다. 어제 겪었던 소용돌이 폭풍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날씨는 더웠는데, 그 때문일까?


그리펠로도 네이슨도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아니, 식량과 물은 가면서 착실하게 줄어들고 있었기에 낙타에 앉을 자리가 생기자마자, 순서대로 몇 시간씩 낙타를 번갈아 타면서 이동하기를 한 반나절 가량 되었을까?


간혹 보이는 조각 목을 제외하곤 광야뿐이던 곳에서 차츰 큼지막한 사암도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길게 뻗어있는 암벽을 볼 수 있었다. 그리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암벽이 보이자 그리펠로가 감동한 듯 외쳤다.


"암벽이다!"


"후우, 또 고생하겠군..."


한탄처럼 중얼거리는 네이슨의 말에 그리펠로가 기운 내라는 듯 말을 건넨다.


"그래도 산이든 협곡이든 지나면 그만큼 빨리 가게 되기도 하잖아? 그리고 지도가 정확하다면 근처에 마을도 있을 텐데..."


"그래 뭐... 여긴 당장은 광야의 비중이 더 큰 것 같으니까 지도에 나온 부근을 찾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겠지."


일반 사막도 길 잃기 십상인데, 유동 사막은 오죽할까? 그리 생각하며 네이슨은 고갤 주억였다. 곧 두 사람은 암벽을 지나기 전, 한 싯딤 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한 후, 마저 발걸음을 옮겼다. 사막이라고 해서 동, 식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조금 전 두 사람이 큰 싯딤 나무 한 그루 아래에서 휴식을 취한 것처럼, 건조한 사막지역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식물도 분명히 존재했고, 밤에는 야생 뱀같은 것이 슬그머니 기어 나오기도 했다. 현재 암벽과 바위가 많은 둘이 있는 곳에선 바위너구리 록 하이렉스가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동물 중 하나였다.


"저기 봐! 그리펠로. 록 하이렉스야!"


다소 이른 점심 식사를 막 끝내가던 차, 네이슨이 감탄하며 외치는 말에 그리펠로가 시선을 돌렸다. 그곳엔 짧은 밤색 털과 둥근 귀를 가진 짐승이 대여섯 정도 몰려 있었다. 바위너구리 라고 하는 생물이었으나, 그리펠로는 이를 알지 못했다. 토끼와 비슷한 몸집의 그들은 이름 모를 식물의 줄기를 먹고 있었다.


"...그게 뭔데?"


바로 물음을 내뱉자, 네이슨이 와락-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바위너구리 말이야! 주로 바위 많은 곳에 서식한다고 했는데 정말이었나 보네. 그냥 지나칠 수 없지!"


그렇게 말하며 가히 고속이라 불리울 정도로 순식간에 먹은 것을 정리한 네이슨이 이젤과 카턴을 챙겨 가까이 다가갔다.


"낙타 좀 부탁해 그리피!"


"뭐? 야, 야! 잠깐만 네이슨! 네이슨!"


그리펠로를 짧게 줄여 부르며 부탁을 한 네이슨이 뒤도 안 돌아보고 록 하이렉스가 모여있는 곳으로 향하자, 다급히 네이슨을 불렀다. 하지만 네이슨은 듣지 못한 듯 점점 그와 거리가 벌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누가 누구보고 제멋대로라는 건지 모르겠네. 나 참..."


총잡이들은 하나같이 다 제멋대로라고도 얘기하던 네이슨의 말을 문득 떠올린 그리펠로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그 본인도 만만치 않게 제멋대로인 점은 생각 안 해보는 네이슨은 빨리 풍경과 함께 그림으로 남기고자 록 하이렉스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실수였다. 이들은 경계심이 강한 짐승들이었다. 자연히 인기척이 들리자마자, 후다닥 근처 수직으로 된 바위까지 재빠르게 오르면서 달아나버리고 말았다.


"자, 잠깐... 으~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 마른세수를 한 네이슨의 귀로 낯선 음성이 들려온 것은 이 즈음이었다.


"이런, 놓쳤군."


"그러게 말이야 내가 바보 같은 짓을 했..."


무심코 말을 이으려던 네이슨이 그제야 의문을 품고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즈음 그리펠로 역시 도착해서 낯선 음성을 발한 이를 보고 있었다. 키가 170cm인 네이슨보다 좀 더 키가 큰 사내가 두 사람을 무심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다갈색의 거친 피부색과 황색이 드문드문 섞인 갈색 머리칼. 각이 진 턱선에는 덥수룩한 수염이 자리해 있었는데, 입술 밑 유일하게 수염이 없는 부분이 왕관을 거꾸로 한 듯한 모양새라 네이슨은 하마터면 웃을 뻔해 손을 입가로 가져갔다. 그러자 살짝 눈살을 찡그린 사내의 흑안이 네이슨을 응시했다. 그에 움찔한 네이슨이 조심스레 사과의 말을 꺼냈다.


"죄송합니다."


낡은 옷, 허름한 망토 등이 옷을 오래 입었다는 걸 알려주는 한편으론, 탄띠에 붙어있는 탄약가방과 한 손에 들고 있는 장총이 눈앞의 사내 역시 총잡이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 장총을 보며 그리펠로가 눈을 빛냈다.


"어떡할 거냐. 꼬맹이들."


사내가 서늘히 말을 꺼내자, 그리펠로가 묻는다.


"어떡할 거냐니요?"


"그, 그게 그리펠로..."


네이슨이 얘기해주려던 찰나, 그 말을 끊고 사내가 대신 알려주었다.


"저 베레모 꼬맹이가 인기척을 내는 바람에 내가 사냥하려던 록 하이렉스를 놓쳤다."


그리펠로는 곧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사내가 말을 이었다.


"애석하게도 난 그다지 친절한 사람은 아니야. 책임을 지지 못하겠다면..."


거기까지 말한 사내는 곧 들고 있던 장총을 네이슨에게 척- 겨누었다.


"죽음으로 책임져라."


"헙"


네이슨이 헛바람을 들이켰다. 그리펠로가 눈살을 찌푸리며 얘기했다.


"네이슨은 총잡이가 아닙니다."


"그래서?"


"굳이 죽일 필요까진 없지 않습니까."


그 말에 사내는 그제 서야 시선을 돌려 그리펠로를 응시했다.


"무익하다. 죽이지 않아야 할 이유도 없지. 내가 사냥하려던 걸 저 놈 때문에 놓쳤다. 내 일을 방해 받았단 말이다. 그것만으로도 내겐 죽일 명분은 충분해."


"모르고 그런 걸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건 이유가 되지 못한다. 꼬맹아. 짐승들은 원래 자기 동료 외의 인기척이 느껴지면 경계심을 느끼고 달아난다. 포식자가 아닌 한은 말이야. 그런 기본 상식조차 일일이 설명해줘야 하나? 죽일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군."


그리펠로의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풀고 네이슨의 앞을 가로막았다. 아직까지 총구가 네이슨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안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하겠습니다."


"죄, 죄송합니다. 생각이 짧았었습니다."


그리펠로가 자신 대신 사과하자 다급한 표정으로 네이슨 역시 따라 사과했다. 그러자, 사내가 슬쩍 웃었다. 마치 비웃듯이.


"이게 사과한다고 끝나는 일인 줄 아나?"


그렇게 말하며 사내는 무신경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탕! 총성이 울렸다. 그러나 그리펠로도 네이슨도 사내의 총을 맞지 않았다. 오히려, 사내가 총을 떨어트렸다. 무시하고 사내가 총을 쏠 거같자, 그리펠로가 재빠르게 먼저 총을 쏴서 무기를 맞춘 것이었다.


"...대단한 순발력이군."


사내가 칭찬했다.


"별로 댁한테 듣고 싶은 말은 아닌데. 총잡이가 아닌 이까지 그런 사소한 이유로 죽이려 하다니 암만 총잡이들이 제멋대로라지만 쫌 도가 지나친 거 아냐? 아저씨."


이어서 사내에게 총구를 겨눈 그리펠로가 그대로 으르렁 거렸다. 그러자, 사내는 별 웃기는 소릴 다 듣겠다는 듯 크크큿- 웃음을 흘렸다.


"총잡이가 총잡이에게 제멋대로라고? 크크큿, 별 웃기는 소릴 다 듣는군. 젊어서 그런가? 진짜 총잡이 같지도 않군. 크크큿."


"뭐가 그렇게 웃긴 거지?"


상대의 반응에 울컥한 그리펠로가 낮아진 음성으로 물었다.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나 본데, 총잡이는 원래 이런 족속들이다. 그리고 승리의 종족이기도 하지. 뭐든 이긴 놈 마음대로. 강한 놈 마음대로야."


사내의 말이 이어짐에 따라 그리펠로가 쥐고 있던 총을 더욱 꽉- 쥐었다. 총잡이들은 하나같이 폭력적이다. 야만스럽다. 제멋대로다. 천박하다 등등 네이슨이 했던 말들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그리펠로가 그런 생각을 하든 말든 상관없이 사내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몇 명을 죽이고 어떤 이유를 들어 죽이든 간에, 총잡이가 이기면 그 무엇도 죄가 되지 않지. 그게 바로 이 세상이다. 애송아."


그러면서 사내는 마치 세상을 보여주듯이 양 팔과 손을 좌우로 펼쳐보였다.


"즉, 이기면 장땡이라는 거지. 약한 놈? 약한 놈은 무법자들에게 패배만 할 뿐이고, 패배한 것들은 도태될 뿐이다. 안타깝게도 너희는 아직 도태되지 않은 거 같..."


"닥쳐. 짓밟아버리기 전에!"


이어진 그리펠로의 말에 사내는 입을 다물었다. 밟아버린다는 말은 흔히들 총잡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 중 하나였다. 상대방을 뭉개버리겠다거나, 굴복시키겠다는 의미. 혹은 둘 모두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말과도 같았다. 그리펠로가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내 친구를 죽여도 된다는 거냐? 웃기지 말라 그래. 이기면 장땡이라고? 하! 애초에 이기긴 뭘 이겨! 네이슨이랑 뭔가 승부를 벌인 것도 아니면서! 그리고! 총잡이도 아닌 무슨 약자 이기는 것도 총잡이들에겐 무척 자랑스러운 일인가 봐?"


"...정확힌 이기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지."


그리펠로의 말에 일순 멍-해졌다가 이어진 말에 삐뚜름하게 웃으며 얘기했다. 그리펠로가 표정을 재차 일그러뜨리고는, 이내 고개를 숙였다.


이기는 것에만 의의를 둬? 그럼 인생 자체가 승부인 거야 뭐야? 아무래도 이 아저씨는 남이 승부라 생각 안 해도 무조건 적으로 승부로 보는 인간인가 보다. 그렇다면 나 역시 똑같이 대해주는 수밖에. 그리 생각하며 그리펠로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 알았어. 그럼..."


탕- 그리펠로가 재차 총을 쏘았다. 사내에게 쏜 것은 아니었다. 바닥에 떨어진 사내의 총을 향해 쏜 것이었다. 휘리릭, 부웅- 채 사내가 잡기도 전에 장총이 빙그르르 돌아가다가 암벽 밑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는 사내에게 그리펠로가 곧바로 총구를 겨누며 입을 열었다.


"자, 내가 이겼지?"


사내와의 거리는 어림잡아 15m. 사내가 다가오는 것보다 자신이 총을 쏘는 것이 더 빠르리라.


작가의말

드디어 실 70화까지 왔군요.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 뭔가 감격스럽습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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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85화. 셀릭 힐튼. 19.09.18 8 0 17쪽
91 [외전] 지난 날의 후회. 19.08.30 11 0 13쪽
90 84화, 떠날 준비 ②. 19.08.27 17 0 23쪽
89 83화. 떠날 준비. 19.08.25 19 0 18쪽
88 82화. 뚜렷한 목표를 정하다 ②. 19.08.07 21 0 16쪽
87 81화. 뚜렷한 목표를 정하다. 19.08.05 17 0 14쪽
86 80화. 단 한 발의 무게! ②. 19.08.02 21 0 15쪽
85 79화. 엘랑의 사과. 19.08.02 20 0 19쪽
84 78화. 총기 바꿔치기 사건 ②. 19.07.31 18 0 16쪽
83 77화. 총기 바꿔치기 사건. 19.07.29 18 0 18쪽
82 76화. 록 하이렉스 사냥. 19.07.26 23 0 15쪽
81 75화. 헤레아 요하니스. 19.07.25 23 0 15쪽
80 74화. 해맞이 나무. 19.07.24 26 0 16쪽
79 73화. 단 한 발의 무게! 19.07.22 22 0 15쪽
78 72화. 가려진 마을 샴바나 ③. 19.07.19 26 0 15쪽
77 71화. 가려진 마을 샴바나 ②. 19.07.18 26 0 17쪽
» 70화. 가려진 마을 샴바나. 19.07.17 26 0 16쪽
75 69화. 소용돌이 폭풍 ③. 19.07.15 26 0 14쪽
74 68화. 소용돌이 폭풍 ②. 19.07.14 29 0 21쪽
73 67화. 소용돌이 폭풍 ①. 19.07.07 29 0 16쪽
72 [외전] 테이놀리 도적단의 비밀 ②. 19.07.05 27 0 12쪽
71 [외전] 테이놀리 도적단의 비밀 ①. 19.07.03 27 0 12쪽
70 66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③. 19.07.01 26 0 18쪽
69 65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②. 19.06.28 21 0 15쪽
68 64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19.06.27 23 0 20쪽
67 63화. 에단의 사연 ②. 19.06.26 2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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