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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금탄환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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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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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화. 엘랑의 사과.

DUMMY

퍽 퍽 퍼버벅-

연이은 타격 음이 울렸다. 으악! 비명을 지르며 그리펠로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벌써 3일 째였다. 그리펠로에게 격투 술을 알려주겠단 말을 핑계로 호우로에게 쳐 맞고 있는 것이 말이다.


호우로가 말하길 가장 빨리 터득하는 방법은 이렇게 직접 싸워보는 거라나? 정말이지 단순무식하기 그지없는 방법이라고 네이슨은 생각했다. 또 그걸 그대로 행하는 그리펠로 역시 단단히 돌은 게 틀림없다고 생각을 이어갔다.


진전이 있긴 있던지 오늘은 여태 맞기만 하던 것과는 달리 그리페로의 공격이 닿긴 한 것 같은데, 싸움에 싸 자도 모르는 네이슨이 보기엔 여전히 그냥 그리펠로가 일방적으로 쳐 맞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때 언제 배우고 언제 겐드로핌에 가려고 하는 거냐는 말을 괜히 꺼냈던 걸까?


"그리펠로.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싸움을 알려달라니? 우리가 이럴 시간이 어디 있어? 겐드로핌에 갈 거 아니었어? 가면서 빛 탄환도 최대한 모은다며? 원래 뭐든 배우는 데 시간 걸리는 것 몰라?? 게다가 언제는 싸움은 스스로 터득하는 거라더니!"


가르침을 받는 것치고 시간 짧게 걸리는 것을 보지 못한 네이슨이었다. 싸움에도 분명 기술은 있으니 만약 정말로 그리펠로가 마을에 남아서 호우로에게 격투를 배운다면, 얼마나 마을에 남아 있어야 할 지 쉬이 상상이 가지 않았다. 이 때, 호우로가 입을 열었다.


"기본기만 익히는 거라면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지."


그에 그리펠로의 안색이 확- 밝아지며 얘기한다.


"그럼 그 기본기만이라도...!"


"어려울 것 없지. 혹시 같이 받을 생각은 없나?"


호우로가 돌연 네이슨을 보며 물었다. 그에 네이슨은 급히 고개를 저으며 정중히 거절했다. 당시 그리펠로와 호우로의 대화를 떠올린 네이슨은 한숨을 쉬었다.


"으휴, 그리펠로가 하기에 따라 며칠 만에 끝날 거라더니 며칠 만에 끝나긴 무슨... 아직도 멀어 보이는데..."


호우로는 기본기를 몸에 익히는데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릴 거란 생각은 선입견일 뿐이라며 며칠이면 충분하다고 얘기했었다. 덧붙여 싸움 실력 느는 데엔 직접 부딪히는 것만큼 빠른 방법은 없다면서 저렇게 일방적으로 그리펠로를 샌드백 마냥 갖고 논지도 벌써 3일 째였다.


네이슨이 보기엔 별다른 변화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혹시 말만 그럴 듯하게 하고서 처음부터 그리펠로를 때리는 것이 목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굉장히 열심히네~ 그리펠로는."


언제 왔는지 네이슨의 옆에 선 헤레아가 그리펠로를 보며 말을 꺼냈다. 3일 간 일어난 변화 중 하나는 그리펠로 역시 헤레아와 말을 놓으며 친해졌다는 것. 또 하나는 헤레아가 다시금 사람들을 만난다는 점 정도일까?


헤레아가 우울해져 있다고 생각한 네이슨이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행한 방법. 그것은 마을에 있는 지붕 없는 탑에 올라가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마을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주는 것이었다.


그 이후론 헤레아가 다시 밝게 웃었고 더 부쩍 친해진 상태였다. 의외였던 것은 지붕 없는 탑 안에 저수지 물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모래 폭풍에서 어떻게든 남아 있는 물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이 힘을 모아 그렇게 탑을 쌓은 거라고. 새삼 어느 마을이든 사람들은 열심히 살아가려 하는 구나 싶었다.


"빛 탄환도 이미 하나 가지고 있으면서 굳이 저런다니까요?"


"아직도 나에게 말을 편히 못하나 보구나."


헤레아가 실망스럽단 어조로 말하자, 그제 서야 방금 자신이 습관처럼 존댓말을 사용했단 것을 알고 어색하게 웃었다.


"하, 하하... 미안해 누나."


"호훗, 농담이야. 진짜로 실망한 줄 알았니?"


어, 진짜 실망한 줄 알았어. 라는 말을 굳이 대답하기 보단 네이슨은 침묵을 택했다. 이를 무언의 긍정으로 받아들인 헤레아가 말을 계속했다.


"내가 보기엔 굉장해 보이는 걸?"


"네? 저게요?"


네이슨이 놀라 되묻자, 헤레아는 재차 호훗- 하고 웃더니 말을 이었다.


"보통 빛 탄환을 가지고 있으면... 그 힘을 이용해 약탈한다거나 남을 지배하려고 하는 자들이 많다고 들었거든."


"아..."


"사실, 우리 마을 사람들은 빛 탄환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나도 그렇고. 결국 빛 탄환 때문에 마을이 이렇게 황폐해진 거니까. 물론 좋은 작용을 하는 빛 탄환도 있는 모양이지만... 드와이트 할아버지 말로는, 항상 분쟁을 일으키는 분쟁의 씨앗이라고 하셔."


왜인지 알 것 같았다. 그리펠로가 지니고 있는 회오리를 일으키는 빛 탄환만 보더라도, 충분히 탐을 낼만한 물건이 아닌가? 여태껏 그리펠로가 가진 빛 탄환을 가지고 싶지 않았던 건 똑같은 총잡이가 되고 싶진 않아서가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빛 탄환은 아니어서였다.


다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 함께 여행하면서 나를 보호할 수단이 필수적으로 필요함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일 빛 탄환이 그 자신도 하나쯤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럴 만 해... 힘을 주는 거니까... 하지만 이것도 사용자가 결국 인간이라면,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리야?"


네이슨의 대답이 의외였던지 헤레아가 놀란 토끼처럼 눈을 동그래 뜨며 물었다.


"꼭 사람을 죽이는 데만 쓸 필요는 없잖아?"


그러면서 네이슨은 씨익- 웃어보였다. 한편 이렇듯 서로 이야길 나누는 사이 대련을 빙자한 구타가 끝이 난 듯 호우로가 손을 털었다.


"오늘은... 이쯤 할까. 성장이 빠른데, 왜 진작 배우지 않았나 모르겠군. 무익하게..."


얼굴이 붓거나 혹이 생긴 채로 뻗어 있던 그리펠로는 대답할 기운도 없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그리펠로를 호우로는 신기한 생물 보듯이 응시했다. 엘랑이 쿠얼을 화나게 했지만, 쿠얼의 꾸중을 스승인 그가 피해갈 수 있을 리는 없었다.


즉 쿠얼을 화나게 한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였기에 사과의 말을 꺼냈었지만, 자신에게 사과하면 뭐하냐며 또 꾸중이나 들었을 뿐이었다.


마을의 명예와 신뢰도 생각해야지 그걸 깎아먹는 짓이 어떻게 마을을 위한 이익이냐, 그 스승에 그 제자다, 어떻게 된 게 당장의 이득만 볼 줄 알고 미래의 이득은 볼 줄 모른다고 단단히 혼쭐이 난 호우로는 그의 화를 풀어줄 필요가 있었다. 안 그럼 죽을 지도 몰랐다.


안할 땐 안하지만, 할 땐 걸쭉한 욕을 끊임없이 담아내는 자가 쿠얼이었다. 동시에 담아내는 만큼이나 행동에 거침이 없었는데, 자x를 짤라 버리겠단 말을 꺼냈다가 실제로 그렇게 행한 일이라거나, 콱 박제시켜 장식품인 척 달아놓고 사격 연습시켜버리겠다 라는 말까지 실제로 행했던 일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었다.


설령 그게 아니더라도, 엄연히 쿠얼 역시 마을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지난날의 행동들을 속죄하기로 마음먹은 그 날, 마을 사람들만큼은 결단코 건드리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맹세했었다.


동시에 이제라도 약자인 어린이와 노인을 지켜주자고 다짐했었다. 물론 이 다짐은 어디까지나 마을 사람에 한정되는 이야기였다. 그는 원래부터도 타지에서 온 이들을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해주지 않았다.


자기 마을에 도움 된다고 타지인은 신경 쓰지도 않는 그의 이러한 행태는 엘랑이 그리펠로에게 했던 짓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쿠얼의 말이 딱 들어맞았던 것.


어쨌거나 쿠얼이 무서워서라도 호우로는 내심 용서를 받지 못한다면 마을을 떠날 각오까지 한 상태였다. 무엇보다도 쿠얼이 직접적으로


"나한테 말고 그 녀석들에게 직접 사과해! 사과 받아오지 못하면 너랑 네 제자 살가죽으로 총집을 만들어버릴 테니까!"


라고 얘기까지 했었기에 반드시 받아야만 했다. 문제는 엘랑인데, 엘랑은 아직까지 사과는 커녕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자신 또한 사과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자 일부러 더 길게 대련하는 것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잘못 짚은 듯했다. 자신과 함께 있을 때는 아무래도 엘랑은 사과하러 올 생각이 없나 보다.


저 놈이야 이미 괜찮다고 했지만, 막상 엘랑을 보면 혹시 또 모를 일이었다. 총잡이가 사과를 요구해서 가서 사과를 했더니,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냥 총을 쏴 죽이는 경우. 혹은 받아들이고도 별의별 이유를 갖다 붙이며 죽이는 경우까지 의외로 비일비재한 세상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다를 거라는 주장도 나오는 듯하지만, 수십년 이상 살아온 호우로가 보기엔 젊은 것들은 참을성도 없고 경험도 부족해서 오히려 더욱 심하면 심했지, 결코 덜하진 않을 거란 생각이었다. 그래서 내심 자신과 함께 있을 때 사과하러 찾아오길 바랬건만... 이 때, 호우로의 상념을 깨는 음성이 이어졌다.


"호우로... 기본기는 이게 다인 거죠?"


"그래, 가능한 빠르게 팔을 내질러라. 허리보단 무릎을 움직여. 팔, 다리만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마라. 몸..."


"전체를 움직이는 거다."


호우로의 말을 끊고 그리펠로가 불만스레 말을 대신 이었다.


"나 때리면서 내내 했던 말들을 왜 자꾸 반복하는 건데."


이어지는 투덜거림에 호우로는 간단히 대꾸했다.


"유익하니까? 엘랑은 톡톡히 효과를 보기도 했고. 아무튼 오늘까지 배운 기본기 모두 연습해둬라. 안 그럼 배워봤자 무익해진다."


기본기라고 해봤자 별 거 없었다. 주먹 내지르는 속도, 발차기 내지르는 속도가 더 가벼워지도록 더 익숙해지도록 더 빨라지도록 끊임없이 내지르는 것. 그 밖에는 어퍼컷, 돌려차기, 팔꿈치 치기와 공격에서 수비로 혹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바로 전환하기 정도? 흔히들 싸움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자세가 많았다.


몇몇 주먹질과 발차기는 아예 새로운 기술인 듯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죄다 최소 100회씩 해봐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한, 두 가지면 또 모를까 이 많은 걸 대체 언제 다할까? 그런 심정으로 말을 내뱉었다.


"그거야 맞는 말이긴 한데... 동작을 죄다 100회씩 해야 하는 건 언제 다 해요? 발차기나 주먹 내지르는 것도 여러 가지 방식이 있는데 그거 하나하나까지 일일이 어떻게 하루만에 100회를 채우냐고!"


끝에 가서는 버럭 소리치는 그리펠로였다.


"어제도 그제도 말했지만, 100회는 많은 축에도 못 낀다."


"아니, 글쎄 양이 너무 많다니까요?"


"엘랑은 기본 500회씩 했다."


그에 그리펠로는 뜨악한 표정이 되어 말을 내뱉었다.


"아니, 아직 11살 밖에 안 된 애를 너무 심하게 굴리는 거 아니에요?"


"11살?"


그리펠로의 말에 호우로의 한쪽 눈썹이 꿈틀, 움직였다. 그리고 이어진 호우로의 말에 이번엔 그리펠로의 표정이 멍-해졌다.


"엘랑은 13살이다."


"아니... 걔 키 아무리 많이 봐줘도 140도 채 안 되어 보이던데 그 놈이 13살이라고요?"


140이 뭔가? 130 초반 대 키로 보였었다. 자신이 그 나잇 대였을 때에도 키 140은 넘었었고,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펠로의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에 호우로가 살짝 눈살을 찡그렸다.


"타 마을 사람에 비해서 우리 마을 사람들 발육이 더디긴 하지. 그래서 사람들도 자신보단 아이들에게 더 먹이는 거고 말이야. 너희가 가져온 과일도 어른들보단 아이들에게 더 많이 나눠 주었었다."


호우로의 말에 일순 그리펠로는 말문이 막혔다. 여태까지 있었던 호우로의 행동들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무척 미안해진 그리펠로가 조심스레 입을 달싹였다.


"그... 미안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과일 많이 먹지 말고 조금 더 아껴 먹을걸. 아니, 좀 더 남겨둘 걸 그랬단 생각이 들었다.


"무익하다. 사과를 듣고자 꺼낸 말이 아니야. 겨우 100회 갖고 징징거리지 말란 의미로 꺼낸 말이다. 발육이 정상적인 아이에 비해서 샴바나의 아이들은 건강하다고 할 순 없지. 그런 엘랑도 꾸준히 500회씩 연습했다. 이래도 못하겠단 말이 나오나?"


그리펠로의 눈이 떨렸다. 이내 꽉- 두 주먹을 쥔 그리펠로가 입을 열었다.


"아뇨. 징징거려서 죄송합니다. 내일은 반드시..."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여 보인 그리펠로가 잠시 말을 멈추고 눈을 들어 호우로를 똑바로 응시했다.


"제가 이겨보겠습니다."


호우로의 입가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미소가 걸렸다.


"꼭 무식하게 일일이 다 할 필요는 없지. 줄일 수 있다면 줄여보도록."


몸을 돌리며 호우로가 그 말을 남겼지만, 그리펠로는 그 말을 바로 이해하진 못했다. 그 날 저녁, 그리펠로는 낮에 했던 호우로의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파악했다. 답은 바로 연계동작. 바로 이어서 쓸 수 있는 기술이나 동작도 있었던 것이다.


줄일 수 있다면... 이란 말은 분명 줄일 수도 있다는 뜻일 거라 생각하고 끊임없이 골몰해보길 잘한 것 같았다. 이후 30번 째 동작을 연계해 연습할 때 즈음이었다.


터벅- 하는 인기척이 울렸다. 처음엔 느끼지 못했던 그리펠로였으나, 계속해서 다가오자 결국 눈치 채고는 시선을 돌렸다. 많이 연습한 만큼이나 상당히 지치고 땀도 다시 흘린 상태였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찾아온 상대방을 볼 힘도 없는 건 아니었다.


앞머리만 꼬불꼬불한 검은 머리칼과 황갈색 피부. 녹갈색 눈과 양뺨에 나있는 주근깨 3개. 엘랑이었다. 엘랑은 쭈뼛거리며 다가오더니, 어렵사리 입을 떼었다.


"미안해... 형..."


드디어 사과를 하러 직접 찾아온 것이다. 그것도 슬슬 저녁을 다 먹고 잘 준비를 하는 이 시간에 말이다. 순간 장난기가 인 그리펠로가 한쪽 눈을 감으며 물음을 던졌다.


"뭐가 미안한데~?"


"그, 그... 저, 전부 다!"


그렇게 말하며 고개와 허리까지 깊숙이 숙이는 엘랑. 그러곤 어깨를 떨면서 띄엄띄엄 말을 이었다.


"용... 서해... 줘... 앞으로... 두번... 다신... 놀리지... 도... 도발...하지도... 빼앗지도... 않을게..."


이에 대한 그리펠로의 대꾸는 실로 간단했다.


"그래? 잘 됐네."


그러자 그것이 의외였던지 도리어 엘랑의 표정이 멍-해졌다. 그 표정을 보곤 그리펠로가 피식- 웃었다.


"뭐냐? 그 멍청한 표정은? 아무렴 내가 용서 안 해줄까 봐?"


"으...응..."


작게 고갤 끄덕이는 엘랑의 모습에 그리펠로가 제 뺨을 검지로 긁적이며 말을 잇는다.


"막상 진짜로 그렇다니까 뭐라 할 말이 없네... 쿠얼 영감님에게 이미 잔뜩 혼났는데 내가 여기서 뭘 더 혼내?"


"하, 하지만... 다른 건 그렇다 쳐도... 형 총을 빼앗았잖아... 그것도 연발총을..."


"그거, 어차피 가져봤자 단발총이랑 구경도 다 달라서 총알도 전용으로 일일이 다 만들어야 한다. 남들 다 단발총 사용하는데, 혼자 그거 쓰면 처음 6발만 유리할 뿐이지, 혼자만 맞는 총알 구하느라 고생 꽤나 해야할 걸?"


그러면서 그리펠로는 고개를 절레- 저었다.


"그, 그러면서 형은 왜 갖고 다녀?"


"나? 그래서 단발총도 갖고 다니잖아? 뭐, 그래도 연발총이 좋은 건 사실이긴 하고. 총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가 단발총보다 훨씬 더 어려워서 그렇지. 나쁜 건 아니지."


"그... 총알 부족한 게 문제라면... 우리 마을 대장간에서 해결해줄 수도 있는데..."


"뭐? 진짜?"


엘랑이 고갤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응, 근데 그러려면 그 연발총을 우리 대장간에 잠시 맡겨야 할 텐데... 괜찮을까?"


"당연히 괜찮지. 뺏어갈 것도 아니잖아?"


그리펠로의 대답에 엘랑의 표정이 환-해졌다.


"그리고 너 대단하더라? 호우로에게 격투 술 배우는 거 장난 아니던데? 넌 한, 두 개도 아닌 동작을 하루 500회씩 다 했다며?"


"어... 응?"


엘랑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자신이 500회씩 한 것은 맞지만... 그리펠로의 말처럼 하루 만에 다하지는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에 대해 뭐라 얘기하려던 찰나, 그리펠로의 뒤편에 자리한 싯딤 나무 뒤에서 호우로가 검지를 제 입가로 가져가 쉿! 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을 보았다.


"아...! 그, 그야 물론이지. 나도 하면서 엄~청 힘들었어."


"그럴 만도 하지. 지금 시작한, 그것도 100회씩 밖에 안하는 나도 이렇게 힘든데 더 어린 넌 오죽했겠냐."


그러면서 음, 음, 하고 팔짱을 낀 채 고갤 끄덕이는 그리펠로. 엘랑은 싯딤 나무 뒤에서 열심히 입모양으로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제 스승을 보며 자신이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을 해봐야 했다.


"아무튼 네가 사과하러 오기라도 해서 다행이다. 호우로 아저씨. 네가 사과하러 안 오는 거 꽤 신경 쓰는 눈치였거든."


"... 정말 미안해..."


"괜찮아. 아, 그게 미안한 거면 나보단 네 스승에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리펠로의 말에 결국 엘랑은 감정을 이기지 못한 듯 눈물을 흘렸다.


"왜 그렇게... 쉽게 용서해주는 거야...? 내가 연발총 뺏은 거 말고도 형에게 얼마나 못 되게 굴었는데..."


너도 싸가지 없게 군 걸 인지는 하고 있구나...

라는 말을 속으로 삼켰다. 입 밖에 꺼냈다간 더 울 것만 같아서였다. 어차피 혹시나 남들 잠 깨울까 싶어서 빈집이 많은, 사람들이 없을 한 구석으로 와서 연습하고 있긴 했지만, 크게 울어버리면 아무래도 곤란하지 않겠는가? 어쨌거나 그리펠로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엘랑과 눈높이를 맟춘 후, 입을 열었다.


"네가 깨닫게 되었으니까. 용서해준 거야."


솔직히 태도가 마음에 든 것도 어느 정도 작용을 했겠지, 태도가 불량하거나 자기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끝까지 자신은 잘못 없다고 우기기라도 했다면 자신이라도 용서하지 못했을 것 같았다. 이미 용서하기로 마음먹었어도 말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리펠로의 말이 또 다른 기폭제가 되었던 듯 엘랑이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으... 흐으으... 으아아아아아아아앙"


"야, 야, 우, 울지 마! 그러다 사람들 다 깨겠다!"


당황한 그리펠로가 급히 그리 얘기했지만, 엘랑은 더욱 크게 울 뿐이었다. 결국. 이 날, 우는 엘랑을 달래느라 그리펠로는 모든 동작 100회씩 이라는 미션을 완수해내지 못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후 본래 연재 시간에 한 편 더 올라갑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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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84화, 떠날 준비 ②. 19.08.27 17 0 23쪽
89 83화. 떠날 준비. 19.08.25 19 0 18쪽
88 82화. 뚜렷한 목표를 정하다 ②. 19.08.07 21 0 16쪽
87 81화. 뚜렷한 목표를 정하다. 19.08.05 17 0 14쪽
86 80화. 단 한 발의 무게! ②. 19.08.02 21 0 15쪽
» 79화. 엘랑의 사과. 19.08.02 21 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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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77화. 총기 바꿔치기 사건. 19.07.29 18 0 18쪽
82 76화. 록 하이렉스 사냥. 19.07.26 23 0 15쪽
81 75화. 헤레아 요하니스. 19.07.25 23 0 15쪽
80 74화. 해맞이 나무. 19.07.24 26 0 16쪽
79 73화. 단 한 발의 무게! 19.07.22 23 0 15쪽
78 72화. 가려진 마을 샴바나 ③. 19.07.19 27 0 15쪽
77 71화. 가려진 마을 샴바나 ②. 19.07.18 26 0 17쪽
76 70화. 가려진 마을 샴바나. 19.07.17 26 0 16쪽
75 69화. 소용돌이 폭풍 ③. 19.07.15 26 0 14쪽
74 68화. 소용돌이 폭풍 ②. 19.07.14 30 0 21쪽
73 67화. 소용돌이 폭풍 ①. 19.07.07 29 0 16쪽
72 [외전] 테이놀리 도적단의 비밀 ②. 19.07.05 27 0 12쪽
71 [외전] 테이놀리 도적단의 비밀 ①. 19.07.03 27 0 12쪽
70 66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③. 19.07.01 26 0 18쪽
69 65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②. 19.06.28 21 0 15쪽
68 64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19.06.27 23 0 20쪽
67 63화. 에단의 사연 ②. 19.06.26 2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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