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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금탄환의 전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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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7 21:32
최근연재일 :
2019.12.06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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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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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09화. 가그 마을.

DUMMY

"흐음, 독이라..."


론의 무화과 밭을 떠나 온 지 나흘이 지난 현재, 슬레슈는 쓰러진 채 괴로워하는 나귀의 모습을 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나귀야 이미 늙을 대로 늙었으니 언제 죽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었지만, 갑작스레 저 혼자 발작을 일으키다 쓰러지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었다.


"아까부터 미약하나마 기운이 느껴지긴 했지만..."


쭈그려 앉은 채 나귀를 응시하던 슬레슈가 말끝을 흐리고, 고갤 들어 정면을 바라봤다. 그가 가야할 바로 정면에는 기이한 현상이 펼쳐져 있었다. 땅과 푸른 하늘을 배경삼아 드문드문 나 있는 암록색 덩어리들이 마치 안개처럼 펼쳐져 있는 듯한 모습. 작은 것도 있는 반면, 큰 것도 있는 것이 곰팡이를 연상케 하는 역겨움을 절로 심어주었다. 나귀가 갑자기 발작을 하며 쓰러지고, 괴로워하고 있는 이유는 실로 간단했다. 독이었다. 일반적인 독이 아닌, 빛의 탄환의 힘으로 생겨난 독.


"크큭, 웬 피래미가 장난을 쳐두고 갔군."


정말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슬레슈가 중얼거렸다. 그러다 곧 시선을 내려 괴로운 숨을 내뱉고 있는 나귀를 다시금 응시한 그는 돌연 눈살을 찌푸리더니, 왼쪽 홀스터에서 총을 꺼내 나귀의 목을 쏴 죽였다. 빛 탄환의 독은 일반적인 해독제로 해독할 수 없었다. 빛 탄환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같은 빛 탄환뿐이었다. 설령 탄환의 주인이 아닌, 가소유자가 남긴 것이어도 해당 독이 사라지는 시간은 알 수 없었다. 1분도 채 안 되어 나아질 수도 있지만,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나을 수도 있었다.


그의 얼음 탄환을 사용하면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야 있겠지만, 말 그대로 막아주는 것뿐이지, 결코 치료되는 것이 아니었다. 즉, 고통은 계속된다는 소리다. 언제 나아질지, 치료될지 모른다. 그렇다면 차라리 지금 당장 죽게 하는 편이 서로에게 훨씬 이득이었다. 빛 탄환이 아닌, 일반 총으로 쏴 죽인 것이기에 나귀는 그대로 피를 흘리며 축 늘어졌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왠지 모르게 슬레슈의 눈에 다른 장면이 겹쳐져보였다. 때는 14년 전 쯤 이었을까.


탕- 하는 총소리와 함께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말이 쓰러졌다. 그러자, 분노한 듯한 음성이 그의 귓전을 때렸다.


"뭐하는 짓인가?"


"보면 모르나? 죽였잖나?"


"치료해주지는 못할망정 죽이다니!"


유독 구부러져 'U' 자를 연상케 하는 눈썹을 한 노인. 훔이 슬레슈를 노려보며 그렇게 물었다.


"다리를 못 쓰는 녀석은 지금 필요 없지."


"치료하면 움직일 수 있었다! 게다가... 그 말은 분명 널 좋아했을 텐데...!"


으득- 이를 가는 훔을 응시하며 슬레슈는 조소를 머금으며 대꾸했다.


"그래서? 그런 것도 다 옛날 일이지, 나에게 이런 건 편리한 도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냐 할아범."


그런 슬레슈를 훔은 안타깝게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런 정신으론 이길 수 없다."


눈을 감으면서 짧은 회상이 끝났다. 곧 눈을 뜬 그의 눈에 쓰러진 나귀의 모습이 보였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그 날의 쓰러진 말과 지금의 쓰러진 나귀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그 날 마지막으로 외쳤던 말의 울음은 슬픔의 외침이었을까? 고통의 외침이었을까? 찌푸렸던 눈살이 저도 모르게 펴졌다.


"그래도..."


스윽- 손을 뻗어 갈기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그 날 미처 하지 못한 작별의 말을 고한다.


"수고했다."


눈을 들자, 여전히 예의 곰팡이처럼 나 있는 독성 구간이 보였다. 그나마 바람이 불고 있지 않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바람이 불었다면 자신 또한 중독되었을지도 몰랐으니까. 흡- 한 손으로 코와 입을 가렸다. 피부를 통해 침투하는 독인 듯하지만, 본래 독이란 것 자체가 호흡기를 통해 중독 될 수도 있으므로. 나머진 닿지만 않으면 그만이었기에 피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기운이 약한 걸로 봐서는 아마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사라질 듯한데, 굳이 기다렸다가 갈 마음은 추호도 없는 그였다. 가장 독이 없는 곳으로 가는 것도 버거운 것이, 그렇게 넓은 간격으로 있는 것이 극소수였다. 대충 독성 구간의 넓이를 가늠해보니, 어림잡아도 지름 30여m 정도는 될 듯했다. 이에 쯧. 하고 혀를 찬 슬레슈가 낮게 중얼거렸다.


"성가시게도 벌여놨군."


이 경우 돌아가는 길을 찾는 것보단 뚫고 가는 것이 더 빠르리라. 일반 총을 도로 홀스터에 집어넣고, 오른쪽 홀스터에서 빛 탄환이 장착된 총을 꺼냈다. 남발할 생각은 없었으므로 대기 근처에 보이는 몇몇 독에다 총을 두, 세 번 가량 쏘고 또 자신이 움직일 바닥에다 총을 쏘았다. 독이 그대로 얼어 산산 조각나는 모습과, 바닥에 얼음으로 된 길이 약간 생기는 것을 보면서 슬레슈는 나귀가 이고 가던 짐을 챙겨 자신이 메었다. 그리곤 탕탕탕- 연속으로 세 번 쏜 탄환이 마치 자석처럼 나란히 달라붙은 채로 날아갔다. 물론 빛의 탄환 답게 자체적으로 파란빛을 내면서 말이다.


휘이잉- 눈 깜짝할 사이에 푸른 빛 궤적이 허공을 가르고 지나가자, 그것이 지나간 자리의 독은 깨끗하게 얼어 산산조각이 났다. 이를 확인한 슬레슈가 이번엔 바닥에 한, 두발씩 탄환을 쏴가면서 앞으로 이동했다. 한 번 바닥에 쏠 때마다 그대로 바닥에는 얼음이 생기면서 그 주변까지 일부 얼렸고, 오로지 한 방향으로만 얼려지게끔 집중하자, 한 발 당 수 cm의 얼음길을 만들어내었다.


슬레슈는 그런 식으로 빙결의 탄환을 사용해 얇은 얼음길을 만들어 편하게 독성 구간을 빠져나갔다. 구간을 빠져나오고서는 아예 본인이 움직이지도 않고 얼음에 미끄러져 앞으로 나아가기를 수차례. 아직까지 한 손은 코와 입을 막고 있던 슬레슈는 즐겁다는 듯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동방 땅 끝인 머나먼 아쉰으로 갔던 만큼이나 한 동안은 빛 탄환의 힘을 보지 못했던 그였다.


아마도 그간 보지 못한 것은 모래 폭풍을 피할 때 운 좋게 발견한 지름길 동굴로 통해 와서, 마을을 두 개나 건너뛴 것도 한 몫 할 것이다. 아무튼 독성 구간이라는, 빛 탄환으로 생겨난 지대를 일시적인 것이라도 보자, 그제 서야 돌아왔다는 실감이 나면서 자연스럽게 신이 났다. 빛 탄환을 쓰는 녀석이 갈수록 없어지니 페로움을 만날 때를 제외하곤 심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먼 동방에서 돌아오고 있었다. 즉, 약한 놈들이 아닌 강한 이들과 더불어 그럭저럭 재미를 줄 만한 상대도 이제부턴 다시 볼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런 슬레슈의 마음을 축하해 주기라도 하듯 저 멀리 마을의 모습이 보였다. 필경 독성 구간을 빠져나온 후부터는 아예 얼음길에 몸을 내맡기듯 미끄러져 간 덕분에 훨씬 빠르게 온 것이리라. 저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자, 슬레슈는 곧장 간간히 쏘던 행위를 멈추고, 도로 홀스터에 총을 집어넣었다.


쓸데없이 눈에 띌 필요는 없지. 그리 생각하며 저 앞에 보이는 마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지름길 동굴을 통한 빠른 이동 및 론에게서 얻어먹은 식사 덕에 식량은 무려 3일치나 남아 있었다. 그래서인지 날이 갈수록 물과 식량은 줄어들어 감에도 짐은 그리 가볍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았다. 큰 물 주머니는 보통 무거운 것이 아니기에, 그나마 물주머니가 많이 홀쭉해진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   ‡   ‡   ‡   ‡



가까이 보이던 마을도 막상 가보면 상상했던 것보다 멀다고, 슬레슈 또한 상상했던 것보다 더 걸어서야 가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그의 앞에 세워진 이정표에 웃을 수 있었다.


Gag.

라 적힌 작은 이정표. 밑에는 화살표 표시가 그려져 있었다. 역시 오랜만에 듣는 지명이라 생각하며 천천히 발을 옮겼다. 보이는 사람마다 한 번씩 그를 쳐다봤지만, 대부분은 곧바로 시선을 돌려 다시 제 할 일을 하는 듯했다. 지금 슬레슈의 앞으로 다가오는 두 명의 남성을 제외하고.


"형씨, 이 마을은 처음인가?"


푸른 바탕, 검은 체크무늬의 웨스턴 셔츠. 이것이 가장 먼저 그에게 보인 모습이었다. 상대가 슬레슈 자신보다 키가 큰 탓도 있었겠지만, 그 자신이 짐을 이고 있어 약간 자세가 낮춰져 있기도 했고, 그의 모자챙이 내려가 있기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옷차림부터 눈에 들어온 것이다. 곧 슬레슈가 머리에 쓰고 있던 보라색 모자챙을 슬며시 들어 올려 제게 말을 건 상대를 확인하며 한 쪽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아니, 처음은 아니지."


그러자, 방금 마을은 처음이냐고 물었던 남성이 호오- 하는 감탄사를 흘리며, 제 베이지색 모자챙을 손가락으로 탁- 튕겨 올렸다. 옆에 함께 온 암녹색 모자를 쓴 남성이 웃으며 얘기했다.


"그렇다면 얘기가 빠르겠네~ 우리 가그의 관례는 알고 있겠지?"


베이지색 모자가 녹색 모자의 말을 받는다.


"들어올 땐 10젠틴. 2젠틴을 더 주면 하루 동안 지켜주지."


그리곤 모자 형제가 그대로 손을 내밀었다. 슬레슈가 상대의 이름을 몰라서 모자 형제라 하는 것뿐이지, 실제로 형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직까지는.


"크큭, 방문자의 돈을 일부 뜯어 먹는 건 여전하군."


그러면서 왼 손을 품속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베이지색 모자가 웃으며 얘기했다.


"이해가 빨라서 좋구만."


그러나 조끼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지만, 잡히는 것은 없었다. 곧 도로 꺼내진 슬레슈의 손에 아무것도 있지 않자, 두 남성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지금 장난하..."


탕! 말을 하려던 베이지색 모자는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슬레슈가 곧장 탄알을 장전해 총을 쏘았기 때문이었다. 연이어 또 재장전해 총을 쏘는 그 손놀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어졌다. 탕, 탕! 하고 두 발의 탄환이 각각 이번엔 녹색 모자의 손과, 베이지색 모자의 홀스터가 있는 왼쪽 허벅지 부근에 꽂혔다.


"악"


"아악"


베이지색 모자는 비명을 지르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녹색 모자가 신음처럼 중얼거리는 말이 귓전에 닿았다.


"무, 무슨 장전 속도가...!"


소란을 들은 듯, 건물 이곳저곳에서 한 놈씩 모습을 보이는 총잡이들을 확인하면서 슬레슈는 재차 웃음을 머금었다.


"그건 어디까지나 약자의 경우 해당하는 사항이지. 난 아니거든."


그러면서 탄알을 다시 장전한 슬레슈가 바로 총을 쏘는 일이 연속으로 이어졌다. 총알이 향하는 곳은 당연히 제 앞을 가로막았던 두 남성의 몸.


"아악!"


"사, 살려... 악!"


비명을 지르는 두 남성에게 시선을 주는 이는 지켜보는 이들 중 아무도 없었다. 모두들 연발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경이로운 장전속도를 보여주는 슬레슈에게만 시선을 집중할 뿐이었다. 여섯 발 가량을 더 쏜 후에야 슬레슈는 총 쏘는 것을 멈췄다.


탄알을 아껴야하니 많이 쏜 것도 아니어서, 분명 여러 발을 맞추었지만, 별로 벌집이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쓰러진 두 남성의 몸에서 나온 피가 대지를 적시고, 비릿한 혈향이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 빠르게 퍼져나가 일부 주민들의 눈살을 절로 찡그리게 했다. 물론, 벌집이 아니라는 느낌은 어디까지나 슬레슈 개인적인 느낌일 뿐, 다른 이들이 보기엔 반쯤 벌집이라 인식되고 있는 상태였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저 둘은 필시 앞으로 총을 쏘지도 못할 것이다. 아직까진 살아있다고 간신히 숨을 헐떡이는 두 남성은 고작 자신보다 강한 총잡이에게 함부로 선뜻 돈을 요구한 대가로 반 불구가 되어버렸다.




'가그의 안식'이라는 간판이 인상적인 주점 겸 식당은 오늘도 많은 총잡이들이 서로 도박을 하거나, 술을 마시며 잡담을 나누는 소리로 왁자지껄했다. 저녁때가 아님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 시시덕거리는 이들을 뒤로한 채, 하얀 웨스턴 셔츠의 긴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붙인 남자는 바텐더가 건네주는 술을 받자마자 뚜껑을 열고 컵에 따랐다. 유리컵에 자신의 암갈색 머리칼과 그 아래 얼굴이 비춰지는 것을 잠깐 응시하다, 이내 술을 원샷한다.


"이봐, 라글리 오늘 수입은 어때?"


그런 남성에게 다소 몸집이 큰 흑발 사내가 물음을 꺼냈다. '라글리'라 불린 남자는 간단히 대꾸했다.


"그럭저럭 괜찮군. 칼라이, 넌 어떻지?"


칼라이라 불린, 구레나룻이 인상적인 흑발 사내는 쯧 하고 혀를 차며 대답한다.


"쯧, 말도 마라, 난 오전에 도박에서 다 잃은 거 너도 봤을 거 아냐?"


"아아, 이번에 도박에서 다 잃은 놈이 너였던가? 난 다른 놈인 줄 알았지."


"쳇, 지는 좀 땄다고 무시 한다 이건가?"


분명 다 봤으면서 모른 척 얘기하니, 칼라이로서는 그런 라글리의 행동이 아니꼬웠지만, 뭐 별 수 있나? 그나마 동기라는 이유만으로 이렇듯 옆에 있을 수 있는 것일 뿐이지, 아니었다면 관심은커녕 외려 경계 대상에 올랐을 것이 뻔했기에, 볼멘소리는 내뱉을지언정, 라글리에게 대들지는 않았다.


"그보다, 오랜만에 열차가 온다던데..."


"칫, 와봤자 뭐하냐? 어차피 뜯어먹지도 못하는데."


칼라이의 투덜거림에 라글리는 후후, 웃으며 대답했다.


"후후, 물론 그렇지. 다만 최근 부하에게 '그 녀석'이 거기에 탄다는 보고가 들어와서 말이야."


"호오? 훔칠 셈인가?"


눈을 빛내며 묻는 칼라이의 말에 라글리가 당연하다는 듯 웃으며 대답한다.


"훔쳐야지."


그러면서 재차 술을 컵에 따르는데, 총 소리가 울린 것은 바로 이 즈음이었다. 그것도 빠르게 여러 번 울리는 소리에 자연스럽게 라글리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이봐, 밖이 왜 이렇게 시끄럽냐? 또, 어디 싸움이라도 났어?"


그런 라글리의 표정을 읽은 칼라이가 먼저 밖을 향해 소리쳤지만 총잡이들은 웅성거릴 뿐,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원래 가그에서 총싸움은 흔히 일어나므로 한, 두발 정도 일어난 것 가지고 굳이 밖으로 나가보는 이는 싸움 구경하고 싶어 나가는 이들 뿐이었다. 한데 연이어 들려오고서 밖에서 총잡이들이 웅성거리는 소음에 뭔가 이상하다 느낀 것은 라글리와 칼라이 뿐 만이 아니라, 그 때까지도 자리에 앉아 재미나게 놀거나 혼술을 하고 있던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자, 칼라이가 일어서서 뭐라 말하려는 순간, 라글리가 손을 들어 칼라이를 제지하며 말했다.


"됐어, 직접 나가보지 뭐."


그러면서 일어서서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양쪽 문을 미는 형식으로 된, 위, 아래 없이 중앙에만 자리한 나무문을 열고 나오면서 라글리가 소리쳤다.


"뭐가 이리 시끄러워?"


밖으로 나오자마자 풀풀 풍기는 혈향에 라글리의 한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한편, 라글리의 외침은 꽤 컸기에 밖에 나와 있던 모든 총잡이들이 라글리를 바라봤고, 그 중 한 명이 한 총잡이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형님, 저 자식..."


남자가 가리킨 손가락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이곳 가그에선 못 보던 총잡이가 있었고, 그의 앞에는 각각 베이지색 모자와 녹색 모자를 쓴, 익숙한 얼굴들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페브와 채드 아냐?"


익숙할 수밖에 없었다. 둘은 그의 부하였으니까. 척 봐도 더는 총 쏘기 힘들 것 같은 모습이 되어버린 둘을 보며 "버려야겠군..." 하고 작게 중얼거린 후, 라글리는 제 앞을 일부 막고 있는 총잡이들을 "비켜봐" 하면서 옆으로 밀치고 페브와 채드를 반 불구로 만든 총잡이를 향해 갔다.


눈에 띄는 보라색 중절모에, 옆머리가 목까지 내려오는, 유독 긴 금발. 짧은 뒷 머리칼은 길어질 때마다 스스로 대충 잘랐는지 길이가 들쑥날쑥했다. 보라색 웨스턴 셔츠 위로 낡은 흑색 조끼. 그 위로 회갈색 허름한 망토를 걸친 총잡이였다. 마을에 온 지 얼마 안됐음을 보여주듯, 아직까지 짐을 메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새 칼라이는 근처에 있던 총잡이에게 묻고 왔는지, 조용히 라글리의 옆에 가서 상대의 장전 속도가 보통이 아님을 귀띔해주었다.


"웬 놈이냐?"


라글리가 상대 총잡이에게 물었다. 총잡이, 슬레슈는 방금 반 불구로 만들어버린 두 놈에게서 시선을 떼고 한쪽 모자챙을 손에 든 총으로 슬쩍 올리며 라글리의 눈을 응시했다. 그리고, 씨익- 웃었다.


작가의말

여기서 ‘틴’이라 불리는 것은 돈을 의미합니다.

퍼틴 - 동, 구리로 만들어진 동전을 의미.

젠틴 - 은으로 만들어진 동전을 의미. 은 탄환으로도 사용 가능.

룸틴 - 금으로 만들어진 동전.

100퍼틴은 1젠틴, 100젠틴은 1룸틴이며 1퍼틴은 현실 돈으로 214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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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7화. 프림 로젠으로 가는 길 ②. 19.05.13 21 0 21쪽
39 36화. 프림 로젠으로 가는 길 ①. 19.05.10 23 1 20쪽
38 35화. 신문지 영웅 ③. 19.05.09 33 0 16쪽
37 [외전] 전갈 변태. 19.05.09 17 1 17쪽
36 34화. 신문지 영웅 ②. 19.05.08 17 1 13쪽
35 33화. 신문지 영웅. 19.05.07 22 1 21쪽
34 32화. 반격. 그리고 해방 ②. 19.05.06 19 1 20쪽
33 31화. 반격, 그리고 해방. 19.05.03 38 1 18쪽
32 30화. 달려라 제니! 19.05.02 21 1 13쪽
31 29화. 무기를 훔쳐라! ②. 19.05.01 11 1 20쪽
30 28화. 무기를 훔쳐라! 19.04.30 20 1 15쪽
29 27화. 반격을 위해 ②. 19.04.29 12 1 16쪽
28 26화. 반격을 위해. 19.04.28 15 1 17쪽
27 25화. 오드와 제니&플린&더크 3인방 ②. 19.04.26 10 1 16쪽
26 24화. 오드와 제니&플린&더크 3인방. 19.04.25 18 1 17쪽
25 23화. 억압받는 브레본 ③. 19.04.24 16 1 15쪽
24 22화. 억압받는 브레본 ②. 19.04.23 15 1 13쪽
23 21화. 억압받는 브레본. 19.04.23 29 1 14쪽
22 20화. 여행의 시작 ③. 19.04.22 14 1 13쪽
21 19화. 여행의 시작 ②. 19.04.19 16 1 13쪽
20 18화. 여행의 시작. 19.04.18 30 1 15쪽
19 17화. 총잡이들의 세계 ⑤. 19.04.17 28 2 17쪽
18 16화. 총잡이들의 세계 ④. 19.04.17 25 2 17쪽
17 15화. 총잡이들의 세계 ③. 19.04.16 31 2 19쪽
16 14화. 총잡이들의 세계 ②. 19.04.15 37 2 14쪽
15 13화. 총잡이들의 세계 ①. +2 19.04.15 34 2 15쪽
14 12화. 슬레슈 vs 트라이벨 ②. 19.04.14 37 1 16쪽
13 11화. 슬레슈 vs 트라이벨. 19.04.12 38 2 10쪽
12 10화. 격렬한 환영인사. 19.04.12 43 2 21쪽
» 09화. 가그 마을. 19.04.11 47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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