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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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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최장르
작품등록일 :
2019.04.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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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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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3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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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쪽

48화 쌍성보전투(雙城堡戰鬪)

님의 침묵




DUMMY

387.


항일의용군의 주둔지로 돌아온 광휘는 각 부대의 선봉대에 무기를 지급한다. 신식 무기로 무장한 부대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통해 무기를 체화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훈련을 지켜본 의용군의 지휘부는 매우 만족스러워 한다.


“의용군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듯하오. 이번 거병은 틀림없이 승리할 것이오. 군자금을 조달한 주찬 두목과 서 대장 그리고 리쥔 부두목과 빅터 한 소령의 노고가 크오. 크게 공을 치하할 날이 올 것이오.”

카오펑린이 주찬과 서 대장, 빅터 등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노고를 치하한다.

“모든 게 장군님의 지도력이 탁월해서 가능한 일입니다.”

주찬이 인사말을 건넨다.

“주 두목이 탈취한 자금이 아니었다면 어디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제 때에 서 대장이 나타나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낭패를 당할 뻔했습니다. 그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간담이 서늘합니다.”

주찬이 넌지시 광휘에게 공을 돌린다.

“때를 맞추는 것은 제 소관이 아닙니다. 두목님의 타고난 운이 좌우한 겁니다. 개의치 마십시오.”

“서로 공을 돌리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다 훈훈하군!”

카오펑린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전령이 다가와 그에게 보고한다.

“장군님! 각 군단의 작전참모님들이 도착했습니다.”

“알았네. 자, 그럼 막사로 가서 작전에 대해 논의를 해봅시다.”


훈련을 지켜보던 일행이 카오펑린을 따라 군막으로 이동한다. 군막 안은 열기로 후텁지근하다. 카오펑린은 각 군단의 작전참모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슈앙쳉바오(雙城堡) 일대의 지형을 축소한 입체도 앞으로 다가간다. 참석자들이 일제히 입체도 주위로 모여 머리를 맞댄다.


“작전 명령이 하달되면 아군은 곧바로 슈앙쳉바오를 둘러싼 성 외곽으로 진군한다. 이미 지린성 자위군 소속 제1군과 제2군이 각각 성의 동쪽과 남쪽의 진로를 확보한 상태다. 그리고 성의 북쪽에 진지를 구축한 훙창부대에 헤이창부대가 합류했다는 소식이다. 본관의 휘하에 있는 지린성자위군의 본대는 서 대장이 이끄는 특공대와 연합하여 성으로 진군한다.”

부사관이 그가 말할 때마다 부대가 표시된 표식을 입체도 위에 전개한다. 카오펑린이 광휘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뭇시선이 그를 주목한다.

“서 대장, 귀관의 어깨가 무겁네. 이번 출병은 귀관의 작전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참모진과 허심탄회하게 의논하게.”

광휘가 반걸음 앞으로 나선다. 그러곤 지휘봉으로 입체도를 가리키며 의견을 펼친다.

“먼저 이번 작전에 참가하는 각 부대의 임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린성자위군 소속 제1군과 2군은 도성 남동쪽에 주둔하고 있는 만주국군의 주력군을 제압합니다. 그리고 훙창부대는 헤이창부대와 역을 장악한 후 경찰서를 접수합니다. 한국독립군과 마적단은 슈앙체바오 청사를 장악하고 관동군 헌병대를 무력화시킵니다.”

참모장들은 귀를 쫑긋 세운 채 제가끔 부여된 임무를 꼼꼼히 챙긴다.

“이번 슈앙쳉바오 기습작전은 한국독립군과 마적단으로 구성된 특공대가 슈앙쳉바오성의 서문을 기습하는 것으로 개시됩니다. 기습이 성공하면 카오펑린 장군님의 지린성자위군 본대가 입성하여 망루에 둥베이의용군의 깃발을 꽂을 겁니다. 이를 신호로 각 부대의 지휘관들은 부대를 이끌고 각자 맡은 공격거점으로 출동하여 성내의 시설을 접수하십시오.”


작전의 윤곽이 드러나자 군막 안에 비장한 기운이 감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흡족한 미소를 머금고 있던 카오펑린도 넙데데한 턱살을 바짝 끌어당겨 숨을 고른다. 카오펑린이 명령장에 서명을 한다. 부관이 참모장들에게 명령장을 배포한다.


“각 군의 참모장들은 신속히 귀대하여 지휘관에 보고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도록 하라!”

“예!”

“최종 작전의 개시일은 수뇌부의 회의를 거쳐 정할 것이다. 작전 개시일이 정해지면 각 군별로 연락병을 파견하겠다.”

“예, 알겠습니다.”

참모장들이 일제히 답한다. 참모장들이 군막을 빠져나간 후 카오펑린은 광휘와 막바지 점검을 한다.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던 그가 광휘에게 술 한 병을 건넨다.

“오늘 밤이 길 듯한데, 동생이랑 술 한 잔 하게나.”

“눈치 채셨군요.”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이야. 그거 아나?”

광휘가 어깨를 살짝 들썩인다.

“언젠가 밤길을 걷는 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적이 있네. 걸음걸이가 똑같더군.”

“장군님의 눈썰미는 거역할 수 없는 힘입니다.”

“힘이라기보다는 전장을 떠돌며 터득한 경륜이라고나 할까? 하하핫! 회포 잘 풀게나.”

“감사합니다. 좋은 꿈꾸십시오.”


광휘는 술병을 들고 군막을 나선다. 카오펑린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388.


군영을 벗어난 광휘가 야영지로 걸어간다. 호롱불의 잔광이 콧노래와 함께 덧문 틈으로 새어 나온다. 광휘가 헛기침을 하곤 덧문을 걷고 안으로 들어간다.


“회의는 잘 했어? 참모들 얼굴을 보니까 잔뜩 얼어붙었던데?”

빅터가 상의에 단추를 달던 손을 마저 놀린다.

“군인들이 바짝 군기가 들 때가 명령장을 받을 때잖아? 잘 알 텐데?

바느질을 하던 빅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되묻는다.

“근데 손에 든 건 뭐야? 술병 같은데?”

“개코는 여전하군!”

빅터가 반색하며 옷감을 물리고 돌아앉는다. 그러곤 장작더미에서 종이로 싼 물건을 꺼낸다.

“이건 또 뭐야?”

“짠!”

한 방 얻어맞은 듯 어안이 벙벙한 광휘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빅터가 내놓은 것은 뜻밖에도 돼지고기와 밀가루반죽이다.

“이거 돈버거 재료잖아?”

“잊지 않았네. 조금만 기다려!”

빅터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곤죽이 된 돼지고기와 밀가루반죽을 숯불에 바쳐놓은 석쇠에 올린다. 고깃덩이가 연기를 내뿜으며 지글거리다. 거죽이 노릇하게 변하면서 밀가루반죽이 점점 몸체를 불린다. 빅터가 익은 고깃덩이를 반죽에 올려놓고 덮는다.

“어때? 어머니가 해준 돈버거만큼은 아니지만 그럴싸하지?”

“제법인걸!”


곁에서 혀를 날름거리는 독립이에게도 고기 한 덩어리가 주어진다. 형제는 어릴 적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입가에 검댕을 묻히며 돈버거를 한 입 뭉텅 베어 문다. 시각과 후각을 마비시킨 잔잔한 감동이 입안에서 봇물처럼 터진다. 형제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차오른다. 술잔이 여러 순배 돈 다음 빅터가 질문을 던진다.


“형, 마포 공덕동에 살 때 생각나?

“강바람 불 때 언덕에 올라 연 많이 날렸지.”

“대보름 날 깡통에 불씨를 담아 쥐불놀이도 했었잖아?”

“불씨가 초가집으로 날아가 불을 낸 적도 있잖아.”

빅터가 슬그머니 일어나 덧문을 연다. 휘영청 밝은 달빛이 막사 안으로 스며든다.

“난 늘 달을 보면 궁금한 게 있었어. 지구도 저 달처럼 둥글까?”

“그때는 그 질문이 그토록 귀찮게 들렸는데, 지금은 정답게 들린다.”

형제가 고개를 비뚜름히 기울여 같은 곳을 주시한다.

“내가 지구도 저 달처럼 둥그냐고 물을 때마다 형이 꿀밤을 먹였잖아.”

광휘가 그때를 회상하며 종주먹을 쥐곤 빅터의 머리를 쥐어박는 시늉을 한다.

“그럼 둥글지, 네모날까?”

“지구가 둥근지 네모난지 형아가 봤어? 가서 봤냐고?”

갑자기 빅터가 아이의 흉내를 낸다.

“이 반푼아! 지구가 둥글다는 걸 꼭 달나라까지 가서 봐야 알겠냐?”

광휘도 당시의 형이 되어 으름장을 놓는 어투로 대꾸한다.

“하하하핫!”

형제는 약속이나 한 듯 배꼽을 쥐고 웃는다.

“그 때 형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기억이 가물가물한 듯 광휘는 입술을 비죽이 내민다.

“내가 뭘?”

“형이 그랬어. 언젠가 과학이 발전하면 달까지 날아가는 우주선이 발명될 테고, 그렇게 되면 내 궁금증도 풀릴 날이 올 거라고.”

광휘가 머리를 긁적이며 무심히 답한다.

“우주선을 본 적도 없는 놈이 그런 소리를 했다고? 기억이 새하얗다.”

빅터가 피식거리며 덧붙인다.

“그 당시에는 형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 근데 미국에 가서 보니까 형 말이 맹탕 허무맹랑한 소리가 아니란 생각이 들더라고. 이미 미국에서는 대서양을 횡단한 비행기가 있어. 머지않아 승객을 태운 비행기가 태평양을 건널 거라고들 해. 지금까지는 수평으로 이동하는 추진체가 발명되었지만 언젠가는 수직으로 이동하는 우주선이 발견되지 않겠어? 그렇게 되면 달나라에 가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사진으로 남겨 나 같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한테 증명하겠지.”

“그럴 날이 올까?”

“머지않아 곧! 형은 정말 선견지명이 있는 예언가란 생각이 들어.”

“그런 능력이 있으면 내가 이러고 살겠냐?”

광휘가 술잔을 비운 뒤 한숨을 폭 내쉰다.

“형, 무슨 걱정 있어?”

“걱정은 무슨······, 밤이 깊다. 자자!”

광휘가 자리를 잡고 돌아눕는다. 빅터도 건너편 침상에 자리를 잡고 눕는다.

“형?”

“응.”

“이번 작전에 나도 참전하고 싶어.”

갑자기 광휘가 벌떡 일어나 바로 앉는다.

“안 돼!”

빅터도 일어나 마주 앉은 채 광휘를 쏘아본다.

“왜?”

“너하고 상관없는 전쟁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조국을 위해서 할 일을 하겠다는데 형이 무슨 자격으로 참견해!”

“이 자식이 정말? 넌 할 일이 남았잖아.”

“할 일이라니?”

광휘는 베개 밑에 깊숙이 손을 넣는다. 그러곤 사진 두 장을 꺼낸다. 광휘는 담배를 물고 빅터에게 사진을 내민다.

“아버지하고 동생이야!”

빅터는 달빛이 스며드는 들창으로 다가가 사진을 비춰본다.

“아버지!”

빛바랜 사진을 보던 그가 마침내 눈물을 터트린다.

“네가 바로 초희구나.”

광휘가 다가와 어깨를 감싼다.

“이번에 내가 어떻게 되면 너만이라도 살아서 아버님과 동생을 보살펴야 되잖아. 이번만은 내 말을 들어.”

“같이 참전해서 승리를 거두고 함께 아버님을 뵈러 가면 되잖아. 형한테 짐이 되지 않을 테니까 제발 참전하게 해줘.”

울먹이던 빅터가 눈물을 훔치며 애걸복걸한다.

“인서야! 전쟁터의 생과 사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어. 그러니 이번만큼은 제발 내가 하라는 대로 해. 그래야 내가 편하게 돌아올 수 있어. 사진 한 장은 네가 갖도록 해.”

사진을 손에 쥔 빅터는 광휘의 품에 안겨 눈물을 삼킨다.

“돌아오는 대로 아버님을 뵈러 가자. 초희가 너를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벌써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


광휘는 흐느끼는 빅터를 침상에 눕히곤 이불을 덮어준다. 들창 밖을 바라보는 광희의 촉촉한 눈가에 달빛이 어른거린다. 등을 돌린 빅터의 어깨가 한동안 들먹거린다. 자리로 돌아와 누운 광휘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389.


표찬일 경부의 사주를 받은 소동기와 강호철은 지원병 틈에 뒤섞여 둥베이의용군(東北義勇軍)에 입대한다. 풍부한 전투경험과 만주 지리에 밝은 두 사람은 즉시 전투부대에 배치된다.

슈앙쳉바오에 파견된 미나토와 나카다는 정찰임무를 수행하던 중 수상쩍은 장돌뱅이를 발견한다. 장돌뱅이는 성곽 주변의 망루와 경비초소 등을 배회한다. 장돌뱅이를 눈여겨보던 미나토가 그를 체포하여 바랑을 뒤진다. 바랑 속에서 나온 지도에는 성의 취약한 구조와 망루의 위치, 경비병의 무장 상태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장돌뱅이는 고문을 견디다 못해 결국 굴복하고 만다. 지림자위군 소속이라 밝힌 그는 슈앙쳉바오에 대한 기습 작전이 곧 실행될 것이며, 이를 위해 사전 정찰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실토한다.

미나토와 나카다는 차를 몰고 곧장 하얼빈 조차장으로 간다. 마침 소동기와 강호철이 보낸 밀정도 도착하여 확대간부회의가 열린다.


“놈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하얼빈의 경비태세를 갑호로 발령하고 외곽에 병력을 증원하겠습니다.”

호승심이 동한 리용이 윗니를 드러낸 채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다. 미나토가 리용을 견제한다.

“리 경시님의 판단은 성급한 점이 있습니다. 정보국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둥베이의용군의 공격거점은 하얼빈보다는 슈앙쳉바오일 개연성이 농후합니다. 속히 슈앙쳉바오에 정예 부대를 배치해야 합니다. 현재 성에 주둔하고 있는 경비 병력으로 적의 공격을 막는다는 것은 불가항력입니다.”

발끈한 리용이 대거리한다.

“오사무 대위! 장돌뱅이 바랑에서 나온 지도가 무슨 대수라고 그리 법석을 떠는가? 일부러 적이 흘린 오보란 생각은 해보지 않은 모양이군. 범을 잡으려면 범이 사는 동굴에서 나온 정보가 확실한 게 아닌가? 그리고 지린자위군은 군령이 이미 흐트러졌다고 정평이 난 부대일세. 내가 캐낸 정보는 항일의용군 내에서도 주력군으로 통하는 조만연합부대에서 나온 것일세.”

두 사람 간의 신경전이 팽팽한 가운데 오진구 경부가 끼어든다.

“우리 쪽에서도 둥베이의용군의 심중에 첩자를 심어뒀습니다. 그들의 전갈에 의하면 연합부대를 이끄는 서광휘가 오리무중이라고 합니다. 그가 움직인다는 것은 곧 공격시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뜻이고, 그가 향하는 쪽은 바로 공격거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서광휘의 추이를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섣불리 공격거점을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봅니다.”

얼마간 골똘히 생각에 잠긴 타이요우가 지도 앞으로 다가간다.

“서광휘가 이끄는 연합부대의 위치는 어딘가?”

오 경부가 대꾸한다.

“워낙 비밀에 싸인 부대라 정확한 위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얼마 전까지 조양 지역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조양이라면 하얼빈과 슈앙쳉바오의 중간 지점이 아닌가?”

기회를 엿보던 리용이 답을 가로챈다.

“그렇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하얼빈에 더 가깝습니다. 서광휘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건 곧 둥베이의 심장인 하얼빈을 공격하겠다는 징조가 아니겠습니까?”

타이요우가 내내 무심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나카다를 지적한다.

“쇼 대위! 귀관의 의견이 궁금하다! 춘천에서 서광휘와 맞장 뜬 사이가 아닌가? 귀관이 볼 때 서광휘라면 어느 쪽에 더 관심을 둘 것 같나?”

뭇시선에 부담을 느낀 나카다가 헛기침을 한다. 그러곤 차근차근 제 의견을 피력한다.

“정보장교는 정확한 증거 없이 추축하지 않습니다. 정보장교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추론으로만 상황을 분석합니다. 그러나 굳이 파악된 정보만을 갖고 분석하라고 하면 하얼빈보다는 슈앙쳉바오가 적의 공격 대상으로 더 유력합니다. 그리고 붙잡힌 정찰병도 지린자위군 본대 소속의 장교였습니다. 지린자위군이 아무리 오합지졸일지언정 본대는 카오펑린을 수호하는 친위부대입니다. 그런 자가 정찰병으로 나섰다는 것은 카오펑린이 슈앙쳉바오를 공격거점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봅니다.”

지도 앞을 서성이던 타이요우가 제자리에서 멈춘다.

“내 경험칙으로 볼 때 의견이 분분하다는 건 곧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다는 징조다.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없지. 하얼빈과 슈앙쳉바오에 갑호 비상령을 동시에 발효하라! 코우 중좌는 오사무 대위와 쇼 대위와 함께 슈앙쳉바오로 가서 적의 정보를 수집한다. 그리고 리 경시는 병력이 증원될 때까지 헌병대와 협력하여 하얼빈의 외곽 경비를 강화한다. 오 경부는 첩자와 긴밀히 연락을 취하여 서광휘의 동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라. 그 놈이 움직이는 곳이 곧 공격거점이 확실하다. 나는 신징으로 가서 관동군 사령부와 대응책을 마련하겠다. 이상!”


타이요우의 명령은 받은 특수본의 실무진이 특별객차를 빠져나간다. 타이요우가 전화기를 들고 역장과 연락을 취한다. 잠시 후 기관차가 조차장으로 진입한다. 이윽고 특별객차에 연결기가 고정되면서 병력을 실은 화차가 연달아 꼬리를 문다. 모래주머니로 방어벽을 쌓은 화차 곳곳에는 기관총이 장착되어 있다. 잔뜩 가열한 증기터빈이 흰 연기를 내뿜으며 하얼빈역을 빠져나간다.



390.


친위부대가 카오펑린의 군영을 이중삼중으로 에워싸고 있다. 군막 안에서는 지린자위군(吉林自衛軍)과 훙창대(紅槍隊), 헤이창대(黑槍隊) 그리고 한국독립군에서 파견된 참모장들이 숨죽인 채 서광휘의 보고를 듣고 있다.


“1932년 9월 20일 20시 둥베이의용군 소속 중한연합군과 지린자위군 본대가 쑤앙쳉바오 서문을 공략을 할 겁니다. 공격이 성공하는 즉시 성문에 지린자위군의 깃발이 내걸리면 각 군은 지시한 대로 각각 동과 남, 북문으로 진입하여 쑤앙쳉바오를 접수하십시오. 이상 작전 요약 보고를 마칩니다. 질문이 있으시면 하십시오.”

서광휘가 좌중을 천천히 일별한다. 맞은편에서 줄곧 비딱하게 앉아 있던 사내가 손을 들어 손가락을 까딱거린다.

“나는 훙창대 소속 참모장 저우창이오. 서 대장의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소. 그러나 아무리 실전 경험이 많은 독립군일지라도 중대 병력으로 서문을 공략한다는 건 무리가 아니겠소?”

한일자로 굳게 입을 다문 카오펑린이 홉뜬 눈으로 저우창을 겨눈다. 그러나 저우창은 목을 뺀 채 보아란 듯이 목청을 돋운다.

“한국독립군의 수가 오백이라 들었소. 하지만 지린자위군과 훙창대, 헤이창대 등 둥베이의용군은 그 수가 도합 삼만을 헤아리고 있소. 그런데 독립군 오백 명한테 의용군 삼만 명의 운명을 맡겨야 되겠소? 차라리 우리 훙창대가 선봉에 설 테니, 독립군은 그 뒤를 따르는 게 어떻겠소?”

독립이가 황갈색의 털을 곤두세운 채 저우창을 향해 으르렁거린다. 저우창은 짐짓 태연한 척하며 시선을 피한다. 그의 의도적인 발언으로 군막 안은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각 군단을 대표하는 참모장들의 반응이 다양하게 쏟아진다.

“이번 군사작전은 최고수뇌부에서 결정된 사안이입니다. 이제 와서 작전에 딴죽을 거는 이유가 뭡니까?”

지린자위군 소속 1군 참모장이 저우창을 향해 쏘아붙인다.

“딴죽이라니? 말조심하시오! 저우창 장군이 틀린 말을 한 게 아니지 않소이까? 어찌 대국의 군대가 패망한 조선의 군대를 따르는 게요. 대의명분에도 맞지 않소이다.”

헤이창대를 대표하는 참모가 발끈한다.

“나는 한국독립군 소속 참모장 신숙입니다. 일본을 때려잡자고 나선 마당에 군대의 규모나 따지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거사를 앞둔 시점에서 사견을 제시하는 건 위험합니다. 작전이 수립된 대로 진행합시다.”

“말씀 한 번 잘하셨소. 거사이기 때문에 더 심사숙고하자는 말이외다. 수만의 목숨이 달린 일이니만큼 함부로 행동해서는 아니 되오이다.”

저우창이 헛기침을 삼키며 눈을 부라린다. 의자에 앉은 채 줄곧 침묵을 지키고 있던 카오펑린이 넙데데한 턱살을 출렁거리며 벌떡 일어난다. 그는 허리춤에서 권총을 뽑아든다.

“지금 뭣들 하는 겐가? 죽 쑤어 개를 줄 참인가? 왜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려는 게야! 이미 최고수뇌부 회의에서 결정된 일을 왜 이제 와서 엎으려는 건가? 최고수뇌부의 결정을 어기는 건 곧 반역행위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반역하는 자는 내가 직접 군법에 회부하여 총살로 다스릴 테다. 더 이상의 탁상공론은 허용하지 않겠다. 서 대장의 보고대로 각 참모장은 즉각 본대로 돌아가 작전기일을 사령관에 보고하라! 이상 참모회의를 마친다.”


카오펑린이 코를 벌름거리며 가까스로 노여움을 삼킨다. 저우창과 그를 동조했던 참모장들은 서광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에 올라 군영을 빠져나간다.


“서 대장! 개의치 말게. 어차피 훙창대와 헤이창대는 의용군의 주력부대가 아닐세. 권력에 눈이 멀어 훗날 지분을 확보하려는 졸렬한 지휘관 따위는 내가 살아있는 한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네. 나만 믿고 계획대로 작전을 실행하게. 그리고······”

카오펑린이 명령장을 꺼내 그에게 건넨다.

“이 명령장은 의용군 최고사령관의 징표라네. 전장에서 항명하는 자가 있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명령장을 보여주고 엄단하게.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네.”

“감사합니다, 장군님! 장군님의 높은 뜻을 받들고자 꼭 이번 전투에서 승리하겠습니다.”

“여부가 있나. 서쪽 성문이 열리거든 다시 봄세.”

“예, 곧 뵙겠습니다.”


명령장을 챙긴 광휘가 막을 걷고 밖으로 나온다. 서성거리고 있던 빅터가 그를 맞는다.

“형! 이제 곧 출정이라면서?”

“작전명이 떨어졌어. 곧 떠나.”

“꼭 승리해야 돼! 함께 아버지랑 초희를 만나러 가기로 약속했잖아.”

“자식, 싱겁기는······”

광휘가 빅터를 툭 건드린다.

“참, 짱웨이 중위가 카오펑린 장군의 허락을 받고 난징정부의 연락장교 자격으로 이번 전투를 참관한대. 그래서 짱 중위과 전선 후방에 머물며 전장의 상황을 지켜볼 참이야. 비록 형과 함께 전투에 참여하지 않아 원통하지만 후방에서라도 형의 승리를 지켜보려고. 형, 꼭 살아 돌아와야 해! 약속을 지켜야지!”

“걱정하지 마! 철저하게 준비한 일이야! 승리는 우리 손 안에 있어.”

형제가 포옹한 채 서로의 등을 쓰다듬는다. 짱웨이와 핸더슨이 형제 앞으로 다가온다.

“대장님! 축배를 마련할 테니, 금방 오셔야 합니다.”

핸더슨이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한다.

“벌써 대장님이 출정하신다는 소문을 듣고 관동군의 탈영병이 속출한다고 하더이다. 하하핫!”

짱 중위가 너스레를 떨며 분위기를 돋운다.

“자네들이 마련한 축배 자리에 내가 없으면 쓰나? 그리 길지 않을 테니, 당장 축배를 준비해놓는 게 좋을걸. 하하핫!”


광휘가 호기롭게 웃으며 훌쩍 말에 오른다. 그가 고삐를 움켜쥐고 말머리를 돌린다. 말은 앞발을 들고 우렁차게 투레질을 하곤 이내 흙먼지를 날리며 달리기 시작한다.


“잘 다녀오십시오, 대장님!”

"대장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핸더슨과 짱웨이가 손을 흔들며 외친다.

“형! 약속 잊지 마! 사랑한다!”

빅터의 외침이 한동안 산중에 메아리친다.



391.


만주국의 수도 신징(新京)에 도착한 타이요우는 곧장 관동군 사령부를 방문한다. 류노스케의 집무실에는 관동군 참모장과 정보국 소속 장교들이 모여 있다. 타이요우는 하얼빈에서 수집한 정보를 여과 없이 보고한다.


“둥베이의용군의 조짐이 수상합니다. 일부 부대는 이미 슈앙쳉바오 인근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지청천이 이끄는 대한독립군도 북진한다는 전갈입니다.”

“의용군이 북만주 최대의 도시인 하얼빈을 두고 왜 민간인이 대부분인 슈앙쳉바오를 치려고 할까? 내 생각으로는 슈앙쳉바오를 미끼로 던지고 하얼빈을 치기 위한 허위 정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네.”

참모장이 게슴츠레한 눈으로 타이요우를 힐끔거린다.

“하얼빈에는 대륙철도사령부 산하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어 철통 방어하고 있습니다. 의용군이 노리려는 실익은 군사적인 승리보다는 대외적인 명분에 있다고 봅니다. 즉, 하얼빈을 침략하여 전면전을 야기하기 보다는 비교적 경비가 소홀한 슈앙쳉바오를 쳐 만주민의 지지를 얻으려는 속셈인 거죠. 따라서 모든 정보가 가리키는 방향을 추적해 본 결과 슈앙쳉바오가 유력한 공격거점으로 지목됐습니다.”

고개를 주억거리던 류노스케가 침묵을 깬다.

“나도 경시정의 말에 동의하네. 참모장!”

“예, 장군님!”

“현재 사령부에 이동 가능한 사단이 있나?”

“제3군 79사단과 제5군 124사단이 병력 교체를 앞두고 있어 이동이 가능하긴 합니다만 당장 가용할 전력은 아닙니다.”

참모장이 호소가와 대좌를 힐끔거린다. 호소가와가 답을 이어간다.

“장군님! 사단병력을 움직이는 데에는 여러모로 위험부담이 따릅니다. 병력의 공백을 메우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이동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독자 작전이 가능한 기동 제1여단과 제44군 예하 독립전차 제9여단을 급파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 부대는 당장 이동이 가능한가?”

“예, 언제든지 전장에 파견되기 위한 만들어진 기동타격여단이므로 열차편만 마련되면 곧장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당장 수송사령부에 연락해서 특별열차를 편성하라고 지시하라.”

“하이!”

“타이요우!”

“하이!”

타이요우가 뒤꿈치를 붙이며 부동자세를 취한다.

“자네한테는 특별임무를 부여하겠다. 자네는 기동 제1여단의 1개 중대를 이끌고 한국독립군을 뒤쫓아라. 서광휘를 꼭 생포하란 뜻이다. 나라를 빼앗긴 놈들이 주제넘게 무식한 만주족의 대가리를 빨갛게 물들이는 꼴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이 한 목숨 바쳐 놈들 꼭 생포하여 장군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타이요우는 당장 기동 여단으로 가서 중대를 지휘하라!”

“알겠습니다.”


이튿날 전격 수송 작전이 펼쳐진다. 하루아침에 2개 여단의 병력이 운집하는 이례적인 모습에 시민들은 어리둥절해한다. 곧 전쟁이 터진다는 둥, 의용군이 쳐들어온다는 둥의 유언비어가 삽시간에 퍼져나간다.

병력과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특별열차 오십 량이 징발된다. 각종 군수물자를 포함하여 경전차와 대포를 하역하는 데만 꼬박 닷새가 소요된다. 병력이 탑승하자마자 기관차는 기적을 울리며 신징역을 떠난다.

중무장한 요새를 옮기는 과정은 순탄치 않다. 막대한 하중을 견디지 못한 기차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숨을 고르기 일쑤다. 게다가 단선인 탓에 역마다 정차하며 맞은편 기차가 지나갈 때까지 머무른다.

성마른 타이요우는 수송 작전이 지체될 때마다 밖으로 뛰어나와 성화를 부린다. 그는 궤도에 서서 서행하는 기관사에게 총을 겨누고 겁박한다.



392.


1932년 9월 20일의 아침이 밝는다. 둥베이의용군(東北義勇軍)의 각 진영은 계획대로 제가끔 맡은 공격거점을 향해 일사천리로 작전을 전개한다. 간밤에 야음을 틈타 슈앙쳉바오 인근의 산기슭에 매복하고 있던 특공대는 서광휘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정찰을 갔다 돌아온 리쥔이 임시 지휘소로 헐레벌떡 달려온다.


“대장님! 적은 별다른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이 기습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망원경으로 슈앙쳉바오의 성곽을 둘러보던 광휘가 고개를 내젖는다.

“민간인의 이동이 너무 많습니다. 지금 기습을 하면 애꿎은 민간인의 피해가 큽니다.”

리쥔이 주찬을 응시하며 추인을 얻으려고 시도하지만 헛수고일 뿐이다.

“이번 작전은 전적으로 서 대장의 소관이네.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게.”

“알겠습니다.”

“대장님! 남문을 맡고 있는 지린자위군 제2군 소속 연락장교가 왔습니다.”

기진맥진한 연락장교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다가온다.

“큰일 났습니다. 관동군 소속 기동 2개 여단이 특별수송열차편으로 슈앙쳉바오로 오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남문에 주둔하고 있는 지린자위군 소속 제1군과 제2군은 기동 여단과 불가피하게 전투를 치러야 할 판입니다. 군장께서 서 대장님의 신속한 결정이 없으면 지린자위군 제1군과 제2군은 부득이하게 독자적인 노선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줄곧 침묵으로 일관하던 대한독립군의 신숙 참모장이 결단을 촉구한다.

“서 대장! 촉각을 다투는 상황이야. 자칫 판단이 늦어지면 기습작전은 고사하고 남쪽에 주둔하고 있는 지린자위군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어. 어서 결단을 내리게.”

서 대장은 말을 아낀 채 망원경으로 들판을 관찰한다. 그러곤 단호하게 제 의견을 펼친다.

“민간인과 농민들이 지금도 성과 들녘을 드나들고 있습니다. 그들이 전부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귀관은 각 부대의 장에게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 위수지역을 지키라고 전하게.”

황망한 표정을 짓던 연락장교는 하는 수 없이 말에 올라 남쪽으로 내달린다. 광휘는 독립이의 정수리를 쓰다듬으며 다음 명령을 하달한다.

“마적단은 별동대와 함께 변복을 하고 성 안으로 잠입한다. 작전이 개시되면 성문의 경비병을 제압하고 성문을 개방하라.”


리쥔이 별동대장과 함께 전장으로 떠난다.



393.


정오(正午)를 지나자 중천에 뜬 해가 들녘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지평선을 따라 모습을 드러낸 슈앙쳉바오의 성곽은 마치 신기루처럼 아물거린다.

성곽을 바라보던 타이요우가 혀를 차며 이맛살을 찌푸린다.


“이놈의 고물 열차는 지렁이보다도 느려 터졌군. 전장이 코앞인데도 발을 구르는 꼴하곤······, 쯧쯧쯧. 부관, 기차는 언제 출발한다고 하나?”

부관이 어정쩡한 표정으로 말을 얼버무린다.

“기관이 열을 받아 과부하가 걸렸답니다. 냉각수를 보충하고 있습니다.”

“적이 언제 쳐들어올지도 모르는데, 냉각수를 언제까지 보충하냔 말이다! 빌어먹을!”

입이 바싹 마른 그가 혀를 빼문 채 안절부절못한다. 오장 계급을 단 부사관이 조르를 다가와 전신을 건넨다.

“하얼빈에서 온 긴급 전신입니다.”

쪽지를 펼쳐본 그가 전신을 꾸겨 입에 넣고 질겅질겅 씹어댄다.

“서광휘가 슈앙쳉바오로 이동했다는 정보다. 이대로 있을 순 없다.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전차와 장갑차를 하역시키도록 하라.”

부관이 난색을 표한다.

“경시정님! 이곳은 연료와 냉각수를 보충하는 간이역이라 중장비를 하역할 만한 장비가 없습니다. 슈앙쳉바오역으로 가야 가능합니다.”

“지금 적의 선봉대가 슈앙쳉바오로 진격하고 있다고 하잖아! 당장 기차를 분리해서 전차와 장갑차를 내리도록 해!”


조차장이 마련되지 않은 간이역에서 열차를 분리하여 중장비를 하역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궁여지책으로 받침목을 덧대어 쌓는다. 전차와 경전차를 내리는 와중에 전차가 전복되어 사상자가 발생한다. 놀란 말들이 화차를 뛰어넘어 초원으로 흩어진다.

병사들이 달라붙어 두어 시간가량을 씨름한 끝에 경전차와 장갑차 이십 여대를 간신히 들판으로 끌어내린다. 경전차와 장갑차가 매캐한 연기를 내뿜으며 공회전을 한다.

얼추 병력이 전열을 갖출 즈음 해는 뉘엿뉘엿 서녘으로 기운다. 타이요우는 씩씩거리며 군인들을 독려한다. 벌겋게 달아오른 그의 얼굴에 노을빛이 어른거린다. 칼자국이 선연히 드러난다.



394.


어느덧 땅거미가 내린 들녘은 황금물결이 출렁거리던 낮과는 사뭇 다르다. 검푸른 바다로 변한 들녘의 밤은 스산한 바람까지 휘몰아치며 을씨년스럽다. 성문이 굳게 닫힌 성 밖은 사냥에 나선 금수들이 독차지한다.


“사즉생의 각오로 임한다. 산 자는 죽은 자의 전설을 기억할 것이다. 공격 개시!”


마침내 광휘의 명령이 하달된다. 특공대가 성문을 공략한다. 산발적인 교전이 벌어진 뒤 성문이 열린다. 급작스럽게 기습을 당한 서쪽 경비대대는 반격하기도 전에 생포된다.

상황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쥰페이는 총성을 듣고는 비상벨을 울린다. 분주한 쥰페이와 미나토와는 달리 나카다는 올 것이 왔다는 듯 덤덤한 표정을 짓는다.

쥰페이는 병력을 이끌고 서문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미 전세는 역전이 불가한 상황이다. 만주국군의 사령부가 점령된 것을 지켜본 쥰페이는 후퇴를 명령한다.

시가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카다는 특공대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이 서광휘란 사실을 단박에 알아차린다. 그는 정지된 시간 속에 갇힌 박제된 인형이라도 된 것처럼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오도카니 서 있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서광휘가 그에게 총을 겨눈다. 시간의 태엽이 풀리기라도 한 것일까. 나카다가 서광휘를 응시한다. 서광휘도 가늠자를 통해 드러난 인물이 낯익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두 사람의 입에서 상대의 이름이 공허하게 흘러나온다.


“한······, 인······, 호······”

“나······, 카······, 다······”


갑자기 기관총이 소낙비처럼 총탄을 퍼붓는다. 멀뚱거리던 나카다를 발견한 미나토가 몸을 날려 간신히 총탄을 피한다. 겨우 피신에 성공한 두 사람은 경비중대와 함께 비교적 포위망이 느슨한 남문을 통해 탈출에 성공한다.

이윽고 서문에 깃발이 내걸린다. 카오펑린이 지린자위군의 본대를 이끌고 입성한다.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각 방향에서 내쳐 밀고 들어온 둥베이의용군은 두 시간 만에 성을 점령한다.

일명 ‘쌍성보전투(雙城堡戰鬪)’라 기록된 이날의 전투는 한중연합군의 완벽한 승리로 회자된다. 만주국군 이천여 명은 총도 제대로 쏴보지 못하고 포로로 잡힌다. 관동군 소속의 군인 대부분은 전사하거나 도주한다.


둥베이의용군의 수뇌부회의가 만주국국 사령부에서 소집된다.

“대단한 작전이었다. 1932년 9월 20일은 둥베이의용군의 용맹을 만천하에 알린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승리로 관동군도 둥베이의용군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길 테지. 더 이상 만주의 패권을 그들의 손아귀로 돌려주지는 않겠다.”

승리에 도취된 카오펑린이 장군들과 얼싸안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이 모든 것은 삼천만 만주족과 한국의 독립군이 연합하여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작전을 성공리에 이끈 서 대장을 높이 치하할 것이야.”

뭇시선이 광휘 쪽으로 향한다. 광휘는 시무룩하다.

“장군님! 지금 관동군의 2개 기동 여단이 전차와 장갑차를 앞세우고 진군하고 있습니다. 아군의 전력으로 중무장한 기동 여단을 상대한다는 것은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입니다. 희생자만 늘어날 뿐입니다. 곧바로 전군에 철수 명령을 내려야 합니다.”

광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곳곳에서 아우성이 터진다.

“목숨 걸고 성을 접수한 지 두 시간밖에 안 됐는데 철수라니? 전쟁이 무슨 장난인 줄 아나?

헤이창대를 지휘하는 장군이 버럭 화를 낸다.

“훙창대 군인 백여 명이 목숨을 잃었네. 의당 그에 따른 응분의 보복과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네. 전리품을 챙기기도 전에 자진해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야.”

훙창대(紅槍隊)의 대장이 결기를 드러낸다.

“지금 슈앙쳉바오 성 안팎에 진을 친 아군만 족히 삼만을 헤아리고 있소. 삼만의 대군이 기동 여단 따위가 무서워 뒤꽁무니를 뺀다면 거병한 명분이 서질 않아요! 철수한다는 건 가당치 않소. 나는 성을 끝까지 사수하겠소.”

“나도 제1군 대장의 주장에 찬성하오!”

“기껏 목숨을 걸고 성을 함락했소. 그런데 자진 반납을 하란 말이오? 나도 끝가지 남아 성을 사수하겠소.”


회의는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뒤바뀐다. 전리품과 공명심에 눈 먼 장성들은 미망(迷妄)에 사로잡혀 극명한 현실을 도외시한다. 승리에 고무된 나머지 순간적으로 이성을 상실한 듯 장성들은 이해득실에 따라 제각기 편을 가른다.


“총대장님! 경전차의 화력은 아군이 지닌 박격포와는 차원이 다른 무기입니다. 기동력이 좋아서 쉽사리 공격할 수도 없는 표적입니다. 기동력과 공격력 양쪽 모두 아군이 상대할 대상이 아닙니다. 적들은 아군을 훤히 들여다보고 포격을 가해올 겁니다. 아군은 한마디로 독 안에 든 쥐가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해가 뜨는 대로 관동군의 폭격기가 날아와 폭격을 퍼부을 게 뻔합니다.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이쯤에서 철수를 하고 후일을 도모하는 게 모처럼 얻은 승리를 값지게 지키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깊이 통찰해주십시오.”

광휘가 오직 믿을 만한 사람을 둥베이의용군의 총대장 카오펑린 뿐이다. 카오펑린은 수군거리는 장성들과 거리를 둔 채 일성을 터트린다.

“전군에 철수를 명하라!”

“대장군! 왜 어렵게 얻은 승리를 고스란히 적에게 내줘야 하는 거요? 난 그리 못하겠소이다.”

훙창대 대장이 발끈하며 돌아앉는다. 장성 몇몇이 그와 행동을 같이 한다. 눈을 부릅뜬 카오펑린이 장군들을 일별하며 호통친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축배가 독배로 바뀔 판이오! 내 어찌 복장이 터지지 않겠소. 여기 모인 장군들 가운데 경전차와 맞서 본 이가 누가 있소? 설령 있다한들 전차를 물리칠 복안은 있소이까? 또 해가 뜨는 대로 폭격을 퍼부을 폭격기를 또 어찌 감당할 생각이오? 더 이상 부하들을 잃는 우매한 짓은 허용치 않을 것이오. 철수를 한 뒤 다음을 기약하리다! 이것으로 회의를 마치겠소.”


웅성거리던 장성들은 마지못해 카오펑린을 따라 회의실을 빠져나간다. 끝까지 성을 사수하겠다는 지휘관 네 명만이 남아 머리를 맞댄 채 골몰한다.



395.


기동여단을 이끌고 북진하던 타이요우는 밤하늘을 환히 밝히는 화염을 보곤 분통을 터트린다. 어둠을 뚫고 다가오는 패잔병을 확인한 그가 쥰페이를 알아본다.


“사격중지, 사격중지!”

타이요우가 탄 장갑차에 오른 쥰페이와 나카다, 미사토가 숨을 헐떡거리며 말을 채 잊지 못한다.

“성은 어떻게 됐나?”

“함락됐습니다.”

쥰페이가 고개를 숙인다.

“아군 생존자는?”

타이요우가 쥰페이의 목을 들추고 캐묻는다.

“경비중대는 빠져나왔지만 만주국군 대부분은 죽거나 생포됐습니다.”

“멍청한 것들! 서광휘가 슈양쳉바오로 출동했다는데, 사실인가?”

타이요우가 나카다를 노려본다. 나카다는 그의 시선을 피한다. 대신 미사토가 대뜸 답한다.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기습공격을 주도한 놈이 바로 서광휘입니다.”

“그래?”

그는 뒤로 돌아 포병장교에게 포격을 명한다.

“당장 성안에 폭탄을 퍼부어라!”

“포로로 잡힌 만주국군과 관동군이 성에 있습니······”

쥰페이가 타이요우의 눈빛을 보곤 말끝을 흐린다.

“언제부터 만주국군이 아군이었나? 그리고 적진에 있는 포로는 전사자로 간주한다. 당장 발사해!”


슈앙쳉바오 남문에 도착한 전차부대가 일제히 성을 향해 포격을 가한다. 포격이 빗발치는 성 안은 마치 화톳불이 불땀을 내뿜듯이 삽시간에 불바다로 변한다.

포격이 끝난 뒤 둥베이의용군이 미처 방어막을 세우기도 전에 관동군이 성을 에워싼다. 성에 남아 있는 둥베이의용군은 양분된다. 일부는 도주하고 나머지는 성을 사수한다.

간발의 차이로 슈앙쳉바오로부터 2킬로미터 떨어진 우가둔(牛家屯)으로 빠져나온 둥베이의용군의 주력부대는 밤하늘에 치솟는 화염을 보면서 분루를 삼킨다. 불과 조금 전까지 도취되었던 승리감은 온데간데없고 참담한 낭패감에 사로잡혀 사기가 꺾인다.


이튿날 동이 틀 무렵 폭격기가 편대가 날아와 성에 폭탄을 투하한다. 타이요우는 전차로 성벽을 무너뜨리며 성을 탈환한다. 끝까지 저항하던 지휘관의 목이 성문 밖에 줄느런히 효수된다.

푸르뎅뎅하게 부풀어 오른 주검이 악취를 풍기며 쉬파리들을 유혹한다. 바짝 약이 오른 쉬파리들은 웽웽거리며 시신을 확인하는 병사들에게 달라붙기 성가시게 군다.

천장이 무너진 사령부 건물에서 타이요우가 초조한 표정으로 서성거린다. 쥰페이가 나카다와 미사토를 대동하고 나타난다. 초췌한 세 사람은 건성으로 손사래를 치며 쉬파리를 쫓는다.


“서광휘의 시체를 찾았나?”

“아무리 둘러봐도 놈의 시체는 못 찾았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군. 비록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할 일이 남았다는 건 기쁜 일이기도 하지. 곧 놈의 뒤를 쫓는다. 전차부대에 연락해!”

“알겠습니다.”


전차부대가 성벽을 넘어 황금물결로 출렁거리는 들판을 가로지른다. 경전차가 지나간 자리마다 수확을 앞둔 논밭은 쑥대밭이 된다. 농부들이 경전차를 가로막고 항의를 하지만 궤도에 깔려 처참한 죽음을 맞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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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4화 악마의 최후 +3 19.07.12 56 1 16쪽
133 133화 고귀한 죽음 +1 19.07.11 27 1 12쪽
132 132화 무지개 +1 19.07.10 32 1 13쪽
131 131화 차관협정(借款協定) +2 19.07.05 46 1 14쪽
130 130화 반공포로석방 +1 19.07.01 49 2 13쪽
129 129화 한일회담 +1 19.06.29 67 2 15쪽
128 128화 폭탄테러 +1 19.06.26 66 2 13쪽
127 127화 카츄샤 +1 19.06.24 64 2 13쪽
126 126화 의사 왕룽 +1 19.06.23 61 3 17쪽
125 125화 빅터 한 재단 +2 19.06.19 82 3 13쪽
124 124화 인천상륙작전 +1 19.06.13 97 2 15쪽
123 123화 메모리 가든 +1 19.06.12 77 2 15쪽
122 122화 겹생 +3 19.06.10 76 2 16쪽
121 121화 하와이 +1 19.06.07 83 3 14쪽
120 120화 소령 맥나마라 +4 19.06.06 88 2 15쪽
119 119화 한초희 +1 19.06.05 91 2 14쪽
118 118화 맥아더 원수 +1 19.06.04 90 2 14쪽
117 117화 기만방송 +1 19.06.03 86 2 13쪽
116 116화 코리안 커넥션 +1 19.06.01 95 2 12쪽
115 115화 잠수함 +1 19.05.30 123 2 13쪽
114 114화 6.25 전쟁 +1 19.05.29 105 2 12쪽
113 113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특명 1호 ‘폭풍’ +1 19.05.21 98 2 11쪽
112 112화 금괴수송작전 +1 19.05.19 121 2 10쪽
111 111화 '암호명 A-1' +1 19.05.18 90 2 13쪽
110 110화 악연(惡緣) +1 19.05.17 88 2 14쪽
109 109화 마지막 미션 +1 19.05.16 90 2 12쪽
108 108화 애치슨 라인 +1 19.05.15 88 2 12쪽
107 107화 연적(戀敵) +1 19.05.15 95 2 12쪽
106 106화 독살(毒殺) +1 19.05.14 91 2 12쪽
105 105화 마돈나 다방 +2 19.05.13 96 2 15쪽
104 104화 한국은행 +1 19.05.11 100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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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화 남미이주작전 +1 19.05.10 113 2 13쪽
101 101화 트루먼 독트린 +1 19.05.10 90 2 11쪽
100 100화 숙명의 라이벌 +1 19.05.10 93 3 18쪽
99 99화 Jane Doe +2 19.05.10 9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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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97화 반도호텔 +1 19.05.10 89 2 13쪽
96 96화 좌익과 우익 +1 19.05.09 8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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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4화 일본패망(日本敗亡) +1 19.05.09 9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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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2화 김일성 +1 19.05.09 93 1 14쪽
91 91화 독수리 작전 +1 19.05.09 91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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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85화 갈라예프 +2 19.05.08 81 2 16쪽
84 84화 채권(債券) +1 19.05.08 88 2 11쪽
83 83화 다카키 마사오 +1 19.05.08 100 2 12쪽
82 82화 광복군(光復軍) +1 19.05.08 81 2 13쪽
81 81화 육군정보학교 +2 19.05.08 80 2 11쪽
80 80화 홍콩행 +1 19.05.07 87 3 13쪽
79 79화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 +3 19.05.07 82 2 12쪽
78 78화 김원봉과 김구 +1 19.05.07 81 2 16쪽
77 77화 까레이스키 +3 19.05.07 79 2 12쪽
76 76화 탈출(脫出) +1 19.05.07 85 3 9쪽
75 75화 박정희와 최태민 +1 19.05.07 89 2 9쪽
74 74화 중일전쟁(中日戰爭) +1 19.05.07 82 2 13쪽
73 73화 강제이주 +3 19.05.06 80 1 12쪽
72 72화 마루타 +1 19.05.06 78 1 12쪽
71 71화 막후 실력자 +1 19.05.06 79 2 13쪽
70 70화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등장 +1 19.05.06 80 1 15쪽
69 69화 천황결사옹위청년단 +1 19.05.05 82 1 15쪽
68 68화 후흑학(厚黑學) +1 19.05.05 83 1 13쪽
67 67화 경몽장(耕夢莊) +1 19.05.05 83 1 12쪽
66 66화 학교(學校) +1 19.05.05 85 1 8쪽
65 65화 국제연맹(國際聯盟) +1 19.05.05 84 1 19쪽
64 64화 나타샤 +1 19.05.05 85 1 11쪽
63 63화 보고서 +1 19.05.05 85 1 11쪽
62 62화 시인과 영웅 +2 19.05.04 96 2 15쪽
61 61화 탄생의 비밀 +2 19.05.04 86 2 18쪽
60 60화 국경수비대 +1 19.05.03 84 2 13쪽
59 59화 제네바협약 +4 19.05.03 88 2 18쪽
58 58화 명백한 운명 +1 19.05.03 84 1 16쪽
57 57화 미두취인소(米豆取人所) +1 19.05.03 86 1 12쪽
56 56화 생포(生捕) +1 19.05.02 84 2 13쪽
55 55화 참패(慘敗) +1 19.05.02 85 2 14쪽
54 54화 향수병(鄕愁病) +1 19.05.02 83 2 18쪽
53 53화 음악회 +1 19.05.02 84 2 18쪽
52 52화 들개 진구 +1 19.05.02 89 2 24쪽
51 51화 가락지 +3 19.05.02 88 2 26쪽
50 50화 덫 +1 19.05.01 86 1 28쪽
49 49화 추격전(追擊戰) +1 19.04.30 85 2 35쪽
» 48화 쌍성보전투(雙城堡戰鬪) +1 19.04.30 91 2 39쪽
47 47화 광휘와 빅터 +3 19.04.29 85 2 33쪽
46 46화 특별수사본부(特別搜査本部) +4 19.04.29 85 2 41쪽
45 45화 만저우리(滿洲里) +4 19.04.28 82 3 35쪽
44 44화 폭풍전야(暴風前夜) +1 19.04.28 83 3 37쪽
43 43화 Boys, be ambitious! +1 19.04.27 85 2 39쪽
42 42화 만주국(滿洲國) +5 19.04.27 89 2 38쪽
41 41화 만몽영유계획(滿蒙領有計劃) +1 19.04.26 87 3 25쪽
40 40화 재회(再會) +1 19.04.26 85 3 30쪽
39 39화 빅터 한 +1 19.04.25 87 3 49쪽
38 38화 박진만 +2 19.04.25 93 3 45쪽
37 37화 정보국 5과 +3 19.04.24 100 3 51쪽
36 36화 마적(馬賊) 왕리 +2 19.04.24 98 3 49쪽
35 35화 삼두정치(三頭政治) +2 19.04.23 97 3 42쪽
34 34화 주찬 +1 19.04.23 93 3 51쪽
33 33화 만주야사(滿洲野史) +2 19.04.22 97 3 50쪽
32 32화 서광휘 +2 19.04.22 98 3 47쪽
31 31화 국내진공작전(國內進攻作戰) +2 19.04.21 107 4 47쪽
30 30화 미쓰야협정(三矢協定) +4 19.04.21 102 4 46쪽
29 29화 출산(出産) +3 19.04.20 106 4 43쪽
28 28화 밀항(密航) +2 19.04.20 102 4 45쪽
27 27화 불령선인(不逞鮮人) +1 19.04.19 103 4 43쪽
26 26화 님의 침묵 +1 19.04.19 108 4 48쪽
25 25화 이민(移民) +2 19.04.18 121 4 39쪽
24 24화 회자정리(會者定離) +2 19.04.18 108 5 44쪽
23 23화 여걸(女傑) 수잔 +5 19.04.17 108 4 46쪽
22 22화 3·1 만세운동 +5 19.04.17 108 4 44쪽
21 21화 천적(天敵) +1 19.04.16 109 5 49쪽
20 20화 아카키 타이요우(赤木太陽) +4 19.04.16 114 5 52쪽
19 19화 망국(亡國) +4 19.04.15 123 3 49쪽
18 18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3 19.04.15 126 3 46쪽
17 17화 한성진격작전(漢城進擊作戰) +4 19.04.14 128 4 49쪽
16 16화 의병전쟁(義兵戰爭) +4 19.04.14 127 4 43쪽
15 15화 춘투(春鬪) +5 19.04.13 135 3 47쪽
14 14화 암살미수(暗殺未遂) +4 19.04.13 142 3 37쪽
13 13화 결혼(結婚) +3 19.04.12 218 6 42쪽
12 12화 돈버거 +9 19.04.12 194 6 44쪽
11 11화 대한제국(大韓帝國) +2 19.04.11 214 7 45쪽
10 10화 김출세(金出世) +7 19.04.11 235 8 42쪽
9 9화 낙향(落鄕) +4 19.04.10 251 7 42쪽
8 8화 혁파안(革罷案) +4 19.04.10 265 8 41쪽
7 7화 증기자동차 +2 19.04.09 312 11 22쪽
6 6화 2차 사행(使行) +2 19.04.09 310 12 24쪽
5 5화 견문록(見聞錄) +5 19.04.08 353 13 19쪽
4 4화 북경(北京) +1 19.04.08 437 11 19쪽
3 3화 만남 +1 19.04.08 540 12 15쪽
2 2화 1차 사행(使行) +2 19.04.08 777 12 14쪽
1 1화 파락호(破落戶) 이하응 +17 19.04.08 1,491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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