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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랭킹을 씹어먹는 지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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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재작
작품등록일 :
2019.04.09 16:10
최근연재일 :
2019.08.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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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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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6. WS (1)

DUMMY

“긴장이 풀려서 일시적으로 힘이 안 들어가는 걸 수도 있어요. 기다려 봐요. 주물러줄게요.”


대선이 선우의 다리 위로 솥뚜껑만한 손을 올렸다. 선우의 반응을 살피며 꾹꾹 눌렀다.


“어때요.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아요?”

“......”


선우는 눈을 감으며 고개를 저었다. 허리 아래로 아무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선이 온몸을 실어서 주물러도 마찬가지였다.


‘멀쩡한 게 이상하지. 허리가 터지기 직전이었는데.’


앞으로 하반신을 못 쓰게 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선우는 덤덤했다. 오히려 자신이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두려움이 늦게 오는 건가. 그나저나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다니...’


다만 마음에 걸리는 건 칼리토와 데메우드.

이제부터 반격을 시작하나싶었는데, 이런 식으로 막힐 줄이야.

그는 멀쩡한 상태에서도 그들을 이길 자신이 없었다. 하물며 다리를 못 쓰는 상태라면 불을 보듯 뻔했다.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그가 대선의 어깨를 쥐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만해도 돼요. 해도 소용이 없는 것 같네요.”

“조금만. 조금 더 해보면 나아질지도 몰라요.”


대선이 애써 부정하며 더욱 필사적으로 다리를 주물렀다. 어느새 이마에 땀까지 송골송골 맺혀있다.

명재와 선영은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우두커니 바라만 봤다.


“무슨 일이야?”


아크로가 곁으로 다가왔다.

마음을 추슬렀는지, 한결 나아진 표정이다.

그의 뒤로, 목이 분리되기 직전인 정훈과 옆구리에 구멍이 뚫린 리벨이 따라 걸어왔다.

선우는 아크로가 리벨을 지배한 것에 대해선 굳이 묻지 않기로 했다. 그게 나을 것 같았다.


“아크로 씨, 어떡하죠? 이번에도 약속 못 지키게 생겼는데.”

“뭐? 왜?”


아크로가 인상을 팍 쓰며 되물었다.


“다리가 안 움직여요.”


선우는 허한 웃음을 지으며 이유를 말해줬다.

아크로의 신경질적인 시선이 그의 다리에 가 멈췄다.


“......집게에 물려서 그런 건가?”


그의 물음에, 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봤다. 마지막 시도로 발가락을 꿈틀거려보려 노력했다. 전혀 미동도 없다.


“괜찮아! 어차피 아저씬 지배술사잖아? 그러니까 아저씬 뒤에서 손가락만 튕기면 돼. 아저씨 몸뚱아리는 우리가 지켜줄 테니까.”


선영이 걱정 말라는 듯 쾌활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 옆에 있던 명재도 뒤질세라 끼어들었다.


“그래요, 형님. 제가 지켜드릴게요. 저, 등급도 올라서 더 세졌다고요. 형님은 그냥 뒤에서 지배하고, 명령만 내리시면 돼요.”

“그럴까?”


선우와 일행들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와중에 아크로가 찬물을 확 끼얹었다.


“그만들 하지? 오글거려서 못 보겠으니까. 누가 보면 진짜 큰일이라도 난줄 알겠네.”

“뭐?! 너도 다리 한 번 박살나 볼래? 그래야 혀가 올바르게 작동할까?”


선영이 으름장을 놓으며 아크로 앞에 우뚝 섰다.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줬다.


“아! 악!”


아크로가 악을 쓰며 겨우 벗어났다. 그녀를 노려보며 저주를 퍼부었다. 의외로 수잔나는 들먹이지 않았다.


이에 뿔이 날대로 난 선영이 팔을 걷어붙이며 달려들려고 하자, 그가 황급히 외쳤다.


“잠깐, 잠깐!”

“왜, 잘근잘근 박살내달라고?”

“...그랬다간 여기, 내 병사들이 가만있지 않을 거야.”


아크로가 리벨과 정훈을 가리켰다.

선우는 한순간에 아버지를 부하로 강등시킨 그의 태세전환에 기가 찼다.


‘명재보다도 빠르고, 급격하다.’


아크로는 상실한 위엄을 되찾으려는 듯 뒤늦게나마 목소리를 깔며 말을 이었다.


“고칠 방법이 있으니까 그만하라는 말이었어. 아까 말했잖아. WS의 기술력은 최고라니깐.”

“WS가 이런 것도 치료할 수 있는 겁니까?”


선우는 다리를 고칠 수 있다는 안도감보다도 순수하게 놀라운 마음이 컸다.

아크로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의 과학기술은 일반인의 상식을 넘어선 수준이다.


“아무튼 잘됐네요. 그럼 웨이브가 끝나기만 기다리면 되겠군요.”


어느새 선우의 눈빛에 생기가 감돌았다.

사그라지던 반격의지의 불씨가 다시 지펴졌다.


“자, 그럼 바로 가지.”


아크로의 말에, 선우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그는 순간 잘못 들었나 싶었다. 아니면 아크로가 잘못 말했거나.

그러나 아크로는 벌써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멍 때리는 선우 일행들에게 뒤돌아보며 외쳤다.


“안 가?”

“아, 네. 가요.”


엉겁결에 대선이 선우를 업고는 그의 뒤를 따랐다. 그런 그들을 멀거니 보던 선영이, 마찬가지인 명재에게 말했다.


“뭐냐, 지금 이 상황.”

“몰라요. 하여튼 간에 만약 구라면 칼로 째버릴 거예요. 말리지 마요.”


명재가 서슬 퍼런 선언을 하며 먼저 걸어가자, 선영도 머리를 긁으며 뒤를 따랐다.


그렇게 대선에게 업힌 채 이동하던 아크로와 개발자 개새끼.

선우는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


“근데 서바이벌프로젝트에선 모든 플레이어를 지켜보고 있지 않아요? 매번 활약상도 나오는 거 보면 그런 것 같은데.”

“아, 그걸 생각 못했네요. 그런데 그게 왜요?”


대선이 최대한 목을 뒤로 꺾으며 되물었다.


“아크로 씨요. 아크로 씨를 잡아오라고 했는데 이렇게 동행하는 걸 보면 뭔가 제재를 가하지 않을까요?”


선우는 바로 최근에 그들에게 불려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다시 겪고 싶진 않았다.


“걔네한텐 나 안 보여. WS에서 특수한 칩을 심어놨거든. 뭐, 교란을 시킨 데나.”

“그렇군요.”


그들은 다시 앞만 보며 묵묵히 걸었다. 역시나 입을 닫은 채 땅만 보던 선우가 재차 침묵을 깼다.


“아크로 씨, 근데요.”

“말해.”

“왜 유독 선영 씨한테만 약해요?”

“뭐?”


아크로가 어이가 없다는 듯 펄쩍 뛰었다. 목이 뻣뻣해진 채로 혼잣말을 되풀이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하고 있군. 이제 보니 다리를 다친 게 아니라 머리를 다쳤어.”


아크로가 살짝 불그스레해진 귓불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이를 보며 선우와 대선은 동시에 눈치 챘다.


‘선영 씨한테 마음이 있네. 근데 반응이 왠지...’


“아크로 씨, 연애경험 있어요?”


선우의 물음에, 아크로가 물끄러미 쳐다봤다. 뭔가를 말할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돌리며 입을 꾹 닫아버렸다.


“네?”

“다 왔군.”


아크로가 마침 잘됐다는 듯 대답도 없이 가볍게 달려갔다.


“맞죠?”

“그런 것 같네요. 그나저나 어디에 반할 걸까요?”


선우와 대선이 뒤돌아봤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껄렁대며 걸어오는 선영이 보였다. 욕을 섞어가며 명재에게 면박을 주고 있었다.


“......저런 게 매력일까요?”

“...글쎄요. 저는 잘...”


선우와 대선은 다시 아크로가 향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가 선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자, 얼른 오라고.”


아크로가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수풀을 걷어내자, 웬 SUV 자동차가 떡하니 모습을 드러냈다. 노르비 마을에서 마주하니 왠지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걸로 이동한다고요? 그냥 자동차인데요?”

“자동차? 그게 뭔데. 아무튼 어서 타. 시간이 없어.”


아크로가 운전석 쪽 차문을 열며 말했다.

선우와 대선은 뭔가 이상하지만, 우선 그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대선이 공주님안기를 한 채로 선우를 조수석에 실었다. 안전벨트를 채워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뒤이어 대선을 비롯한 나머지도 뒤에 탑승했다.

리벨과 정훈 역시 천연덕스럽게 동승했다.


“아, 맞다. 웨이브가 끝나기도 전에 사라지면 의심할 텐데...”


선우가 불현 듯 떠오른 것을 아크로에게 말했다.

시동을 걸던 아크로가 짜증스럽게 뇌까렸다.


“거 참, 귀찮네. 그럼 기다려야 돼? 언제까지?”

“......아, 그럴 필요 없겠네요.”

“왜?”

“마침 떴거든요.”


선우는 허공에 뜬 알림을 눈으로 읽었다.

예상대로 웨이브에 실패했다는 내용이었다. 더불어 이번에 선우가 속한 웨이브에는 완수자가 없으며, 그러므로 전체 플레이어가 랭킹점수를 전혀 받지 못한다고 쓰여 있었다.


“음...”


쭉쭉 읽어나가던 선우는 마지막 문구에 눈동자를 고정시켰다.


[첫 웨이브 때 미리 공지해드렸던 특별 이벤트가 3일 후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파티점수를 합산, 선별하여 파티랭킹 10위 안의 팀들에게 개별알림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선우는 코웃음을 쳤다.


“하여간 얘네들은 알림을 보낼 때만 친절하다니깐.”

“간다.”


그와 동시에 아크로가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았다.

강렬한 엔진소리와 함께 전면시야가 어그러졌다.

무심코 전경을 바라보던 선우는 점차 속이 울렁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눈앞이 물결이 치는가 싶다가도 어느새 소용돌이를 치는 등 정신이 없었다. 그의 동공이 빙빙 돌았다.


“욱... 어, 언제쯤 도착해요?”


선우가 입가에 침을 닦으며 물었다.


“언제 도착하냐니. 이미 왔는데.”


‘도착이라고? 벌써?’


아크로의 말에, 선우는 반신반의하며 앞을 바라봤다.

쨍한 햇볕 아래로, 넓게 펼쳐진 사탕수수 밭이 선우를 맞이하고 있었다.


드르륵-


돌연 뒷좌석 차문이 거칠게 열렸다. 선우가 뒤를 돌아보자, 피부가 새하얀 외국인들이 일행들에게 기관총을 겨누고 있었다.

이어서 조수석 차문도 벌컥 열렸다.

동남아계열로 보이는 남자 둘이 권총을 들이밀며 외쳤다.


“#$#^#$!”

“얘네 지금 뭐라는 거예요?”


선우가 눈은 그들에게 고정한 채로 아크로에게 물었다.


“몰라, 기다려 봐.”


아크로는 글러브박스를 열어, 무선 이어폰을 꺼내더니 귀에다 꼈다. 왼쪽 이어폰에는 얇은 마이크도 달려있었다. 그가 마이크 끝부분을 톡톡 치며 말했다.


“아, 아. 들리나?”

“@#@@#.”

“뭐? 신분확인 좀 하자고?”

“!@#.”

“기다려 봐. ...잠깐만. 당신, 저번에 나랑 같이 밥도 먹었잖아. 기억 안 나?”

“......”


외국인은 그제야 떠오른 듯 입을 크게 벌리며 총을 내렸다. 이어서 동료들을 향해 눈짓을 보냈다. 다들 몇 발짝 물러나며 총구를 돌렸다.


“어이가 없군그래. 그럼 내리지.”


아크로가 차문을 열고 내렸다.


대선에게 업힌 채로 외국인을 따라가는 선우.

영문을 모르겠는 그는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렇게 30분여를 걷고 나서야 드디어 외국인이 멈춰 섰다. 그는 주위를 한 번 훑고는 쪼그려 앉았다. 윤기가 흐르는 돌멩이 하나를 집어 들었다.


덜컹

위이잉-


그러자 그의 옆으로 땅이 열렸다. 흙과 돌멩이가 우수수 떨어지는 그곳엔, 이곳 풍경과 안 어울리게도 깔끔한 대리석 계단이 지하로 향해있었다.


대략 4층 정도를 내려갔을까.

넓게 트인 사무공간이 드러났다.

선우는 WS그룹 한국지사에 첫 방문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곳과 분위기나 구조가 여간 비슷한 게 아니었다.

다들 뭐가 그리 바쁜지 경보하듯 걸어 다녔고, 책상 위에 쌓인 서류뭉치 옆에서 수화기를 붙들고 열정적으로 통화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선우 일행을 흘겨봤다. 낯선 이의 등장에 경계하는 듯 했다.


‘날 못 알아보네. 한국지사 때는 환대받았었는데. 지금은 완전 찬밥이군.’


그때, 갑자기 한 백인이 그들의 앞을 막아섰다.

진한 이목구비와 정돈된 수염이 멋들어진 남성이었다.

그는 도넛을 크게 한입 베어 물며 뭐라고 말했다.


“&*%^^&......”


외국어라 선우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뉘앙스는 단번에 캐치할 수 있었다.


‘우릴 무시하는 것 같은데.’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아크로가 넌지시 통역을 해줬다.


“이 자식이 당신들 누구냐는군. 동료를 구해 오랬더니, 웬 어중이떠중이를 데려왔냐는데? 특히 선우, 당신은 애새끼도 아닌데 왜 업혀있냐고 묻고 있어.”

“그러는 이 사람은 누군데요?

“플레이어이자 수잔나 같은 놈이지. 뭐, 평균 랭킹이 5위정도 된다고는 하는데, 별 볼일 없는 녀석이야. 그런데 여기 직원들은 이 자를 ‘리처드. 오, 리처드’하면서 설설 기더군. 어찌나 어처구니가 없던지. 조만간 내 부하로 만들 계획이야.”

“...같은 직원을 시체로 만들 생각이에요?”


아크로는 어깨를 으쓱거리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 ####!”


리처드란 남자가 신난 듯이 말을 내뱉으며 웃어댔다.

그의 표정만 봐도 지금 조롱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신, 주먹은 쥘 줄 아냐고 묻네?”

“......이렇게 전해주세요. 직접 시험해보겠냐고.”

“싸울 생각인가? 괜찮겠어?”


아크로가 선우의 다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선우는 씩 웃으며 답했다.


“항상 첫인상이 중요한 법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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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16. WS (2) 19.07.08 510 16 12쪽
» 16. WS (1) 19.07.06 538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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