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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랭킹을 씹어먹는 지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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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재작
작품등록일 :
2019.04.09 16:10
최근연재일 :
2019.08.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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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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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3. 그날이후 (2)

DUMMY

똑, 똑, 똑


긴장한 얼굴로 마주 댄 손가락을 응시하던 선우는 화들짝 놀라며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국왕이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의 뒤로 도열해있는 기사단도 고개를 빼꼼 내밀고 선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괜찮아?”


선우가 창문을 내리자, 국왕이 차창에 몸을 기댔다.


“응, 별일 없어. 신경 쓰지 마.”

“흐음...”


국왕은 선우의 말이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은 모양이다. 입술을 쭉 내민 채로 선우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


“뭐, 그렇다면야 그런 거겠지만. 내 제안은 생각해봤어?”


국왕이 굳이 선우를 뒤따라 온 진짜 이유를 꺼냈다.

그는 선우에게 제르비아의 제1기사단장을 제안했다.

원래는 국왕직속기사단장으로 초대하려 했으나, 대신들의 극구 반대에 밀려 일단은 제1기사단장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어차피 추후에 은근슬쩍 인사이동을 하면 되니까.


‘대신들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고.’


국왕은 대신들이 반대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갔다. 국왕직속기사단장은 국왕 곁에 항상 붙어 있는 자리다. 즉, 국가최대권력의 옆에서 국가의 대소사에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소리다. 그야말로 재상에 필적하는 직책이 아닐 수가 없다.

그리고 제르비아는 선우처럼 이방인을 재상으로 들였다가 나라를 말아먹을 뻔했다. 그렇기에 대신들은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예전 일 때문에 선우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는 신하들 몇몇이 남아있는 것도 한몫했다.


국왕이 손가락으로 차문을 톡톡 쳤다. 대답이 없는 선우가 입을 열기를 끈질기게 기다렸다. 그만큼 그는 선우가 필요했다. 그의 능력과 의지, 그리고 마음이 갖고 싶었다.


이윽고 선우가 입을 열었다.


“오늘은 그냥 인사차 온 거였어. 조금만 더 시간을 줘.”


선우가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에 국왕은 아쉬운 듯 뾰로통해졌다. 그러다 한숨을 얕게 쉬고는 말문을 열었다.


“알았어... 대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다?”

“그래. 조만간 다시 올게.”


선우는 차문에 얹은 그의 손을 부드럽게 툭툭 치고는 차의 시동을 걸었다. 계기판의 좌표를 그의 세계로 가도록 조정했다.


“그럼.”


그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엑셀을 강하게 밟았다.


‘스킬은... 조금 이따가 써보지, 뭐.’


/


턱-


선우가 이세계 이동장치에서 내릴 때쯤, 때마침 연구소장도 이동장치 탑승장으로 들어섰다. 이동장치가 복귀했다는 신호를 보고 온 모양이다.


“생각보다 금방 오셨군요.”

“스킬을 쓰는 자가 있다는 게 진짭니까?”


선우는 인사도 생략하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의 머릿속엔 스킬에 대한 생각뿐이다.


“안 그래도 말씀드리려했는데 가버리셔서... 사실입니다. 정확히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얼마 전에 저희 쪽으로 제보도 들어왔고요. 아직 진위여부는 파악하지 못했어요. 제보자가 갑자기 잠적했거든요.”

“잠적? 연락이 안 된다는 소립니까? 추적 안 해보셨어요?”

“네, 이메일도 아니고 편지로 보내는 바람에. 발신인의 주소를 조사해보니 재건축 공사를 하다가 중단된 곳이더군요. 그냥 공사장이었어요.”

“흠... 혹시 또 정보가 들어오면 저한테도 알려주실 수 있어요?”

“아, 그건 곤란하겠는데요.”


연구소장이 안경을 치켜세우며 단호히 거부했다.

당연히 수락할 줄 알았던지라, 선우는 입을 헤- 벌린 채 그를 쳐다만 봤다.

연구소장은 냉철한 눈으로 선우를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저희 WS 한국지사장으로 다시 들어오신다면 모를까.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그 자리가 싫다면 원하는 자리에 배속시켜드릴 수도 있습니다. WS는 지금 인재난에 시달리고 있어요. 1년 전 전투 때 많은 인원이 죽거나 재기불능이 됐어요. 게다가 차기 회장님이... 아, 이건 오프더레코드로 해주시죠.”


선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리처드 씨가 워낙 안하무인이라 여러모로 곤란합니다. 모든 사안을 제멋대로 결정을 내리는데, 그 결정이 참... 아무튼 현재 WS에는 리처드의 독주를 억제할 사람이 필요해요.”

“...그게 저라고요?”


선우는 자못 놀랐다. 모든 능력이 사라진 그다. 가진 것이라곤 도마뱀꼬리와 별다를 게 없는, 무한회복이 가능한 신체가 다다.


“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선우 씨라면 반드시.”


연구소장이 눈에 힘을 주며 말했다. 그의 신뢰감이 여실히 전해졌다. 그래서 선우는 어깨가 으쓱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부담이었다. WS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소리였으니까.


“봉급은 서바이벌프로젝트 때가 떠오를 만큼 드리겠습니다. 이건 이미 윗선에서도 허가한 사안입니다. 물론 리처드 회장님은 제외지만.”

“서바이벌프로젝트 때라면... 며칠 만에 억 단위로 벌었었는데. 그럼 달마다 수십억씩 준다는 말씀인가요?”


선우의 눈이 근래 들어, 보기 드물 만큼 밝게 빛났다.

연구소장은 갑자기 사래가 걸렸는지 심한 헛기침을 했다. 그러느라 안경도 코끝까지 내려왔다.


“켁, 켁... 음, 아, 그, 월급이 수십억... 흠... 일단 건의는 해보겠습니다.”

“농담이에요, 농담. 아무튼 연구소장님의 제의도 생각해볼게요. 시간을 좀 주세요.”

“‘제의도’라면... 다른 곳에서도 스카우트가 들어오신 겁니까?”


연구소장이 거칠게 앞머리를 뒤로 넘기며 라이벌세력을 견제했다.


“네, 제르비아에서.”

“거긴 얼마 준답니까?”

“그건 안 물어봤는데, 그래도 기사단장이면 웬만큼은 주지 않겠어요?”

“기사단장... 그쪽에서 금액을 제시하면 저에게도 꼭 알려주세요. 아셨죠?”


연구소장이 눈도장을 찍으며 재차 확인했다.


“네, 알겠-”


띠링-


선우가 대답하려는 찰나, 주머니에서 핸드폰 알림이 울렸다. 그는 연구소장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고,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메신저알림이었다. ‘개발자개새끼’ 들의 단톡방에서 명재가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 찾았어요

- 저번에 고기집에서

- 제가 말한 사람


‘저번? ......스킬?!’


선우는 양손으로 스마트 폰을 고쳐 잡고 메시지를 보냈다.


- 스킬 쓰는 사람?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숫자가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뒤이어 명재의 답이 돌아왔다.


- 네

- 제가 진짜라고 했잖아요!

- 증명하느라고 온 사방을 다 뒤졌네

- 근데 놀라운 게 뭔지 아세요?

- 그 당사자가 바로 우리학교 학생이라는 거


‘명재네 학교라고?!’


선우가 눈을 부릅뜨며 곧바로 답했다.


- 그 사람 지금 어디 있어?


이번엔 대답이 금방 돌아오지 않았다. 선우는 초조한 손길로 메신저 화면을 연신 올렸다가 내렸다. 이윽고 답이 왔다.


- 의외로 급하시네요 형님

- 걔네 반 애들한테 물어보니까

- 오늘 일이 있어서 조퇴 했데요

- 지방간다고 했다던데요

- 고속열차타고

- 아마 지금쯤 열차 타러 가고 있을 걸요?


선우는 명재에게 어떤 열차인지, 몇 시차인지, 그리고 그의 인상착의까지 보내달라고 한 후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선우 씨, 어디가세요? 금액 알려주는 거 잊지 마세요!”


선우는 뒤로 들리는 연구소장의 말도 무시한 채 곧장 달려갔다.


/


후끈한 바람이 선우의 앞머리를 훑고 지나갔다.

명재가 말한, 그가 탄다는 고속열차가 열차플랫폼에 들어섰다.


‘투블럭 머리에, 명재네 교복을 입고 있고, 뿔테안경을 쓴 학생. 그리고 왼쪽눈썹 바로 위에 큰 점이 있다.’


선우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열차에 탑승했다.

그가 탄 차량은 7호차.

예전 서바이벌프로젝트가 시작된 차량과 같은 호차였다. 신기한 것은 서바이벌프로젝트가 시작된 열차회사와 동일한 열차회사이기도 했다.


‘우연치곤 너무 딱 들어맞네. 옛날 생각나게. 그때 내가 어디 앉았더라...’


순간 감회에 젖은 선우. 그의 눈길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던 그 좌석을 찾아 헤맸다.


‘그러고 보니 그이후로 열차는 처음이군.’


회상에 잠긴 눈빛으로 걸어가던 선우는 자신이 앉았었던 좌석을 발견했다. 자리에 누군가 앉아있었다. 둥그스름한 뒤통수가 좌석위로 솟아있다.

그는 어차피 다 둘러봐야하니, 그곳을 지나기로 했다.

‘서바이벌프로젝트가 시작할 때도 나는 앞사람 뒤통수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땐 여자였고. 갑자기 관절이 꺾이고 머리도 쇠고. 아, 시뻘건 눈이 백미였지. 오줌도 지렸었던 것 같은데.’


선우는 옛 생각을 하며 혼자 웃었다. 그리고는 이내 그가 앉았던 자리를 스쳐지나갔다.


“어?”


그저 잠깐 훑은 것이었다. 아무런 호기심도 없고, 뭔가 있으리라고는 기대도 않았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앉아있는 승객을 흘끗 쳐다봤을 뿐이다.


그런데 신이 도운 것인지, 그 자리에 명재가 말한 학생이 앉아있었다.


선우가 작게 탄성을 내지르며 쳐다보자, 학생도 선우를 마주봤다. 왠지 불량기가 다분해 보이는 남학생이었다.


“너, 김명훈 맞지?”


선우가 좌석에 팔을 기대며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데요? 누구세요?”


그의 쌀쌀맞은 물음에, 선우는 양옆을 살핀 후 고개를 가만히 숙였다.


“네가 스킬을 쓸 수 있다고?”

“!”


명훈이 눈꺼풀을 활짝 열었다. 어떻게 알았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진짜야?”


선우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물었다. 거짓말 따윈 하지 말라는 듯 명훈의 왼눈과 오른 눈을 번갈아 응시했다.


“......맞으면요? 어떡하시게요.”


명훈이 경계의 눈초리로 쳐다봤다.


“진짜라는 소리네. 어떤 스킬이지? 좀 보여줄 수 있어?”

“싫은데요. 그리고 아무 때나 못써요.”

“...”


선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명훈의 옆자리로 비집고 들어가 앉았다. 명훈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그럼 언제 쓸 수 있는데?”


선우가 인내심을 가다듬으며 물었다.


“기가 모였을 때요.”

“아아, 그래?”


이때부터 선우는 뭔가 신빙성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래, 검기 같은 기(氣)를 말하는 거겠지. 나도 검기를 썼었으니까. 게다가 스킬사용에 있어서 그런 걸림돌도 충분히 있을 수도 있고. 나도 있었어.’


“나도 한때 스킬을 썼었어. 플레이어였지.”

“알아요. 미완의 지배술사였던 거. 듣던 것보단 괜찮게 생기셨네요.”


‘듣던 것보단?’


선우는 화를 꾹 누르며 말을 이었다.


“한 번 보여줄래? 내가 알기론 모든 스킬은 사라졌거든.”

“그것도 알아요. 형이 직접 하셨다면서요. 명재가 얘기하는 거 들었어요.”

“그래?”

“근데 완벽히 처리하진 못했나 봐요. 제가 쓸 수 있는 걸 보면. 게다가 저는 원래 플레이어가 아니에요. 1년 전부터 갑자기 쓸 수 있게 된 거죠.”

“1년 전? 1년 전이라면...”


선우의 동공이 천천히 옆으로 움직였다.


‘내가 데메우드의 쇠구슬을 부쉈을 즈음이다. 그럼 모두의 스킬이 없어지던 날, 이 아이한테는 반대로 스킬이 생겼다고?’


선우는 놀란 눈으로 다시 명훈을 바라봤다.

그런데 명훈이 자리에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짐칸에서 가방을 빼고 있었다.


“뭐야. 어디가?”

“형 때문에 여행 망쳤어요. 열차타고 혼자 멀리 떠나려고 했는데... 갈래요.”


명훈은 뒤도 안돌아보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당황한 선우는 뭐 저런 놈이 다 있나 싶었다.


‘아주 제멋대로네.’


멍하니 멀어지는 그를 보던 선우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니지. 확인을 해야 돼. 진짜 스킬을 쓸 수 있는지.’


선우도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뒤따라갔다.

마침 열차에선 곧 모든 출입문이 닫힌다는 방송이 울려 퍼졌다.

마음이 급해진 선우는 얼른 뛰어갔다. 옆 칸으로 이어지는 자동문을 나서자, 열차 밖으로 발을 내딛는 명훈의 뒷모습이 보였다.


“야-”


치이익-


그런데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문이 굳게 닫혔다.


쾅, 쾅!


“저기요. 잠시 문 좀 열어주세요.”


선우는 유리창너머 플랫폼 한가운데에서 멈춰선 명훈을 보며 문을 세게 두들겼다. 명훈은 어디로 갈지 고민 중인 듯 가만히 서있었다.


“문 좀 잠시만 열어주세요!”


그러나 열차승무원은 보이질 않았다. 스피커에서 곧 출발한다는 안내음성만 나왔다.


“저기요!”


선우가 힘껏 소리를 지르는 순간, 옆에 있던 화장실에서 한 열차승무원이 나왔다. 선우는 곧바로 그에게 급한 일이 있으니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했다. 열차승무원은 곤란해 하다가, 마지못해 무전을 보내 문을 열어줬다.


“고맙습니다.”


선우는 짧게 감사인사를 건네고 열차를 나섰다.

그런데 명훈이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연기처럼 사라진 것이다.

선우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플랫폼 구석구석을 훑었음에도 그는 보이질 않았다.


‘그 짧은 사이에 사라졌다고?’


열차플랫폼은 무척 길었다.

심지어 그가 있는 곳은 플랫폼의 중간지점.

아무리 전력질주를 한다고 해도 금방 모습을 감출 수는 없었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도 꽤나 멀찍이 떨어져있었다.


‘설마...’


그때, 선우의 뇌리에 한 가지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지나갔다.


‘만약 스킬을 쓴 것이라면? 그럼 가능하다.’


이내 선우의 시선이 저 멀리 보이는 햇빛으로 향했다.

열차가 레일을 따라 길을 나서는 곳이자, 바깥으로 뻥 뚫린 곳이었다.


선우는 지체하지 않고, 죽어라 달렸다.

직감이 바깥으로 나가면 뭔가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플랫폼의 끝에 도달한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바깥을 들여다봤다.


그의 눈앞엔 휑한 부지뿐이다. 그나마 움직이는 것이라곤 황량한 땅위를 가로지르는 새의 그림자가 다다.


‘그림자... 새?’


선우는 날렵한 몸놀림으로 못 나가도록 막아놓은 철창을 훌쩍 뛰어넘었다. 좀 더 잘 보이는 곳으로 뛰어간 다음, 위를 올려다봤다.


푸르고도 광활한 하늘에 무언가가 날아가고 있었다.

거리가 꽤나 멀어서 정확한 형체는 보이질 않았다.

새 같기도 하고, 어딘지...


‘사람 같기도 하고.’


선우는 점점 더 멀어지는 검은 형체를 멍하니 바라만 봤다. 검은 형체는 더욱더 날아올라 구름 뒤로 사라졌다.


‘결국 확인은 못했군.’


선우는 축 처진 채로 터덜터덜 걸어와 플랫폼의 의자에 털썩 앉았다.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숨을 길게 쉬었다.


‘근데 난 왜 이렇게까지 확인하려했던 걸까? 뭘 위해서?’


의구심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애써 외면했던 의구심이었다.


‘김선우. 정신 차려. 이제 와서 다시 되돌리고 싶기라도 한 거야? 후련한 마음으로 쇠구슬도 부쉈으면서?’


선우는 자책하며 허탈하게 웃었다. 나중엔 고개까지 뒤로 젖혀가며 키득키득 웃었다. 왠지 이렇게 질척대는 자신이 우스웠다.


“좋아. 한번 시험해보고 훌훌 털자. 나도 현실을 살아야지. 언제까지고 질척댈 순 없어.”


그는 조용한 플랫폼에서 홀로 말했다.

그리고는 가만히 손을 들어 중지와 엄지를 맞댔다.


‘저기, 앞에 서있는 남자를 지배하는데 성공하면 나는 다시 미완의 지배술사다. 그렇게 되면 나는 데메우드의 말마따나 영광과 부, 그리고 강력한 힘을 얻게 되겠지. 어쩌면... 아주 어쩌면 데메우드처럼 될지도 모르고.’


사실 선우에겐 남모를 비밀이 있었다.

그는 데메우드의 목을 손수 그었지만, 데메우드의 혀에 휘둘리고 있었다. 데메우드가 했던 제안이 이따금씩 머릿속을 맴돌았다. 한번 사는 인생, 그렇게 역사에 남는 인물로 살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었다. 그것도 수많은 이세계에 이름이 남기는 인물. 무릇 누구나 혹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동료들에겐 소홀해지겠지. 뿐만 아니라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도 일일이 챙기긴 힘들 거고. 사실 지금 상태로 사는 것도 좋아. 마음 맞는 사람들과 소소하게 술 한잔하는 기쁨도 크지. 게다가 여러 좋은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들어왔고. 그 정도면 충분할 만큼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어.’


지금 선우는 서바이벌프로젝트에 이어, 두 번째 인생의 기로 앞에 서있었다. 현재 그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느냐에 따라, 앞으로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될 터다.


‘어느 쪽이든 그 길을 간다.’


선우는 다짐하며, 허름한 양복에 서류가방을 들고 있는 남자를 골똘히 바라봤다. 심호흡을 하며 숫자를 셌다.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하나, 둘... 셋.”


딱!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재작입니다.

우선 끝까지 읽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이 작품은 저에겐 아쉬우면서도 조금이나마 발전했다는 느낌도 받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도 작게 나마 즐거움을 드렸다면 좋겠네요.

아무튼 다시 한번 ‘랭킹을 씹어먹는 지배술사’를 봐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조회수, 댓글, 추천수 하나하나가 무척 힘이 되고 즐거웠습니다. 더 나은 작품으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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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22. 선택 (2) +1 19.08.09 410 8 13쪽
92 22. 선택 (1) 19.08.07 417 11 12쪽
91 21. 7차 웨이브 (6) +1 19.08.06 414 9 13쪽
90 21. 7차 웨이브 (5) 19.08.05 403 10 14쪽
89 21. 7차 웨이브 (4) +1 19.08.03 410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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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21. 7차 웨이브 (2) +1 19.07.31 441 9 12쪽
86 21. 7차 웨이브 (1) 19.07.29 439 10 12쪽
85 20. 검귀 (4) 19.07.27 440 12 13쪽
84 20. 검귀 (3) 19.07.26 436 12 14쪽
83 20. 검귀 (2) +2 19.07.24 468 15 12쪽
82 20. 검귀 (1) 19.07.23 463 13 13쪽
81 19. 대선 (1) 19.07.22 485 14 13쪽
80 18. 페드로 (3) 19.07.20 516 15 12쪽
79 18. 페드로 (2) 19.07.19 509 13 12쪽
78 18. 페드로 (1) 19.07.17 518 12 13쪽
77 17. 분열 (3) 19.07.16 488 13 13쪽
76 17. 분열 (2) +1 19.07.15 506 15 12쪽
75 17. 분열 (1) 19.07.13 486 17 14쪽
74 16. WS (5) +1 19.07.12 528 15 14쪽
73 16. WS (4) 19.07.10 519 17 12쪽
72 16. WS (3) 19.07.09 501 16 12쪽
71 16. WS (2) 19.07.08 510 16 12쪽
70 16. WS (1) 19.07.06 537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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