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드래곤(1부)-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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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19.04.0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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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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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3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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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4)

DUMMY

늑대무리는 금세 정리가 되었다. 그제야 아이들은 한곳에 모였고 맞은 편에 열명의 어른들이 서 있었다.

두 마리의 말과 수레 하나가 있는 일행. 사방이 막여 있는 수레안은 알 수 없었기에 이들이 무슨 일행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각자 입고 있는 갑옷과 무기로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이런 산골에 아이들과 아기들만이 핏빛 늑대에 쫒기다니 이상한 일이구나. 어른들은?”

일행의 리더로 보이는 어른의 말에 세르딕이 천천히 걸어 앞으로 나갔다. 자연스레 그의 옆에 샤들이 부축을 해 주고 있었다.

“후, 없습니다.”

“보호자 없이 아이들 뿐이라. 이상하군.”

눈빛이 변했다. 그것을 아는 것은 세르딕뿐이었다. 리더만이 아닌 모두의 눈빛이 변한 것으로 세르딕은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이 사람들의 정체를.

“도망친 것입니다.”

“도망?”

“예.”

“그럼 갈곳은?”

“없습니다.”

“그래.”그들의 시선이 변했다. 각자 아이들을 바라보는 그 시선은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위아래로 훓어보면서 살펴보는 느낌이었다.

“검은 무엇이지?”

말과 함께 경계의 자세를 취하려는 게스틀보다 빠르게 세르딕이 움직였다.

“일하던 곳에서 가지고 도망나온 것입니다. 혹시 어디로 가시는지 물어보아도 되겠습니까?”

“센드로야다.”

“그러시군요. 폐가 되지 않는다면 저희도 함께 가면 안되겠습니까?”

힘겨워하는 세르딕의 말에 리더의 시선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검에 머물렀다.

“대가는 이 검으로 안되겠습니까?”

건네받은 검을 잠시 살펴보던 리더는 고개를 까닥 하는 것으로 긍정의 뜻을 표했다.

“감사합니다.”

아이들은 수레를 향해 걸었다.

‘끼익.’

귀에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일행 중 하나가 수레의 문을 열어주었다. 수레안에는 다른 아이들도 있었다. 밖에서 보았을 때는 꽤나 큰 수레였지만 5명의 아이들이 있는 공간은 그리 크지 않아 보였다. 아마도 칸이 나뉘어 있는 것 같았다.

수레에 오르는 세르딕을 따라 아이들도 뒤를 따라 올랐다.

“잠깐.”

일행 중 하나가 개스틀의 앞을 막았다. 눈이 마주치자 그는 게스틀이 차고 있는 검을 바라보았다. 잠시 가만히 있던 게스틀은 자신의 검을 풀어 그에게 건네 주었다. 모든 아이들이 타고 나서 다시 두통의 물이 아이들에게 건네졌다.

“갈길이 머니까 아껴서 마셔라.”

수레의 문이 닫히고 나서 리더의 말에 따라 일행은 다시 움직였고 먼저 수레에 타고 있던 아이들은 경계의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괜찮아?”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은 게스틀 뿐이었다. 가르와 샤들은 아직도 힘겨워 하는 세르딕을 걱정할 뿐이었다.

“괜찮아. 조금 쉬면 괜찮을 거야. 그때까지 부탁할게.”

시선을 돌리지 않는 게스틀의 어깨를 잡으면서 세르딕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 잠을 청하는 그의 옆에서 제이린은 손을 잡아줄 뿐이었다.


고요한 숨소리. 자그마하게 움직이는 세르딕에게 모든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게스틀을 제외한 수레에 있는 모든 아이들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게스틀은 먼저 수레에 있던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의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찢어진 옷을 입고 한번도 머리를 자르지 않은 것 같은 아이도 있었지만 먼지가 조금 끼어 있기는 하지만 꽤나 비싸 보이는 옷을 입고 있는 아이도 있었다. 단 하나 같은 것은 아이들의 손이었다.

자신의 앞에 양손으로 빵을 들고 있는 아이들은 그것을 혹여나 빼앗기지 않기 위한 것처럼 꽉쥐고 있었다. 각자 한통씩 가지고 있는 물은 옆구리에 낀 채로 그들의 시선은 명확하게 일행을 향해 있었다.

그 호기심과 두려움이 섞인 눈빛을 신경쓰는 것은 게스틀 뿐이었다. 세르딕의 옆에서 제이린은 양손을 모은 채 안절부절할 뿐이었다. 회복마법을 사용하려 했지만 세르딕이 그러지 말라고 했기에 그저 초조할 뿐이었다.

‘덜컹.’

아무래도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것인지 수레가 위 아래로 크게 움직이자 세르딕이 눈을 떴다.

“음.”

약간 찡그린 얼굴. 아무래도 수레에 가해진 충격 때문에 등의 상처가 조금 아파온 것 같았다.

“괜찮아?”

자신을 바라보는 세 아이들의 시선에 그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괜찮아.”

그의 미소에도 걱정하는 아이들이었지만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하루의 노숙에 지친 몸에 갑작스러운 핏빛늑대의 습격. 큰 상처를 입은 세르딕에 대한 걱정으로 계속해서 몸도 마음도 지쳐 있던 아이들은 세르딕이 깨어나 괜찮아 보이는 모습에 긴장이 풀린 것인지 모두 잠이 들었다.

“이상해.”

그렇게 아이들이 잠들자 게스틀이 옆으로 다가와 자그마하게 입을 열었다.

“뭐가?”

“무기를 든 성인들이 수레 하나를 둘러싸고 움직이는 경우는 몇 가지 생각나지 않아. 수레에 탄 누군가를 호위하거나 수레에 있는 물건으로 무역을 하는 경우. 하지만 지금 이곳의 누구도 호위 대상이라고 생각이 드는 아이는 없어. 그렇다면 수레의 반을 채운 이 아이들은 무슨 의미지?”

“글세. 나도 모르지.”

“너도 모르는 것이 있나?”

“나도 이렇게 멀리 나오는 건 처음이야.”

아이들에게 세상은 그리 크지 않았다. 보육원이 있던 산골마을과 그 뒤에 있는 산, 제일 가까웠던 마을. 거기까지가 거의 다였다.

대부분의 물품은 누군가가 수레에 싫어 가지고 왔었고 그 외의 일은 선생님들이 해결해 주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나와본 최고 먼 곳은 제일 가까운 마을이 전부인 것은 세르딕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건 마치······.”

자신의 짐작을 이야기하려는 게스틀이었지만 세르딕이 그의 어깨를 잡고 조용히 해줄 것을 요구했다.

“쉿.”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 구나.”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지금은 이게 더 좋을 수도 있어.”

세르딕의 말에 게스틀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말 없이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알았다.”

둘 사이의 대화가 끝나고 수레안에는 어떠한 말도 없었다.

이런 곳에 있을 수 없는 핏빛 늑대와 수레에 물건처럼 실려 있는 아이들. 분명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얼마전부터 자신은 아버지를 따라 밖을 나왔었다. 하지만 지금의 이 상황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아무리 생각을 해도 알 길은 없었다. 가능성은 하나였다.

1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사내가 보육원을 물려 받고 세상에 대해 알 수 있는 길이 다 막힌 그 기간동안에 무언가가 변한 것이다. 그것밖에는 설명되는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위험하다. 자신의 계획은 자신이 아는 범위내에서 세운 것이다. 자신이 아는 것과 세상이 달라졌다면 모든 것은 의미가 없었다.

지금의 최선은 이대로 센드로야까지 가는 것이다. 생각을 정리한 세르딕은 다시 눈을 감았다. 일정한 말발굽소리와 수레의 바퀴 구르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그대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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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 5화 세상 속에서 함께 걷다.(4) 21.03.01 15 0 8쪽
29 제 5화 세상 속에서 함께 걷다.(3) 20.08.10 16 0 10쪽
28 제 5화 세상 속에서 함께 걷다.(2) 20.08.10 14 0 11쪽
27 제 5화 세상 속에서 함께 걷다.(1) 19.12.02 26 0 8쪽
26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6) 19.12.02 16 0 9쪽
25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5) 19.10.21 45 0 12쪽
24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4) 19.10.21 42 0 10쪽
23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3) 19.09.24 31 0 9쪽
22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2) 19.09.24 44 0 8쪽
21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1) 19.09.09 36 0 8쪽
20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6) 19.09.09 50 0 7쪽
19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5) 19.08.30 41 0 8쪽
18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4) 19.08.27 52 0 9쪽
17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3) 19.08.21 51 0 7쪽
16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2) 19.08.20 56 0 8쪽
15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1) 19.08.06 76 1 7쪽
14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5) 19.07.30 60 1 9쪽
»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4) 19.07.30 62 1 7쪽
12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3) 19.07.30 68 1 7쪽
11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2) 19.07.14 83 1 11쪽
10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1) 19.07.08 99 1 7쪽
9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8) 19.07.08 130 1 8쪽
8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7) 19.07.02 98 1 10쪽
7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6) 19.07.02 92 1 8쪽
6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5) 19.07.01 125 1 10쪽
5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4) 19.06.28 134 1 8쪽
4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3) 19.06.27 150 1 8쪽
3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2) 19.06.27 192 1 8쪽
2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1) 19.04.09 351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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