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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눈을 바라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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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해피치로갈
작품등록일 :
2019.04.13 14:21
최근연재일 :
2019.09.20 08:52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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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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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같아?

언젠가 이런 상상을 해봤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사람의 눈을 보고 '날 좀 좋아해주세요'라고 소원을 빌면 바로 이루어진다는 그런 상상. 그 열망이 만든 소설입니다.




DUMMY

[ 유리가 왜요...? ]


이 남자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가 보다.

지금 저 여자의 존재 그 자체로도 수많은 여자들이 시도도 못 해보고 포기하는 불상사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그녀의 시누이표 철벽 수비에 시작해보려던 여인네들이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을 거다.


그가 아직도 혼자인 이유는 일이니 뭐니 이런 고상한 이유가 아니라 조유리 때문인 거다.

그걸 알아야 연애 공백기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 잘 들어보세요. ]


난 애정 있는 오빠에게 연애에 대하여 강의를 해주려 한다. 나랑 이어지지 않는다 해도 꼭 이뤄야할 사명과도 같았다.

신이 나에게 그를 보낸 것은 그를 더 좋은 남자로 만들라는 지시인 거다. 그래야 이 세상에 더 좋은 사람이 많아질 거 아니겠다.



[ 그 날 카페에서. 팀장님이 조유리랑 오셨죠? 거기서부터 여자들은 고개를 갸웃합니다. 이 남자가 왜 나랑 같이 안 오고 저 여자랑 같이 온 거지? ]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보다 더 공감할 수 없을 거다. 나랑 여사친과의 만남을 주선한다면 거처의 위치와 상관없이 무조건 나를 데리러 왔어야 한다.

여기서 여사친과 같이 나타난 순간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는 거다.



[ 유리랑은... 같은 동네라 우연히 만나서... ]


그러니깐 조유리가 불여우인 거라고 말하고 싶다.

뭐 자기 입장에선 우연히 만나 행운이라 생각하고 탔을 거지만, 이거 여자친구 입장에선 작업으로 보일 뿐이다.

원래 치정문제는 곧이곧대로 안 보게 되는 거다.



[ 아니요. 팀장님은 그러기 전에 먼저 저에게 같이 가자고 말하셔야 했어요. 그 다음. ]


경영학과 발표에서처럼 피피티라도 만들고 싶다.

내 그 때는 발표에 벌벌 떨며 기피했지만 이제 보니 나도 이런 가르침에는 소질이 있는 거 같다.



[ 다음이요? ]

[ 네. 다음. 팀장님이 조유리의 음료를 주문해 온 건 그러려니 하겠어요. 안 해주면 분위기 싸해지니깐. 근데! 너무 오냐오냐 다 해줬다는 거죠! ]


무슨 아기새를 보살피는 어미새인 줄 알았다. 부탁하면 부탁하는 대로 다 해주고 있었다.

반면 그 앞에 있는 나는 보살핌은커녕 관심조차 끌지 못 했다.


이거 여자들이 가장 어이없어 하는 일이다. 앞으로 주의 좀 하셨으면 좋겠다.

부디 나와 같은 제 2의 병풍은 나오지 않길 바라며 그를 깨우친다.



[ 전 그냥 평소 하던대로... ]

[ 그러니깐요! 평소에 얼마나 저 남자가 잘 해줬으면! 여자들은 딱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이거 고치셔야 합니다. ]


이래서 그 사람을 알려면 주위 사람들을 만나봐야 한다는 거다. 아무리 연기를 한다 해도 평소 습관이 묻어나오게 되는 거다.

내가 조유리를 안 만나봤으면 평소에 그가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그녀를 돌봤는지 몰랐을 거다.

이것도 신의 계획이시라면 감사하겠다.



[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몰랐어요... 미안해요... ]


팀장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려고 하는 수업이 아니다.

내가 그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이번 기회를 계기로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실수를 바로잡아 더 좋은 남자로 거듭나는 거다.



[ 만약 팀장님앞에 썸녀가 자기 남사친 차를 타고 둘이서 다정하게 서로를 챙겨준다면 기분이 좋으신가요. ]


내가 기분 나쁜 건 다른 사람도 싫어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건 상식이다.

저런 천인공노할 일에 격분하지 않을 인간이 있다면 나의 부족한 지식에 대해 팀장님께 무릎 꿇고 사죄하겠다. 그건 선생의 자질이 부족했던 거다.



[ 죽여야죠. ]


그러면서 왠지 팀장님이 나를 노려보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내가 그런 반역죄를 저지른 사람이라 말하는 거 같았다.



‘ 내가 그런 짓을 했다고?! 어허. 내 어디 그럴 사람인가. ’


나 같은 지고지순한 여인이 또 어디 있다고. 내 사전에 어장관리란 빡빡 찢어버렸다.

뭐 남사친은 희박하게 생존해 있지만 그게 그렇게 막 오해할 만한 건덕지가 있는 건 아니다. 내가 떳떳하다는데 누가 의심하랴.



[ 그렇다고 죽일 필요까지야... ]


생명을 중시하는 나로썬 저런 극단적인 단어는 피하고 싶었을 뿐이다.

멀쩡한 사람을 왜. 이성인 사람 친구가 있는 게 죽을죄도 아니잖아. 우리 모두 평화롭게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자.



[ 왜요. 난 연수씨 친구 죽이고 싶던데. 서강준씨는 최근 여자친구가 생겼으니 괜찮지만 그 친구는 진짜... ]


준규에게 신변 보호가 시급한 거 같다. 술로 다소 탁해진 눈빛 속에서도 그의 살벌한 진심이 묻어났다.


꼬맹인 다행히 적합한 시기에 여자친구가 생겨서 그의 데스노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여간 천운을 타고 난 놈이다.

진짜 자신을 구해준 은하씨에게 감사해야 한다.



[ 준규가 왜요 ]


근데 준규랑 이럴 의심 받을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 내가 뭐 셋이 만나는 자리에서 유독 준규만 챙긴 것도 아니고, 거기서 준규만 쏙 빼다 데려다 준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난 꿀릴 게 없다 이거다.



[ 거의 매일 만나죠? ]


뜨끔했다. 나의 일상을 너무도 빠삭하게 꿰고 계셨다.


그냥 요즘 우울한 청춘끼리 의리를 다지느라 하루가 멀다시피 만났다.



[ 점심을 같이 먹으니깐요. 넷이서 ]


게다가 점심을 같이 먹으니깐 안 보려야 볼 수가 없는 거다.


여기서도 내가 할 말이 없는 게 아니다.

만약 우리 둘이서만 계속 점심을 먹은 거라며 나도 할 말 없다. 아무리 친구라도 그건 소문의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니깐.

허나 우린 사총사다. 네 명이나 모인 거면 위험성이 적다는 거다.



[ 그 중 둘이 커플이고요. 유리가 그러더라고요. 무슨 커플 데이트냐고. ]


조유리 그 기지배가 또 졸졸 쫓아가서 일러바쳤다. 하는 짓마다 어쩜 이리 얄미운지 모르겠다.

사람이 왜 그렇게 눈에 뻔히 보이는 짓만 골라할까. 좀 머리를 굴려봐라. 미움 받으려고 작정한 사람도 아니고 왜 그러냐.



[ 준규는 여자친구도 있고요. ]

[ 유린 그 여자친구가 연수씨 아니냐고 의심하던데요. ]


기분 나쁘게 어째 말끝마다 조유리다.

자기가 무슨 조유리 전용 앵무새냐고. 내 편이 돼서 날 변호해줘도 모자랄 판국에 그 여자 편에 서서 날 바스라트리는 건 어떻게 해야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 조유리 미친 거 아니에요?! ]


나도 모르게 감정을 섞었다. 남의 연애에 자기 멋대로 앞서서 소문내고 다니는 거 진짜 혐오스럽다.




[ 아니...그러니깐... 지나친 억측이다, 뭐 이런 말이죠.. ]


그렇지만 그 여자를 그렇게 아끼는 팀장님 앞에서 너무 진솔하게 표현한 거 같아 살짝 물러섰다.

만약 우리 준규였으면 날 욕하는 사람들에게 벌써 호통을 쳤을 거다.


카페에서 그렇게 챙기더만 이번에도 유리에게 무슨 망언이냐며 한 소리 하겠다. 무서워서 그 꼴불견을 꼴불견이라 부를 수도 없겠다.



[ 그거 때문에 온 거에요. 연수씨 입으로 직접 듣고 싶어서. ]


만취에도 목적을 달성한 그가 새삼 대단하게 보였다.

난 저 상태에선 기억을 잃고 평소 표현하지 못한 나만의 개성을 뽐내느라 목적이니 목표니 이런 골치 아픈 건 기억해낼 틈이 없다.

사람이 얼마나 목표지향적이고 성실하면 이 와중에 그 어려운 걸 해낸다.



‘ 그런 사람이 그래?! ’


그래서 더 화가 난다.

이렇게 철두철미한 사람이 나를 두고 이런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니.

나를 배려하지 않았거나, 배려할 필요가 없었거나. 둘 중 어느 것도 그다지 달갑진 않다.



[ 저희 안 사귑니다. 사귈 거면 이미 사겼겠죠. ]


내 말이.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얼만데. 둘 중 하나가 마음이 있었어도 벌써 고백하고도 남았겠다.

적어도 취중진담 한 편은 썼을 거라는 거다.


이거 어찌 점점 팀장님을 위한 강의에서 나를 위한 취조로 바뀐 거 같다.

남 의심하기 전에 님들이나 잘 하시길 바란다.



[ 저도요. 유리랑 그냥 아는 동생 사이에요. ]

[ 네. 잘 알았습니다. ]


뭐 어쩌라는 거냐는 생각이 들었다.

사귀는 사이는 아니니 계속 그렇게 챙기겠다는 다짐을 발표한 건지 묻고 싶었다.


허나 그러고 싶지 않다.

체념했다기 보단 그냥 귀찮을 뿐이다. 졸려우니 이제 제발 숙취는 집에 가서 해결하시고요.



[ 그러니깐 우리 서로 그 사람들 멀리하기로 해요. ]

[ 네? ]


팀장님의 갑작스런 요구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니깐 우리 서로를 멀리하고 시간을 갖자는 말이 아니라, 그 사람들을 멀리하자는 거다.


팀장님이 조유리를 내치는 건 나쁘지 않지만 내가 준규를 멀리 하는 건 좀 그렇다.

나를 위해 선뜻 달려와 주는 친구를 단지 연애라는 이유로 버려야 한다니. 그런 배은망덕한 사람이 될 수는 없다.



[ 왜요? 싫어요? ]


싫다고 답하고 싶었다. 왜 이야기가 이렇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니깐 내 말은.



[ 왜 조유리랑 우리 준규랑 같아요? ]


왜 이 둘을 같은 선상에 두고 판단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저들은 우정과 사랑이라는 모호한 선을 넘는 행동을 몇 번이나 했지만, 우린 사랑이라는 구역을 침범하지도 않았다.

이게 왜 같은 취급을 받아야 하나. 엄연히 다른 거다.



[ 연수씨도 그 친구 차타고 우리 만나러 왔다면서요. ]


조유리한테 지기 싫어 거짓말한 걸 말하는 거다. 그 구라가 팀장님한테도 먹혔나 보다.



[ 그건... 조유리가 팀장님이랑 같이 오길래 거짓말 한 거에요. 미안합니다. ]


겨우 그런 걸로 거짓말이나 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 시선을 돌렸다.

왜요. 저 그렇게 자격지심이 있는 사람입니다. 뭐요.



[ 그 날 술 마시기로 했다면서요? ]

[ 마셨죠. 원랜 약속도... 거...거짓말이었는데 조유리 문제로 급하게 만났죠. 아니, 말이라도 꺼내달라면서요. ]


내가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한 것도 다 조유리 때문이다. 애초에 자기가 팀장님과의 친분을 과시하지 않았다면 나도 그런 유치한 거짓말은 안 했을 거다.

그래도 거짓말이 잘못한 거라면 인정하지만, 적어도 선공의 책임은 따져봐야 한다는 거다.



[ 하... 알았어요. 근데 유리가 절 좋아했어서 그럴 거에요. ]


가만히 있다가 폭탄을 맞은 기분이었다.

그냥 아는 여동생이라도 봐줄 수가 없는데 더구나 한때 팀장을 좋아하던 여자였다니.

게다가 팀장님은 그걸 알면서도 계속 옆에 두고 다정히 챙겨주기 일수였다.



‘ 둘이 미친 거 아니야?! ’


나 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둘이 뭐하는 짓이냐고. 그냥 아는 여동생이 아니라 자신을 남자로 봤던 여자였던 거잖아. 그 여잘 어떻게 내 앞에 소개를 시켜줄 수 있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아무래도 술의 여파로 말실수를 하신 거 같은데 오히려 잘 된 일이다. 이걸 모르고 준규를 멀리했으면 나만 억울할 뻔했다.

우리가 어떻게 같나. 준규는 날 좋아한 적도 없다.



[ 일단 집에 가세요. 저도 좀 쉬어야겠어요 ]


갑자기 정이 확 떨어져 매몰차게 팀장님을 내쫓아버렸다. 우리 사이에 이렇게 늦은 시간에 집에 찾아오는 거 굉장한 실례란 걸 알았으면 좋겠다.


드라마를 보면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기까지의 과정을 아름답게 묘사하던데. 내 눈에 목견된 이 관계는 참 끈질기고 더럽다.




다들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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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행복해지렴[완결] 19.09.20 80 1 15쪽
108 되돌리다 19.09.20 39 2 11쪽
107 철천지 술친구 19.09.20 36 2 12쪽
106 전설의 시작 19.09.20 43 2 13쪽
105 유배 5 19.09.19 39 2 13쪽
104 유배 4 19.09.19 39 1 12쪽
103 유배 3 19.09.19 36 1 11쪽
102 유배 2 19.09.19 41 1 12쪽
101 유배 1 19.09.19 35 1 12쪽
» 이게 같아? 19.09.18 36 1 12쪽
99 나는 바람펴도 19.09.18 40 1 11쪽
98 최후의 만찬 19.09.17 36 1 12쪽
97 그 여자의 박력 3 19.09.16 43 1 12쪽
96 그 여자의 박력 2 19.09.16 40 1 12쪽
95 그 여자의 박력 1 19.09.15 44 1 12쪽
94 훈남의 여사친 5 19.09.14 45 1 12쪽
93 훈남의 여사친 4 19.09.14 50 1 11쪽
92 훈남의 여사친 3 19.09.13 49 1 12쪽
91 훈남의 여사친 2 19.09.12 52 1 13쪽
90 훈남의 여사친 1 19.09.11 46 2 12쪽
89 용서해줘 3 19.09.11 39 1 12쪽
88 용서해줘 2 19.09.09 47 1 11쪽
87 용서해줘 1 19.09.08 39 1 12쪽
86 손도 댈 수 없는 19.09.06 44 1 12쪽
85 안부 확인 19.09.06 46 1 11쪽
84 찬바람 쌩쌩 19.09.04 43 1 12쪽
83 눈엣가시 19.09.03 43 2 12쪽
82 인간이라는 막막함 19.09.02 50 1 12쪽
81 나만의 위한 신 19.09.01 4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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