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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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9.04.1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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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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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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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흔들기(3)

DUMMY

61. 흔들기.(3)




또 하루가 지났다. 천목산 법천교 총본산에도 아침이 밝았다.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고?”


호기현이 누군가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예! 선사님! 조사대장이 병력들을 데리고 나갔지만 하루가 지나도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보고를 하던 남자가 대답했다. 그는 신임 외당 당주 여청이었다. 여청은 외당 당주 자리가 공석이 되자 호기현이 임명한 사람이었다. 전임 외당 당주인 편주경보다 무공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호기현 옆에서 열심히 일을 한 덕분에 외당의 당주까지 꿰차게 되었다. 지금은 밖으로 조사하러 나간 조사대장의 일을 보고하고 있는 중이었다.


“음! 이건 우리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지금 삼일 째 밖에서 들어오던 물건들도 모두 끊겼다. 단순히 산적들이 이번 일을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다. 누군가 뒤에서 조정하고 있는 세력이 틀림없이 있다.”


호기현이 말했다.


“맞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여청이 대답했다.


“이대로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오늘도 이곳으로 들어오는 물건들을 빼앗긴다면 우리가 어려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있는데 그들의 먹을 것이 떨어진다면 곤란하다. 네가 직접 나가라! 나가서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도전해 오는 놈들을 모두 죽여라. 200명을 지원해 주겠다. 법천수호대 건물로 가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호기현이 말했다. 외당의 병력은 이미 저번 전투로 모두 증발해 버렸다. 외당은 독자적으로 병력을 동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호기현은 법천교의 최정예인 법천수호대 병력 200명을 지원해 주기로 결정했다. 법천수호대는 호기현이 직접 관리하는 부대로 법천교의 가장 핵심 전력이었다.


“감사합니다. 선사님!”


여청은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그래! 그 정도면 놈들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두 개로 나누어 정찰을 하다가 산적 놈들이 보이면 모두 죽이도록 해라. 내가 생각하기에는 산적 놈들은 청룡방 놈들일 가능성이 크다.”


호기현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청룡방 놈들이라도 선사님의 병력을 당해 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내일 기쁜 소식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여청이 대답했다. 여청은 자신감을 보였다. 하긴 법천수호대 병력을 200명이나 데리고 나가는데 자신감이 없을 수가 없었다.


“그래!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것이야!”


호기현이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


“예!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여청은 이번에도 깊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좋아! 좋아! 나가 봐라.”


호기현이 손짓하며 말했다.


“예!”


여청은 대답하고 호기현 집무실을 물러 나왔다.


“그럼 어디 사슴들을 사냥해 볼까?”


여청은 혼자 중얼거리며 법천수호대가 있는 건물로 갔다.


“당주님!”


여청이 가자 법천수호대 병력들은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법천수호대는 호기현의 명령만 따른다. 평소 같으면 법천수호대 병력을 데리고 작전을 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호기현의 명령으로 자신이 대장이 되어 이번 작전을 시작한다. 여청은 어께에 힘이 바짝 올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


“좋아! 그럼 선사님이 명령하신 것부터 시작하겠다. 병력을 두 개의 부대로 나누어라.”


여청은 일을 시작했다.


“예!”


-척척척!


법천수호대는 여청의 명령에 일제히 움직였다. 순식간에 100명 씩 두 개의 부대로 나누어 졌다.


“한 부대는 나와 함께 동쪽으로 간다. 다른 한 부대는 남쪽으로 가라.”


여청이 임무를 분배했다.


“예!”


법천수호대는 대답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자!”


여청이 가장 앞에 서서 부대를 이끌었다.





“다녀왔어!”


그 시각 호우는 손치윤을 비롯해 구대문파로 갔던 일행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들은 어제 밤에 도착했지만 남경 본진에서 하루 밤을 지내고 아침이 되자 일제히 호우가 있는 곳으로 왔다.


“수고 했어!”


호우는 이들이 가지고 온 문서를 펼쳤다.


“음...”


호우는 문서들을 꼼꼼히 읽었다.


“모두 도와주겠다고 나서는군요. 날짜를 보니 오늘 각 문파에서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겠습니다.”


주청아가 말했다. 주청아는 옆에서 호우가 먼저 읽은 문서들을 정리하며 같이 읽었다.


“그래요. 이렇게 우리를 도아 주겠다고 하니 고마울 뿐입니다. 병력은 일단 무한으로 먼저 이동한 후 그곳에서 배를 타고 내려오면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호우가 말했다.


“그들도 뭔가 꿍꿍이속이 있을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나설 이유가 없어!”


손치윤이 한 마디 했다.


“그래도 우리를 도와주겠다고 하는 것은 고마운 거야.”


호우가 말했다. 호우도 그들이 뭔가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들에게 손해되는 일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새로 생긴 문파를 위해 나설 구대문파가 아니었다. 그들도 나름대로 속셈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지금은 그들의 힘이 절실하게 필요한 쪽은 호우였다.


“맞아요. 지금은 그들이 필요해요.”


주청아도 같은 생각이었다.


“좋아! 법천교를 없앨 때까지만 같이 움직이기로 하지!”


손치윤도 거들었다.


“그럼 작전을 알려 줘야 하겠어. 내가 서찰을 보낼 테니 전령들에게 전해 줘!”


호우가 말했다. 호우는 일행들을 보내고 전령 부대를 새로 만들었다. 그들은 각 지역의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로 우선 선발해 최대한 빠르게 서찰을 전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젠 서찰은 좀 더 빨리 전해질 것이다. 호우는 오전 내내 각 문파에 보낼 서찰을 섰다. 무당과 화산파 그리고 아미파도 같이 하기로 했다.


“소림에서는 연락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우리에게 앙심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주청아가 말했다.


“그것이 제일 큰 걱정입니다. 소림사에서 우리를 도와주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만 적이 되면 곤란합니다.”


호우가 대답했다.


“맞아요. 무당과 화산의 병력만 해도 천 명이 넘습니다. 이 정도면 법천동왕의 본진을 공격하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우리와 힘을 합해 공격한다면 병력 수만으로도 우리가 앞섭니다. 그러나 소림사가 우리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나선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주청아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조금 더 기다려 봅시다. 자! 이것을 남경으로 가져가 각 전령에게 나누어 줘서 최대한 빨리 각 문파 문주들에게 전해 주도록 해!”


호우가 손치윤에게 지금까지 서둔 서찰을 건넸다.


“좋았어!”


-휙!


-척!


손치윤은 대답하고 재빨리 말에 올랐다.


“이랴!”


-다그닥! 다그닥!


손치윤은 이내 먼지를 날리며 멀리 사라졌다. 각 문파 문주들은 무한으로 오고 있는 중이니 무한으로 가면 쉽게 전할 수 있을 것이다. 호우가 보낸 서신에는 이번 작전 내용이 들어있어 아주 중요했다.


-다그닥! 다그닥!


손치윤이 출발하고 잠시 후 한 필의 말이 빠르게 호우가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


“또 무슨 일이 생긴 모양입니다.”


주청아가 그 모습을 보더니 말했다.


“저들이 움직이고 있는 모양입니다. 지금쯤이면 저들도 움직일 때가 되었습니다.”


호우가 말을 받았다.


“문주님! 놈들이 이번에 또 병력을 보냈습니다. 1분대입니다. 이번에는 100명 쯤 되어 보입니다.”


말을 타고 달려온 병사가 보고했다.


“또 왔습니까? 빨리 1분대가 있는 곳으로 출동합시다.”


호우는 즉시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예!”


-휙휙휙!


-척척척!


호우가 명령하자 부하들도 일제히 말에 올라탔다.


“너희들도 가자! 이번에는 놈들의 인원이 더 늘었다. 모두 도와야 해!”


호우가 일행들에게 말했다.


“알았어요!”


“예! 갑니다. 헤헤!”


호우 일행도 웃으며 재빨리 말에 올라탔다.


“갑시다. 이랴!”


“이랴!”


-다그닥!


호우와 부하들은 또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다그닥!


그때였다. 또 다시 멀리서 말을 탄 병사가 전속력으로 달려왔다.


“워워!”


호우는 일단 말을 세웠다. 말을 달려오는 모습으로 보아 아주 급해보였다.


“문주님! 남쪽에 있던 분대입니다. 놈들이 병력을 보내 우리를 공격하려고 합니다. 일단 숨었는데 놈들의 인원이 너무 많습니다. 빨리 오셔야 하겠습니다.”


부하가 보고했다.


“이런! 양쪽에서 동시에 공격을 당하고 있군! 어쩔 수 없다. 가서 철수 하라고 전해 주세요.”


호우가 명령했다. 호우의 몸은 하나이다. 양쪽을 동시에 도울 수는 없었다. 이 정도면 이젠 어느 정도 작전의 효과는 거둔 것이나 마찬가지다. 법천교에서 병사들을 움직이도록 만든 것이니 작전은 성공이었다. 애초에 이 작전은 저들을 흔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결국 호우가 원했던 대로 법천교에서는 병력을 파견했다. 이젠 조금만 더 저들을 압박하면 된다.


“예! 문주님!”


병사는 다시 말을 돌렸다.


“작전을 하고 있는 다른 분대에도 전해 주세요. 모두 이곳으로 일단 철수하라고 전해 주세요. 이제부터는 30명씩 움직이면 위험해요.”


호우가 명령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다그닥!


병사는 대답하고는 다시 전속력으로 말을 몰았다. 법천교에서 드디어 대규모로 병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30명이 하나의 분대를 형성하고 있는 호우의 분대는 그들을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젠 호우도 병력을 합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도 빨리 갑시다. 달려요.”


호우는 말의 배를 힘차게 차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두두두두!


부하들도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척척척!


이번에도 금방 도착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굳이 신호탄을 날릴 필요가 없었다. 도착하자마자 법천교 무사들이 곧바로 보였다. 그들은 길을 점령하고 주변을 수색하면서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하천우 대장님은 어디 있습니까?”


호우가 물었다.


“저쪽에 숨어 있습니다. 아마 우리가 온 것을 대장님도 봤을 것입니다.”


부하가 대답했다.


“아! 마침 저기 오는 군요.”


호우가 말했다. 하천우 대장은 호우가 도착하는 것을 보자 곧바로 숨어 있던 곳에서 나와 호우가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


-삐익!


그와 동시에 법천교에서도 호우와 하천우 대장을 발견하고는 비상 호각을 불었다. 법천교 지휘자는 주변을 수색하고 있던 부하들을 호각을 불어 모이게 했다.


“모두 모여라!”


“적이 나타났다. 빨리 서둘러라!”


법천교 부하들은 호각소리를 듣더니 재빨리 한 곳으로 모여들었다.


“문주님!”


하천우 대장도 호우와 합류했다.


“수고 하셨습니다. 모두 무사하셨군요.”


호우가 말했다.


“예! 저들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재빨리 숨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모두 죽었을 것입니다.”


하천우 대장이 말했다.


“잘 하셨습니다. 모두 준비해 주세요. 저들은 진을 펼칠 것입니다. 우리도 진으로 대항해야 합니다.”


호우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자! 모두 진을 펼쳐라.”


하천우 대장이 명령했다. 호우는 새로 들어온 부하들에게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처음에 진을 배웠던 병사들을 책임자로 임명해 새로 들어온 부하들을 담당하게 했다. 거기에다가 진을 좀 더 세밀하게 다듬었다. 그때는 너무 급해 간단하게 만들었지만 이젠 여유가 있었다. 법천교가 더 강한 진을 들고 나와도 상대할 수 있도록 더 단단하고 날카롭게 만들었다.


“예!”


“진을 펼쳐라.”


부하들은 일제히 진을 펼쳤다. 전에는 세 명씩 한 개의 조가 되었지만 이제는 다섯 명이 한 개의 조가 되었다. 그들은 각자 정해진 역할이 있었다. 또 다섯 명으로 한 개의 조를 편성한 이유도 있었다. 전에 세 명씩 한 개의 조로 편성하다보니 한 명이 죽거나 다치면 그 조는 모두 위험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섯 명을 한 조로 편성했다. 적이 어느 방향으로 공격을 하든지 모두 방어할 수 있고 또 반격을 가할 수도 있었다.


“어! 의외인데! 우리에게 대적할 모양이야! 하하하!”


그러자 법천교에서 한 사람이 호우의 부대를 보더니 크게 소리쳤다. 그는 바로 이번에 새로 임명된 외당의 당주 여청이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감히 우리 법천수호대에 도전하다니 정말 간이 배밖에 나온 모양입니다.”


부하도 같이 소리치며 장단을 맞추었다.


“좋다! 좋아! 그렇다면 뭐 대응해 줘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겠어?”


여청이 능청스럽게 말했다.


“맞습니다.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하하!”


부하도 소리쳤다.


“좋아! 그럼 저 놈들이 무엇을 실수하고 있는지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주자. 모두 진을 펼쳐라.”


여청이 소리쳤다.


“예!”


“진을 펼쳐라.”


“육합법천검진을 펼쳐라.”


여청의 명령에 부하들은 일제히 법천교의 자랑인 검진을 펼쳤다.


“문주님! 역시 예상대로 저들도 진을 펼치는 군요.”


하천우 대장이 말했다.


“그래요. 모두 조심하세요. 저들은 지금까지 보아온 법천교 무사들과는 조금 다르게 보이는 군요. 아마 저들이 법천교의 정예무사들인 모양입니다.”


호우가 주의를 줬다.


“알겠습니다.”


하천우는 대답하고 부하들에게 가서 단단히 준비하라고 일렀다.


“자! 우리도 준비하자. 두 명씩 조를 맞추어 대응하도록 하자. 놈들은 예사롭지 않다.”


호우가 일행들에게 주의를 줬다. 뭐니 뭐니 해도 지금 청룡방에서 최고 고수들은 바로 호우 일행들이었다. 손치윤이 심부름 하러 간다고 빠지고 원지수도 북경으로 간다고 빠졌지만 지금 호우를 비롯한 일곱 명이 제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호우는 그것을 잘 알기에 일행들에게 주의를 주며 단단히 준비하도록 했다.


“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혼자 할 수 있어요.”


주청아가 자신감을 보였다.


“우리도 걱정하지 마! 전에 본 법천교 무사들보다는 고수들로 보이지만 우리의 상대는 아니야. 부하들이 버텨준다면 승산은 우리에게 있어!”


호우 일행도 자신감을 보였다.


“좋았어! 비록 우리가 병력 수는 적지만 조직력으로 밀어 붙이면 저들을 이길 수 있어.”


호우도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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