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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백 투 더 재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연재 주기
느린손
작품등록일 :
2019.05.07 08:10
최근연재일 :
2019.07.0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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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6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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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할리우드 출장 (2)

DUMMY

똑똑-


노크소리에 시나리오를 읽고 있던 스필버그가 고개를 들었다.


그는 50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야구모자와 티셔츠, 청바지 차림이었다.


이지훈은 단번에 피터팬으로 불리는 스필버그의 소탈한 취향을 파악했다.


“스티븐, 한국에서 손님들이 오셨어요.”


제니퍼가 쾌활한 목소리로 이지훈과 김지훈을 소개했다.


“상성그룹에서 오신 미스터 리와 지나예요.”


하지만 스필버그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고마워요, 제니퍼. 필요한 게 있으면 부를테니 나가봐요.”

“예스, 보스.”


처음 듣는 스필버그의 딱딱한 말투.

눈치 빠른 제니퍼가 고개를 갸웃하며 문을 닫고 나갔다.


탁-


시나리오를 덮은 스필버그는 턱을 괴고 이지훈을 가만히 쳐다봤다.


이지훈은 본능적으로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반기지 않는 건 둘째 치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내가 뭘 잘못했나?’


김진아도 같은 느낌을 받고 눈치를 살피며 속삭였다.


“완전 저기압이네요. 저도 나가 있는 게 나을 거 같아요.”

“그래요.”


탁-

김진아까지 문을 닫고 나가자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이지훈은 스필버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생각했다.


‘눈싸움이라도 하자는 건가? 무슨 말이라도 해야 대화를 풀어갈 텐데...’


스필버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내가 이러는 이유를 알고 있습니까?”


이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뇨. 모릅니다. 뭔가 오해가 있는 거 같군요.”


자연스러운 영어 발음에 스필버그는 살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며 물었다.


“내가 당신을 반기지 않는 건, 당신이 상성그룹에서 왔기 때문입니다.”


이지훈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요. 상성그룹과 무슨 악연이라도 있습니까?”

“엄밀히 말해서, 당신의 아버지와 악연이 있습니다.”


이지훈의 미간이 좁혀졌다.


‘이 회장과 스필버그가? 어째서? 상성그룹은 영화산업과 무관한데...’


이지훈의 표정을 읽은 스필버그가 고개를 갸웃했다.


“당신은 내가 이회장과 만났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군요?”

“금시초문입니다. 괜찮으시다면 당시 상황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 스필버그는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소파를 권했다.


“난 앰블린 엔터테인먼트 말고도 다른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혹시 드림웍스라고 들어봤어요?”


이지훈은 스필버그의 질문을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했다.


‘관심이 없다면 묻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래서 그는 곧바로 대답을 내놓았다.


“물론이죠. 오랜 친구인 제프리 카첸버그, 데이비드 게펜과 공동으로 설립하신 영화사라고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로고에 등장하는 SKG는 세 분의 이니셜이죠.”

“맞아요.”


스필버그의 표정이 살짝 누그러졌다.


“드림웍스를 설립하기 직전에 나는 한국으로 가서 당신 아버지를 만났어요. 투자를 요청하기 위해서였죠.”


이지훈은 머릿속으로 타임라인을 그리며 생각했다.


‘드림웍스가 창립된 건 1994년 10월. 그렇다면 아버지를 만난 건 그 이전이군.’


이지훈이 한참 망나니짓을 하고 다닐 때 벌어진 일이었다.


스필버그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난 무려 1시간 넘는 시간동안 드림웍스의 청사진을 설명했어요. 내가 담당하는 영화 부분, 카첸버그의 애니메이션 사업부, 그리고 게펜이 운영할 뮤직 비즈니스까지. 우리는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었고, 사업계획서도 완벽했어요.”

“제 생각에도 분명 그랬을 겁니다.”


이지훈은 맞장구를 쳐주며 스필버그의 기분을 살폈다.


“하지만 이회장은 날 완전히 실망시켰어요.”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스필버그는 생각만 해도 진저리가 쳐진다는 얼굴로 말했다.


“한 시간 넘게 반도체 얘기만 줄창 해대더군요. 앞으로 세계는 반도체가 지배할 거고, 상성그룹은 한국 최고의 재벌이 될 거라면서요.”


안 봐도 비디오였다.

스필버그가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지.


“그는 완전히 날 갖고 놀았어요. 애초에 영화산업에 관심도 없었던 게 분명해요.”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이제 내가 상성그룹을 싫어하는 이유를 알겠죠?”

“물론입니다.”


이지훈은 일어나서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를 대신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진심어린 사과에 스필버그의 표정이 살짝 누그러졌다.


“당신은 예의바른 청년이군요. 나도 무례하게 행동한 걸 사과하죠.”

“괜찮습니다. 제가 감독님이었다면 만나주지도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이렇게 만나주셨으니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습니다.”


이지훈의 넉살에 스필버그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미스터 리, 내가 당신을 만난 이유가 뭔지 알아요?”


이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제니퍼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당신은 아주 자유분방한 인생을 살았더군요. 그래서 아버지와는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감사합니다.”

“아직 감사하긴 일러요.”


스필버그가 안경을 벗어 시나리오에 올려놓고 말했다.


“이제 나를 만나러 이곳까지 온 이유를 말해봐요.”


이지훈은 문득 인생의 아이러니에 대해 생각했다.


‘아버지와는 반대의 상황에 놓인 아들이군. 운명의 신은 지독한 심술쟁이라더니...’


이지훈은 스필버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드림웍스가 CZ 그룹에서 투자를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순간, 스필버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건 극비사항인데 어떻게 알았죠? 혹시...”


이지훈은 그의 표정에서 놀람과 의심을 읽었다.


“제니퍼를 의심하시는 거라면 아닙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상성그룹과 CZ그룹은 혈연관계입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어요. CZ그룹은 상성그룹에서 계열분리했고, 두 집안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는 것도요.”


이지훈은 스필버그의 지식에 감탄하며 말했다.


“정확히 알고 계시군요. 다만 제가 온 이유는 상성그룹과는 무관합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이지훈은 대답 대신 사무실 벽을 장식하고 있는 포스터들을 바라보았다.


<E.T>, <백 투 더 퓨쳐>, <인디애나 존스>, <쥬라기 공원> 등등


이 엄청난 영화들을 만들어낸 위대한 영화인과 한 방에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스필버그는 이지훈의 눈빛에서 동심으로 돌아간 아이의 순수함을 읽을 수 있었다.


이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당신을 만나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날 만나고 싶었다고요? 왜죠?”


이지훈은 준비해온 대사를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돈으로 거장의 마음을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당신을 모욕한 제 아버지는 저와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외로움과 친해져야만 했죠.”


이지훈은 재킷을 벗고 셔츠의 소매를 걷어 손목의 흉터를 보여주었다.


“오, 저런...”


스필버그의 동요에 힘을 얻은 이지훈은 소매를 내리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12살 때 <E.T>를 보려고 혼자 극장에 갔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부모님과 함께 왔더군요. 저는 혼자 왔다는 사실이 너무 창피해서 영화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나갈지 말지를 고민했습니다.”

“나도 어릴 때 혼자 영화를 보러 가곤 했어요. 마을 전체에서 유대인이 우리 가족뿐이었거든요.”


스필버그가 이해한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부모님은 혼자 노는 아들을 위해 생일선물로 8mm 카메라로 선물해주셨죠.”

“그리고 당신은 여동생을 주인공으로 한 단편영화를 찍으며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고요.”


스필버그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군요?”

“당신과 당신의 영화에 대해서라면 좀 안다고 할 수 있죠.”


이지훈은 소파에서 일어나 포스터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이 만든 저 멋진 영화들이 없었다면, 저는 그 힘든 시간들을 견뎌내지 못했을 겁니다. 제가 아직까지 살아있는 이유는 당신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지훈은 북받쳐 오르는 걸 감정을 느끼며 말했다.


“당신의 영화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것이죠.”


최고의 찬사를 들은 스필버그의 눈빛이 따뜻해졌다.


“이 정도면 제가 당신을 만나고 싶었던 이유로 충분한가요?”


이야기를 마친 이지훈의 눈가는 어느새 젖어있었다.

절반의 진실과 절반의 연기.


진실은 실제로 스필버그의 영화들을 좋아했다는 것이고,

연기는 김진아를 시켜 알게 된 인간 이지훈의 과거를 상상한 것.


문득 이지훈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진실과 허구를 잘 결합시키면 감동이 생겨난다. 마치 영화처럼.’


고백의 답례로 스필버그가 박수를 치며 말했다.


“내가 들어본 최고의 칭찬이군요. 그게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계속 영화를 만드는 이유죠.”

“솔직히 말하자면 당신에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원래 준비한 이야기는 따로 있었거든요.”


스필버그는 호기심 가득한 소년의 얼굴로 물었다.


“그래요? 어떤 이야기죠?”

“따분한 비즈니스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투자금과 흥행수익과 뭐 그런 따분한 숫자들로 가득한 것들이요. 하지만 당신과 아버지의 일화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어째서요?”


어느새 스필버그는 이지훈에게 말려들고 있었다.


“아버지에 모욕을 당하고 그의 아들인 나와 일할 리는 없잖아요. 그리고 이미 CZ그룹으로부터 좋은 투자제안을 받았을 텐데, 막 상성그룹에서 독립한 나 같은 얼치기와 계약할 리는 만무하죠. 안 그래요?”


이지훈이 어깨를 으쓱하자, 스필버그가 손가락을 세웠다.


“잠깐만요. 마지막에 뭐라고 했죠?”

“네? 나 같은 얼치기와 계약할 리가 없다고...”

“아뇨, 그 전에요.”

“아, 상성그룹을 나왔다고요. 어제 사표를 썼거든요.”


스필버그의 눈이 커졌다.


“회사를 그만뒀다고요?”

“네.”

“왜죠?”

“정식으로 영화사업을 해보고 싶어서요. 그래서 당신이 투자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날아왔어요.”


스필버그가 감탄하며 말했다.


“당신의 무모한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군요. 나도 한때 그런 시절이 있었죠.”

“당신에게 칭찬을 듣다니 영광이군요.”

“그럼 말이 나온김에 당신이 진짜 얼치기인지 아닌지 알아보고 싶군요.”

“네?”


이지훈이 고개를 갸웃하자, 스필버그가 웃음기를 지우고 말했다.


“당신의 제안을 들어보고 싶다는 말이예요. 여기까지 왔는데 이대로 가면 아쉽지 않겠어요?”

“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지훈은 자세를 바로 하고 진지하게 말했다.


“저는 단독으로 4억 달러를 투자해서 드림웍스가 제작하는 모든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한국 배급권을 갖고 싶습니다.”

4억 달러는 당시 환율로 약 4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

이지훈은 전재산의 80퍼센트를 베팅하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드림웍스의 투자는 돈으로 따질 수 있는 가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


CZ그룹보다 1억달러나 많은 투자금액을 제시하자 스필버그가 벌떡 일어났다.


“당신은 CZ그룹이 3억달러를 제안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네. 2대 주주가 되는 조건으로 제안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상성그룹도 아니라 당신이 혼자서 4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요?”

“그렇습니다. 투자금은 이미 들어왔고, 회사는 곧 만들 예정입니다.”


이지훈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그럼에도 스필버그는 여전히 미심쩍다는 얼굴로 물었다.


“혹시 당신 아버지도 이 일을 알고 있습니까?


많은 함의를 담고 있는 의문이었다.

상성그룹과 CZ그룹의 혈연과 스필버그와의 악연 등등


이지훈은 그 맥락을 이해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버지가 CZ그룹의 영화사업을 방해하기 위해 아들을 보냈다고 의심하시는 거라면, 절대로 아닙니다. 물론 상성그룹도 곧 영상사업을 시작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건 제 사업이고, 상성그룹이나 CZ그룹과는 무관합니다.”


이지훈은 진정성을 어필하고자 했다.


“저는 영화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습니다. 부디 제 의도를 의심하지 말아주세요.”


진심이 통한 것일까?

잠시 침묵하던 스필버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하군요. 이 업계에 오래 있다보니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게 돼버렸어요. 당신의 제안은 파트너들과 신중하게 상의해보겠어요.”


이지훈은 뛸 듯이 기쁜 마음을 애써 억누르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걱정말아요. 빠른 의사결정은 우리의 강점이니까. 마침 오늘밤 제프와 데이빗을 만나기로 했으니 내일까지 결과를 알려줄게요.”


스필버그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악수의 순간, 스필버그의 어깨 너머로 <쉰들러 리스트>의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이지훈의 머릿속에 계시처럼 묘수가 떠올랐다.


“잠깐 펜과 종이를 빌릴 수 있을까요?”


스필버그는 기꺼이 펜과 종이를 내주었다.

이지훈은 스필버그를 등지고 재빨리 뭔가를 적은 다음, 두 번 접어서 내밀었다.


“이게 뭔가요?”


스필버그가 의아해하자 이지훈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나가면 읽어보세요. 저는 투자자 그 이상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죠. 잘 가요.”


이지훈이 문을 닫고 나가자, 메모지의 내용을 확인하는 스필버그.


‘정말 대단한 젊은이군.’


그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퍼져나갔다.



***



그날 저녁.

LA 웨스트 할리우드.

클럽 위스키 어 고고(Whiskey A GoGo)


“미스터 리와 지나의 성공을 위하여!”

“드림웍스와 제니퍼의 미래를 위하여!”


제니퍼가 건배를 제안하자 이지훈과 김진아가 잔을 들었다.


그들은 스필버그의 배려로 조기 퇴근한 제니퍼의 안내로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구경하고, 피자로 저녁식사를 마친 후였다.


이지훈은 입구에 붙어있던 출연자 명단을 보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위스키’에 꼭 와보고 싶었어요.”


이지훈이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선셋 스트립은 선셋 블러바드의 서쪽 8000번지 주변의 27Km정도 되는 거리로, 중심가는 선셋 플라자에서 선셋 스트립 사이.


고급 부티끄와 음악 관련 상점들이 많고, 나이트클럽과 디스코텍, 라이브 클럽이 밀집해 있어 LA에서 손꼽히는 유흥가.


그리고 선셋 스트립의 많은 나이트클럽 중에서도 단연 으뜸인 이곳은 1964년 오픈한 라이브 공연장.


Aka. ‘위스키’.


지미 헨드릭스, 더 도어즈, 에어로스미스, 밴 헤일런, 건스 앤 로지스, 머틀리 크루 등등 당대 최고의 록 뮤지션들이 이곳에서 연주했다.


고교시절 스쿨밴드 “길로틴”의 기타리스트였던 이지훈.


인근 여고의 축제에 초청을 받아 밤새 <Sweet Child O’Mine>의 솔로를 카피하느라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기타리스트로 살기엔 손에 너무 땀이 많았지... 빌어먹을 다한증만 아니었어도...’


그는 더 이상 손바닥에 땀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놀랐다.


‘아, 체질도 변했구나... 근데 뭐지? 이 뭉클한 느낌은?’


술기운이 올라온 제니퍼가 팔짱을 끼며 밀착해왔다.


“왜 혼자 웃어요?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아, 여기 오니까 너무 좋아서요.”


당황한 이지훈이 팔을 빼려고 했지만 제니퍼는 더 세게 붙들었다.


그러자 지켜보던 김진아도 질 수 없다는 듯 가세했다.


양팔을 미녀들에게 붙잡혀 꼼짝없이 포로 신세가 된 이지훈은 난감했다.


“이거 좀 놔주면 안 될까요? 술을 마실 수가 없잖아요.”


그말에 김진아와 제니퍼가 동시에 데킬라잔을 이지훈의 입에 갖다 댔다.


“내 걸 마셔요.”

“내가 먼저야.”


잠시 고민하던 이지훈의 선택은.


“그냥 둘 다 마실게요.”


미녀들에게 인질로 붙잡혀 졸지에 하렘의 술탄이 된 이지훈.


한편, 아까부터 멀리서 그들을 지켜보던 백인 청년이 조용히 클럽을 빠져나갔다.



***


위스키 맞은편의 도로변엔 아까부터 검은 봉고차 한 대가 대기중이었다.


클럽 입구로 나온 백인 청년은 그 봉고차를 향해 ‘OK 사인’을 보냈다.


봉고차에는 칼자국과 지원팀에서 보내준 용병 두 명이 타고 있었다.


신호를 접수한 사내들은 권총을 챙기고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길 건너편의 라이브 클럽쪽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칼자국은 백인 청년에게 백 달러짜리 지폐를 건네고 부하들과 클럽으로 들어갔다.


망원경으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콧수염의 사내도 부하 2명을 이끌고 위스키로 향했다.


그들은 황 실장이 이지훈의 부탁을 받고 급파한 인력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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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생아로 돌아오다 (3) +3 19.05.09 14,912 242 13쪽
3 사생아로 돌아오다 (2) +11 19.05.08 15,942 266 13쪽
2 사생아로 돌아오다 (1) +18 19.05.07 18,100 269 14쪽
1 프롤로그_소모품 인생 +26 19.05.07 21,183 25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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