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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백 투 더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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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느린손
작품등록일 :
2019.05.07 08:10
최근연재일 :
2019.07.0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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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3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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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JH 엔터테인먼트의 시작 (4)

DUMMY

“거절할게요.”


이지훈의 간결한 대답에 이 부회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악수를 청했던 손을 테이블 밑으로 내리고 차분히 이지훈을 응시했다.

이지훈은 볼 수 없었지만 그녀의 손끝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해요.”


이지훈의 사과는 진심이었다.

기억나진 않았지만 어릴 때 신세를 진 건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비즈니스에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키는 건 망하는 지름길이었다.


‘혈육이지만 CZ엔테테인먼트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신사업을 성공시키려면 반드시 뛰어넘어야 해.’


이 부회장은 떨림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을 열었다.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간단해요. 제 힘으로 신사업을 성공시키고 싶으니까요. 대기업과 손을 잡으면 중소기업 입장에선 주도권을 뺏기는 건 불을 보듯 뻔하잖아요.”


이지훈은 중소기업을 종속시키는 대기업의 전형적인 수법을 잘 알고 있었다.


‘배급권을 무기로 합작회사를 만든 다음, 점점 내 지분을 빼앗을 생각이겠지.’


이 부회장은 이지훈의 우려를 짐작하고 말을 이었다.


“뭘 걱정하는지는 알겠어. 하지만 우리와 손을 잡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영화를 갖고 있어도 무용지물이 될 거야.”


수 년 안에 배급시장을 장악할 GCV가 마음만 먹는다면, 이지훈이 수입/제작할 영화에 스크린을 열어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


이지훈은 그녀의 말에 동의하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 말이 맞아요. GCV에서 스크린을 안 주면, 흥행하기 힘들겠죠. 근데 극장사업을 GCV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당시엔 멀티플렉스의 개념조차 없었기에 단관을 운영하는 극장사업자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지방의 경우엔 소수의 큰손들이 배급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었다.


“네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어.”

“뭔데요?”

“대한민국에선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하면 안 된다는 거지. 이미 지방의 큰손들도 멀티플렉스 전환에 통참하기로 했거든. 혹시 <서편제> 같은 케이스를 기대하는 거라면 꿈 깨는 게 좋아.”


93년에 종로의 단성사에서 단관 개봉한 <서편제>는 100만 명 이상을 동원해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지훈은 이쯤에서 그녀가 잊고 있는 걸 짚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누나가 모르는 사실이 있어요. 알려드릴까요?”

“말해보렴.”

“멀티플렉스는 GCV 말고도 더 생길 거예요. 지방의 큰손들 중에서도 이탈자가 나올 거고요.”


GCV가 1위 극장 체인이 되는 건 팩트지만, 큰손들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쪽과 손을 잡을 것이다.


‘어차피 컨텐츠가 좋으면 제 아무리 GCV라도 결국엔 관을 열어줄 수밖에 없지.’


이지훈은 GCV의 뒤를 이어 생길 극장사업자를 떠올렸다.


‘무비박스, 메가무비, 그리고 로테시네마...’


그때,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짜릿한 감각이 전해져왔다.

보이지 않는 운명의 여신이 손짓하는 것 같은 기분.


‘맞아. 로테와 나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었지!’


이지훈은 한때 자주 어울렸던 오렌지족 친구를 생각하며 일어났다.


“제 뜻은 분명히 전했으니 오늘은 먼저 일어날게요.”


그가 계산서를 집어들자 다급해진 이 부회장이 이지훈의 손을 붙들었다.


“하나만 묻자. 다른 회사와 손을 잡았니?”

“그건 아니에요. 하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죠. 안 그래요?”


이지훈은 가볍게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돌아섰다.

이 부회장은 멀어지는 사촌동생의 뒷모습을 가만히 응시하며 시름에 잠겼다.


‘한동안 못 본 사이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잖아.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녀는 곧바로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부회장님.”

“사람 하나 조사해줘요.”

“누굽니까?”

“내 사촌동생 이지훈이요. 최근에 있었던 일을 중심으로 최대한 상세하게 알아보세요.”

“알겠습니다.”



***



통화를 마치고 나온 이 회장은 대기 중인 세단에 탑승했다.


부우웅-


그녀는 차가 강변대로에 접어들자 동생의 번호를 눌렀다.


“내 말이 맞았지?


이현재 회장이 기다렸다는 듯 빠른 말투로 물었다.


“그 인간이 뒤에서 조종한 거 맞지?”

“차라리 그랬으면 어땠을까 싶다.”

“무슨 소리야?”


이 부회장은 동생의 헛다리를 교정해주고, 미팅 결과를 소상히 브리핑했다.

설명을 끝나자 이 회장이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크하하. 우리한텐 행운이군.”

“행운이라고?”

“그 인간이 배후에 없으니까. 제까짓게 아무리 날고 기어도 CZ그룹과 상대가 될 수 있겠어?”


이 회장은 이지훈이 무모한 짓을 벌인다고 평가절하했다.


“퀀텀펀드의 돈은 결국 재앙으로 돌아올 거야. 그 악마 같은 놈들이 상성을 집어삼킬 거라고.”

“넌 지훈이를 몰라.”

“누나는 녀석을 과대평가하고 있어. 그 자식이 얼마나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녔는지 잊었어?”

“과거의 지훈이를 생각하면 오산이야.”

“누나, 사람은 쉽게 안 변해.”


이 부회장은 그 말을 인정하는 쪽이었지만, 더 이상 언쟁을 벌일 기분이 아니었다.


“어쨌든 내기는 내가 이겼어.”

“인정할게. 원하는 걸 말해봐.”


이 부회장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CZ엔터테인먼트에서 첫 번째로 투자할 한국영화를 찾아봐.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그거라면 당장 들어줄 수 있지.”

“정말?”


이 회장은 책상에 놓인 시나리오를 보며 말했다.


“어제 손철 대표가 책을 하나 줘서 읽어봤는데, 느낌이 아주 좋아.”


‘책’은 시나리오를 뜻하는 업계 용어였다.


“장르가 뭔데?”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판타지 멜로야. CG도 많이 들어가서 스케일도 크고, 첫 작품으로는 안성맞춤이야. 누나도 최대한 빨리 읽어봐.”

“그럴게. 제목은 뭐야?”


이 회장은 시나리오를 뒤집어 볼펜으로 휘갈겨 쓴 제목을 읽었다.


“<단풍나무 침대>.”



***



한편, 레스토랑을 나선 이지훈은 곧바로 김진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가자마자 사이다 같이 청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사장님. 안 그래도 연락드리려고 했어요.”

“알아봤어요?”

“마침 좋은 건물이 매물로 나왔어요. 가격도 적당하고, 인테리어도 나쁘지 않아요. 사장님이 직접 보시고 결정하면 될 거 같아요.”


이지훈은 당장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하려다 멈칫했다.

아직은 핸드폰에 카메라가 달려있지 않은 시절이었다.


‘스마트폰이 없으니 불편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군. 앞으로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하나...’


이지훈은 알았다고 대답하고 용건을 말했다.


“연락처 하나 알아봐줘요.”

“누구요?”

“로테가의 신동혁이요.”


순식간에 김진아의 목소리에서 생기가 빠져나갔다.


“갑자기 그분은 왜...?”


그녀의 음성에는 걱정이 묻어있었다.

그동안 신동혁과 저지른 사고를 잘 아는 그녀였기에 자연스러운 반응.


이지훈은 그녀를 안심시키려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오해하지 말아요. 오렌지족 시절로 돌아갈 생각은 없으니까.”

“전 그런 뜻이 아니라...”

“신사업 때문에 연락할 필요가 생겼어요. 그게 전부예요.”

“아, 알겠습니다.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통화를 마치려던 이지훈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변호사는 만나봤어요?”

“안 그래도 곧 미팅을 가질 예정이에요. 워낙 바쁘셔서 스케줄 잡기가 만만치 않네요.”

“’장앤김’에서도 최고의 실력자라고 들었어요. 당연히 일이 많겠죠. 아무튼 최대한 빨리 계약서 공증해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해줘요.”

“알겠습니다.”


용건이 끝났음에도 이지훈은 잠시 뜸을 들였다.


“진아씨.”

“네?”


그리고 통화를 종료하기 전 짧게 덧붙였다.


“날 믿어요.”

“아, 네. 대표님.”


잠시 후, 김진아로부터 문자가 왔다.


-신동혁 011-xxxx-xxxx

P.S - 조심하세요.


이지훈은 피식- 웃으며 신동혁의 번호를 눌렀다.



***



그날 밤.

압구정 나이트클럽 VIP 룸.


콸콸콸-


신동혁이 글라스에 발렌타인 30년산을 채우며 물었다.

섹시한 여대생을 놓친 아쉬움보다 죽마고우를 만난 기쁨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이지훈은 가만히 신동혁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인간이군. 눈치가 없거나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인생을 살았다는 뜻이겠지.“


신동학이 글라스를 밀어주며 물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 하도 소식이 없길래 뒈진 줄 알았다.”


이지훈은 글라스에 시선도 두지 않고 짤막하게 답했다.


“바빴어.”

“뭐하느라고?”

“일.”

“뭐? 이-일? 푸하하하”


신동혁이 삿대질까지 해가며 웃어제끼자 이지훈이 정색했다.


“병신 새끼야, 언제까지 이렇게 살래?”


신동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보로 레드에 불을 붙였다.


“시방새야, 이렇게 사는 게 뭐 어때서?”

“사람들이 우리보고 뭐라는지 아냐?”

“알지. 이거.”


신동혁이 과일 안주에서 오렌지를 집어 이지훈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압구정동의 황태자. 오렌지족 아니겠냐?”


탁-


이지훈이 그 손을 쳐내고는 대뜸 멱살을 붙들었다.


“오렌지족이라고 쓰고, 부모 잘 만나서 유흥에 시간과 돈을 탕진하는 쓰레기라고 읽는다.”


그제야 분위기를 파악한 신동혁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 새끼가 뭘 잘못 쳐먹었나? 왜 갑자기 선생질이야?”

“한심해서 그런다. 언제까지 사고나 치고 손가락질 당하면서 살래?”

“그러는 넌? 작년 일 기억 안 나? 막말로 나 혼자 사고쳤냐?”


이지훈은 ‘프라이드 운전자 집단 폭행사건’을 떠올렸다.

이지훈과, 신동혁, 그리고 이석훈이 함께 저지른 사건이었다.


사건은 새벽의 도산대로에서 벌어졌다.


부우웅-


평소처럼 술을 잔뜩 퍼마신 삼인조는 그랜저를 타고 신호를 무시한 채 질주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프라이드가 끼어들자 신동혁의 눈이 뒤집혔다.


“저런 건방진 새끼를 봤나?! 감히 프라이드 주제에!”


끼이익-


프라이드를 앞질러 차를 세우게 한 신동혁은 운전자를 끌어내려 선빵을 날렸다.


“서민 주제에 감히 로얄 패밀리의 심기를 건드려?”

“뭐라고? 이런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들이...”

“새끼이-? 아저씨가 우리 아버지세요?”


그렇게 시비가 붙었고, 삼인조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도로변의 벽돌로 프라이드 일행을 집단폭행했다.


사건 이틀 후, 신동혁은 런던으로 도망치려다가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런데 경찰은 상부에 제대로 보고도 하지 않고 사건을 축소하려다 언론에 발각되어 사회적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그 사건으로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신동혁은 오렌지족으로 살면서 인생을 낭비하고 있었다.

신동혁의 항변은 계속됐다.


“마리화나는? 코카인은? 다 네가 먼저 권했잖아.”


마약은 이지훈도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다.


‘이 새끼들... 진짜 막장이었구나....’


신동혁은 억울하다는 듯 폭로를 이어갔다.


“원나잇도 마찬가지야. 네가 여자를 엮어주면서 맘대로 하라고 했잖아. 약하고 홍콩가면 기분 죽인다면서 쓰리썸도 제안했고...”


퍽-


이지훈의 주먹을 맞은 신동혁이 나가떨어졌다.


“개망나니로 낙인 찍히고 가족들에게까지 손가락질 당하는 게 좋아? 언제까지 과거에 붙잡혀서 미래를 망칠 거야?!”


이지훈이 꾸짖자 신동혁도 악을 썼다.


“씨발, 나는 뭐 이렇게 살고 싶어서 사는 줄 아냐?! 나도 남들처럼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떳떳하게 살아보고 싶어! 근데 사고 좀 쳤다고 아예 인간 취급도 안 해주는데, 능력도 안 되는데 어쩌라고?!”

“이 병신새끼야, 네 문제는 대가리가 아니라 성격이야!”


신동혁은 영국의 명문 캠브리지에서 유학을 할 정도로 머리가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불같은 성격을 참지 못해서 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프라이드 사건 이후로는 가문에서 사실상 축출당한 상태였다.


어느새 신동혁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넌 알잖냐... 내가 누구 땜에 이렇게 됐는지...”


이지훈은 그가 화를 참지 못하고 감정이 기복이 심한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신동혁은 어릴 적 어머니를 여의고, 엄한 아버지 슬하에서 후계자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어릴 땐 신동 소리를 들을 정도로 총명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연산군처럼 변해버렸지.’


그의 아버지는 로테가의 창업주인 장남 신창호 회장의 5번째 동생.

푸른밀의 신호준 회장이다.


신호준 회장은 아버지처럼 따랐던 큰형과의 부동산 소송에서 패소한 후, 로테햄우유만을 이끌고 독립했다.


즉시 사명에서 로테를 빼버리고 푸른밀로 바꾼 신호준 회장.

그는 장남인 신동혁에게 복수를 해야 한다면서 스파르타식 교육을 강요했다.


“널 아들이 아니라, 복수의 도구로 생각하셨지.”

“그래서 난 네가 너무 부러웠어... 차라리 사생아로 태어났으면 하루가 멀다하고 빠따질을 당하진 않았을 테니까.”


신동혁은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칠 때마다 체벌을 당하면서 엇나가기 시작했다.

이지훈은 눈물을 훔치는 신동혁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생각했다.


‘학대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을 놈인데..’


이지훈은 나약해진 신동혁의 감성을 조금 더 건드려보기로 했다.


“넌 그때 모인 녀석들 중에서 최고였어. 큐브를 10초 안에 맞출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었지.”


칭찬의 말 한 마디에 신동혁의 표정이 대번에 어린아이처럼 밝아졌다.


“너도 만만치 않았어. 구구단을 18단까지 외우고 다녔잖아.”


이지훈은 그가 얼마나 애정에 굶주렸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게 뭐 자랑이라고. 하도 할 일이 없어서 그냥 외운건데...”


흑역사를 공유한 불알친구 앞에서 무장해제되는 신동혁.

유년시절을 회상하던 개망나니가 한숨을 내쉬며 한탄했다.


“근데 우린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평범한 집에서 태어났으면 이렇게 살진 않았을 텐데...”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이지훈이 신동혁을 일으켜주고 말했다.


“아직 안 늦었어. 우린 아직 스물다섯도 안 됐다.”

“나이만 어리면 뭐하냐? 다른 집 애들처럼 가업을 물려받을 것도 아니고...”


신동혁이 다시 의기소침해지려하자 이지훈이 힘을 냈다.


“그럴 필요 없어.”

“그게 무슨 소리야? 아까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거냐고 몰아붙이더니.”


이지훈은 의아해하는 신동혁을 보며 뜬금포를 날렸다.


“너 영화 좋아하지?”

“싫어하는 사람도 있냐? 영국에 있을 때 땡땡이 치고 시네마테크에서 보낸 시간이 얼만데...”


알고 보니, 신동혁은 유학시절 강의실보다 극장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을 정도로 마니아였다.


“복수도 하고 싶지?”


순간, 신동혁의 눈빛이 번뜩였다.


“두 말 하면 잔소리지. 두 노친네가 싸우지만 않았어도 내 인생이 이렇게 망가가진 않았을 거다.”


이지훈은 마지막으로 확인하듯 물었다.


“만약에 푸른밀과 로테 중에서 고르라면 뭘 선택할래?”


푸른밀의 주력사업은 햄과 유제품이고, 로테는 식품, 백화점, 화학으로 유명했다.


신동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둘 다 관심없어. 차라리 너처럼 광고나 만들어서 파는 게 낫지.”


신동혁은 광고제작을 구실로 여배우들과 어울리는 이지훈을 부러워했다.


“덕분에 왠만한 여자 연예인하고는 안면도 텄고.”

“안면을 텄다니?”


신동혁이 옆구리를 쿡- 찌르며 능글맞게 말했다.


“짜식, 다 알면서... 신세계를 알려준 건 너잖아.”


조금 전 언급했던 마약과 변태적인 섹스를 암시하는 신동혁.


이지훈은 동조하는 척 웃어주며 내심 쾌재를 불렀다.


‘생각보다 더 단순한 놈이구나. 복수와 여자를 미끼로 끌어들이면 되겠어.’


신동혁을 꿰뚫어본 이지훈이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일타쌍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떡할래?”


그말에 신동혁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게 뭔데?”


이지훈이 신동혁과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너 나하고 일 하나 같이 하자. 너한테 딱 맞는 일이 하나 있어.”


작가의말
오늘도 혜자로운 분량입니다.
엔딩은 오마주인 거 아시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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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충무로의 신성 (5) +13 19.06.10 7,812 16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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