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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9.12.23 12:53
최근연재일 :
2009.12.23 12:53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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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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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2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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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3)

DUMMY

모건가의 저택은 천년의 영화를 이어온 신족의 저택치고는 아담한 편이었다. 가문의 사람들이 기거하는 본채는 천년전의 건축양식으로 만들어져 세월의 풍파에 휩쓸린 모습이 고풍을 넘어 유적이라 불려도 무방할 정도로 오래된 역사를 자랑했지만 마법으로 유지,보수가 계속 행해져 아직까지 사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저택에서 일하는 고용인들과 저택을 경비하는 기사들이 기거하는 별채들이 본채를 보호하듯 둘러싼채 건설되었고 아담한 정원과 마구간, 기사들이 사용하는 훈련장등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자 여기가 네 방이란다.”

고용인들이 머무는 건물의 다락방 먼지싾인 좁은 골방이었지만 루스카는 자신자신만의 보금자리가 생겼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고아원에선 개인공간 따위는 사치에 불과했다. 모든 것이 공동이었고 한침대에 대여섯명이 모여 잘 정도로 비좁았다. 거기에 비하면 이 다락방은 천국이었다.

루스카가 정식으로 모건가에 고용되어 생활한지도 삼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처음 루스카의 사정을 들은 고용인들은 다들 루스카를 딱히 여겨서 따뜻이 맞이해 주었다. 따뜻한 잠자리와 항상 배불리 먹을수 있다는 사실에 루스카는 만족했다. 영양이 풍족하게 공급되어서 그런지 앙상하게 뼈만 남았던 루스카는 곧 통통한 도화빛 볼이 귀여운 소년으로 변했다.

루스카는 자신의 처지를 잊지않았다. 10살의 소년에 불과한 루스카가 할 일은 거의 없는거와 마찬가지였지만 잔심부름을 하거나 청소를 하는등 모든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고용인들은 루스카를 귀여워 했다.

“오 루스카 고맙구나.”

“이리오렴 루스카.”

루스카가 정원의 테이블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모레스키와 엘리아느에게 차를 가지고 나타나자 따뜻한 미소로 루스카를 맞이했다.

“그래 지내기는 어떠냐?”

“모두들 과분하게도 잘 대해주셔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가주님.”

모레스키의 물음에 루스카가 정중히 허리숙여 감사를 표하자 엘리아느의 눈초리가 화가난 듯 살짝 올라갔다.

“루스카 이리오렴.”

“아닙니다 엘리아느님.”

루스카가 살짝 한발짝 뒤로 물러서며 거절의 뜻을 내비치자 엘리아느는 거역할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리 오래도.”

“…예.”

엘리아느는 가까이 다가온 루스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아주면서 따뜻한 미소로 말했다.

“네가 우리 집에 있어 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단다 루스카.”

“어찌 그런 말씀을…”

이미 몇 번이나 당해봤기에 루스카는 본능적으로 엘리아느의 손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묘하게 강하면서도 따뜻한 그녀의 손은 루스카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루스카 아주 귀여운데?”

짓궂게 눈을 반짝이며 말하는 엘리아느의 모습에 루스카는 문득 한기를 느꼈다. 애는 애답게 굴어야 한다는게 엘리아느의 평소 지론이었다. 하지만 루스카는 항상 애늙은이처럼 굴었고 엘리아느가 아무리 주의를 주고 혼을 내도 그것만큼은 고쳐지지 않았다. 그래서 엘리아느는 다른 방식으로 훈계하기 시작했다.


@


“깔깔깔 루스카 너무 귀엽다!”

“……”

“어머나! 이 피부 고운것좀 봐! 아우 여자라고 해도 믿겠는데?”

어째서 이런 처지가 된것일까? 루스카는 살짝 고민해봤지만 해답은 없었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화장까지 한 루스카는 영락없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엘리아느와 시녀들은 깔깔거리며 즐거워 했다.

엘리아느에겐 소녀들처럼 인형 옷갈아입히며 노는 취미가 있었다. 말투를 고칠래? 매일 시달릴레? 선택하라는 엘리아느의 말에 루스카는 어쩔수 없이 시달리는걸 선택했다.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생명의 은인이었다. 그런 모레스키와 엘리아느에게 루스카는 어린애처럼 굴며 무례를 범할수는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처럼 동심을 가지기엔 루스카는 너무도 많은 밑바닥 삶을 헤쳐왔다. 빈민가 아이들에게 동심이란 죽고난 뒤의 얘기였다.

그렇게 처음엔 잘 먹어 살이 통통하게 오른 귀여운 루스카를 골려주기위해 시작한 일이 어느새 하루의 일과가 되어 버렸다. 빈민가 아이들에게 동심이란 죽고난 뒤의 얘기였다. 근육신경이 마비된 루스카의 얼굴은 인형처럼 아무런 표정도 지을수 없었고 뽀얀 피부와 작달막한 체구는 딱 인형이었다.

루스카는 그저 애처로운 눈빛으로 묵묵히 있을뿐 은인인 엘리아느에게 반항할 수는 없었다. 엘리아느의 마수를 피하기 위해선 그저 잘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수밖에 없었다.

“오 루스카! 요즘 고생이 많다며?”

모레스키는 집무실에서 서류들을 처리하다 점심식사를 들고 들어온 루스카를 보며 묘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엘리아느와 동조하는 시녀들에게 시달리는 루스카에 대해선 이미 모건가 사람들중 모르는 이가 없을정도로 소문이 퍼질대로 퍼져 있었다.

딱히 여긴 시녀장 마사아줌마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오늘도 드레스를 입은채 엘리아느와 함께 귀족가의 레이디처럼 식사를 할뻔했다. 모레스키의 장난기섞인 미소를 무시하며 루스카는 묵묵히 책상위에 가져온 식사를 올려놓았다. 루스카는 모레스키가 식사를 마치는 동안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서 있다가 문득 모레스키가 읽다가 치워 놓은 신문이 눈에 들어왔다. 신문에는 대문짝만한 글짜로 13구역의 소요사태와 공안국의 출동에 대해 자세히 적혀있었다.

“호오? 글을 읽을줄 아느냐?”

“어깨너머로 조금 배웠습니다.”

루스카의 말에 놀랍다는 표정을 루스카를 내려다보던 모레스키는 식후의 차로 입가심을 한후 루스카가 주시하던 신문을 들었다.

“어려운 말이 많으니까 대신 읽어주마. 13구역의 폭동사태의 뒤에는 공화파가 연루되어 있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공안국은 공안1과를 투입해 13구역을 청소했다는군… 하아… 청소라니… 공안국 놈들도 정말 너무하는군. 분명 무고한 사람들도 있을텐데 그걸 쓰레기를 치우는것처럼 청소라는 단어를 쓰다니…”

모레스키는 못마땅한 듯 혀를 차면서 잠시 공안국을 욕했다. 모건가의 가주쯤 돼니까 그래도 공안국을 공공연히 욕할수 있지 보통 귀족들이었으면 당장에 난리가 날 위험한 발언이었다. 잠시 투덜거리던 모레스키는 루스카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13구역은 정리가 끝날 때 까지 영구 폐쇄한다고 하는구나.”

“괜찮습니다. 어차피 좋은 기억도 없습니다.”

루스카는 모레스키가 떠나라고 말할까봐 불안한 심정으로 말했다. 이곳을 벗어나면 루스카는 다시 지저분한 길거리로 돌아가야 했다. 그런 루스카의 심정을 눈치챘는지 모레스키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우리 모건가가 아무리 위세가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너 하나 데리고살 여력은 있으니까.”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어때 공부를 계속해볼 생각은 있나?”

“…예?”

모레스키의 난데없는 말에 루스카는 멍하니 모레스키를 바라보며 반문했다. 먹여주고 재워주는것만해도 평생을 갚지못할 은혜였다.

“하하하 그렇게 놀랄필요 없다. 나도 빈민가의 생활이 어떤지는 알고 있으니까. 그런 곳에서 글을 배웠다는건 네가 영리하기도 하지만 뭔가 하려는 의지가 있다는뜻 아니겠니? 난 그저 약간의 도움을 주고 싶은거 뿐이란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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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타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다 (3) +3 09.11.01 4,605 11 9쪽
8 타인의 죽음에서 슬픔을 느끼다.(2) +5 09.10.28 4,440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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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5) +2 09.10.27 4,658 13 8쪽
5 시궁창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4) +3 09.10.27 4,717 12 11쪽
»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3) +3 09.10.27 4,756 14 8쪽
3 시궁창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2) +3 09.10.27 5,210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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