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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9.12.23 12:53
최근연재일 :
2009.12.2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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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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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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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0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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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타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다 (3)

DUMMY

루스카가 기사들의 훈련을 훔쳐보다 들켜서 고초를 겪었지만 그 누구도 루스카를 비호하지 않았다. 모레인은 당장 지하에 가두고 배후를 알아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평범한 꼬맹이가 자신들도 눈치채지 못할정도로 은밀하게 다가올수는 없으니 분명 누군가에게서 훈련을 받고 의도적으로 모건가에 잠입했다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레인의 주장은 엘리아느의 죽음과 맞물려 신빙성을 더했다.

“이게 무슨 짓인가!”

“가주님 저놈은…”

“닥쳐라!”

모레스키의 불같은 호통에 모레인은 입을 꾹 다물었다. 처음이었다. 항상 허허거리며 성인처럼 모든 것을 웃어 넘기기만 하던 모레스키가 화를 내자 고용인들은 전전긍긍하며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튈가 싶어 도망쳤다. 모레스키가 외유를 마치고 돌아오자 모건가의 기사들은 일제히 몰려와 루스카의 처벌을 요구했고 모레스키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루스카의 모습에 화산처럼 분노를 터트렸다.

“호프만 장로! 당신은 대체 루스카가 이 지경이 되도록 뭘 한겁니까!”

“…면목없네.”

루스카를 치료하던 호프만에게도 화를 터트린 모레스키는 다시 모레인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지금 당장 모건가를 떠나라!”

“…가주님. 정말 저놈 때문에 그동안 모건가에 충성을 다해온 저를 내쫒으시는 겁니까?”

“닥쳐라! 루스카는 내 아들이다! 넌 앞으로 주군이 될 소가주를 폭행했어! 당장 참수해야 마땅하지만 그간의 정을 생각해서 그냥 보내주겠다. 당장 꺼져라!”

“주군!”

“재고해 주십시오!”

모레인을 감싸려는지 다른 기사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외쳤지만 이미 확고한 결심이 섰는지 모레스키는 입술을 꾹 다문채 기사들을 노려보았다. 모레인은 증오섞인 눈으로 기절한 루스카를 노려보다가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짖씹더니 딱딱 끊기는 음성으로 말했다.

“아무리 가주님께서 저 비천한 놈을 아들로 여긴다지만 그 누구도 저놈을 가주님의 아들이자 모건가의 소가주로 인정하지 않을겁니다. 저딴놈을 주군으로 모실 바에는 차라리 제 스스로 떠나겠습니다.”

쿵! 모레인이 자신의 심장 부근을 오른손 주먹으로 치자 갑옷과 건틀릿이 부딪히는 소리가 무겁게 울려퍼졌다. 이어 왼쪽 어깨에 달린 모건가를 상징하는 푸른색 바탕에 한 마리 매가 수놓아진 휘장을 잡아 뜯었다. 잠시 휘장을 바라보던 모레인은 던지듯 가스통에게 넘기며 착잡한 표정의 가스통을 무시한채 걸어갔다.

“…모레인과 같은 생각인 자들은 전부 떠나라. 루스카는 그 누가 뭐라 해도 내 아들이다. 설령 제국의 황제가 온다 하더라도 내 결정을 바꿀수 없다.”

“……”

모레스키의 말에 잠시 적막이 흐르고 하나 둘. 주군에 대한 예로 자신의 심장 부근을 주먹으로 한번씩 친후 휘장을 뜯어 가스통에게 넘겼다.

“이 이봐 펜탈로. 알라크! 탈리만! 너까지!”

“미안하다 가스통. 하지만 난 더러운 천민을 주군으로 모시기 위해 기사가 된게 아니야.”

기사들은 휘장을 뜯은후 모레스키에게 허리숙여 인사했다. 더 이상 모건가의 기사로 주군의 예를 취하지 않고 한사람의 귀족으로서 예만 취하겠다는 태도였다.

“아아…”

가스통은 발을 동동 굴렀지만 모레스키도 호프만도 떠나는 기사들을 붙잡지는 않았다.


@


“죄송합니다.”

호프만의 치료를 받고 정신이 든 루스카가 깨어난 곳은 양자가 되면서 새로 배정받은 자신의 호사스런 방이었다. 간호를 위해 들어온 시녀들의 차가운 비아냥에 전말을 들은 루스카는 곧바로 모레스키를 찾아가 고개를 푹 숙인채 사죄했다.

"뭐가 죄송하다는 거냐?“

차가운 모레스키의 음성에 루스카는 몸이 떨리며 두려움이 루스카를 감쌌다.

“분란을 만들어 기사들이 떠났다고 들었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어떤 처벌이든지…”

“틀렸다.”

“…예?”

“넌 내 아들이다. 내 뒤를 이어 이 모건가를 이어받을 모건가의 후계자다. 그런데 자신의 부하가 될 기사들한테 폭행당했다. 루스카. 네 잘못은 몰래 기사들의 훈련장에 숨어들어간거다. 이 모건가를 이어받을 소가주로서 네가 당당히 돌아다니지 못할곳은 없다. 소가주로서 당당하게 행동하지 못한 것. 떳떳하게 가슴을 피고 다니지 못한 것. 그게 네가 범한 잘못이다.”

“…죄송합니다.”

“처음이니 용서하마. 하지만 명심해라. 두 번다시 이런일이 벌어지면 정말 혼낼꺼다.”

“…예. 아버지.”

루스카의 말에 그제서야 굳어진 모레스키의 얼굴에 미소가 돌아왔다.

“그래.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신경 했구나. 미안하다.”

“아닙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라. 더 이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쐐기를 박을테니까.”


모레스키의 말이 무슨뜻인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을수 있었다. 모레스키는 제국의 모든 귀족들에게 초청장을 돌렸다. 자기 아들의 생일축하연에 참석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초청장을. 고아인 루스카가 자신의 생일을 알 리가 없었다.

모레스키가 정한 루스카의 생일은 자신과 루스카가 만났던 그날이었다. 제국의 모든 귀족과 신족들, 심지어 황궁에까지 초청장을 보냈다는건 루스카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만 천하에 선언하는 거였다. 모건가가 주워온 빈민을 양자로 삼았다는 소문이 사교계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루스카의 생일을 맞이해 모건가는 정신없이 바삐 움직였다. 모레스키는 자신의 아들을 최초로 내보이는 거라며 최대한 성대하게 치루길 원했다. 모레스키의 의지에 따라 고용인들은 눈밖에 나지 않기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기사들마저 눈썹 하나 까딱하지않고 쫒아내는데 자신들이라고 무사할리 없었다. 다들 루스카의 눈치를 보기 바빴고 돌변한 고용인들의 태도에 루스카는 씁쓸할 뿐이었다.

파티가 시작되는 저녁무렵이 될 때부터 하나 둘 귀족들의 마력차가 모건가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비록 휴의 칭호를 잃어버렸다지만 모건가는 제국의 일곱신족가문중 하나였다. 사교계에선 거의 활동을 하지않는 모건가인데 이번에 최초로 파티를 주관하고 그 주인공이 모건가의 양자라고 하니 호기심을 가지고 참석했다.

더구나 모건가의 가주인 모레스키가 상처를 한지라 운 좋으면 재혼을 통해 신족가문과 관계를 맺을수 있었다. 양자따위는 재혼해 아이를 낳으면 유명무실해지니 모레스키와의 연결을 노리는 귀족들 또한 자신의 일가친척중 모레스키와 어울리는 영애들을 골라 꾸역꾸역 밀려들었다.

“오! 이 아이가 이번에 양자로 들인 소년입니까? 하하하 영특하게 보이는군요.”

“잘생겼는데요? 크면 여럿 울리겠습니다 그려 하하하!”

“……”

귀족들은 소문의 주인공인 루스카를 볼때마다 신기한 구경꺼리를 보는 듯이 저들끼리 낄낄거리며 대화를 나눴지만 막상 루스카에겐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모레스키는 처음엔 루스카를 데리고 다니며 일일이 귀족들에게 소개를 했으나 너무 많은 귀족들이 밀려와 자신들이 데려온 여인들을 소개시켜주자 정신이 없었다. 여인들도 모레스키를 유혹하기위해 끊임없이 말을 걸고 춤을 신청해 모레스키는 그만 루스카를 놓치고 말았다.

화려한 홀에선 풍성한 음식이 산처럼 싾여있었고 갖가지 보석으로 치장한 아름다운 귀부인들이 감미로운 음악에 맞춰 자신의 파트너와 춤을 추고 있었다. 루스카는 맞지않는 옷을 입은것처럼 거북함을 느꼈다.

아무도 자신에게 신경쓰지 않음을 알고 루스카는 바람이라도 쐴겸 후원으로 향했다. 후원은 평소 엘리아느가 즐겨 앉아 차를 마시며 정원을 감상하던 곳이었다. 후원으로 향하며 루스카는 엘리아느를 추억했다. 왜 조금더 일찍 어머니라 부르지 못했을까? 왜 선을 긋고 엘리아느를 대했을까? 엘리아느를 떠올리면 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한 후회만이 가득했다.

후원에 다다르자 모건가에선 듣기 어려운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루스카카 후원으로 들어가 보니 엘리아느가 앉던 테이블 주위로 한 무리의 아이들이 모여 놀고있었다.

“호호호 당신이 모건가의 후계자라는 그 운좋은 비천한 평민인가 보군요?”


p.s 음... 게시판 제목을 바꿨더니 까페 삼도천이라고 고대로 써 있네... 이거 어떻게 바꾸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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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5) +2 09.10.27 4,656 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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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3) +3 09.10.27 4,754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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