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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9.12.23 12:53
최근연재일 :
2009.12.23 12:53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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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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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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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1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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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골드넘버를 얻다,

DUMMY

오펀 하우스에서의 화폐는 식량과 의복 등의 생필품이었다. 칠드런들은 자신에게 나온 보급을 아껴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물물교환해 사용하곤 했다.

하지만 번호순에 따라 차별화되었던 보급이 그룹별 보급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변했다.

그룹의 규모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보급은 곧 세력의 변화를 가져왔다.

강한 그룹은 더더욱 꽁꽁 뭉쳤고 세력이 약한 그룹은 연합을 통해 활로를 모색했다.

약한 그룹이 강한 그룹에 흡수되거나 리더의 죽음으로 그룹이 산산조각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

루스카는 사방을 경계하며 어둠 속을 조심스레 걸어가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세상엔 수많은 타입의 사람들이 존재했다.

몸을 쓰는 기사나 전사 같은 타입, 머리를 쓰는 마법사나 성법사 같은 타입, 루스카는 실전을 위해 수많은 타입의 훈련생들과 싸워 왔다.

자신은 과연 어떤 타입에 속할까?

물론 영락없는 암살자 타입이었다.

오른손에 역수로 쥔 루스카의 단검이 남자의 목을 스치고 지나가자 동맥이 잘린 남자가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목을 부여잡고 바동거리다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지하 도시가 환하게 밝아졌다.

“훈련 종료.”

기사의 목소리와 함께 밝아진 광장을 향해 기다리고 있던 칠드런들이 다가와 죽어 널브러진 시체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지하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보급이 그룹 별로 지급되면서 교육 또한 철저한 실전 훈련만 실시되었다.

각 그룹에서는 과목별로 한 사람씩 출전해 삼일에 한 번씩 오직 한 명만이 살아남는 시험을 치러야 했다.

루스카는 기사들이 행하는 교육 중 은신과 추적, 암살에 관한 수업엔 꼬박꼬박 참석했다.

27번이란 번호를 납득하게 만들려면 한 가지 잘하는 점은 내보여야 했고 섀도우 워커능력을 가진 루스카에겐 당연히 은신과 암살은 딱 알맞은 과목이었다.

“흥! 역시 쥐새끼군. 숨는 거 하난 인정해 주지.”

12번은 이죽거리며 루스카를 경멸 섞인 눈으로 노려보았다. 암살 시험 다음엔 체술 과목의 시험시간이었다.

몸으로 맞부닥치는 만큼 가장 격렬한 수업 중 하나였다.

12번은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기 꺼려하는 다른 골드 넘버들과는 다르게 공공연히 자신의 능력을 과시해 칠드런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인물 중 하나였다.

“수고하셨습니다.”

루스카는 12번을 무시한 채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그니스를 향해 다가갔고 이그니스는 루스카에게 물이 담긴 컵을 내밀었다.

그 모습에 남자들은 질시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연연할 루스카가 아니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루스카의 마음을 흔들 수는 없었다.

“끄아아악!”

비명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12번이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상대하던 칠드런의 팔을 잡아 뜯어 한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팔이 뜯긴 칠드런은 연신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뒹굴었지만 12번은 다음은 너라는 듯이 뜯어낸 팔을 루스카 쪽으로 던지곤 쓰러진 칠드런의 복부를 강하게 걷어찼다.

펑!

가죽 터지는 소리와 함께 힘을 이기지 못한 훈련생의 몸이 터지며 피와 살점들이 사방으로 뿌려졌다.

12번은 몸을 강철과도 같이 만드는 것 이외에도 순간적으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힘을 발휘할 수도 있었다.

12번은 그런 자신의 능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알았다.

“크크크 역시 몸뚱이가 터지는 걸 보면 속이 다 시원해진다니까.”

키득거리며 웃는 12번의 모습에 다들 분노 섞인 표정을 지었지만 감히 시선을 마주치지는 못하고 눈이 마주치기를 꺼려했다.

기사들은 같은 그룹에 속한 인원들끼리는 서로 죽이는 것을 금지하면서도 다른 그룹과의 충돌은 오히려 조장했다.

그와 동시에 그룹별로 지급되는 보급마저 점차 양을 줄여나가 이제는 아껴 써도 부족할 정도였다.

그만큼 그룹에 속한 소속원이 몇 명이냐에 따라 지급되는 양도 달라지는데 과목별 시험으로 매일매일 인원이 죽어나가니 각 그룹의 보이지 않는 적대는 심해져갔다.

12번이 상대를 잔인하게 죽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그룹의 이탈과 가입이 자유로우니 훈련생들은 살아남기 위해 강한 그룹에 붙으려 했고 12번은 자신의 그룹을 강화하기 위해 힘을 과시했다.

그 와중에 넘버를 받지 못한 칠드런들이 그룹에 소속되면서 혼란은 더 심해져갔다.

기본적으로 넘버를 받지 못한 칠드런들은 아무것도 보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사들이 넘버를 받지 못한 칠드런들의 교육 참가는 여전히 허락하면서 시험에는 투입하지 않자 넘버를 가진 아이들만 죽어나갔고 그건 넘버를 받지 못한 아이들이 넘버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소리였다.

다른 그룹의 구성원을 빼오는 것보다 넘버를 받지 못한 아이들을 받아들이는 게 훨씬 효율적이었다.

매일 수십 명씩 실전 훈련을 통해 죽어나가는 만큼 넘버를 받지 못한 칠드런들이 넘버를 얻었다.


@


지하 도시에 바글바글하던 칠드런들도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것처럼 매일 매일 조금씩 죽어나가니 어느새 지하 도시가 텅텅 빌 정도가 되었다.

처음엔 비좁게 끼어서 자야 했던 거주구역도 각자 자신의 개인 방을 차지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하지만 루베르 루네스 교단에서 보기엔 아직도 많았다.

어느 날 갑자기 기사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칠드런들은 혼란에 빠졌다.

지상으로 나가는 유일한 입구는 폐쇄되었고 보급품은 하루 한번 중앙광장에 새겨진 마법진을 통해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지하 도시는 미묘한 살기로 뒤덮였다.

매일 매일 나타나는 보급품 중 식량은 눈에 띌 정도로 그 양이 하루하루 적어져만 갔다. 칠드런들은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선 입을 줄여야만 했다.

“크아아!”

“죽어라!”

“파이어 볼!”

창과 검이 부딪히고 마법과 마력총의 탄환이 난무하는 혼란한 난전이 벌어졌다.

줄어드는 식량의 빈자리를 채우듯 어느새 준비해 놨는지 지하 곳곳의 마법진을 통해 각종 무기류와 의약품, 갑옷 등이 나타났다.

“마총병 앞으로!”

척척!

베스터드의 외침에 따라 마력총을 든 칠드런들이 앞으로 나서며 조전했다.

“발사!”

타타탕!

베스터드의 팔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자 수십 발의 탄환이 일제히 폭발음과 함께 광장 중앙으로 떨어져 내렸다.

“끄아악!”

“돌격대 준비! 돌격!”

“와아아!”

바오렌을 외침에 각자 무기를 든 남자들이 모든 것을 쓸어버릴 듯한 기세로 뛰쳐나갔다.

갑작스런 사격에 주춤할 때 들이닥친 돌격대의 기세에 상대편은 무기를 버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겼다!”

“와아아!”

승리의 함성을 지르며 좋아하는 칠드런들의 모습을 루스카는 북쪽 신전의 계단에 앉아 내려다보았다.

식량의 보급이 줄어들어 입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 깨닫자마자 앙숙관계인 베스터드와 바오렌은 힘을 합쳤다.

가장 강한 두 그룹이 힘을 합치니 다른 그룹들은 어쩔 수 없이 연합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격전은 하루 한 번 식량이 나타나는 중앙 공동에서 벌어졌다.

베스터드와 바오렌은 북쪽에 그 이외의 그룹은 남쪽에 자리 잡아 중앙 공동을 중심으로 전선을 형성했다.

스텔라와 그녀를 따르는 여성들은 전투엔 직접적으로 참가하지 않았다.

다만 식량을 대가로 격렬한 전투에 지친 남자들에게 몸을 제공하거나 부상자를 치료했다.

처음엔 상대적으로 수가 많은 남측이 유리했으나 베스터드의 전략과 바오렌의 통솔력 앞에 점점 전투에 패배하는 횟수가 잦아졌다.

“여기 있었군.”

부상자의 후송과 식량을 분배하는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던 루스카에게 사일러스가 다가와 빵 한 덩어리를 건넸다.

“넌 참가하지 않는 건가?”

루스카의 물음에 사일러스는 딱딱한 빵을 와그작 씹어 한입 가득 우물거리며 말했다.

“난 몸을 부대끼는 걸 싫어하거든. 뭐 그게 아니더라도 움직일 수는 없지만 말이야.”

“…골드 넘버들이 지휘만 하는 것 같은 이유겠군.”

“눈치 챘냐? 뭐 우리끼리는 싸울 필요 없으니까. 너한테만 알려주는 건데 모기안이 직접 우리에게 지시했어. 이번이 이 지긋지긋한 지하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훈련이야.”

“그래서 투항하는 자들은 받지 않고 최소한의 식량을 남겨두는 건가?”

“그런 거지.”

루스카는 그제야 이해가 갔다.

골드 넘버1과 2인 베스터드와 바오렌이 힘을 합친 이상 이미 상황은 끝났다고 봐야 했다.

한 쪽의 우세가 결정되면 상대편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급격히 한쪽으로 힘이 쏠리게 된다.

하지만 베스터드와 바오렌은 투항하거나 그룹을 바꾸려는 아이들을 거절했다.

또한 전투에서 승리하더라도 상대편에게 최소한의 식량은 남겨 두었고 삼일에 한 번 정도는 일부러 전투에서 패배해 머리수의 균형을 맞춰나갔다.

“어느 정도까지지?”

루스카의 뜬금없는 말에도 사일러스는 용케 알아들었는지 남은 빵을 한 입에 털어 넣고는 우적우적 씹으며 말했다.

“뻔하잖아.”

사일러스의 말에 루스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1번부터 천 번까지의 넘버들만 살아남을 때까지 이 칠드런들만의 전쟁은 계속될 터였다.

“…아직 수가 많군.”

“그렇지……. 그거 알아? 우리 어렸을 때 몇 명이나 있었는지? 무려 오만이 넘어. 하지만 지금은? 졸이고 졸여 만든 진국이란 소리지. 이제는 기억도 안 나는 바깥 세상에 나가면 과연 저놈들을 제대로 상대할 자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

사일러스의 말 대로였다.

그 많던 칠드런들 중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며 여태껏 살아남은 자들이었다.

단 한순간의 방심이 죽음으로 이어졌고 그간의 노력과 재능이 허망하게 죽어나간 칠드런들도 비일비재했다.

여태껏 살아남았음을 증명하듯 어린 시절 모건 가에서 보았던 작위기사 가스통이나 모레인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넘버를 얻지 못한 칠드런이 그 정도였다.

넘버를 얻은 칠드런 대부분이 검에 마나를 담아 밖으로 표출하는 수준이었고 마법이나 성법을 연마한 칠드런들 또한 한 영지의 전속이 되고도 남을 만큼 뛰어난 실력이었다.

이들이 밖으로 나간다면 제국군 정도나 수적인 우세로 상대할 수 있을 뿐 웬만한 영지군으론 지리멸렬할 게 뻔했다.






p.s.... 조만간 .... 책 ..... 나올듯.... 빠르면 담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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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타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다 (3) +3 09.11.01 4,605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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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궁창 속에서 창공을 만나다. (5) +2 09.10.27 4,656 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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