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 성좌에게 전생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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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닉
작품등록일 :
2019.05.14 23:33
최근연재일 :
2019.07.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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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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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1,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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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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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공연 - 1

DUMMY

모든 사건은 느닷없이 찾아온다.


"형, 우리 공연하지 않을래요?"


그리고 이 사건은 레오의 한 마디에서 시작되었다.


"웬 공연?"


"축제 말하는 거 아닐까? 곧 있으면 건국제 축제가 시작되거든."


어느새 나타난 메이가 말했다.


처음 이 나라가 세워진 역사는 사라졌지만, 이상하게 건국제 만은 전해져 내려와서 그날만 되면 왕국 전체에서 축제가 열린다.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든 철민이 레오를 째려보며 말했다.


"너 또 설마 부탁받은 거야?"


"헤헤."


"어휴."


레오가 부탁을 받아와서 철민이 어쩔 수 없이 같이 한 것만 해도 벌써 열 손가락이 넘어가는데, 고양이를 찾아주는 일, 노인의 짐 전달, 개 산책 등등 별일을 다 했었다.


"그래서, 공연은 또 무슨 소린데?"


"어머, 소식 느리다. 그거 못 들었어? 철민 씨랑 비슷한 시기에 전생된 사람 중에 가수가 있던 모양이야. 이번에 그 사람이 공연한다고 해서 아예 전체적으로 공연장을 만들어서 축제를 벌일 모양인가 봐."


"가수? 누구지? 음... 아!"


철민은 자신이 오기 전 봤던 뉴스가 기억났다.


"김성민?"


"대충 그런 이름이었던 거 같은데."


가수에 관심 없는 철민도 몇 번 들어봤던 이름인데, '얼굴 천재' '곡 천재' '음악 천재' 등 여러 수식어가 붙은 가수였다.


"그래서 무슨 공연을 하자는 건데?"


"연극 참여만 해주면 돼요."


"연극? 그러면 너한테만 부탁한 거 아니야?"


"아뇨. 형이랑 리연 씨가지 같이 부탁받은 거에요."


"뭐지?"


"느, 늦어서 죄송해요!"


그때 멀리서 허겁지겁 리연이 달려왔다.


"마침 리연 씨도 왔으니 같이 설명 들으러 가요."


"ㄴ, 네? 뭐가요?"


"아, 나도! 나도 갈래!"


"메이씨는 왜 가요?"


"왜냐니~ 너네랑 있으면 재밌는 일이 일어나니까 그렇지."


레오의 허가에 결국 다 같이 이동하였다.



*

레오를 따라 도착한 곳에서는 한창 무대 설치로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고, 현지인들은 처음 보는 광경에 호기심이 생겨 몰려 있었기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아, 저기에요!"


레오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니 대본은 든 여자가 인원 체크를 하고 있었다.


"사람이 저렇게 많은데 우리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가보자고."


메이가 시큰둥해하는 철민을 억지로 끌고 갔다.


"아, 어서 와요!"


인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본 여자가 인사를 해 왔다.


"저는 연극 책임자인 라비아에요. 어려운 부탁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뭘 하면 되죠?"


귀찮았던 철민이 직구로 물어보자 라비아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살짝 웃었다.


"후후. 우선 역할을 정할 건데 뽑기로 정할 거에요. 여기 먼저 뽑으실래요?"


우선 제일 먼저 철민이 뽑았는데 페어리(악역)에 당첨됐고 그것을 보고 메이가 빵 터졌다.


"크하핫. 악역 이래 악역. 하긴 그 얼굴엔 잘 어울리겠다."


"웃지 마시죠?"


"뭐... 뭐가 걸리셨어요?"


"여기."


철민이 레오와 리연, 둘에게 종이를 보여주자 리연이 웃으며 말했다.


"잠자리 얼굴에 걸리셨네요?"


"... 언제부터 페어리가 잠자리가 됐지?"


"철민 씨가 페어리가 되신 순간부터랍니다."


장난인 건 알고 있지만 리연이 하니 전혀 장난 같지 않았다.


그보다 왜 하필 저렇게 말할 때마다 말을 더듬지 않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겼다.


'사실 진짜로 한 말 아냐?'


전날 일도 있고해서 스스로 합리적인 의심이라 생각하는 사이 옆에서 메이가 빵 터졌다.


"푸하하. 잠자리래. 아 배아파. 말 너무 막 하는거 아니야?"


"저도 페어리에 걸렸어요."


그 사이 레오도 역할을 뽑았는데 레오도 철민과 똑같은 잠자ㄹ, 아니 페어리에 뽑혔다.


"어서와. 잠자리는 처음이지?"


"저 얼굴에 잠자리면 잠자리도 할만하지. 철민씨랑은 다르다고?"


"... 메이씨는 좀 나가 있어요. 탈모되기 싫으면."


"헙. 그건 좀."


추가로 리연도 뽑았는데 리연은 마을 주민 1에 걸렸다.


"이 연극 정체가 뭐길래 페어리가 둘이나 나와?"


"글쎄요? 저도 설명을 못 들었어요."


철민이 레오에게 물어봤지만 레오도 대답하지 못하고 머리만 긁적였다.


"아직 작가님이 대본을 뽑지 못해서 오늘은 역할만 뽑고, 대본과 대략적인 설명은 내일 있을 예정이에요."


라비아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고 철민이 대표로 물어봤다.


"그럼 오늘은 이만 돌아가면 되나요?"


"네. 그럼 내일 이 시간에 뵙겠습니다. 늦지 마세요~"




*

다음 날.


집합 장소에 도착하니 구경꾼들이 배로 늘어나 있었다.


"대체 왜 저렇게 사람이 많은 거죠?"


"레오 씨가 연극을 한다는 소식이 퍼져서 다들 구경하러 온 거예요."


"허."


아르바나가 평화와 거리가 조금 있다 보니 연극 같은 놀 거리 문화는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이세계 용사들이 연극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났을 때부터 마을에 소문이 파다했었다.


그 와중에 잘생긴 레오가 연극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모두 구경하러 몰린 것이었다.


"세상 참 불공평하네."


"억울하면 철민 씨도 성형하는 게 어때? 자가 치유되니까 붓기도 빨리 빠지겠네."


"메이씨. 그렇게까지 탈모가 되고 싶었으면 나한테 직접 말하지 그랬어요."


"헤헿. 그럼 난 이만!"


메이가 도망치듯이 사라지자 라비아가 찾아왔다.


"어라? 메이씨는 어디 갔어요?"


"몰라요. 급한 일이 생겼나 보죠."


"그런가요. 흠. 일손이 모자라서 부탁 좀 하려 했는데."


그리고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혼잣말했다.


"눈치가 빠르군."


"네?"


"뭐가요?"


"아, 아니에요. 잘못 들었나 봐요."


"우선 대략적인 설명이 있을 예정이니 일행을 데리고 와주세요."


"네."




*

철민은 연극을 하겠다고 한순간을 후회하고 있다.


"거기! 좀 더 악랄하게 웃어야지!"


대략적인 설명을 한다더니, 어느새 나타난 작가가 전반적인 흐름을 보고 싶다며 연기를 시켰기 때문이다.


하필 거기다 철민이 맡은 역은 신데렐라 계모 수준의 들러리 악역이 아닌, 역할 비중이 큰 주인공의 라이벌 격인 캐릭터였다.


'으아. 죽겠네.'


"거기 너! 집중 안 해?! 연기가 장난이야!!!"


"죄송합니다!"


결국 철민은 하루종일 야단만 맞고 시달렸다.


"고생하셨어요. 형."


"그래 너도 수고했어."


"수, 수고하셨습니다..."


"리연씨도 갑자기 휘말리게 해서 죄송해요."


"아, 아니에요. ㄹ... 레오 씨."


위기의 순간에 구해줘서인지 리연은 레오를 볼 때마다 남들보다 더 어색해했다.


"일단 오늘은 일찍 헤어지자. 나 너무 피곤해."


"알았어요. 내일은 연습이 없으니까 사냥하러 가요."


"ㅅ... 사, 사냥!"


과하게 기대하는 리연의 모습에 철민은 뒤통수가 싸해졌다.


저번처럼 의욕이 앞서거나, 당황해서 마법을 난발했다가는 몸이 여러개라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진정하세요."


"네?"


"앞으로 사냥은 계속, 많이 하게 될 거니까 일일이 흥분하지 마세요."


"계속... 많이...."


철민의 말에 리연이 되새기더니 오히려 방금보다 더 흥분하였다.


"그, 그렇죠! 앞으로 많이! 하게 될 꺼니까!"


많이를 강조하며 눈을 빛내는 리연을 보니 이 여자는 절대 통제하지 못할 거라는 느낌이 왔다.


레오는 그런 사정을 전혀 모르고 그저 자신의 파티원들이 사이가 좋다는 생각을 하며 흐뭇하게 웃었다.



*

"넌 대체 같은 말을 몇번이나 반복하게 만들 셈이야!"


'오늘 쉬는 날 아니었어?'


아침부터 갑자기 끌려와서 무대에 불려 세워진 철민은 오늘도 열심히 작가에게 욕을 먹고 있었다.


"표정! 표정 관리하라고! 그런 낚싯줄에 걸린 채로 말라비틀어진 오징어 같은 표정이 아니라! 좀 더 역동적이고 비열한, 뭐랄까···."


스스로 말하면서도 표현이 생각이 안 나는지 대본을 꾸기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아무튼! 그런 어중간한 마음가짐으로는 이 험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딱히 살아남고 싶지 않은데.'


"저기 봐! 레오는 얼마나 잘하고 있냐고."


사실 레오는 아무것도 하는 거 없이 그저 옆에서 웃고만 있었지만 언제나 연기는 합격이었다.


'연기도 프리패스 인 거냐. 대체 얼마나 사기적인 거냐고. 저 얼굴.'


"그래, 그 얼굴! 그 비열하면서 야비한, 질투에 눈멀었지만 딱히 말로 표현은 못 하고 표정으로 드러나는 듯한 그 음습한 얼굴을 하라고!"


'말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왠지 자신의 마음조차 매도당한 기분이라 철민의 표정이 더욱더 사나워졌지만 그럴수록 작가는 더욱 좋아했다.


"좋아! 그 표정이야! 이제야 할 맘이 생겼구나?"




*

월포드의 군단은 첫 행군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월포드와 그의 수하 셋의 임시 회의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만은 솔직히 좀 너무 많지 않습니까? 금방 들켜서 회군 당할 겁니다."


"그런가? 하긴 그렇지?"


"네. 천만이 아니라 일만 군대만 되어도 충분할 겁니다."


"어허. 그게 무슨 소리요! 월포드님의 체면이 있지. 고작 일만 가지고 어떻게 진군을 한단 말이오. 못해도 십만은 있어야 면이 살지요."


"그것도 그렇지?"


"십만도 너무 많소. 어차피 회군시킬 거라면 수를 되도록 적게 남기는 게 덜 의심스러울 겁니다."


"고작 10만으로 들키진 않을 거요!"


둘이서 한참을 더 옥신각신하더니 동시에 월포드를 쳐다보며 대답할 것을 종용했다.


"월포드님이 정하시지요."


"그래. 그게 맞겠군."


그러나 월포드는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어떡하지...?"


그렇다. 그는 심각한 팔랑귀였다.


"하~암. 언제 끝나? 우리 출발이나 할 수 있는 거야?."


나머지 하나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가만히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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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3 호샤s
    작성일
    19.06.01 22:15
    No. 1

    ㅋㅋㅋㅋㅋㅋㅋ연극이라니... 파티장이 누구인지도 모르겠군용 레오가 주도하는 느낌이랄가 철민이가 딱주러지지 못해 못내아쉬워요 ㅋㅋ 그리고 마군들은 개인의 역량이 쌔다보니 회의가 엉망진창인 느낌이네용 헷 어서 빨리 전쟁씬 나오면 좋겠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무닉
    작성일
    19.06.01 22:26
    No. 2

    레오가 얼굴마담이기 때문이죠! 하핳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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