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스킬 파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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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작품등록일 :
2019.05.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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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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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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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 아르벤바르크(2)

DUMMY

차하늘에겐 목적이 있다. 이 거지 같은 세계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

그렇지만 굳이 자신이 세계를 구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가 대신 모든 스토리 퀘스트를 클리어해도 문제는 없다. 때문에 차하늘은 제주도에서 오랜 시간동안 체류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의 문제는 세계가 아니라 손나림 쪽이다.


'손나림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 필요한 건 두 가지.'


손나림의 영혼을 되돌리는 것과 육체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 이 두 가지만 있으면 이론적으로 되살릴 순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어느 쪽도 당장은 불가능하다.


"육체를 되돌리려면 적어도 세번째 마을에는 가야하나···. 골치 아프구만."


차하늘은 혀를 찼다.

그렇다고 해서 곧 바로 세번째 마을에 갈 수는 없다. 차하늘은 이 아르벤바르크에서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으니까.


《철과 돌의 땅, 아르벤바르크에 온 것을 환영한다네, 낯선 모험가여.》


워프 마법진에서 벗어나자 한 NPC가 차하늘을 맞아주었다.

그의 머리에는 [NPC 도시장 벨로톤]이라는 글자가 떠있었다.


《나는 아르벤바르크에서 시장을 맡고 있는 벨로톤이라고 한다네. 하지만 말로만 시장일 뿐이지, 실제로는 자네처럼 외부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하는 일밖에 하지 않는다네.》

"어."

《우리 도시는 말일세. 예로 부터, 왕국의 광물을 책임지고 있었지. 그렇지만 갑작스레 창조의 신과 종말의 신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지.》


NPC는 갑자기 아르벤바르크의 설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창조의 신과 종말의 신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고 결국 창조의 신이 승리했다.

하지만 전쟁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었다. 종말의 신이 이끌던 악마들은 아르벤바르크를 한 번 점령했다. 그리고 인간들이 아르벤바르크를 다시 탈환했을 땐, 탄광에는 몬스터들이 들끓게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탄광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지. 광산에는 아직도 많은 자원들이 묻혀있으니···.

그러니 광산의 몬스터들을 반드시 몰아내야한다네! 자네와 같은 모험가들이 말일세!

물론 공짜로 일을 맡기는 건 아니라네. 이 도시에서 모험가 활동을 해준다면, 자네가 스킬을 배우는 비용을 전부 우리가 대주겠네.》


NPC는 그렇게 말했다.


결국 간단하게 말하면 이렇다. 튜토리얼 섬에서는 스킬 포인트 소모없이 스킬을 배울 수 있듯, 아르벤바르크에서는 공짜로 스킬을 배울 수 있다.

물론 아르벤바르크는 튜토리얼을 클리어하고 접하게 되는 첫번째 마을. 그리 대단한 스킬을 배울 수는 없다.

하지만 차하늘에게 있어선 그 별 볼 일 없는 스킬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내 레벨은 딱 100이지만, 실제 강함은 Lv.80도 안 될 거야.'


이 세계에서의 강함의 기준은 세 가지다. 스텟, 스킬, 장비.

이 중에서 차하늘이 충족하고 있는 것은 스텟 밖에 없었다. 레벨 100인 만큼 차하늘의 스텟은 어마무지하지만, 갖고 있는 스킬과 아이템들은 튜토리얼에서 얻은 것들 뿐이다.


'장비는 천천히 맞추면 된다. 어차피 여기서는 내 레벨에 적합한 장비를 맞출 순 없어.

그렇지만 스킬은 배워두면 계속해서 쓰게 된다. 아르벤바르크에서 배울 수 있는 스킬은 기초 스킬밖에 없지만, 지금은 그것마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스펙으로도 두번째 마을까지 가는 건 쉽겠지만, 손나림을 되돌리는 건 조금 천천히 하기로 한다.

모든 일에는 순서와 타이밍이 있는 법. 그리고 지금은 스킬을 배워야하는 타이밍이다.


* * *


차하늘은 가장 먼저 숙소에 들렀다. 좀비인 손나림도 넣어야하니 2인실로 잡았다.


《보아하니 신입 모험가로군. 그거 아나? 우리 도시에서는 스킬을 배우는 비용이 공짜라는 걸.》

"알고 있어."

《아, 도시장에게서 들은 모양이구만. 한 번 연맹에 들러보게. 그곳에 가면 스킬을 가르쳐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거야. 연맹 건물은 동쪽에 있다.》


여관 주인 NPC는 묻지도 않은 것을 알려주었다. 차하늘은 잠자코 고개를 끄덕이고 여관 밖으로 나온다.


차하늘은 여관 주인의 말대로 동쪽으로 향했다. 물론 스킬을 배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의 차하늘은 다리가 없었으니까.


"···시발. 겁나 불편하네."


차하늘은 의족을 보며 그리 중얼거렸다.

판가일이 차하늘에게 선물해준 의족은 솔직히 말해 조잡한 것이었다. 원피스에서 나오는 '붉은 발의 제프'가 쓰던 의족. 그것과 비슷한 디자인이다.

마치 두 개의 막대기로 걷는 것만 같은 감각. 균형을 잡는 것이 힘들다. 바닥이 울퉁불퉁할 경우에는 죽을 맛이다.

때문에 차하늘은 좀비 손나림의 부축을 받으며 걸을 수 밖에 없었고, 그 모습은 굉장히 눈에 띄었다.


"다리도 고쳐야하는데···. 할 일 겁나 많네."


차하늘은 불만을 토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연맹 건물들이 몰려있는 동쪽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다양한 연맹 건물들이 있었다.

전사 연맹, 궁수 연맹, 마법사 연맹, 도적 연맹, 드루이드 연맹 등등. 심지어 음유시인 연맹도 있다.


그 많고 많은 건물들 중 차하늘은 가장 먼저 마법사 연맹에 들어간다.


《어서오세요. 마법사 연맹 아르벤바르크 지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접수처에서 접수원 NPC가 맞이해주었다. 차하늘은 손나림의 부축을 받으면서 그쪽으로 향했다.


"연맹에 가입하고 싶다. 마법사 스킬을 배우고 싶어."

《아, 가입 희망자셨군요? 마침 좋은 타이밍에 오셨네요. 지금 아르벤바르크에서는 모험가 육성 산업이 진행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스킬을 배우는 비용이 공짜에요.》


오늘 하룻동안 세 번이나 듣게 된 이야기. 차하늘이 지긋지긋한 표정을 짓자, NPC는 미소를 무너뜨리지 않으며 서류를 내밀었다.

연맹 가입 서류다. 이 가입서를 작성하면 연맹의 회원이 되고 마법사 스킬을 배울 수 있게 된다.


《가입서 작성을 하시는 동안 마법사 과정에 대해서 설명 드릴게요. 마법사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어요.

엘레멘탈 마법(원소마법)을 다루는 엘레멘탈리스트(원소술사), 여러가지 매직 아이템을 만드는 연금술사, 마력을 이용해 여러현상을 발생시키는 소서러, 근접전투와 마법을 혼합한 배틀 메이지 등등.

차하늘 회원 님께서는 어떤 마법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연금술사."


차하늘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3급 연금술사 자격증'을 발급해드릴게요.

이 자격증을 보여주시면 앞으로 '3급 연금술사'에 준하는 스킬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다만 스킬을 배우기 위해서는 퀘스트가 주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 점을 참조해주세요.

혹시 연금술사 이외에 다른 스킬을 배우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NPC는 그리 물었다. 이것이 일반적인 RPG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이 세계에선 '전직'이라는 개념이 없다. 그래서 연금술사 자격증을 얻었다고 해서 연금술 스킬만 배워야하는 건 아니며, 필요에 따라서는 전사 스킬이나 궁수 스킬도 배울 수 있다.

물론 결국 스킬 포인트의 총량은 정해져있으므로 배울 수 있는 스킬의 갯수는 한정되어있다. 때문에 스킬의 조합이 더더욱 중요해지는 것이다.


"일단은 연금술사 스킬만 배울 거다. 곧 바로 스킬을 배우고 싶으니 퀘스트를 줘."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차하늘은 연금술사의 자격을 얻었다.

얼마 후, 차하늘은 3개의 연금술 스킬을 배웠다.


* * *


3개의 연금술 스킬을 배운 차하늘이 다음으로 향한 곳은 도적 연맹이었다.

도적 연맹에도 가입한 차하늘은 도적 스킬을 배우고 있었다.


《멀리 있는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선 원거리 공격이 필요하다. 하지만 활을 들고 다니는 도적은 적지. 왜 그런지 아나?》

"화살을 쏘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니까."

《그것도 맞다. 화살을 쏘는 것에도 기술이 필요하지. 특히 먼 거리의 표적을 맞추기 위해선 매일 갈고 닦아야하지만, 그럴 바엔 도적이 아니라 궁수가 되는 게 낫겠지.

가장 커다란 이유는 애로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도적은 빠르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게 장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커다란 물건은 들고 다니지 않지. 방해만 되니까.》


때문에 도적은 되도록이면 작은 무기들을 들고 다닌다고 NPC는 말한다. 차하늘은 NPC의 설명에 적당히 고개를 끄덕인다.


《가장 자주 쓰이는 건 나이프다. 옷 안에 숨기기도 좋고 실력이 있는 도적은 소매 속에도 숨긴다. 소매에서 꺼내 곧 바로 던지면 적이 반응하기가 어렵다. 무게도 적당히 나가기 때문에 다루기도 쉬운 편이지.

그보다 더 실력이 있는 도적은 침을 던져서 맞춘다. 하지만 워낙 작아서 던지는 데에는 요령이 필요하지. 너에겐 아직 일러.》

"······."

《그 외에도 다양한 아이템을 던질 수 있으면 좋다. 도적에 따라서는 폭탄을 던지거나 독약을 던지는 스타일도 있다.

일단 내가 지금부터 너에게 <아이템 투척> 스킬을 가르쳐주지. <아이템 투척>이 어느 정도 숙련되었다 싶으면 <나이프 투척>을 가르쳐주마.

그렇군···. 숙제를 내줘볼까. <아이템 투척>으로 슬라임을 30마리 사냥해와라.》


【Message ; 스킬 <아이템 투척> Lv.1을 획득하였습니다.】

【Message ; 퀘스트 '과제;슬라임 퇴치'를 수주하였습니다.】


《슬라임은 탄광에서 살고 있다. 탄광 5층쯤에서 만날 수 있을 거야.》


과제를 받은 차하늘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 몬스터 퇴치 퀘스트다. 그것도 탄광에서만 나타나는 몬스터다.

그 사실에 차하늘은 가볍게 짜증을 느꼈다.


"별 수 없지···. 가자."


차하늘은 손나림과 파수견을 이끌고 탄광으로 향한다.

얼마 전, 돈을 내고 지팡이를 샀다. 손나림에게 부축받는 것만으로는 중심을 잡기 어려웠기에 사야만 했다.

그래서 이전보다는 중심 잡기가 쉬워지긴 했다. 하지만 걷는 게 어려운 건 여전하다.


안 그래도 평지에서 걷는 것도 이리 힘든데 차하늘이 가야할 곳은 탄광이다. 의족으로 걷는 게 더더욱 어려워진다.


"다 제쳐놓고 다리부터 마련할까···."


걸으면서 차하늘은 중얼거린다.

다리를 잃은 것은 생각 이상으로 치명적인 일이었다. 차하늘이 원거리에서 투척 공격으로 승부보는 원딜러라고 해도, 다리가 이래서야 여차할 땐 도망칠 수가 없다.

그렇다는 것은 앞으로의 활동에 지장이 간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손나림을 되돌리기 위해선 적어도 세번째 마을까지 가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지나야하는 퀘스트는 많고도 험하다. 그걸 이런 다리로 수행하는 건 솔직히 너무 빡세다.


'하지만 다리를 되돌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뭔가 대안을 생각해봐야겠군.'


차하늘은 힘들게 걸으며 고민에 빠진다.


박동아는 그런 차하늘을 보며 다가가기를 망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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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4. 튜토리얼의 왕(4) +4 19.05.22 993 20 16쪽
4 003. 튜토리얼의 왕(3) +2 19.05.21 1,129 23 10쪽
3 002. 튜토리얼의 왕(2) +1 19.05.21 1,358 29 10쪽
2 001. 튜토리얼의 왕(1) (부분수정) +2 19.05.21 1,613 28 11쪽
1 Prologue. 세계 개변 (부분수정) +3 19.05.21 1,975 31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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