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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 :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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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alon..
작품등록일 :
2019.05.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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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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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DUMMY

“그런 건 내 알바 아닙니다. 아저씨는 방금 여기 있는 사람 전부를 죽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건 알고 있습니까? 이 자리가 아니었다면 저도 충분히 설명도 할 수 있고 그 처지 모르지도 않기에 공감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그리고 여기여서도 안 되구요. 우리는 아지트로 돌아갈 겁니다. 원한다면 따라 오시고 그렇지 않다면 조용히 쉘터나 가세요. 뭐 어차피 아지트에 도착하면 아저씨나 그 일행 분들 몽땅 쫓아낼 테니 상관은 없겠군요.”


성준의 차가운 눈초리에 양수철은 기가 죽은 듯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정찰조가 아지트로 돌아온 건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아지트로 돌아가려 했으나 괴물들의 수에 대한 표본이 너무도 부족했다. 적어도 포탈이 위차한 부근을 처음 관찰했던 곳을 포함해 3군데는 되어야 했다. 당장 하나의 무리만 보고서 판단을 하기엔 그에 따른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최대한 빠른 발걸음으로 두 개의 포탈을 더 찾아 나선 성준의 일행은 괴물들의 수가 만만치 않음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지트에서 성준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자신이 본 것에 대해 설명했다. 마기에 빠진 오크로 보이는 괴물들은 기본이 백이상의 무리를 이루고 있다. 그 무리가 포탈 당 하나일지 아니면 수십 개일지 알 수 없다는 설명에 모두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절망. 아직 그들이 이 바뀐 세계에 적응하기엔 시간이 모자랐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제의합니다. 현재 지후가 들어간 포탈만 괴물들의 반응이 없습니다. 지후가 실패하지만 않는다면 제가 보았을 때 이 동네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그곳일 겁니다. 거기에 천명 이상으로 불어난 인원을 수용하기에도 학교의 각 교실을 사용하면 크게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단지 지금처럼 가족 당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 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전이기에 당분간 생길 수 있는 불편함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성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아지트의 모든 인원들은 이사를 준비했다. 일반인들은 식량과 생필품 등을 손수레에 담기 시작했으며, 저렙과 신규를 포함한 모든 각성자들은 무기를 손질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쉘터에서 온 인원들. 당장 돌아가고 싶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쉘터로 향하는 동안 괴물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가 없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성준이 그들을 잠시나마 용인해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다혜라는 존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실제로 다혜에 대해 아지트의 각성자들도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저 지후와 항상 함께하며 20살이라는 것과 아버지가 경찰이었다는 것이 전부였다. 아버지가 경찰이었다는 것. 그것 하나 때문에 쉘터에서 온 인원들이 아지트에 머무르는 것을 허락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싫은 것과 미운 것에 대한 구분을 짓고 분리를 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도 한 몫 했다.


날이 밝아오고 천명이 넘는 아지트의 대이동이 시작되었다. 현재는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시대이다. 그곳이 꼭 안전하다는 확신은 없었지만 그럴 것이라는 기대는 품을 수 있다. 대이동의 선두는 원석이 맡았다. 고 레벨 각성자 5명과 함께 이동 중 생길 수 있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정찰임무를 띄고 있었다. 그 뒤를 5분 간격으로 성준을 선두로 한 전체 인원이 출발하고 후미는 고 레벨 각성자 20명이 맡기로 했다. 가장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가장 안전하다 싶은 방법이었다. 목표까지 도착예정 시간은 15분. 짧은 거리임에도 긴장감이 전체를 감쌌다. 덜커덩 거리는 손수레 소리와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간간히 들리긴 했지만 모두들 숨죽이기에 여념이 없었다.


절반정도의 거리만 남겨둔 상황에서 급하게 달려오는 원석이 눈에 보였다. 성준이 이동을 멈추고 신호를 주자 일반인들을 빙 둘러싼 각성자들의 벽이 생겼다. 앞과 뒤에서 좌우로 퍼지며 간격을 둔 고 레벨 각성자들 사이사이에 신규와 저 레벨 각성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얼추 각성자만 하더라도 200명 이상 되는 듯 했다. 신규 각성자의 수가 생각보다 적지 않은 모양이었다.


2차로 처음 각성을 한 19세의 민규가 긴장한 듯 들고 있던 칼을 놓쳐버렸다. ‘챙그랑’ 소리와 함께 이목이 집중되자 그의 형이 곁으로 다가왔다.


“괜찮아. 긴장 하지 마. 내가 이래봬도 가장 처음으로 스킬 생성된 일원중 하나인거 알잖아. 형만 믿고 있어.”


민규의 형인 상규가 어깨를 다독이며 말을 건네자 그제야 긴장을 풀어낸 듯 혈색이 돌아왔다. 긴장이 어느 정도 풀린 탓인지 민규의 시야가 넓어지며 주변의 일반인들이 보였다. 자신도 어제까지만 해도 저 자리에 있었다. 긴장과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사방을 둘러보는 저 자리, 각성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저기에 있는 사람들과 자신은 다를 바가 없다. 괴물을 사냥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지도 못하는데 저들을 지키는 자리라니. 문득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형이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성준이 대기하는 곳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원석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놓치지 않았다.


“씨발, 괴물 새끼들이! 괴물 새끼들이 사람들을 잡아가. 이전 놈들과는 완전히 달라. 돼지머리를 한 놈들이 적어도 백 이상이 몰려다니는데 이놈들 굴비 엮듯 사람들을 엮어놓고 끌고 다녀. 개씨발놈들. 성준아, 우리 이거 참아야 하냐? 당장 고 레벨만 모아놔도 한판 할 수 있잖아.”


“안 돼. 이 사람들을 봐. 형 말은 이 사람들을 위험 속에 놔두고 또 다른 위험을 맞이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어. 적어도 형이 지금 나에게 해야 하는 말은 쳐들어가자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에 어느 정도의 개체수가 어느 쪽으로 이동하는지 알려주는 거야.”


“하지만, 그걸 성준이 네가 못 봐서 그런 거야. 어떻게 그걸 보고 참을 수가 있겠냐고.”

성준도 원석에게 많은 얘기를 듣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저 더 많은 사람들을 자신들에게 편입 시키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며칠만 있으면 된다. 새로 자리 잡고 방어조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고작 며칠이면 된다. 그 이후에 사냥팀을 꾸려 원석이 형이 말하는 저것들을 족치면 된다. 많은 얘기를 듣고 많은 말을 하고 싶은 성준이었지만 정작 입으로 나오는 얘기는 했던 말의 반복이었다.


“그래서 위치는?”


원석은 속이 답답했다. 이런 걸 보고 참으려고 힘을 키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덤덤한 표정으로 말하는 성준의 팔에 힘줄이 돋고 그 끝이 떨리는 모습을 보고서는 차마 더 하지는 못했다.


“학교와 우리 사이 정 중앙쯤. 어느 정도 사냥을 끝냈는지 막 길을 벗어나고 있는 중이며 우리 쪽으로 향하지는 않아. 잡혀가는 사람들의 수가 못해도 2~3백 명 정도라 당분간 학교 쪽으로 다시 올 가능성은 없어 보여.”


“그래요, 형. 정말 딱 나흘만 참아요. 그 놈의 괴물들 내가 어떻게든 다 잡아버릴 겁니다.”


성준과 원석은 모르겠지만 그 모습들을 보는 많은 눈이 있었다. 그들의 마음에 문득 아지트의 근간을 이루는 단어가 떠올랐다.


‘사람’


상황이 이렇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지금으로썬 가장 중요한 단어였다. 사람, 그 한 단어에 모든 것이 들어있었다. 저 멀리서 가만히 보고 있던 민규와 상규의 모습에도, 보호 받고 있긴 하지만 어느새 불안감을 떨쳐버린 일반인의 모습에도 그 한 단어는 절실히 가슴에 박혀들었다.


일반인들의 틈바구니에 끼어있던 쉘터에서 온 10인. 그들의 가슴에도 무언가 새겨졌을까. 그것은 모를 일이었다.


--*--*--*--*--*--*--*--*--*--


지후와 지승, 그리고 다혜는 한 시간째 돼지머리 괴물들이 자리 잡은 공동을 바라보며 서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놈들을 한 번에 상대하기는 무리였다. 지후가 무리 중 일부를 끌고 온다고 해도 그것이 일부가 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논의 끝에 나온 방법은 다혜의 [공간]. 그 수가 얼마가 됐건 다혜의 특성으로 무리를 분리할 수만 있다면 이 싸움은 이긴 싸움이 될 수 있다. 벌써 한 시간째 노력중이지만 동굴의 크기 때문에 번번이 실패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오빠들, 계속 실패만 해서···. 죄송해요. 나도 도움이 되고 싶은데.”


다혜의 얼굴은 울상이었다. 자신의 맘처럼 되지 않는 스킬에 어느 누구도 책망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다혜의 마음을 풀어 줄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걱정 하지 마. 전체가 안 된다면 일부라도 유지하면 되.”


지승이 한마디 하자 지후다 얼른 말을 거들었다.


“계획을 바꾸자. 전체를 막는게 아니라 시작부터 괴물들이 줄지어 입장하도록 하자. 그렇게 되면 많은 수에 둘러싸일 일은 없으니까 안전하기도 할 테고. [공간]을 유지하기 힘들어지면 얘기해줘. 바로 튀어야지.”


급조된 계획이라 분명 허점은 있을 것이지만 막상 당사자들은 인지하지 못했다. 일 년의 시간에 대한 결과를 눈앞에 두고 꽉 막힌 공간에서 심사숙고를 바라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그래, 그러면 되겠네. 혹시 모르니까 입구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서 나랑 다혜가 대기하고 있다가 지후가 오면 [공간]으로 분리 시키면 되잖아.”


완벽한 계획처럼 보였다. 계획이 완성되었다면 실행만이 남았다. 느낌상 돼지머리 괴물들의 밀집지역이랑 1km는 떨어진 곳에서 다혜와 지승이 대기를 하다 지후가 떠나고 대략 3분정도 후에 다혜가 [탐지]를 시전 할 것이고, 그 안에 지후의 움직이면 포착되면 굴의 한가운데를 막아서는 [공간]을 설치한다. 그리고 지후와 지승이 동굴의 양쪽에서 돼지머리를 한 마리 내지는 두 마리씩 상대하는 것이다. 둘의 체력이 될 때까지 싸우다 한계점이 오면 모두가 뒤로 피한다.


하지만 계획은 보기 좋게 실패했다. 괴물들이 따라오지 않는 것이었다. 셋은 다시 머리를 맞대고 생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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