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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 :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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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a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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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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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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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6화

DUMMY

“이 씨발! 저게 왜 다시 생겨!”


외침에 모두가 뒤를 돌아보니 이전 생성됐던 운동장 한가운데에 포탈이 다시 자리 잡고 있었다. 풍선 부풀 듯 여기저기 부풀어 오르면서 괴물들을 뱉어내는 모습이 이전과 속도가 달랐다.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생성되어 마기에 빠진 놀을 뱉어내는 모습은 각성자 모두를 경악에 물들게 했다.


괴물의 출몰이 문제가 아니었다. 기껏 대피한다고 한 장소가 저기였다. 이미 포탈인근까지 도착해 있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아무리 여기서 포탈까지 거리가 가깝다고 해도 피해가 막심할 수 밖에 없었다.


“총 든 놈들은 무시한다. 괴물부터!”


말이 떨어지기 전부터 이동이 시작되었다. 저기에서 단 한명의 희생자라도 나온다면 애써 포탈제거를 위해 아지트를 벗어난 동료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단 몇 걸음에 포탈에 도착하고 몇 번의 칼 휘두름에 놀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 분명 쉬운 상대였으나 수가 많았다. 괴물들이 각성자들에 주춤한 틈을 타 눈치를 보던 일반인들이 재빠르게 학교를 벗어나고 있었다. 아지트는 너무 가까운 곳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멀리 떨어질 수도 없었다. 이곳만 포탈이 다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은 달려야 했다. 먼 거리의 죽음보다 당장의 위협이 더 무서운 것이다.


아지트를 지나쳐 사람들이 달려가는 중 지근거리에 있는 총을 든 50여명의 사람들이 보였다.


“우아앗!”


누군가가 지른 비명에 도망치던 사람들의 몸이 굳었다. 뒤는 괴물이 앞은 총이 막고 있는 형태였다. 아주 잠깐, 정말 찰나의 대치였음에도 새로이 각성자가 된 자들이 앞으로 나섰다. 화기류 무기에 피해를 받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이미 확인한 사람들이었다. 물론 총에 밀리거나 약간의 타박상은 생길 수 있을지라도 아지트의 사람들이 도망가기에 충분한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을 터였다. 200여명의 신규 각성자들이 전면에서 자리 잡기도 전 총을 든 보안실장이 뒤의 대원들에게 눈짓을 한 후 먼저 말을 꺼냈다.


“힘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지키겠습니다. 그러니 먼저 가십시오. 총으로 죽일 순 없겠지만 그 반동으로 잠깐은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보안실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원들이 좌우로 이동해 길을 텄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깊이 인사를 했다.


쭈삣쭈삣 몇 걸음을 옮기다 빠르게 이동하는 일반인들을 두고 보안실장과 대원들이 포탈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고레벨 각성자라 하더라도 분명 놓치는 괴물이 있을 터 자신들을 그것들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야 했다.


“아저씨 같이 해요.”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갓 신규 각성자가 된 사람들이 각목을 들고 보안대장에게 다가왔다.


“저기 가는 사람들을 좀 더 지키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반만 남았어요. 나머지 반은 저 사람들 따라 갔구요.”


갓 스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청년의 모습에 보안실장이 안타까운 눈빛을 보냈지만 차마 저 뒤로 도망가는 사람들을 따라가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자신들만으로는 네다섯 마리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 분명한데 괜한 오기로 잃지 않아도 될 사람을 잃을 순 없었다.

잔뜩 긴장한 채로 한걸음씩 걸음을 옮겼다. 단 한 마리도 빠져나가지 못하게끔 촘촘히 대로변을 막고 포탈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각성자들을 빠져나온 놈들이 있었다. 거기에 생각한 것보다 수도 많았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도 십여 마리.

그 중 가장 선두에 선 놈이 보안실장 쪽으로 빠르게 달려왔다. 호흡을 가다듬고 괴물이 가까워질 때까지 기다렸다. 5미터정도 되자 괴물이 땅을 박차고 떠올랐다. 그 순간 엽총의 방아쇠를 당신 보안실장. 공중에 뜬 괴물과 보안실장 모두 반동으로 뒤로 나자빠졌다. 그것이 신호였다. 50명의 총을 든 대원들이 순차적으로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괴물들이 한발씩 뒤로 물러나도록 총을 쏴대었다.


“탕, 탕, 탕.”


리듬을 타듯 쏘아지는 총소리에 정작 놀란 것은 괴물들이 아니었다.


“저 개새끼들이, 인간 같지도 않은 것들이 총을!”


설명할 시간도 모습도 아니었기에 오해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각자 상대하고 있던 놀을 버려두고 급하게 뛰어 들어오는 각성자들. 그리고 사방으로 퍼지는 산탄에 몸을 두들겨 맞고 뒤로 튕겨지는 모습. 그것을 보았음에도 보안실장과 대원들은 총을 멈출 수 없었다. 쉴 틈도 없이 쏟아져야만 겨우 열 마리정도를 죽이는 것도 아닌 다가오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비키라’고 죽도록 고함을 치고는 있지만 총소리에 파묻혀 버렸다. 튕겨나간 각성자들의 뒤로 마기에 빠진 놀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몰려오는 놈들의 숫자가 수백에 가까워 보였다. 그 사이에 끼인 고레벨 각성자들. 뒤로는 총알을 맞으며 괴물들이 더 이상 넘어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어느 쪽이 되었건 살기는 글렀군.’


보안 실장의 머릿속은 죽음으로 가득 찼다. 애초에 시작부터 잘못된 계획이다. 그저 가는 길에 죽더라도 무기가 없이 왔어야 했다. 그래야 측은지심에 호소라도 할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죽을 때 죽더라도 원 없이 괴물들에게 총을 쏴 본다는 것.


총에 밀려나고 신규 각성자들의 각목에 머리가 깨지는 와중에도 지근거리까지 접근한 놈들이 있었다. 양손으로 손톱 날을 꺼내 비릿한 울음을 토하는 놀의 모습에 주눅이 들만도 하 것만 한발자국도 뒤로 밀리지 않았다.


떨어지는 각목을 손톱 날로 잘라버리고 막 신규 각성자의 목을 날리려는 찰나 곁에 있던 쉘터의 대원이 목덜미를 잡고 뒤로 밀었다. 가까스로 목에 생채기만 남기는 걸로 피할 수 있었다. 신규 각성자와 쉘터의 대원들은 알 수 없었으나 괴물들의 패턴이 바뀌었다. 이것은 오로지 고레벨 각성자들만이 자각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놀의 손톱 날은 한번으로 멈추지 않았다. 휘두름이 실패하자 시선을 고정하고 찔러오는 손톱 날을 막을 길이 없었다. 이제 진짜 죽는구나 하고 신규 각성자가 생각하고 있을 때 돌연 불덩이가 괴물을 날려버렸다. 급하게 시선을 돌려보았을 때 사방에 수십 개의 불덩이들이 떠있었다. 폭격하듯 한꺼번에 지면으로 떨어지고 수백에 달하는 놀의 삼분의 일이 불덩이와 그 파편에 맞아 시체로 변했다.


“모두 뒤로 물러서요!”


다혜의 외침과 함께 처음 생겨난 불덩이와 같은 수가 또다시 생겨났다. 휘몰아치는 공격에 속절없이 나가떨어지는 놀들. 두세 번 정도 더 스킬을 쓰고 나서야 괴물들이 사라졌다. 무리의 끝에서 불덩이를 보고 도망가는 놈이 있긴 했지만 워낙 소수라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고기가 구워지는 매캐한 공기에 손을 이리저리 휘젓고는 크게 숨을 들이마신 지후가 괴물에게서 시선을 떼고 보안실장과 대원들을 바라보았다.


“이깟 것들로 뭘 할 셈이지?”


차갑게 쏟아지는 말들이 보안실장과 대원들의 귀에 틀어박혔다. 무슨 말을 하건 변명으로 비칠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했다.


“우리는 그저 양수철 씨가 돌아오지 않아 안전하게 올수 있도록 마중을 나온 일행들이오.”


정말 대충 둘러대는 느낌이 들었다. 각성자들을 두고 일반인들에게 총을 주며 사람을 데려오게 한다니. 지후가 봤을 때 둘 중 하나였다. 버리는 이들이거나 다른 꿍꿍이가 있거나.


주변의 사람들이 저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았을 때 위협적이거나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닌 모양이다. 한동안은 시야에 두고 지켜봐야 할 테지만 지금은 놔둬야 했다.


묘한 대치상황에서 사람들의 웅성서림이 들렸다. 도망갔던 이들이 돌아오는 소리였다. 가장 선두에 성준을 앞세우고 천천히 걸어오는 이들이 지후의 눈에 보였다. 몇 년 만에 보는 얼굴들, 현실에선 고작 2주 정도였지만 체감으론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였다.


그와 때를 맞춰 지후의 친위대들도 도착했다. 다급하게 움직이다보니 다혜의 [건너뛰기]스킬로 지후가 먼저 움직였기에 이제야 도착한 것이다. 모두들 2년만의 해후에 감회가 새로웠다. 포탈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끈끈함이 한층 더 진해졌다.


괴물들의 소탕과 뒷정리로 아지트의 모든 이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보안실장과 대원을 포함한 쉘터의 인원들은 할 일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긴 했지만 곧 일반인들이 하는 일들을 도우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총들은 이미 바닥에 버려진 후였다.


아지트에 남은 각성자들이 노력한다고 했지만 초반 쉘터에서 온 인원들로 인한 오해로 학교운동장으로 피신한 것이 큰 피해를 낳았다. 운동장 한편에 고이 모셔져 있는 시신이 십여 구였다. 원체 괴물들에게 이골이 나 있는 아지트 사람이라고 해도 한 번에 수백 마리가 쏟아지는 물량엔 버틸 재간이 없었다. 나무 장작으로 쌓아올린 단에 한 구씩 정성스레 시신이 올려지고 장엄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눈물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누구도 다른 이들을 탓하지는 않았다. 아니 탓하지 못했다. 그러기에 세상은 녹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최초 쉘터에서 온 인원들에게 희생자에 대한 복수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만 없었다면 오늘의 이 희생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희생은 분명 발생했을 테지만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밤이 찾아왔다.


“저를 보자고 하셨다면서요.”


“반갑습니다. 전 쉘터 보안실장 이수호라고 합니다.”


해가지고 불도 없는 밤에 보안실장 이수호가 일반인들의 대표 진종오를 만났다. 반가울 것이 하나도 없는 진종오이지만 굳이 만남을 거부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나온 자리였다.


“왜 저를 보자고 하셨습니까.”


적의가 느껴지지는 않지만 호의도 없는 말투였다. 굳이 따지자면 약간은 미움이 깃든 말투였다. 저들로 인해 피해가 늘어났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혹시 우리 쉘터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간략하게 알고 있을 뿐입니다.”


“조금이라도 알고 계시다니 제가 말을 하기 편하겠군요. 우리 쉘터엔 포탈이나 괴물이 없습니다. 이것은 거기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안전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안정적인 교육의 기회와 사회 인프라를 사용가능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저희와 상관없는 것이 아니던가요? 이미 쉘터는 각성자만을 필요로 해 저희를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쉘터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자 분위기가 더욱 냉랭해졌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쉘터로 영입을 권하기 위한 일이 있었으며 그 대상은 오로지 각성자로 한한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그 부분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저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제 사정이 좀 달라졌습니다.”


이수호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각성자들 모두 저 레벨이다보니 여력이 모자랐다는 것으로 시작한 것이 어느새 쉘터 인근은 포탈이 없는 안전지역이라는 말로 끝났다.


“그래서 권하고 싶습니다. 포탈과 가까이에서 항상 위험을 안고 생활해야하는 지금보다는 월등히 나은 환경이 조상되어 있습니다. 이제 쉘터 자체적으로 괴물들을 섬멸할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말입니다. 교육을 포기하지 않아도, 안정된 생활을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얼굴이 붉어질 만큼 강조하는 이수호의 언변에 진종오는 그저 바라보기만 했지만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당장 오늘만 해도 피해자들은 10명이 넘었다. 언제 또다시 그 수만큼이나, 아니 그 수보다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될지 알 수 없었다. 보호막 바깥이라고 하나 5km안은 포탈하나 없는 그런 공간. 그 공간이 진종오의 가슴을 때렸다.


“이 부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겠습니다. 근데 저···. 정말 각성자들 없이 일반인들 모두가 가도 되는 것입니까?”


“이미 입주하실 만한 곳은 청소까지 완료한 상태입니다. 조만간 전력도 일부이긴 하지만 공급예정입니다.”


그렇게 이수호는 쉘터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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