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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 :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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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alon..
작품등록일 :
2019.05.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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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7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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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8화

DUMMY

“그딴 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말 그래요? 그러면 안전하다고 진실로 그렇게 믿습니까? 예?”


“적어도 인근에 포탈은 없다지 않습니까. 다른 어떤 것보다 그것 하나 만이라도 가지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파리 목숨과 다를 것이 무엇입니까?”


진종오의 목소리였다. 대충 들어보니 내용은 뻔했다. 쉘터가 아닌 그 바깥쪽으로 이주를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제야 지후는 쉘터에서 온 인원들의 목적을 알 수 있었다.


‘각성자가 안되니 일반인을 유혹하는 것인가.’


쉘터에 있는 작자들에 대한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애당초 처음 보안실장과 대원들을 보았을 때 괴물을 막으려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인정을 베푼 것이 화근이었다. 감정이 행동으로 이어졌다. 회의실 문을 대차게 열고는 모여 있는 이들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성준과 수뇌부, 그리고 진종오와 보안실장 이수호가 놀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종오씨, 혹시 저 보안실장이 인근에 있는 괴물들이 쉘터로 몰린다는 사실도 말하던가요? 당장은 여유가 있을지 몰라도 한 달이 지나면 보호막을 지키기에도 버거워 진다는 것을 얘기하던가요?”


갑작스럽게 등장한 지후에게 모두가 놀랐지만 진종오는 지후의 말에 더욱 놀랐다. 진종오의 시선이 지후에게서 이수호에게로 옮겨졌다.


“진짜입니까? 진짜 괴물들이 보호막으로 몰려드는 것이 맞습니까?”


“이전엔 그랬지만 지금도 그럴 거라고는···.”


쾅!


진종오가 책상을 손으로 내리치며 불같이 화를 냈다.


“낙원이 아니라 인질이었던 겁니까? 달콤한 말로 만 명에 이르는 사람을 사지로 내몰려는 것입니까?”


고개를 숙인 이수호에겐 어떠한 말도 나오지 않았다. 분개하는 진종오와 입구를 막고 서서 차가운 눈빛을 보내는 지후 사이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모두들 이수호가 곧 이 자리를 벗어나서 쉘터로 떠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양수철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제가 한마디 거들어도 되겠습니까?”


암묵적인 동의에 양수철의 입이 열렸다. 십만이 넘는 사람들과 어쩔 수 없었던 쉘터의 입장. 특히나 단 한 명의 손실조차 보호막에 지대한 영양을 끼치는 만큼 사냥에 나설 수 없었던 것을 알리는데 한참을 시간을 쓰고는 무릎을 꿇고 양수철이 호소했다.


“당장에 그 인원들을 버려둘 수가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그것은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나온 것이 아지트 전체의 이사였습니다. 보안실장이 그러더군요. 인정에 호소해도 지후씨는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저희가 이러지 않으면 그 많은 사람들이 죽음으로 내몰립니다. 물론 잘못한 것은 압니다. 그것에 대해 처벌을 내린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공생할 수 있다면,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외면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그게 사람이지 않습니까.”


회의실에 정적이 찾아왔다. 화가 나면서도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물론 사람의 가치를 단순히 숫자로 나눈다는 것이 잘못되긴 했지만 완전히 이해 못할 것은 아니었다. 거기에 저들의 방법에 무력이나 협박이 없다는 것도 인정이 생기는데 큰 몫을 차지했다.


“지후야, 이 문제는 내가 처리하면 안 될까? 적어도 쉘터의 장은 만나보고 결정하고 싶다.”


어느 누구라도 버리지 못하는 성준의 인성이 지후의 감정을 붙잡았다.


‘저러니 내가 벗어나지 못하지.’


깔끔하게 인정한 지후가 자리를 벗어나고 양수철을 대동한 채 회의는 이어졌다.


날이 밝아오고 아지트는 그 어느 때보다 바빠졌다. 식량의 생산과 아이템의 제작도 문제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새로이 등장한 웨어울프에 대한 위험도를 상정해야 했다. 그런 바쁜 일과가 며칠째 지속되었을 때 성준이 돌아왔다.


아지트의 대대적인 이동. 아무래도 그 사람들을 버릴 수가 없었던 모양이었다. 글고 그날 저녁 지후는 벼르고 벼르던 일을 진행해야할 때가 되었음을 성준에게 알렸다.


“지후야 혹시 아지트 이동에 대해 어떤 감정이···.”


성준의 말을 중간에서 자른 지후가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건 절대 아니야. 어차피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을 했으니 그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거나 하진 않아. 단지 지금 우리의 처지를 보았을 때 이대로 가만히 있기만 한다면 이 나라는, 나아가서는 세계엔 우리만이 남을 수도 있어. 그것만은 막아야 하잖아. 이전이라면 식량 때문이라도 내가 꼭 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지. 난 그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그렇다고 하더라도 움직이는 인원이 너무 적잖아.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도 없는데 그런 위험을 안고 네가 갈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100명 정도의 팀으로 보내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닐까?”


“그것은 더더욱 아니야. 내가 아니면 추가 피해를 감당할 사람이 없어. 그리고 너도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잖아.”


“하아, 어쩔 수가 없네. 그럼 출발은 언제로 할 거야?”


“이틀 후 쯤. 정확히 계획을 잡고 움직여야지. 그리고 따로 진종오씨에게 부탁했던 일에 대해 성과 유무도 확인해야 하고.”


그렇게 둘의 대화는 끝났다. 혹시나 성준이 오해할까 싶어 따로 마련한 자리여서 생각보다 오랜 시간 대화를 하긴 해야 했지만 뒤를 맡길 수 있는 친구가 이렇게 버티고 있다는 것에 감사함이 느껴졌다.


지후의 계획은 아주 간단했다. 자신들이 자리 잡은 대구에서 경부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잡아 제3, 제4의 아지트를 건설하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재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괴물들의 씨를 말려버려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게다가 지역별로 연락도 되지 않아 현재의 상황을 세세하게 살펴보기 위한 탐사도 겸하는 것이 목표였다. 가장 먼저 가야할 곳인 구미를 시작으로 김천을 거쳐 대전과 서울까지,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길을 지후는 선택한 것이다.


몰론 성준의 뒷받침이 전제되어야 했다. 아지트의 각성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들을 제어해 레벨을 올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경부선 하향으로 밀양과 부산까지. 그리고 지후의 이동속도에 맞춰 중앙고속도로상의 안동에서 춘천까지. 지후가 대전을 정비하면 88고속도로를 거쳐 광주를 시작으로 한 해남까지. 꿈으로만 끝나 버릴 수도 있었으며 많은 피해를 받을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누군가는 해내야 할 일이었다.


출발하기 전까지 지후는 진종오를 만나 마석의 연구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뚜렷한 성과를 내기엔 터무니없이 적은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지후가 굳이 진종오에게 다시 상기시키는 것은 그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후의 감이 그랬다. 분명 괴물을 잡고 마력을 보충하는 것 외에 다른 무언가에 쓰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쓰임이 이 포탈을 없애는데 가장 필요한 무언가가 될 것이다. 지후는 그 부분에 대해 몇 번이고 강조했다. 그것은 일반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도 강조했다.


드디어 지후의 출발을 알리는 아침이 왔다. 이 날을 기점으로 많은 것이 변할 예정이었다. 아지트는 쉘터와 합류하여 새로운 거점을 완성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제2의 아지트로 곡물 생산에 주력할 것이다. 거기에 상당수 모인 각성자들을 다시금 훈련시켜 대구 전역을 안전지역으로 만들 것이다.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전 국토를 수복하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 오늘이었다.


“간다. 아지트와 사람들을 부탁한다.”


“조심해라. 민규가 있어 연락은 꾸준히 가능하다지만 그래도 잊지마라. 우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조금만 이상하더라도, 약간의 후회가 들어도 그냥 돌아와라. 여기가 집이다. 알지?”


말 한마디 한마디에 걱정과 염려가 매달려 지후에게 달려들었다.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자신을 기다리는 친위대와 다혜를 보자 씻은 듯 사라졌다.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조만간 다시 볼 수 있겠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지후와 친위대는 길을 나섰다. 우습게도 자전거를 타고 움직였는데 보기엔 그저 짐을 안장에 달고 피크닉을 나서는 동호회 같은 모습이었다. 마치 며칠 휴가를 가는 외향에 아쉬움이 희석되었다.


‘그래. 나중에 보자.’


성준은 건투를 빌며 아지트 이전에 몰두했다.



--*--*--*--*--*--*--*--*--*--*--



자전거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린지 2시간. 도로표지판에 남구미ic가 보였다. 가는 길에 보이는 작은 도시들도 있었지만 지후와 일행의 계획엔 그곳들이 없었다. 중간에 있는 작은 도시들은 구미에 세워질 아지트가 더욱 커져 대구와 협업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곳들이었다.


지후가 남구미라는 표지판을 보자 갓길로 빠지기 시작하자 원석이 말렸다.


“차라리 구미ic쪽으로 가. 그쪽이 생존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더 커.”


원석에 한마디에 20분을 더 보내고 구미ic를 넘었을 때 지후와 일행들은 가슴이 내려앉았다. 과연 이곳에 생존자가 있을까. 이미 괴물들이 부대단위로 돌아다니고 있었으며 개중에도 서열이 있는지 웨어울프가 오크를, 오크가 놀을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흔히 눈에 띄었다.


“이 씨발 것들이, 몽땅 다 죽인 거 아냐? 눈까리를 파고 아구창을 벌시놀 것들.”


분명 말하는 것은 원석일 테지만 일행의 마음을 가장 적나라하게 표한 것이다. 특히나 머리카락을 잔뜩 움켜진 채로 상반신만을 들고 돌아다니는 오크들을 본 순간 모두는 이성을 잃었다.


사방으로 불덩이들이 괴물에게 날아들었으며 바람의 칼날과 함께 단검 8개가 괴물들의 목을 휘젓고 있었다. 때를 같이해 정면으로 뛰어드는 원석. 등짝에 매달아 둔 방패를 앞으로 끄집어낸 후 바닥에 고정하고 스킬을 사용했다.



[유혹]

시킬 시전에 성공합니다.



시야에 담긴 모든 괴물의 시선이 원석에게로 향했다. 서로 간격을 좁혀가며 날아드는 바람과 불과 칼을 도외시한 채 몰려드는 괴물들. 원석과 가장 가까이에 있던 오크가 몽둥이를 휘둘렀지만 원석의 마력장에 튕겨 나오기만 했다. 그리고 그 사이를 빠르게 가로지르는 상규의 칼에 괴물들의 목이 사방으로 날아다녔다.


순식간에 수백의 괴물들이 시체가 되었지만 아직도 그 만큼의 괴물들이 더 남아있었다.


“헉, 헉. 젠장 너무 흥분했나봐.”


가장 움직임이 많았던 민규가 허리를 굽힌 채 가쁜 숨을 내쉬며 말을 하는 와중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쓰레기 더미 사이로 보이는 머리카락. 그냥 보았을 땐 그저 불쌍한 희생자의 그것처럼 보였지만 주변이 규칙적으로 들썩이는 모습을 보았을 때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생존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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