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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 :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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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alon..
작품등록일 :
2019.05.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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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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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2화

DUMMY

대차게 피어오르던 불길이 사그라들고 지후와 일행은 음식을 준비했다. 오크의 사체를 필요한 만큼 모아서 지후가 마기를 빼고 열기로 익혔다. 이 과정은 공단 내의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실제 그들이 먹는 것들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는 몇몇을 위한 쇼였다. 마치 구이 같은 그것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풍족하게 지급되었다. 맛이 있다 없다는 별개의 문제였다. 그들은 그저 배고픈 이들이었다. 다혜와 김지영도 불렀다. 다혜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김지영은 이미 10레벨이 되어 스킬도 가진 상태였다. 습득한 스킬은 [정화]였다. 이로써 이들은 자체적으로 식량을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조건을 갖추었다.


꼬박 만 하루 반을 소비하고서야 사람들의 혈색이 어느 정도 돌아왔다. 비쩍 마른 몸집에 살이 붙을 리야 없겠지만 창백하고 검게 물들어 가던 피부에 혈색이 돌아온 것만 보아도 안심이 되었다.


지후는 처음 발견했던 사람들과 생존자들을 항상 자신의 곁에 두었다. 언제 다시 엄한 짓을 할지 모르는 그들을 그냥 놔둘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들어야 할 말도 많았다.


“괴물들이 여기에 있는 것들이 전부는 아닐 텐데 인근을 다 뒤져봐도 통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쉘터가 있던 곳으로 몰려 있을 겁니다. 대부분이 그곳에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정도 이곳의 괴물들과 자리를 바꾸지요. 얼마나 많은 놈들이 그곳에 있을지는 모릅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쉘터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으로 끝이 났다.


‘시청이 있는 곳이라.’


시청 앞 주차장이 쉘터의 중심이었다고 했다. 이미 괴물들이 독차지 하고 있는 그곳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이제 지후와 일행들이 움직여야 할 때였다.

쉘터에 모여 있는 괴물에 대한 공략은 후순위가 되어버렸다. 당장 며칠 뒤 찾아올 괴물에게서 사람들을 지키는 것은 나중으로 하더라도 공단 안에 있는 사람들의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후는 아지트의 시스템을 그대로 살렸다. 일반인들과 각성자를 구분하고 각성자에겐 그저께 잡은 괴물들로 무기를 공급했다. 일반인들은 오롯이 처음 마주했던 인원들에게 관리를 맡겼다. 무엇이 되었건 생각할 틈도 없이 일을 만들어 주어야 했다.

대단위 인원이다 보니 사람들을 구분하고 관리하는 데만도 이틀이 소요되었다. 애당초 반발이라곤 없었다. 그저 지후와 일행들의 무위에 빠져 그들에게 동조하고자 하는 마음뿐인 상태였다.


처음 지후와 제대로 대화를 나눈 40대의 남자는 자신이 김성주라고 했다. 조리 있는 말주변과 뚜렷한 생각, 거기에 침착함까지 지후는 김성주야 말로 한 무리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극구 사양했지만 그에게 그들과 같이 일을 하던 일행의 생명에 대해 반문하자 고개를 저으며 결국 승낙하고 말았다. 그렇게 일반인들의 일은 일임하고 나니 지후의 앞엔 400명에 이르는 각성자들이 남았다. 많은 수가 죽었음에도 살아남은 사람들. 지후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엔 열망이 가득했다. 복수에 대한, 생존에 대한, 강함에 대한 것들이 지후의 피부를 따갑도록 찔렀다.


‘여기에서 한참을 머물러야 겠구나.’


그들을 보며 처음 떠올린 생각이었다. 저들이 바라는 곳까지 지후가 이끌어 주기엔 시간이 많이 필요할 듯 했다. 그럼에도 지후나 일행들은 그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애초에 이 길을 빠르게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각성자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고행이 시작되었다.


“이들 중 친한 분들이 있습니까?”


각성자들을 앞에 두고 지후가 김성주에게 귓속말로 물어왔다.


“아, 혹시 저에게 필요하다 싶어서 물어 보는 것입니까?”


“전 분열보다는 합심을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끌어 주는 자의 존재는 절대적이어야 합니다.”


지후가 내린 답을 듣고 김성주는 사람들 사이를 가리켰다. 뽑고 나서 보니 무려 70명이나 되는 인원이었다. 지후는 김성주가 가진 친화력에 감탄했다.


“이들은 선발대가 될 겁니다. 이후로도 가장 레벨이 높은 그룹이 되겠지요. 다시 한 번 확인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까?”


지후는 김성주가 일반인과 각성자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랐다. 재차 물었지만 답은 항상 같았다. 이들과 이들의 가족까지 모두 김성주 자신과 연이 있다고 했다.

우선적으로 무기를 쥐어준 그들과 함께 지후와 다혜를 제외한 이들이 길을 나섰다. 포탈로 들어가기엔 각성자들의 레벨이 너무 낮았다. 그렇기에 필드에서 친위대가 오크와 웨어울프를 제거하고 뿔뿔이 흩어지는 놀을 각성자들이 사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었다. 김지영 또한 포함되었기에 기한에 제한은 두지 않았다. 목표는 포탈에 들어가서도 생존이 가능한 정도. 그때까지 공단은 지후가 지키기로 했다.


“오빠, 다들 잘 할 수 있을까? 혹시 희생자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지?”


“걱정하지마. 단 하나의 희생자도 나오지 않을 거다. 종철이 형도 함께 하잖아.”


친위대와 70명의 각성자가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본 지후와 다혜는 내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준비를 했다. 각성자가 피에 대해 무뎌질 수 있게, 일반인들과 각성자간의 역할 분담이 수월할 수 있게 잠을 줄여 가며 움직였다.


친위대가 돌아온 것은 10일이 지난 후였다. 구 쉘터 자리를 제외하고는 구미 내의 모든 지역을 돌았다고 했다. 심지어 그 너머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초반 각성자들의 레벨이 너무 낮아 괴물들 한 무리를 처리하는데도 반나절이 걸려서 라고 했다. 그래도 성과는 좋았다. 친위대와 같이 갔던 이들 모두가 레벨 20을 넘긴 후였기 때문이다. 공단에 있던 각성자들 또한 레벨은 올렸다. 오히려 친위대와 갔던 자들보다 훨씬 수월하게 레벨을 올렸다. 지후가 [냉기]를 쓰고 움직일 수 없는 괴물들을 하나하나 목을 따며 레벨을 편하게 올렸다.


그렇지만 공단으로 오는 괴물들의 수가 너무 적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낸 각성자는 없었다.


“혹시 각성자들 중 [만들기]와 [정화]를 획득한 각성자가 있어?”


“같이 간 3차 각성자들은 반드시 그 둘 중 하나를 가지고 있더라.”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김지영의 옆에 딱 붙어선 상규가 지후의 물음에 대답을 했다.


“아무튼 고생했다. 이제 뭔가 제대로 되어 가는 것 같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포탈 제거였다. 4차 침공은 이제 겨우 보름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그 사이 공단과 구 쉘터 주변을 청소하고 세상으로 나와 있는 괴물들도 제거해야했다.


“아무래도 내가 따라 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냉기]만 있다면 굉장히 수월하게 레벨업을 할 수 있을 거잖아.”


“아니.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아. 사실 대장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어. 레벨업이라는 거 그거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 아니야. 레벨이 오를 때마다 생기는 여유 포인트에서 개인별 편차가 너무 많이 나. 대장처럼 1레벨당 많은 수의 포인트를 받는다면 대장의 방법이 맞아. 그런데 최저는 2까지도 나와. 대장이 한번 레벨업에 얻는 포인트를 최소 7레벨은 올려야 맞출 수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지.”


“그렇군. 그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


“그렇다 보니 레벨업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아. 우리도 사실 전혀 못 느끼다 이번에서야 비로써 느낀 것이지. 이들에겐 지금 필요한 것은 전투경험이야. 스스로 피를 보고 목을 날리며 몸을 피해봐야 앞으로 나올 괴물들에게서 여기를 지킬 수 있어. 물론 다음 각성자들을 가르치기도 수월하고.”


“그래서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대장 이번엔 우리에게 맡겨줘. 두 팀으로 나눠서 각성자들 35명을 포함, 총 40명이 포탈을 공략할 거야. 이미 [정화] 획득자와 [불]획득자도 있어. 포탈을 제거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을 거야.”


오랜 만에 나눈 상규와의 대화가 지후는 반가웠다. 특히나 옆에 있는 김지영이 부쩍 신경 쓰이는 것인지 쓸데없는 말들을 붙여가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는 모습을 보자니 기꺼운 마음마저 들었다.


그렇게 10일이 지났다. 각성자들의 전체 레벨은 초기 친위대를 따라나섰던 이들이 40레벨 전후, 뒤를 이은 이들이 25레벨 전후였다. 그사이 없앤 포탈의 수 만해도 8개. 처음 3일이 걸렸던 것이 이제는 하루면 되었다. 지후는 그 사실이 좋았다. 자신과 친위대가 없어도 웬만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완성된 것이 정말 반가웠다.


다음 침공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5일. 적어도 3일안에 구 쉘터에 모여 있는 괴물들을 처리해야 했다. 구미에서 가장 많은 괴물이 몰려 있는 곳인지라 완전한 섬멸이 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쉘터인가 아닌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그 많은 수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가 아닌가가 중요한 문제였다.


그 시점에서 지후가 나섰다. 지후에게 친위대와 같은 존재가 김성주에게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행한 일이었다. 누군가는 한 사람에게 힘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지만 지후는 신경쓰지 않았다. 분열보다 독재가 나았다. 거기에 올바른 독재라면 더 바랄 것이 없었다. 김성주가 선별한 10인. 70인 중에서도 고르고 고른 10인의 각성자들과 지후는 3일 동안 4곳의 포탈을 제거했다. 첫 번째는 이틀, 두 번째는 하루,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반나절이었다.


극도의 허기가 지후가 데리고 간 각성자들에게서 느껴졌다. 배고픔이 아니었다. 괴물에 대한 목마름이 그들의 눈에 가득 담겨 있었다. 레벨은 이미 60레벨. 레벨업마다 생기는 포인트 수치까지 보자면 친위대보다 한참이나 모자란 수치였지만 눈빛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런 그들에게 지후는 몇 번이고 강조했다.


“당신들이 따라야 할 사람은 김성주입니다. 그는 이 그룹에서 수장으로써 가장 적합한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환경에서도 정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입니다. 당신들은 그를 지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혹시나 자유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다리십시오. 그가 이 생에서의 역할을 다하고 사람과 인연이 다했을 때 당신들은 자유입니다. 거기에 그가 당신들을 거부할 때도 당신들은 자유입니다. 다만 이왕이면 그와 함께 하십시오. 그는 그럴 정도의 사람입니다.”


현실에서 3일, 포탈에서 반년에 해당하는 기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들은 그 내용으로 인해 오로지 김성주만을 위한 친위대가 만들어졌다.


“때가 되었습니다. 모두 일어섭시다. 이제 예전 쉘터가 있던 공간을 수복하러 갑시다. 가장 많은 괴물들을 가장 빠른 시간에 소멸하러 갑시다.”


지후의 외침이 공단에 있던 모든 이들에게 전해졌다. 그들의 답으로 함성이 울려 퍼졌다. 바로 곁에서 하는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의 함성에도 인상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 2주에 가까운 시간이 그들을 그리 만들었다. 이미 패배와 희생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각성자들이, 그들이 속한 가족으로, 가족의 지인과 친인으로 그렇게 훈련과정과 대처, 그리고 공격에 대한 능력까지 전부 알려진 상태였다.


그렇게 그들은 쉘터로 떠났다. 일반인은 공단에 남았으며 각성자 십여 명만이 그들을 지키기 위해 남았다. 큰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을 인원이었다. 그리고 그때 공단에 남아 있어야 할 김성주가 지후를 따라나섰다.


“전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우리가 꿈꿔야 할 미래가 어떤 것인지. 그것을 모른채로 주어지기만 한 무리의 장같은 자리 의미가 없습니다. 제대로 된 이끄는 자가 되려면 알아야 합니다.”


뜻을 굽히지 않는 김성주의 말에 아무도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아니 꺾을 명분이 없었다. 그는 정말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작가의말

아마도 여기까지가 2권 분량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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