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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 :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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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alon..
작품등록일 :
2019.05.20 21:48
최근연재일 :
2019.07.31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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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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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5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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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5화

DUMMY

“이 시끼들 똑바로 몬하나!”


원석의 호통에 머리를 박고 있던 20명의 입에서 합창하듯 대답이 나왔다.


“아닙니다!”


“전체 일어섯!”


3시간이나 머리를 박고 있어선지 벌겋게 익은 얼굴에 비오듯 땀을 흘리고 있던 인원들이 일제히 차렷 자세를 취하며 일어났다.


“하! 요 시끼들. 니! 니부터 이름”


“옙! 일식입니다.”


“이식입니다.”


“삼식입니다.”


···


“구식입니다.”


“잠깐! 니는 열식이나 십식이가?”


“아닙니다. 전 일일구식 부대장 만식입니다.”


지후와 일행들에게서 일제히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참을 웃으니 자신들도 머쓱한지 한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얌마 누가 움직이라 카드노! 확씨!”


원석의 호통과 동시에 일제히 차렷 자세를 다시 유지한 일일구식들은 군기가 바짝 든 모습이었다.


“니들도 저기 일일구식인가 뭔가 하는 놈들이야?”


“아닙니다. 저희는 저딴 식으로 이름짓지 않습니다.”


”그럼 뭔데?“


”전 한돈입니다.“


“잠깐, 두돈 세돈 그런 식이면 여기 부대장은 황금이야?”


어이없어 하는 지후와 일행에게 나머지 무리가 희안한 눈빛을 하고 되물었다.


“행님, 천재 아닙니까? 봤제? 내가 이름하나는 기똥차게 지었다아이가.”


“그라믄 니들 전체 이름은 황금단이겠네?”


“이야~. 한방에 내가 날아갈때부터 행님이 한가락하는 것은 알았지만 진짜 대가리가 저리 삥삥 잘돌아갈 줄은 몰랐네. 존경합니다 행님.”


가장 먼저 원석에게 맞아 저 멀리 튕겨나갔던 녀석의 말에 지후와 일행들이 또 한 번 자지러졌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로 지후와 일행들은 현재 김천이 어떤 상태인지 알게 되었다.


“행님, 우리가 원래는 양아치였지 않습니까. 그란데 우짭니까. 개대가리나 돼지 대가리들이 사람들을 이래저래 쑤시고 다니는데 싸나자슥이 참으면 됩니까. 고마 딱 눈까리 부라리니까 개,돼지들이 깨깽거리가 마 확! 이래이래 손짓 한방에 픽픽 쓰러지삡니다.”


말투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이들의 말이었지만 그 속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진짜였다.


“근데 김천이 촌은 아니잖아. 재들 말투가 왜 저래?”


정호가 물으니 애꿎은 민규가 대답해왔다.


“딱봐도 원석이 형과잖아요. 겉멋만 들었지. 형, 원석이 형 서울출신인거 알아요?”


모두의 눈이 원석에게 향했지만 그는 짐짓 모른 척으로 일관했다.


“쉘터도 있을 것 아냐. 거긴 어때?”


지후는 대화가 이어지길 바랐다. 쓸데없는 잡담은 시간만 잡아먹는 거였다.


“아 씨불 씩씩이와 돈돈이들 얼렁 대답 몬하나!”


원석에 의해 씩씩이와 돈돈이가 되어버린 이들은 쉘터에서 나왔다고 했다. 청년단이라는 이름이 너무도 촌스러워 스스로 개명도 하고 단체의 이름도 바꾸고 그 와중에 씩씩이와 돈돈으로 파가 갈렸다고 했다.


“그러니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후와 바람과는 달리 대화가 길어질 것 같았다. 이들은 지후의 관점으로 보자면 정신병자들이었다.


“제 말부터 들어보시라니깐요. 그 새끼들 대글빡을 고마 빡!”


‘빡.’


말과 소리가 같이 들렸다. 원석의 후려침이 황금이의 머리를 날리는 소리였다.


“이 시끼야. 고마 씨부리고 묻는 것만 대답하라니까.”


“눈까리 티 나올 뻔 했네. 행님~ 너무한거 아잉교.”


커다란 혹을 달고도 자신이 할 말은 반드시 하고 마는 황금의 의지는 높이 살만 하지만 지후와 일행이 머물 장소를 찾는 것만으로도 해지기전까지 하기엔 벅찬 시간이었다.


황금이의 입은 끝끝내 멈추지 않았다. 결국 포기한 지후는 아예 휴게소 식당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해가 지고도 떠들어 대는 황금이었지만 요약하면 아주 간단한 내용이었다. 마주한 동네에서 자신들끼리 세력싸움을 하던 양아치들이 괴물이 처음 나왔을 때 의기투합하여 그것에 대항했다. 대항하는 도중 그들 모두가 각성을 했고 그렇게 동네를 지키던 그들이 안전지역을 높이는 와중에 김천에 있는 쉘터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씩씩이와 돈돈이들이 보호하고 있던 일반인들을 모두 옮긴 것은 두 번째 포탈 침공이 시작되기 전이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이들은 쉘터를 보호하며 괴물의 공격을 막아왔다. 자기네들끼리는 김천 어밴져스라며 포즈까지 정해 보여주는 모습에 모두가 한 번 더 자지러진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럼 김천은 너희들 말고는 각성자들이 없어?”


“있지요! 당연히 있지요! 그란데 그 쪼꼬마한 놈들을 우째 전쟁터로 보냅니까. 차라리 내가 칼빵맞고 말지 내는 못그랍니다.”


자신있게 말하는 황금이에게 지후의 설명이 이어졌다. 쉘터안에서는 각성이 안된다는 것과 2차, 3차 각성자들은 무조건 필요하다는 것. 못해도 4차 각성자라도 있어야 생활이 된다는 것까지 지후의 말이 이어질수록 일일구식과 황금단의 표정은 죽을 상이 되어갔다.


“아따. 씨불 좇됐네요.”


그들이 겨우 내뱉은 말이었다.


그들은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고 느꼈는지 몰라도 지후와 일행들은 전혀 달랐다. 그들 개개인이 모두 친위대보다 조금 모자란 정도의 레벨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투경험이 있어 뒤를 받쳐주는 각성자만 있다면 대구에서 지후와 친위대가 가지는 위상만큼이나 김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터였다.


“대장 행님, 그라문 인자 우짜면 됩니까? 우짜면 쉘터안에 있는 사람들이랑 좀더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겠습니까. 예?”


지후는 대장형님이 되어버렸고 원석은 그냥 형님이 되어버렸다. 그들의 질문에 지후의 답은 아주 간단했다.


“포탈로 들어가면 됩니다.”


해가 뜨자마자 지후를 비롯한 씩씩이와 돈돈이까지 모두 쉘터에 입성했다. 그들이 해야 할 일들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지난 밤 나눈 대화는 생각보다 건설적이었으며 희망적이었다.


특히나 쉘터에 생활하고 있는 인원이 5만이 넘는 다는 말에 지후와 친위대는 그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청년단에게 아낌없이 찬사를 보냈다.


일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원석과 지후가 3차 각성자 20명과 청년단 20명을 합친 인원으로 포탈을 돌기로 하고 나머지 인원이 저레벨 각성자들을 데리고 현실에서 사냥을 하기로 했다.


특히나 달라진 것 중 하나는 무전기였다. 대구에서 방법을 알려준 대로 배터리를 마석으로 대체하는 방법은 굳이 전기를 필요치 않게 했다. 그리고 그 제1순위는 무전기였다. 이제 쉘터에 굳이 많은 수의 각성자를 남겨둘 필요가 없어졌다. 거기에 사냥을 나가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유동적으로 바뀌어 사냥의 효율이 달라졌다.


특이점이라면 만식의 고집으로 휴대폰 하나와 블루투스 스피커를 마석용으로 개조한 것인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냥엔 ‘뽕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작명에서부터 느낀 것이었지만 그들의 정신세계를 지후는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나 사냥을 하며 부르는 노래 ‘밧데리’는 지후의 집중력마저 흐트러트리는 묘한 마력마저 있었다.


그렇게 5차 침공이 있기 전까지 김천의 모습은 빠르게 변화해갔다. 시내에선 포탈이나 괴물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으며 가까운 거리라 할 수 있는 구미와의 연계까지 가능해져버려 대구보다도 큰 안전지역을 만들었다.


“대장 행님. 진짜 행님 아니었으면 우리 몇 달도 못 버텼을 깁니더. 우째 그래 할 수 있는게 많은지. 저짝에 원색이 행님이랑 비교도 안 되네요. 존경합니다 행님.”


5차 침공을 며칠 앞두고 황금이가 지후에게 던진 말이었다. 그런 말들은 그들이 무심결에 뱉어내는 것이겠지만 받아들이는 지후는 달랐다. 마주하는 사람의 수가 많아질수록, 알아가며 친분을 다지는 수가 많아질수록 그가 고민하던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이 줄어들었다.


“나도 고맙다. 너희들 덕분에 잃어버렸던 웃음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정말 고맙다.”


한결 그늘이 사라지고 분위기가 밝아진 지후가 씩씩이와 돈돈이 뿐 아니라 친위대를 포함해 모두에게 건넨 감사인사였지만 그 마음은 불과 일주일도 가지 못했다.


5차 침공에 대비해 구미 때와 마찬가지로 친위대만을 이끌고 포탈에 들어간 지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마기에 빠진 트롤을 사냥하며 또다른 괴물들이 나타날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


커다란 동공과 제단, 항상 마주하는 것이지만 불쾌하기 짝이 없는 그곳에서 한 달을 버티며 기다렸다. 밖으로 나가는 포탈은 열려있었으며 부셔야 하는 커다란 마석도 손에서 놓지 않고 있었다.


계획은 언제나 그렇듯 간단했다. 제단 꼭대기에서 괴물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 나타나는 괴물의 형태를 보며 버겁거나 위험한 괴물이 나타나면 일제히 철수한다. 전투는 현실에서 보다 많은 인원으로 한꺼번에 처리한다. 하지만 나타나는 괴물이 처리가 용이한 상태라면 짧은 시간 안에 전부를 제거하고 포탈을 제거한다.


아직까지 위험하다고 판단이 되는 괴물이 없었기에 한 번도 도망이라는 선택지를 선택해 본 적이 없는 지후와 친위대이기에 한 달에 이르는 기다림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오죽하면 친위대에 속하면서도 지금까지 말도 거의 없었으며 긴장 또한 놓지 않던 승우조차 연신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


일행이 보이는 이 긴장을 놓은 모습에 지후조차 큰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약속된 날이 되기 하루 전 칠흑과도 같은 어둠이 물들기 시작하는 공동의 바닥을 눈치 챈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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