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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 :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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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alon..
작품등록일 :
2019.05.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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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6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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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6화

DUMMY

예정된 시간이 찾아옴과 동시에 사방이 검게 물들었다. 원래 포탈 안은 빛은 없으나 뚜렷하게 사물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밝았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해뜨기 전 새벽과 일몰직후 어둠이 깔리기 전과 같았다. 그리고 포탈 안의 밤이 되면 보름달이 뜬 날과도 같았다. 하지만 예정된 시간에 보이는 어둠은 그 정도가 달랐다. 마치 검은 안개가 사방에 낀 것처럼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다혜야, [탐지] 좀 부탁해. 이건 이상해. 내 스킬에 걸리는 모든 것들이 붉어.”


“오빠만 그런 것이 아니야. 사방 100미터가 전부 다 붉어. 이것들이 전부 괴물같아.”


끈적끈적한 마기가 안개화 된 듯 지후와 일행을 에워쌌다. 바짝 긴장한 상태에 느껴지는 공기는 피부를 찌를 듯 따가웠다.


“안 되겠다. 우선은 밖으로 나간다.”


지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석을 부시고 전체가 포탈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꾸물거리는 촉수 하나가 승우의 발을 슬며시 감았다. 더운 날씨를 탓하며 무릎 밑으로는 방어구를 덧대지 않아 맨살이 드러나는 그의 발을 촉수가 감쌌음에도 그는 느끼지 못했다.


“으아악!”


마지막으로 지후와 승우만이 남아 같이 한발을 포탈에 걸쳤을 때 넘어가는 지후를 보며 승우가 뱉은 마지막 말이었다. 빨려 들어가는 지후의 눈에 보인 승우의 마지막 모습은 사람만한 촉수 하나가 승우를 들어 올려 어둠으로 끌고 가는 것이었다.


“승우야”


절규하듯 불러보았지만 몸은 이미 포탈에 이끌려 바깥으로 빠져 나온 뒤였다. 현실로 도착하자마자 울리는 알람.



[포탈의 5차 공습에 대비하세요.]

포탈의 5차 공습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두들 충분한 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5차 공습에 동원된 괴물은 ‘마기에 빠진 기생충’입니다. 직접타격 능력은 크게 없으나 몸 전체가 하나의 촉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괴물의 변이 능력을 조심하세요.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마기에 빠진 놀’과 ‘마기에 빠진 오크’가 다시 등장합니다. 조심하세요.

[5차 각성자들이 생겨났습니다.]

각성자들의 능력이 좀 더 세분화됩니다. 새로이 태어나는 각성자들에게 훌륭한 스승이 되어주세요. 이번 회차부터 파티 시스템이 개설됩니다. 저레벨 각성자를 고레벨로 육성할 수 있는 파티 시스템. 많은 사용 부탁합니다.




이번 괴물은 기생충이었다. 지후는 촉수에 끌려가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대장, 승우형은?”


막내 민규가 물었으나 대답은 없었다.


“포탈에 다시 진입한다. 승우를 찾아야 해.”


당황하는 친위대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지후는 그것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거대한 마력이 지후의 칼에 맺히며 괴물을 뱉어내기 위해 거대해진 포탈에게 쏘아졌다.



[일섬]

스킬시전에 성공했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수준이 높아진 스킬이 거대한 파괴력을 담고 포탈을 관통했다. 마력의 덩어리가 지나가는 길마다 검게 빛나던 포탈의 일부분이 소멸되었다. 지후가 선 곳에서 일직선으로 포탈을 관통하며 나아간 스킬이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대신 터널 뚫리듯 마기가 사라진 길만이 보일 뿐이었다.


“안 돼!”


그동안 [일섬]의 스킬 등급은 여러 번 상승해서 경직에 대한 염려는 전혀 없었다. 분노에 찬 지후가 사방으로 [일섬]을 사용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마기로 뭉쳐진 포탈 중 스킬의 영향력을 비켜간 곳에서 수포가 터지듯 괴물이 튀어나왔다. 길이 4미터에 달하는 촉수 덩어리. 피부가 벗겨진 고기의 그것과 같은 피처럼 붉은 색을 하고 마기를 겉에 치덕치덕 발라놓은 모양에 토악질이 올라왔다.


기계적으로 원석이 앞으로 나서며 [유혹]을 사용했지만 반응이 달랐다. 타격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원석의 주위를 돌며 팔다리에 감겨오는 기생충들. 친위대가 따라 붙으며 칼을 들어 썰어보았지만 잘려나간 흔적만 있을 뿐 떨어지지 않고 다시 상처가 붙어버렸다. 회복되는 형태가 아니었다. 물이 갈라졌다 다시 뭉치는 그런 모습이었다.


“이건 뭐야? 공격이 먹히지 않아.”


전투에 있어선 가장 전문가들이라 할 수 있는 친위대도 이런 상황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런 식의 괴물에 대한 경험 자체가 없었다. 다급한 마음에 정호가 사방으로 [물]을 뿌렸다. 스킬에 의해 생겨난 물 주변에서 급격히 물러나는 기생충들.


“대장, 불을 써봐. 이것들 단순 공격은 효과가 없어.”


원석을 보호하기 위해 괴물들 틈에서 마력방패와 함께 줄기차게 칼질을 하던 지후는 정호의 말에 바로 공격방식을 바꿨다.



[파이어 - 20]

스킬시전에 성공했습니다.



거대한 불길이 사방으로 날아다녔다. 뜨거운 불길이 기생충의 피부로 옮겨 붙으며 기괴한 비명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끼아악’


“민규야 [텔레파시]로 각 쉘터로 전해 단순공격 안된다고.”


명령을 내린 지후는 손에 불길을 피우고는 원석에게로 향했다. 이미 기생충이 사지에 붙어 원석에게 파고든 상황. 까맣게 죽어가는 원석을 보며 지후는 반쯤 피부로 파고든 기생충을 불길로 잡았다.


"크아악! 으악!”


비명은 기생충이 아니라 원석에게서 터져 나왔다.


‘이것들 뭐야. 벌써 기생하기 시작한 거야?“


다급한 마음에 지후가 칼로 아직 피부로 들어가지 못한 기생충의 잔재를 잘라내려 했다. 뭉텅이로 잘려나가는 기생충은 이전과는 달리 합쳐지진 못했다. 하지만 그 충격은 고스란히 원석에게 향하는 것인지 비명소리가 더욱 커졌다.


‘이런 젠장. 방법이 없는 건가?’


지후뿐만 아니라 모두가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 승우에 대해선 제대로 된 얘기도 듣지 못했는데 원석까지 문제가 생긴다면 모두가 받을 충격은 상상이상일 것이다. 아니 충격을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당장 눈앞에서 동료가 죽어 가는데 이것저것 잴 것이 없었다.

기생충의 상처에서 붉게 흘러내리던 피가 점차 검게 변하고 있었다.


“대장 뭐라도 좀 해봐. 이대로 보고만 있을 거야?”


참다못한 종철이 지후에게 한마디 하고는 [힐]을 사용했다. 상처가 일부 아물어가며 지후의 눈에 피가 조금이긴 하지만 붉게 변화하는 것이 느껴졌다.


“민규야 김천 쉘터에 [정화] 사용자 이쪽으로 빨리 보내라고 해.”


지후는 대답을 들을 생각도 없는 사람처럼 원석의 손을 잡고 자신의 마력을 밀어 넣었다. 마치 무기를 만들거나 식량을 만들 때처럼 순식간에 원석에게 밀려들어간 지후의 마력은 일순 기생충이 가지고 있는 마기를 제거하는 듯 했으나 원석이 가지고 있는 마력의 반발에 튕겨져 나오고 말았다.


“종철아, [힐]을 계속해서 써.”


재사용 시간이 있긴 하지만 등급이 높아 일분에 여러 번을 사용할 수 있는 종철이 끊임없이 스킬을 사용했다. 그 사이사이 지후가 원석의 몸에 꾸준히 마력을 주입했다. 항상 튕겨 나오긴 했지만 그 덕에 기생충도 더 이상 원석에게 파고들지 못했다.


원석은 얼굴이 검게 물들다 지후의 마력에 창백해지고, 종철의 스킬로 혈색을 찾아가는 순으로 반복되었다.


“조금만 참아. 원석이 형. 이제 조금만 참으면 [정화] 사용자가 올거야.”


민규가 계속해서 [텔레파시]를 사용하면서도 원석을 응원하는 것을 멈추지 않자 놀랍게도 원석이 대답을 해왔다.


“씨이, 불. 헉, 흐. 내, 내가 이딴 기새애, 애앵충 뜨아위한테으 윽, 지, 질거 같냐? 나 흐윽. 으언슥이야.”


절대 기죽지 않는 남자. 힘들어도 자존심 하나만은 살려야 하는 남자. 원석의 기질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멀리서 씩씩이 중 하나가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쉘터를 지키고 있어야 하기에 많은 인원이 올 수는 없는 상황, 위험을 무릅쓰고 이식이와 쉘터에 있는 저레벨 [정화] 사용자가 온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럼에도 워낙 위급한 상황이라 말이 곱게 나오지는 않았다.


“뭐해! 빨랑 튀어와. 너네 형님 다 죽어간다.”


연락을 듣고 쉼 없이 뛰어온 모양인지 턱 끝까지 숨이 차 올라 있는 모양에 안쓰러움이 느껴지긴 했지만 표현할 시간조차 없었다.


“종철아 이 놈들 [큐어]부터.”


아직은 마력에 여유가 있는지 종철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힐]과 [힐] 사이에 [큐어]를 집어넣었다.


금새 숨이 회복된 이식이와 각성자가 지후의 명령에 따라 원석에게 [정화]를 사용했다.


“제 레벨이 스킬이 걸리지 않습니다.”


“레벨이 얼만데?”


“이제 11입니다.”


결단이 필요했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괴물 밀집지역은?”


눈치가 빠른 이식에게서 바로 답이 나왔다.


“여기서 3k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원석이 형, 씨발 10분정도 참을 수 있어 없어? 빨랑 대답해봐바.”


“쓰아나이 쫀시미 있지. 흐안시간도 버틴다 내가.”


알아듣기 힘들긴 하지만 그 뜻을 모를 정도의 바보는 없었다. 지후는 알람창에 뜬 파티 시스템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파티 결성’



[파티를 결성하시겠습니까?]



파티원을 초대해주세요. 파티원은 그 사람을 주시하며 시스템에 알려주시면 됩니다.


그렇게 순식간에 11레벨 [정화] 사용자는 지후의 파티에 들어갔다.


“무조건 10분이다. 그때까지만 버텨줘.”


지후는 [정화] 사용자의 목덜미를 잡고 날아가듯 괴물 밀집지역으로 달렸다. 한걸음에 십여 미터씩 움직이는 지후는 불과 몇 초도 되지 않아 시야에서 사라졌다.


손을 잡고 달라면서도 답답했는지 지후가 각성자를 등에 업었다.


“절대 손을 놓으면 안 됩니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 설명하기 어렵지만 절대 해가 될 일이 아닙니다. 아시겠습니까?”


역시나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었다. 벌써부터 목을 꽉 죄여오는 각성자의 손길이 느껴졌다.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것 같은 앳된 얼굴의 각성자를 평상시라면 그의 사정을 보아가며 일처리를 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지후가 움직이고 1분도 되지 않아 괴물의 무리가 보였다.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지만 지후는 [마력방패]를 공중에 띄워놓고 그 위를 타고 넘었다. 흔들림이 생겨 위태롭긴 했지만 위급한 상황에 놓인 지후의 집중력이 그 모든 것을 이겨냈다.


공중으로 5층 높이까지 [마력 방패]를 쌓아두고 뛰어 오른 지후의 손에서 수십 개의 불길이 쏟아졌다. 한 손으론 마석을 씹으면서 아래로 퍼져나가는 불길에 괴물들의 비명이 사방을 점령했다. 사시나무 떨리듯 진동하는 각성자의 팔이 느껴졌지만 그를 배려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다.


“레벨이 오릅니까?”


“방금 12레벨이 되었습니다.”


목표 레벨은 20이었다. 괴물의 5분의 1이 사라진 지금 눈앞에 보인 놈들만 처리하면 어찌 가능할 것도 같았다.


마기에 빠진 오크 몇 마리가 언제 합류했는지 모를 기생충을 팔에 둘러 지후에게 던졌다. 커다란 촉수가 마치 창이된 것처럼 지후를 향해 쏘아졌지만 지후가 [마력방패]를 적절한 시기에 사용하여 바닥으로 튕겨나갔다.


‘시간이 없다.’


조급함에 빗나가는 [파이어]스킬이 상당히 많았지만 일일이 보정할 수는 없었다.


‘가능할까?’


많아도 맞추지 못하면 소용이 없었다. 그렇다고 하나하나 신경쓸 수도 없는 상황. 지후는 매개체 없는 [냉기]를 써볼 결심을 했다.



[냉기 - 마력 30]

스킬 시전에 성공했습니다. 매개체가 없는 시전이므로 위력이 반감합니다.



허공에서 눈꽃이 퍼지기 시작했다. 위력이 부족함을 느꼈는지 한손으로 마석을 씹어 먹고는 첫 번째가 제대로 퍼지기도 전 두 번째 [냉기]가 뒤를 바쳤다.


마치 허공에서 생겨난 눈꽃이 바닥으로 퍼지며 자그마한 동산을 만드는 것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9월에 절대 볼 수 없는 그 광경에 괴물들이 넋을 잃고 바라보기만 했다.


사실 괴물들은 움직일 수가 없는 상태였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효과는 이미 마력이 지나가고 그 온도를 이기지 못한 습기들이 뭉쳐진 것이라 시간상 많은 차이가 났다.


지후의 스킬이 움직일 수 없는 괴물들을 한꺼번에 휩쓸고 나서 각성자에게 재차 물었다.


“지금은?”


"그러니까, 19레벨입니다.”


아쉽다. 몹시 아쉬었다. 시간만 있다면 충분히 지금보다 훨씬 높은 레벨을 달성했을 테지만 파티로 얻을 수 있는 경험치의 효율이 너무 낮았다. 방금 잡은 수백의 괴물들만 해도 혼자서 잡았다면 10레벨 각성자가 능히 50레벨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지만 고작 19레벨이 다였다.


“어쩔 수 없군요. 더 이상은 원석이 형이 버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시 꽉 잡으세요. 돌아갑니다.”


지후는 달려왔던 곳으로 방향을 바꿔 발에 마력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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