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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 :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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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alon..
작품등록일 :
2019.05.20 21:48
최근연재일 :
2019.07.31 01:1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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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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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7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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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7화

DUMMY

19레벨의 각성자가 펼치는 [정화]는 서서히 원석에게서 기생충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원석의 사지가 떨리고 비명이 사방을 점령했다. 각성자는 힘이 드는지 이마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다.


“휴우, 이제야 스킬이 완전히 사용되었습니다.”


몸에 침투하다 떨어진 기생충은 원석에게서 빠져나오자마자 재가 되어 사라졌다. 아마도 실패할 시의 불이익인 것 같았다.


“형, 정신이 좀 들어?”


“목소리 죽이라, 씨발 존나 귀 따갑네.”


작긴 하지만 확실한 소리가 원석에게서 나왔다. 원석은 이제 문제가 없었다. 지후와 친위대를 휘감고 있던 긴장감이 이제야 풀리려는 찰나 이식이가 울먹이며 소리쳤다.


“행님들, 우리 황금단이 좀 살리주면 안되겠습니까? 새로 괴물나왔다고 달리가디마는 고마 무전기로도 연락이 안됩니다. 우짭니까. 쫌 살리주이소.”


“위치.”


전후 사정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식이는 지후에게 위치를 알려주고 자신도 따라가려 했지만 모두가 말렸다. 혼자가는 것과 이식이 붙는 것은 소요시간이 달랐다. 지후는 곧장 황금단이 마지막으로 연락이 된 곳으로 달려가며 일행들에게 단 한마디만 했다.


“승우가 포탈에서 나온다면 무조건 잡아둬.”


승우에 대해 친위대들 모두가 궁금했지만 원석의 경우만 봐도 어찌되었을지 알 수 있었다. 친위대는 승우에 대해 굳이 말을 나누지 않았다. 지금으로선 그저 믿고 기다릴 따름이었다.


지후가 향한 곳은 고성산이었다. 가는 길은 완연한 시골길이라 길을 잃을 염려도 없었다. 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급하게 지후가 방향을 틀어 소란이 일어난 곳으로 가보니 이미 살아 있는 사람이 몇 되지 않았다.


사람의 형체를 한 검은 괴물들. 그 괴물들 사이에서 황금과 석돈만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야이 개자슥들이, 행님도 몬 알아보나. 눈까리 삐었어? 확 주파주까? 행님이 진짜 그까이 해야하나?”


“한돈 행님, 그라는거 아입니다. 머스마가 습습한기 있으마 고마 말로 풀든가 해야지 이기 무슨짓입니까. 이기.”


그들은 끊임없이 말을 이어갔다. 방어구조차 변변찮은 그들은 괴물들 사이에서 반격도 없이 오로지 막기만 했다. 검은 형체의 괴물들이 둘을 에워싸고 그 사이 빈틈을 기생충이 노리고 있었다.


‘저 괴물들이!’


오늘 하루 겪고 있는 일들은 지후의 이성을 일부 마비시키고 있었다. 거세게 일어나는 불길이 바깥쪽에서 황금과 석돈이를 노리고 있는 기생충에게 쏘아졌다.


‘끼에엑!’


비명과 함께 기생충이 소멸되어 갔지만 황금이와 석돈의 표정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불길은 바깥 쪽의 기생충을 태우고 안으로 파고 들고 있었다. 검은 형체의 괴물에게 불길이 옮겨붙기 시작하자 황금이와 석돈이가 난리를 쳤다.


“대장 행님 안됩니다. 야들 황금단이라예.”


“행님 빨랑 불끄소. 얼렁, 얼렁.”


지후가 일으킨 불길에 황금과 석돈이 같이 휩쓸리기 시작하자 지후는 다급하게 [냉기]로 그들에게 구했다. 하지만 그 순간 검은 괴물의 칼이 황금의 배를 뒤에서 찔렀다.


“흐억! 야이 씨부랄노마 나한테 기분 나쁜 게 있으마 말로하라 캤제?”


뒤쪽에서 찌른 칼이 배로 튀어 나와 피분수가 뿜어지는 상황에서도 황금은 그들에게 말걸기를 멈추지 않았다. 놀란 지후가 급하게 달려가는 도중 석돈의 발이 괴물을 날려버렸다.


“한돈이 행님! 정신차리라, 정신차리라꼬!”


그제야 어느 정도 상황파악이 된 지후가 석돈의 옷자락을 쥐고 뒤쪽으로 날려버렸다.


“무전기로 바로 연락해. 무조건 [정화] 사용자를 여기로 보내라고.”


“우ㅉ···.”


“하라면 해!”


지후의 손길에 바닥을 뒹굴다 일어난 석돈은 황금에게 [힐]을 사용하는 그를 보면서 반문하려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지후의 호통소리에 입 밖으로 나오던 말은 쏙 들어가 버리고 지후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황금의 치료가 끝나자 지후는 석돈과 같은 방식으로 그를 날려버렸다. 그사이 검은 괴물이 지후를 두들겼지만 미리 둘러놓은 [마력방패]에 막혔다. 그렇지만 마력방패도 완전히 괴물의 공격을 해소하지는 못하는지 두 번의 공격에 깨져버리기 일쑤였다.


석돈과 황금을 뒤로 던져버린 지후는 검은 괴물이 사방으로 퍼지지 못하도록 큰 원을 그리며 불을 붙였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이지가 없는지 그것을 무시하고 움직이려는 괴물들로 인해 지후는 불길의 안쪽으로 [마력방패]를 몇 겁에 걸쳐 놓을 수밖에 없었다.


“헉, 허억.”


단시간에 마력소모가 큰 스킬들을 무리하게 사용한 지후의 눈에 체력소모에 대한 알람이 울렸다. 마력은 소비할 때마다 마석으로 회복하고 있었지만 체력은 그렇지 못했다. 문득 황금단이 트롤을 사냥하며 하던 농담이 생각났다.


“행님 야들 이거 잡아가 피 좀 뽑아놔야 안되겠심꺼.“


“니또 껨 얘기할라카제. 치아라 마.”


“와아, 이 양반보소. 그래도 이때까지 내가 칸게 다 맞다아잉교. 그라문 야들 피도 이케이케해서 하믄 그 뭐시냐 포션이 될 수 있을끼라꼬요.”


그 당시 모두가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 실제 피를 받아 [정화]를 써보았다. 결과는 ‘꽝’이었다. 심지어 [큐어]도 사용해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아씨, 내 직감으로 학실했는데 이라믄 안되는데.”


아쉽다며 하는 두돈의 투덜거림에 황금의 손이 뒷통수로 날아갔다.


“지발 현실이랑 게임이랑 구분 좀 하고 살아라 등신아. 우째된게 그 나이 처먹도록 구분을 몬하노.”


“아 진짜 뭔 말을 몬하게 하네. 그래도 이때까정은 내말대로 안됐능교.”


그렇게 황금과 떠들던 두돈은 지금 불길과 마력방패에 갇혀 저 안에 있었다. 온몸에 검댕이 칠해져 피아를 식별하지 못하는 상태로 그는 그렇게 안에 갇혀있었다.


“대장 행님, 이것 좀 치아주이소. 점마들 저거 괴물땜에 잠깐 헷까닥 한거 아잉교. 한돈아! 두돈아! 정신챙기라! 야이 씨발놈들아 정신 챙기라 안카나!”


황금은 무작정 불길로 뛰어들려고 했다. 그의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지후는 칼의 손잡이로 황금을 기절시켰다.


“잠깐 눈 붙이고 있어. 깨고 나면 모든 것이 정리되어 있을 거다.”


이미 기절한 황금이 들을 수는 없겠지만 지후는 자신의 말이 사실이길 바랐다. 수십 번 반복되는 [마력방패]는 이미 지후의 마력을 여러 번 소진시켰고, 가뜩이나 줄어든 체력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 괴물들에게서 변화가 생겼다. 사지를 움직이는데 브레이크가 걸린 것 같던 움직임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러워졌다. 옆으로 기울어져 있던 머리가 제자리를 찾고 검게 물들었던 눈이 빛을 찾아갔다.


“행님 점마들 인자 지정신 찾은 모양인데요. 인자 풀어주면 안됩니꺼?”


석돈이 그 모습을 보고 말을 했지만 지후가 슬쩍 들어 올리는 칼에 어깨를 움츠리고는 입을 다물었다.


“으으, 으어, 으아아으.”


평생 사용해본 적 없는 것 같은 목소리로 괴물들이 소리를 내었다. 드문드문 이어지던 발성이 딱딱 끊어지는 소리로 바뀌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제대로 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대장 형님, 저 두돈입니다. 아시죠? 저 방금 죽다 살았다 아입니까. 인자 이것 좀 풀어주이소.”


“그라요. 이것 좀 풀어달라카이.”


나머지 괴물이 두돈이의 말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지후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저것들이 괴물일지 아니면 사람일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래, 두돈아. 좀만 더 참아봐라. 지금 다른 사람들이 오고 있다. 그때 풀어줄게.”


지후는 시간을 벌기로 했다. 사람이라면 기다릴테고 괴물이라면 참지 못할 것이었다.


“아따 씨발, 따박따박 행님소리 붙여주니까 진짜 그런 걸로 아는갑제? 어? 고마 못푸나!”


고함을 치는 두돈의 몸에서 마기가 솟구쳤다. 창살처럼 사방으로 뻗어나간 마기에 [마력방패]와 불길이 사그라들었다. 지후가 급하게 다시 스킬을 사용하긴 했지만 한꺼번에 마력이 쑥하고 빠져나가버리니 체력에 붉은 색 알람이 미친 듯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석돈아, 저건 괴물이다. 정신차려라.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석돈은 대답할 정신도 없이 무전기로 상황을 전달했다. 그의 눈에도 저것들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할 때라면 희망이라도 있었을 텐데 지금 보여준 모습은 아니었다. 저건 그냥 괴물이었다.


“석돈아, 황금이 데리고 튀어라.”


“아니 행님, 안됩니다. 행님 내비두고 가라꼬요. 내는 절대 그리는 몬합니더.”


“난 혼자서도 도망갈 수 있지만 너랑 황금이까지 데리고는 힘들다.”


지후의 단호함에 석돈은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도 안다. 사투리를 아무리 무리하게 쓴다고 해도 머리까지 나쁘지는 않았다. 배우질 못한 것이지 바보는 아니었다. 그가 가고나면 지후는 어떻게 될지 보지 않아도 뻔했다. 당장도 체력이 문제가 된 것인지 허리를 꼿꼿이 펴질 못하고 있었다. 제대로 된 숨소리도 아니다. 코로 들이마시지 못한 숨이 입을 통했는지 입술이 바짝 말라있었다. 자신이 지후와 실갱이를 할수록 지후에게 남은 가능성도 줄어든다. 석돈이는 대답도 하지 않고 황금을 들쳐 없고는 냅다 달렸다. 달리면서도 무전기를 켜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씨발 대구 행님들! 대구 행님들! 대답 좀 해봐라 이 자식들아! 너거 대장 잘못하다간 뒤진다고!”


석돈은 쉼 없이 달리면서도 무전기를 놓지 않았다. 쉘터가 있는 곳은 거의 6km나 남은 상태, 무전기를 들고서도 사방으로 목소리가 울릴 정도로 음성을 높였다.


석돈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지후는 불길과 [마력방패]를 풀 수 있었다. 15정도 밖에 남지 않은 체력을 생각하면 지금도 꽤나 무리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자신들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없어지자 언제든 뛰쳐나올 것 같던 괴물들이 긴장을 풀었다.


“푸~ 하, 푸~~ 하.”


가슴께가 크게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으며 목의 힘줄이 두드러졌다. 겉모습이 완연한 괴물이었다면 지후는 이 순간 스킬들을 날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아직 [정화]도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저 괴물들의 원주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원석의 경우를 생각했을 때 제대로 된 [정화]로 저들이 본래 모습으로 돌아올 확률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저들에겐 남아 있는 기생충의 형태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몇 번이고 심호흡을 하던 괴물이 비릿한 웃음을 보이더니 지후를 유심히 관찰했다. 괴물의 눈길이 머리부터 시작해서 발끝에서 멈췄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지후를 정면으로 마주하고는 말을 걸었다.


“너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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