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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 :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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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alon..
작품등록일 :
2019.05.20 21:48
최근연재일 :
2019.07.31 01:14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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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88
추천수 :
572
글자수 :
292,017

작성
19.07.2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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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추천
5
글자
10쪽

48화

DUMMY

“너였구나!”


괴물의 말은 그것이 끝이었다. 무언가 더 말할 것이 있어보였지만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었다.


“나를 찾던 것이었나?”


“그새 말하는 법을 잃어 버린 모양이군.”


“네놈들의 목적이 무엇이지?”


지후는 조금의 시간이라도 더 벌기위해 끝없이 질문했다. 하지만 괴물들은 그런 지후를 무시했다. 느릿한 발걸음으로 지후를 마주한 두돈을 중심으로 좌우로 퍼져 지후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큐어]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지후는 궁여지책으로 마력을 몸 전체에 둘렀다. 평상시보다 빠르게 체력이 차오르고는 있지만 괴물들을 상처 없이 제압할 정도는 아니었다.


두돈의 고갯짓이 신호였는지 사방에서 동시에 지후를 공격해왔다. 사방으로 [마력방패]를 펼친 지후의 시선은 두식에게 고정돼 있었다.


‘저들 중 가장 우드머리를 잡는다.’


[마력방패]가 수차례 깨지는 동안에도 지후는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빠르게 달려간 그의 발걸음에 멈칫하는 두식이 걸렸다. 한쪽 다리를 들어 배를 걷어차려는 순간 두돈의 몸에서 마기로 이루어진 촉수가 뻗어 나왔다. 이대로라면 두돈을 맞추는 것과 동시에 놈의 마기에 자신도 피해를 입을 상황이었다.


그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방향을 바꿔볼까, 다리를 내리고 주먹으로 대체할까, 이 지점을 벗어나 새로 수를 찾아볼까. 다른 수를 찾아내기엔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지후가 마기의 촉수가 나오는 자리로 [힐]을 사용했다. 그간의 경험으로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스킬이 두돈의 몸 일부분을 감쌌다.


“크으윽.”


순간적이긴 하지만 신음소리와 함께 촉수가 사라졌다. 지후의 움직임은 계속되었으며 그것에 맞은 두돈이 뒤로 날아갔다. 그 순간 많은 스킬을 연이어 사용해서일까 [힐]을 사용하는 순간 반복되던 [마력방패]의 일부가 재시전되지 못했다. 그 간격을 괴물들의 칼이 파고들어 지후의 등에 수많은 상처를 만들었다.


“흑!”


짧은 신음과 함께 지후가 자신에게 [힐]을 사용했지만 스킬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벌어진 상처로 마기가 침범한 느낌이었다.


‘치료보다 저놈이 먼저다.’


[마력방패]로 벌어진 틈을 타 지후는 바닥을 뒹구는 두돈의 목덜미를 잡았다. 어깨 쪽에서 시작된 놈의 마기가 손등을 통해 지후에게 침범하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무기를 처음 만들던 시절 자신의 몸으로 파고드는 마기의 그것과도 흡사한 느낌이었다.


“네 맘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일갈과 함께 지후의 마력이 손으로 뻗어나갔다. 손과 맞닿은 목덜미를 통해 지후에게서 두돈에게로 마력이 넘어가기 시작했다.


“크아악.”


발악하듯 몸을 흔들고 있지만 소용이 없었다. 마기로 이루어진 촉수는 지후의 마력에 접근이 불가했으며 팔다리를 휘저어봤지만 지후에게 닿지 않았다.


지후의 마력이 차근차근 두돈의 몸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목에서 시작된 마력의 흐름이 상반신을 점령할 때 쯤 그것을 지켜보던 괴물들이 일제히 지후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어! 이 놈의 니들의 두목인거 같은데 더 이상 다가오면 가만두지 않는다.”


지후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칼이 두돈의 목을 겨누고 그의 몸 뒤쪽으로 자신의 신형을 숨겼다. 두돈의 목을 살짝 파고든 칼에서 피가 배여 나왔다. 검붉은 형태는 아니지만 완전하게 붉은 색도 아니었다. 진득하게 늘어지며 칼을 따라 떨어지는 피가 바닥으로 한 방울씩 떨어졌다.


“크아아악.”


두돈의 비명은 사그라들 기미가 없었다. 이미 마력은 하반신도 점령한 상태였지만 두돈은 이지를 찾지 못했다. 진하게 그의 감싸고 있던 마기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모두 머리로 몰려있었다.


“그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빠져나가기 전까진 절대 널 놓아줄 마음이 없거든.”


지후가 몇 번이나 회유성 발언을 했지만 놈은 비명 외엔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다. 파고드는 마력을 철저하게 막아가며 머리만은 무조건 지키던 두돈의 입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


두돈의 소리가 끝나기도 전 괴물들이 움직였다. 무심결에 지후가 괴물의 칼 앞으로 두돈을 내밀다가 급하게 팔꿈치를 접어 그를 보호했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칼날에 지후의 옆구리가 한웅큼이나 잘려나갔다.


‘창, 챙, 창.’


칼과 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리며 지후가 괴물들과 거리를 벌리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괴물이라면 이미 저들의 목이 날아갔겠지만 지후에겐 아직 확신이 없었다. 아니 이미 저들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 믿기는 했지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죽이려는 움직임과 막으려는 움직임은 그 궤적에서 차이가 컸다. 불과 몇 번 부딪히지도 않았음에도 제때 치료하지 못한 상처와 더불어 겨우 채워놓은 체력이 빠져나갔다.

이전보다도 훨씬 더 빠르게 울려오는 경고음이 지후의 정신을 일깨웠다.


‘이대로 있다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지금은 저놈들과 맞설 때가 아니었다. 저들의 시야를 벗어나 체력과 상처를 회복하고 후일을 도모할 때였다. 하지만 손아귀에 잡힌 두돈을 포기하기도 힘들었다. 모든 무리는 우두머리가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움직임이 다르다. 지후는 두돈을 풀어준 다는 것은 저 괴물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것과 같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체력은 10이하로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지후는 두돈을 잡고 있던 손을 놓지 않았다. 당장 뚜렷한 방법이 떠오르진 않았지만 놓아선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수백 미터를 움직임에도 따라오는 괴물들을 떨칠 수가 없었다. 체력은 5가 되지 않았으며 달려가는 속도는 느려졌다. 지후로서는 결단이 필요한 시간이었다.


‘절대 두돈을 포기하지 않는다.’


지후는 약해지려는 자신에게 최면을 걸 듯 속으로 뇌까렸다. 하지만 도피도 힘들어진 지금 지후는 다시 한 번 선택을 해야 했다. 사방으로 [마력방패] 수십 개를 지후와 두돈을 감싸는 형태로 겹겹이 채워 넣었다. 괴물들의 공격에 깨져나가고는 있지만 작정하고 펼치는 지후에 의해 [마력방패]의 수는 늘어가기만 했다.


지후의 입장에서 괴물들을 견제하기 위한 거리가 채워진 상태가 되자 지후는 외부의 그것들에게 관심을 껐다. 오로지 두돈의 머리에 가득 찬 마기만을 신경 쓸 뿐이었다.


지후의 손을 타고 마력이 두돈의 목덜미에서 정체되어 있었다. 물길이 둑에 막혀 부풀어 오르듯 두돈의 목이 부풀기 시작했다. 흡사 그것은 크게 울음을 터트리는 개구리의 볼과도 비슷한 모양이었다.


정체되어 움직일 줄 모르는 지후의 마력이 두돈의 머리를 향해 회전하기 시작했다. 드릴의 끝과도 같은 회전에 길을 막고 있는 마기가 조금씩 흩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됐다. 이대로 조금의 시간만 더 있으면 되.’


마력의 회전에 힘을 더하려는 지후의 눈에 이제 1밖에 남지 않은 체력이 보였다. 거기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마력방패]를 깨고 있는 괴물의 모습도 보였다.


어차피 이제는 도망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지후는 두 눈을 감고 회전하는 마력의 양을 두 배 이상 늘려 마기의 둑을 돌파했다.


‘두두둑.’


소리가 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자신의 마음에만 울려 퍼지는 소리겠지만 지후는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감았던 눈을 떴다. 그 순간 자신의 머릿속을 울리는 알람이 체력이 0이 되어버렸음을 알려왔다. 다리에 힘이 풀리며 시야가 급속도로 좁아지고 있었다. 지후는 자신과 함께 바닥으로 넘어지는 두돈의 신형과 자신의 가슴을 노리며 날아오는 괴물의 칼을 보며 정신을 잃었다.




석돈의 등에 업혀가던 황금은 위아래로 쿵쾅거리는 그 거친 움직임에 정신을 차렸다.


“석돈아 애들은? 다른 애들은 어떻게하고 이라냐?”


황금은 대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석돈은 실성한 것 같은 눈을 하고는 끊임없이 대구 형님들을 부르짖기 바빴다.


“야이 씨팔! 석도니. 니 딴아들은 우짜고 그라는데!”


몸부림치며 석돈의 등에서 떨어져 내린 황금이 어지러움에 허리를 숙이고는 석돈을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행님아, 고마 설명할 시간이 없다 아임까. 고마 쫌 참으쇼. 대구행님! 대구행님들! 대답 좀 해봐라안카나! 야이 자슥들아!”


석돈으로썬 미칠 노릇이었다. 대답을 바라는 황금과 보이지 않는 대구일행, 거기에 답이 없는 무전기까지. 그때 참지못한 황금이 몸을 돌려 다시 산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씨팔 행님아! 좀 참으라꼬.”


“니는 너거 가족이 그래되도 참고 말래? 으이? 니는 그라나? 내는 내는! 못그란다.”


아까운 시간이 황금으로 인해 허비되고 있었다. 산으로 달려가는 황금을 잡고 바닥을 뒹구는 석돈이 외쳤다.


“대장 행님이! 그 행님이!”


석돈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지만 그 뒤로 이어질 말을 황금이 눈치 채지 못 할리 없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진즉에 그래 얘기하지, 문디자슥이. 고마 일나라. 어여 대구 행님들 찾아야 안되나.”


쉘터로 향하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황금은 무전기를 들고, 석돈은 고함으로 대구 일행을 찾으면서도 그 걸음이 느려지지 않았다.


“에라이 씨팔. 와 필요할 때 안 보이는데! 너거들 능력도 좋다메! 빨랑 안 튀어오나!”


현실적으로 지후가 버티기 힘들 것 같은 시간이 다가오자 조급함에 참지 못한 황금이 무전기를 바닥에 집어 던지며 소리쳤다. 아스팔트에 떨어진 무전기는 그 던져진 힘에 의해 산산이 부서졌다.


그 파편 하나하나가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그 중 가장 멀리 날아가는 것을 황금의 눈이 따라갔다. 족히 2미터를 날아가던 파편이 바닥에 떨어지며 구르고 굴러 누군가의 발에 부딪히며 멈췄다.


“우리 대장 어디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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