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I (제 2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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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작은곰
작품등록일 :
2019.05.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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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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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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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목격자

DUMMY

“그 다음 날 아침에 네 친구들을 만나고, 너를 다시 만나게 된 거야.”


내가 지금까지 뭘 들었는지 모르겠다.


“어... 뭔가 좀 많이 현실적인 내용이 없네요...?”


“왜? 못 믿겠어?”


“아니, 그건 아닌데요. 잠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세요.”


정말 긴 이야기에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거울...


거울 사람...


거울 세계의 규칙...


거울에 비춰지지... 응?!


나는 탁자를 박차고 연연에게 다가갔다.


“가... 갑자기 왜 그래?!”


연연은 갑작스레 다가오는 나를 경계하는 듯, 몸을 뒤로 뺐다.


“정말이에요?”


“뭐... 뭐가?”


“... 거울에 안 비춰진다는 거. 진짜에요?”


“아... 그거? 난 또... 보여줄게.”


연연은 본인의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고는 휴대폰 케이스에 붙어있는 거울로 자신을 비추었다. 연연의 말대로 거울 속에 연연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았다.


“정말 안 보이네요...”


“그렇지? 덕분에 화장도 감으로 약하게 할 수밖에 없어. 너처럼 얼굴이 보여야 뭘 하든가 말든가 할 텐데 말이야.”


연연은 거울을 돌려 나를 비추었다.


“어?!?!”


“와앗!!!”


갑작스럽게 놀란 연연 탓에, 나까지 크게 놀라고 말았다.


“아이 씨! 갑자기 뭐에요!!!”


“너... 너... 너는 또 왜 그래?!”


“아! 뭐가요!!!”


연연은 휴대폰을 다시 들고는 나에게 들이댔다.


“너는 왜 뿌옇게 보이는 거냐고!!!”


“뭐야, 겨우 그거 때문이었어요?”


“그거 때문이라니? 보통은 거울에 제대로 비춰지는 게 정상 아니야? 넌 그동안 이상한 거 못 느꼈었어?!”


연연이 흥분을 한 건지 내 양어깨를 잡고 벽으로 몰아붙였다. 연연의 얼굴과 내 얼굴이 가까워졌다. 난 급하게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아... 저... 얼굴이 너무 가까운데요...”


“아!”


내 말을 들은 연연은 나를 압박하고 있던 양손을 떼고, 나에게서 서서히 멀어졌다.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시끄러워. 빨리 왜 그런 건지나 말해.”


난 왜 그런지, 언제부터 이랬던 건지 기억을 해보려 노력했지만, 딱히 떠오르는 건 없었다.


“그게... 저도 잘 모르겠네요? 하하. 왜 이럴까요?”


연연의 얼굴에 그늘이 지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표정이 일그러졌다.


“야. 장난해?”


오늘 들었던 연연의 목소리 중, 가장 낮은 목소리다. 제대로 화가 났나보다.


“아뇨! 아뇨! 장난이 아니라 진짜 저도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진짜!!”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에요. 오히려 저는 다른 사람들도 전부 이렇게 보이는 줄 알고 있었어요. 엄청 옛날부터.”


“나처럼 거울 속에 들어간 경험은?”


“있었으면 누나 이야기 듣자마자 바로 말했겠죠.”


“흠...”


꼬르륵-


“어? 이번엔 저 아니에요!”


“야! 시끄러워. 그걸 꼭 말해야 해?”


꼬르륵-


“이번에도 저 아니에요!”


“야!”


“그런 의미로 때마침 시간도 저녁 시간이 다 되었고, 또 먹어도 될까요? 헤헤~”


나는 배가 꺼져서 맛있는 음식을 또 먹을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절로 입 꼬리가 귀에 걸릴 정도까지 올라갔다.


“어휴, 그래 먹자.”


“예쓰!!!”


허가가 떨어지자마자 부리나케 음식을 집으러 달려갔다. 이번에는 점심때와는 다르게 처음엔 샐러드와 과일로, 점점 양을 늘려가면서 먹었고, 힘겹게 10접시를 비웠다. 그런 나를 연연은 신기한 구경거리를 보는 듯 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너 진짜 많이 먹는다...”


“그럼 당연하죠! 이 정도로 맛있는 음식들을 마음껏 먹을 기회가 평생에 있을까 말까인데 최대한 집어넣어야죠. 만약 싸갈 수 있으면 그러고 싶지만 전 몰래 싸가는 진상은 아니라 좀 아쉽네요.”


“들고 갈래?”


“네?”


“저기요.”


연연이 직원 한 명을 불렀다.


“네. 부르셨나요?”


“혹시 고기들 종류별로 1인분씩 챙겨주실 수 있나요?”


“네. 용기는 밀폐용기로 드릴까요?”


“네. 그렇게 주세요.”


직원은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주방으로 걸어갔다. 나는 이 상황이 지금 무슨 일인 지 고민을 해보았고, 끝내 다다른 정답은 비싼 뷔페는 포장도 가능하다!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역시 비싼 가게는 다르다는 생각에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비싼 집은 값어치 하네요.”


“응? 보통은 그렇지.”


“포장 끝났습니다. 여기요.”


“네! 감사합니다.”


이 맛있는 걸 집으로도 들고 가서 또 먹을 수 있다니 너무 좋은 나머지 입 꼬리가 내려가질 않는다.


“아, 뭐야 그 표정은? 기분 나빠.”


“헤헤 잘 먹었습니다, 누님!”


연연과 나는 뷔페 출구로 향했다.


“안녕히 가세요.”


“네. 고생하세요.”


?


나는 나가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저... 누님? 계산은요?”


“안 해도 돼.”


도통 이해 못할 말을 하는 연연을 따라서 나갔다.


“저기 이제 말해주면 안되나요? 계산은...”


연연은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연연이 가리킨 곳에는 건물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YY빌딩... 설마?”


나는 바로 뷔페의 이름을 찾았고, 건물 내부 안내도에서 이름을 찾아냈다. 그곳에는 YY뷔페라고 적혀있었다.


***


“후...”


집으로 오니 벌써 한밤중이다. 꽤나 오래 그곳에 있었다. 그나저나 그 뷔페가 설마 연연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뷔페라니... 더군다나 뷔페뿐 아닌 건물까지 YY... 처음엔 장난스럽게 추측 했었지만 연연은 진짜 부잣집 딸이었다.


물론 연연의 집안 내력만으로 놀란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만남의 목적은 연연의 고민상담(?) 이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연연의 이야기를 내가 들어주기만 한 거지만...

연연과의 만남에서 연연의 문제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다만 연연은 해결을 하지 않았더라도 나름 만족한 표정이었다. 하긴,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아무에게도 상담 못하고 혼자서 감당하고 버티고만 있었으니, 어쩌면 누군가에게 토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마음이 가벼워진 연연과는 달리 내 마음은 오히려 무거워졌다. 지금껏 자라면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게 이렇게 연연의 일과 연결되다니...


거울...


내가 겪은 일들이 연연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전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정확히는 한 가지는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다.


김성수의 갑작스러운 변화, 그리고 그걸 인지 못하는 사람들.


병원을 탈출한 그 여자.


갑자기 돌변한 원우.


거울 속에서 죽을 뻔한 연연.


그리고 이 모든 변화를 인지하고 있는 나.


이 모든 것들은 거울과 연관되어 있었다. 도대체 거울이 뭐 길래.


그러고 보니 연연의 말대로라면 거울 속의 자신과 뒤바뀐 김성수의 본체는 결국 거울 속에서 죽었다. 그렇다면 김성수는 정말 없는 사람이 된 걸까? 궁금하다. 난 휴대폰을 들었다. 그러곤 주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달칵-


“여보세요?”


“야, 나 세진인데 뭐 하나만 물어보자. 너 김성수 기억나?”


“김성수? 그게 누구야?”


정말 모르나 보다.


“세진아,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너 빨리 채팅방을 좀 확인해봐!”


“채팅방? 왜? 무슨 일 있어?”


“서찬민이 목격자에게서 정보를 찾았어!”


“뭐? 알겠어. 바로 확인할게.”


난 주호와의 전화를 끊고 바로 채팅방을 확인했다. 약 300통이 밀려있었다. 안 읽은 메시지부터 차근차근히 내리며 읽었다. 보아하니 이 분량은 서찬민이 실시간으로 목격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매번 화면을 찍어서 채팅방에 올렸기에 많이 밀린 것이었다. 내용을 쭉 훑어보니 우선 목격자의 위치는 대전광역시이다. 만약 버스를 타고 간다면 최소 2시간 30분은 걸린다. 채팅 내용을 보니 목격자는 경찰에게 입막음을 당한건지 자세한 내용은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결국 어느 정도 설득을 하여 기록이 남는 채팅으로는 무리이고, 만약 대전으로 찾아간다면 가르쳐 주기로 설득을 했다.


세진) 고생했다


찬민) 기본이지 기본


찬민) 언제 대전 갈까?


세진) 내일


지아) ??? 내일?


찬민) 그럼 내일로 잡아둘게


지아) 너무 갑자기 인거 아니야?


세진) 생각보다 급한 일이라 아무래도 빨리 진행해야할 거 같다


주호) 이유는 그럼 내일 말해 줄 거지?


세진) 어 내일 말해줄게. 아 그리고 한명 더 불러도 되겠지?


<임세진 님이 연연 님을 초대하셨습니다>


연연) 뭐야?


세진) 누님도 내일 같이 대전 가야겠어요


연연) 무슨 말이야?


세진) 오늘 말해준 일에 대한 단서를 잡을지도 몰라요


연연) 그런 이유라면 일단 알겠어


지아) 맞다 맞다 오늘 세진이 연이 언니하고 데이트했었지?


연연) 데이트?


세진) 쟤 원래 저래요 그냥 무시하세요


지아) 에이 쑥스러워 하기는


연연) 그러게 오늘 데이트 재미있었어


세진) ?


찬민) 자~ 연애는 개인적으로 하시고 내일 점심 때 둔산동이라는 곳에서 보기로 약속했어


세진) 그럼 7시까지 터미널에 모이자


지아)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주호) 미리 가서 나쁠 건 없지


세진) 지각하면 버리고 갈 거니까 시간 맞춰서 와


찬민) OK


연연) 그래


지아) 모닝콜 부탁해 주호야~


주호) 알았어


탁-


“후... 내일이 이번 일의 첫걸음이구나.”


단순히 이상하게만 느꼈었던 일들이 설마 이렇게까지 큰일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목격자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단서를 잡고 나선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일단은 무작정 가보는 것이다. 평소에는 나름의 계획은 세우던 내가 무작정 가고 나서 생각을 하겠다니, 왜 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다만 느긋하게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하다간 때를 놓칠 것만 같은 우려가 자꾸 생긴다. 그저 잡생각으로 그쳤으면 좋겠다만...


***


띠리리리링-


6시를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잠을 자려는 내내 계속 많은 생각이 나는 바람에 결국 얕은 잠으로 밤을 지새웠다. 많이 피곤하다. 그래도 오늘은 대전에 가야하기에 뒤척거림 없이 바로 일어났다. 아침밥은... 그다지 먹고 싶지는 않다. 난 냉장고에서 검은 콩 두유를 꺼내서 마셨다. 이 정도만 먹어도 점심밥을 먹을 때까진 아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옷을 입어 채비를 끝마쳤다. 현재 시각을 확인하니 6시 35분이었다. 지금 버스타고 가도 55분까지는 도착한다. 문을 열어 천천히 걸어 나갔다.


오늘 날씨는 구름이 약간 꼈지만 기상청에서는 강수확률이 0%라고 단언을 했으니 비는 안 올 것이다. 버스 정류장은 역시 한산했다. 버스는 다행히 금방 왔고 난 탑승하여 버스터미널에서 하차했다. 도착시간은 6시 50분, 당연한 거겠지만 아무도 없다. 역시나라고 생각하면서 터미널 옆의 카페에 가서 밀크셰이크를 사마셨다. 그렇게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정각 2분전에 연연이 택시를 타고 도착했다.


“일찍 왔네요?”


“일찍 왔다니? 늦을 거 같아서 택시타고 급하게 왔는데.”


연연은 주위를 둘러본다.


“다른 애들은?”


“아직 안 왔어요.”


“뭐야, 안 늦어?”


“괜찮아요. 당연히 늦을 걸 계산하고 일찍 모이자고 했어요.”


“그게 뭐야...”


그렇게 5분 후에 주호가, 거기서 10분후에 지아가 왔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던 7시 30분이 되어가는 데도 서찬민은 오지 않았다. 전화 또한 해보았지만 받을 기색조차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우리들은 4명이서 대전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우리 꼭 커플데이트 하는 거 같다. 연이언니하고 세진이, 나하고 주호! 그치?”


“어휴...”


“에휴...”


“아! 진짜! 연이 언니 쟤들이 나 무시해요.”


“응? 뭐라고 했어?”


연연은 귀에 꽂아둔 이어폰을 뺐다.


“아이, 진짜!”


“자 자 거의 3시간 정도는 걸리니까 너도 자자, 지아야.”


“힝... 알았어.”


시끄럽게 탑승을 했던 우리들은 출발한 지 10분이 지나서야 조용히 잠에 빠져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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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 약속 19.06.17 3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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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 팀 결성? 19.06.07 42 0 14쪽
5 4. 샤워장의 여자 +2 19.06.02 4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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