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의 아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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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멸치
작품등록일 :
2019.06.12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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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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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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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여명의 바람(8)

DUMMY

스스로 깨어날 수 없을 정도의 깊은 잠에 빠진 기분. 언젠가부터 계속 이런 느낌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게 지금 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먼 예전에 느꼈던 것인지조차 모를 만큼 애매한 감각이었다.


조금 더 명확히 구분해보자면, 나는 지금 자각몽을 꾸는데 꿈의 밖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분이랄까? 생각도 계속 이어나가고는 있는데 중간중간 저번의 생각과 이번의 생각 사이의 알 수 없는 틈 같은 것이 느껴졌다.


분명히 같은 생각을 계속하고 있음에도 이런 기분이었다. 거기다 꿈도 좋은 내용은 아니었다. 차원이 멸망하는 내용이다. 이전의 차원과 비슷한 방식, 같은 건물이었다. 마왕, 우석이도 비슷한 나이로 보이고.


그래도 변한 것이 꽤 많았다. 배경은 이전의 차원이 아니라 이곳이었다. 우석이는 휠체어에 뼈만 남은 여동생을 태우고 다니지 않았고, 쇼타 3 할아버지 김경식 씨와 쇼타 2 SM 복장 채찍 변태녀는 있었지만 쇼타 1 도끼 성애자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에 쌍둥이로 보이는 우석이 나이 때의 어린 애들 두 명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꿈에서는 지원이는 멀쩡히 잘 살아있었다. 애도 각성자가 된 모양인지, 아니 오빠가 그 모이라 안 될 수가 없는 건가. 어쨌거나 확실히 멸망에 한 몫 보태고 있었다. 애석하지만 내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꿈속에서의 나는 아무래도 실패한 것 같았다.


”아저씨, 거의 다 됐어요. 조금만 참아주세요.“


아. 또 들렸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꿈속이지만, 꿈 밖에서 하는 말은 분명히 들렸다. 뭐가 거의 다 됐다는 건지는 당연히 모르지만, 이 목소리가 우석이의 목소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다만 사춘기 지난 우석이라고나 할까? 어쩌면 이것마저 꿈인지도 모르겠다.




사춘기 온 우석이의 못ㅂ을 본 지도 얼만큼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중간중간 기억이 끊겼다 복구 되었다 하는 걸 보면 분명 한참이나 지났을 터였다. 그래도 오눌, 지금은 축배를 벌여도 좋은 시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으아!! 힘세고 강한 아침!“


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한 느낌이었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오랜 시간 동안 식물인간인 상태로 살아 왔다면 입술은 물론이고 전신의 근육이 감소, 퇴화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나 행동이, 불가능하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오히려 더 신체 능력이 더 좋아진 기분이다. 어린 우석이를 만나기 전, 전 차원에 있었을 때의 최전성기에 비교해 보아도 확실히 좋아진 기분이다. 여태껏 느껴본 적 없던 상쾌함과 가벼운 느낌으로, 나는 밖으로 나왔다.


”후우우우, 시원하고만!“


구조를 모르는 관계로, 그냥 바로 앞에 보이는 창문 없는 거대한 창문으로 나왔다. 훌륭한 테라스가, 사실 테라스라고 부르기에도 모호하지만 여간 나를 반겨주었다. 뻥 뚫린 사방으로 서울의 모든 부분이 보이는 듯했다.


”드디어 일어나셨군요. 우석 님이 기다리십니다. 만찬 즐기러 가시죠.“


어느새 다가온 쇼타2, SM 채찍녀가 말했다. 확실히 육주 재단 소속 인화 보육원에서 만났던 중학생 여자애와 놀랍도록 닮았다. 문득, 어쩌면 그녀가 커서 쇼타2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석이? 갑시다. 안내해 주시겠습니까?“

”얼마든지요, 은인.“


그녀가 내게 은인이라고 했다.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녀를 따라 걸어갔다. 밖에서 보았을 때도 그랬지만, 안에서도 느낄만큼 거대한 ‘성’이었다. 그녀를 따라 한참을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 도착했다.


그곳에는 내가 꿈이라고만 생각해썬 사춘기의 우석이가 앉아있었다.


”아버지!“


그래,

법적으로 내가 아버지기는 하지.


”우석이?“

”예! 십오 년 만에 깨어나셨습니다! 불편한 곳은 없으십니까? 아프신 곳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시면 바로 말씀해 주십시오! 취향에 맞게 다시 내오겠습니다! 그것보다, 기억은 괜찮으십니까? 제가 이것저것 좋다는 약물, 영물 가리지 않고 복용시켜서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불편하시면 바로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속사포 같은 우석이···우석 씨? 의 말이 들렸다. 잠든 시간이 십오 년이라니, 당황스러운 숫자에다가 그만큼 당항스럽기 그지없는 청년 우석 씨의 말이었다. 그러나 너무 빠르고 방황한 그의 말에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네, 네?“

”네라뇨, 아버지! 자라난 저의 모습이 어색할 순 있지만, 하나도 변하지 않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로서는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습니다. 부디 말씀을 편하게 해주십시오!“


···미치겠다. 우물쭈물 대며 안절부절하는 사이, 청년 우석이의 옆에 앉아있는 진짜 청소년기로 보이는 여자 애가 말했다.


”···진짜로 아빠가 일어났다는 거에 놀랐어요. 아빠. 이제 우리가 지켜줄게요. 걱정마세요.“


아빠라니!! 이제 고등학생에서 중학생사이로 보이는 아이를 낳을 정도로 신호 위반을 한 기억은 없었다. 가만. 저 청년 우석이가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고, 정말로 십오 년이 지났다면, 이 여자애는 설마···


”지원이···?“

”아하핫! 기억하시는구나! 네. 맞아요. 다행이에요. 오빠한테 보이는 반응으로는 무슨 기억상실자인 줄 알았어요.“


글쎄, 십오 년 동안 잠만 잤으면 기억상실이랑 별반 다를 것 없지 않을까? 그래도 상황파악이 되었다. 한국에서 탑 쓰리를 찍는 각성자 할아버지한테 목숨이 위협받고, 우석이가 아마 강제로 살린 것일 테다.


그 정도면 이미 새로운 사람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뭐, 어쨌든 내게는 이 상황이 좋은 소식이자 나쁜 소식이었다. 좋은 소식이라는 점은 애들이 아직 지구를 멸망시키거나 차원을 멸망시켜 버리지는 않은 것 같다 정도고, 나쁜 소식은 결국엔 이 ‘성’. 아마 곧, 어쩌면 벌써 ‘마왕성’이라고 불릴 성이 완성 되었다는 것이다.


”여태 어떻게 살아왔니? 그리고 옆에 있는 애들이랑 저 쇼타···가 아니라 할아버지가 여기 있는 거니?“


이 질문에 대답은 청년 우석이가 대답해 주었다.


”아버지를 다시 되살리는데,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각종 던전에 있는 영약을 모아 오거나, 세계의 석학인 의학 박사들까지 섭외하는데, 정말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미 아버지랑 알고 계시던 사이라고 들었는데 혹시 아니 십니까?“


우석은 그렇게 말하며 살기를 내뿜었다. 알겠다. 무섭다는 거 말고도 알겠다. 이들은 확실히 ‘호인’이었다. 풀어 말하자면 좋은 사람. 쇼타 2, 3이 원래 그런 캐릭터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이건 나쁜 일은 아니었다. 나는 쇼타 3, 채찍 SM녀를 보며 말했다.


”혹시 인화 보육원에서 보았던···?“

”네. 맞습니다. 제가 좀 많이 자라서 어색하실 수 있겠습니다. 은인.“


애는 무협지에서 튀어나온 것도 아니고 말끝마다 은인을 붙이네. 어쨌든 쇼타 3도 인화 보육원의 피해자였다는 것은 알았다. 이제 내가 해야할 일이 명확하게 그려졌다. 애들이 진짜 마왕이나 악마가 되어버리기 전에 사회에 환원 시키는 것이다.


”우석아, 이런 거대한 성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먹고 살았던 거니? 내가 벌어 놓았다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텐데“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한 내게 우석이는 당당하게 말했다.


”하하. 아버지. 한국에 존재하는 모든 던전을 이곳에 귀속시켰습니다. 앞으로 돈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하하. 그렇, 구나.“


자수성가한 아들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면 정말 장하고 뿌듯하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우석이가 하게 됨으로써 굉장한 의미가 되어버렸다. 아니, 그걸 다 떠나서 한국의 모든 던전을 이 성안에 귀속시켰다고?


”우석아. 혹시 세계 정복이니 차원 정복이니 하는 데 관심 있는 거는 아니지?“

”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진짜 모른다는 표정과 목소리다. 다행이다. 아직은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어째서인지 담당자이자 쇼타 3의 진짜 은인이라고 생각되는 오태식 씨가 없지만, 최고 결정자로 보이는 우석이가 있으니, 뒤 잴 것 없이 말했다.


”우석아, 혹시라도···“


콰아아앙-


”젠장! 침입이다! 전투원 위치로!“

”옛!“

”위치로!“


무슨 타이밍인지 모르겠다. 가까운 밖에서 들리는 굉음에 나를 제외한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나는 우석이를 따라갔다. 성안으로 들어가 몇 개의 계단을 거쳐 올라가니, 옥상이었다. 이곳에서는 확실히 전황이 한눈에 보였다.


”아버지. 아버지가 쓰러지시고, 제가 이 성을 만들었습니다. 오로지 아버지의 치료를 위해서였습니다만, 어느 순간 이곳에 불로불사의 영약이라던가 마왕이 기거한다는 둥의 이상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매년 대규모 침공을 받았습니다. 그게 저들입니다.“


애는 야구 선수 찬호 박에라도 빙의한 듯 말이 많아졌다. 옛날에는 안그랬던 것 같은데··· 어쨌든 우석이가 하는 말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미루어 본 즉, 이미 ‘마왕성’ 취급을 받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만나는 족족 저들을 전부 죽였었니?“

”아닙니다! 아버지, 제가 살아온 환경을 아시지 않습니까? 저들도 사람입니다. 문제는 저들을 선동하는 고위층 인사입니다.“


말하는 걸 들으니 안심이 되는 동시에 다시 불안해 졌다. 설마 그 고위층 인사들을 학살한 것은 아니겠지?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저희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물거나, 내로남불 식으로 저희에게 못살게 구는 인간쓰레기들은 혼내 주었지만, 일반인들에게 손댄 적은 없습니다. 제작년까지의 이야기지만요.“


와. 와아아. 세상에나. 결국, 다 죽였다는 소리다. 돈 때문이나 혹은 선동 당해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당하던 사람들까지 전부다.


”그래. 그랬구나.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하고 싶으니?“


···솔직히 말해서 우석이에게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 우석이가 먼저 어떠한 피해를 준 것도 아니었고, 심지어 던전 건에 관해서는 전국의 모든 시민의 불안해할 때 그것을 해소 해 준 것밖에 안 되었다. 아마 반발하고 선동하던 것들은 기득권층일 것이 뻔했다.


킹리적 갓심으로 상황을 악화시켜서 우석이를 마왕으로 만들고, 차원을 넘어 다른 세계까지 멸망케 한 그 무리 말이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 저들에게 손해가 되는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실제로도 몬스터에 의해서 죽는 일반 시민은, 전세계 오로지 이 나라만 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쾅- 콰과광-


나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이야기를 진행할 상황이 아니었다. 수천, 수만은 되어 보이는 무리가 성문을 각종 스킬들로 두드리고 있었다.


”우선 저것부터 해결하고 오겠습니다. 이야기는 그 뒤에 하도록 하죠, 아버지.“


우석이가 성벽 아래로 떨어져 내리려는 찰나였다.


”잠깐만!“

”예. 말씀하세요. 아버지.“

”내가 가지. 여태까지 고생했으니, 오늘만큼은 쉬도록 하렴, 우석아.“

”아버지···!“


우석이는 꽤나 감격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내가 그를 말린 이유는 순수하지 않았다. 왜냐면, 저 아래 성벽 바로 앞에 보이는 인물 때문이었다.


‘쇼타 1···!!”


무언가 변했다는 건 알았지만, 쇼타 1이 저곳에 있을 줄은 몰랐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나는 성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마아아아아안!!


내 목소리가 그들의 함성 소리를 덮을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아마 우석이가 먹였다던 영약이니 뭐니 하는 것들의 효과일 터였다. 확실히 전 차원의 최전성기 시절보다 신체 능력이 올라갔다고 느낀 것은 허상이 아니었다.


“무의미한 싸움을 멈추십시오, 여러분!”


순식간에 좌중의 이목이 내게 집중되었다. 약간 먹먹한 기분을 느꼈다. 당황스럽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이 꼬일 대로 꼬이고, 당할 대로 선동당한 이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 막막함이었다.


그래서 나는 있어 보이는 말, 수 세기 혹은 수백 번을 살아온 인생 경험에 따른 어휘력을 뒤로하고 진심으로 호소하기로 했다.


“정신 차려 이 새끼들아!!!”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생활고가 좋지 않아서요.

완결까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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