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션.케이
그림/삽화
션.K
작품등록일 :
2019.06.12 14:19
최근연재일 :
2020.07.01 11:00
연재수 :
255 회
조회수 :
51,581
추천수 :
1,103
글자수 :
1,477,879

작성
19.12.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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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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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7쪽

-세 명의 고추대가(1)-

DUMMY

명 림

-신의 나라-

143화




-세 명의 고추대가-




“어딜 가려고오~?”


이부지신은 타고난 능글스러운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비아냥 거렸다.


똠방대는 눈썹을 구기며, 뒷걸음을 쳤지만, 이부지신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보기만 할 뿐 움직임은 없었다.


인간으로 환생한 신도 아니고, 벌을 받는 중인 줄 알고 있었던 이부지신이 눈앞에 있으니 똠방대는 저절로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잔뜩 긴장하며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다행히 아무것도 보이는 것은 없었다.


“이부지신이 왜 여기 있는 거요?”


“흐음......어쩌다...보니....”


이부지신은 연신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여유롭게 말했다. 그 모습은 오히려 공포스럽게 보일 정도로 부자연 스럽게 보였다.


“나를....여기 잡아온...광처사와 연관이 있겠지?”


“광처사? ....그 놈과 이야기를 해본적은 없는데에~”


“그래도 궁안, 같은 공간에 있으니 같은 편이겠지?”


“뭐..그럴지도....”


“나를 보내주시오.”


“흐음.....그건 곤란해에~너는 알유의 밥이 되야 하거든.”


이부지신은 구부정한 허리를 살짝 펴고는 똠방대의 뒤로 손가락을 까딱까딱 했다.

똠방대는 긴장한 얼굴로 천천히 뒤를 돌아 봤고, 너무 놀라 오줌을 지릴 뻔 한 것을 겨우 참아야 했다.

똠방대가 있는 지붕 아래서 알유가 수인의 형태로 똠방대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지상에 오래 있다 보니 알유의 힘이 예전만 못 해에~뭐 나야 그게 더 좋지만, 뭐 어쨌든...그렇게 됐어어~그러니까~순순히 받아 들여어~그래야 덜 아파아~”


“이런 미친...”


똠방대는 이를 갈며, 주먹을 쥐었다.


‘알유에게서 벗어 날 수 있을까?’


똠방대는 궁 너머를 쳐다봤다. 마침 똠방대가 있던 전각은 서쪽에서도 가장 후미진 곳이었고, 행각만 넘으면 바로 산이었다.


‘행각만 넘을 수 있다면...’


숲으로만 들어가면 어찌어찌 따돌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서자 두 발에 힘을 주었다.

손가락을 꼼지락 거려 손톱에 낀 때를 긁어냈고, 알유를 향해 때를 던지며, 뛰어 올랐다.

그와 동시에 알유도 따라 뛰었는데, 똠방대가 던진 때 폭탄에 맞고, 다시 땅으로 떨어져버렸다.

그 틈에 똠방대는 펄쩍 날 듯 뛰어 행각을 향해 달렸다.


“엇!?”


그러나 그 순간 거대하고, 억센 손아귀가 똠방대의 뒷 덜미를 잡아 당겼고, 깡마른 똠방대의 몸이 허공에서 종잇장 마냥 흐느적 거렸다가 그대로 땅으로 내려 찍혀버렸다.


‘쿠앙’


얼른 정신을 차리려 눈을 부릅뜨는 순간 뿌연 먼지 사이로 또 다시 거대한 손이 내려오는 것이 보이자 얼른 몸을 굴려 피하며 일어섰다.

그제야 보니 아직 궁안이었다.


‘젠장 행각을 넘지 못했어.’


알유의 수인의 모습은 키만 거의 열 척이 넘을 만 했고, 덩치는 웬만큼 오래된 나무 만큼이나 굵었다.

똠방대보다 세 배는 큰 덩치와 키에 그대로 압도당해 버린 똠방대는 발이 떨어지지 않는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인간으로 태어나 기억이 돌아온 이래 처음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든 똠방대는 그래도 떨어지려는 정신을 부여 잡고, 어쨌든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행각의 높이는 자신의 키보다 두배, 그렇다고 못 넘을 높이는 아니었지만, 알유가 팔 한번 휘두르는 것 만으로도 똠방대는 그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 버리게 될 판이었다.


‘일단...놈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겠군.’


똥방대는 뒤로 물러나는 척 하다가 다시 지붕위로 뛰어 올랐고, 이어 알유도 똠방대를 따라 올라섰다.

거구의 알유가 지붕위로 올라서자 지붕의 기와가 갈라지더니 곧 아래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알유가 크게 휘청하는 사이 똠방대는 그때를 놓칠세라 다시 뛰어 올라 행각으로 몸을 던졌다.

알유는 지붕 아래로 떨어지면서도 똠방대를 잡기 위해 허공에서 두 팔을 휘저었지만, 잡지 못하고,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알유가 떨어지는 것을 보며 행각을 겨우 넘어간 똠방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빠른 속도로 숲으로 짓쳐 들어갔다.


‘쿵쿵쿵’


엄청난 소리에 돌아보니 어느새 알유가 거구의 몸으로 재빠르게 쫓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언뜻언뜻 수인의 모습 너머로 원래의 알유의 모습이 스쳐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 본래 신의 힘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똠방대도 신의 힘을 내어야 할 때였다.


달리며 머리를 박박 긁어 두 손에 뭍은 기름때를 그대로 두 다리에 발랐다.

곧 똠방대의 두 다리는 엄청난 속도를 내기 시작했으나 알유 또한 만만치는 않았다.


알유는 쫓아오면서도 두 손에 잡히는 나무를 뽑아 끊임없이 똠방대를 향해 던져댔고, 일일이 그것들을 피하며 달아나야 하는 똠방대로써는 여간 곤혹스러울 수 없었다.


“짐승새끼가 어디!!!당장 꺼져!!!”


똠방대가 큰 소리로 알유에게 욕을 했지만, 알유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일격을 가해야 겠다 생각한 똠방대는 머리와 목, 가슴,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미친 듯이 벅벅 긁다가 두 손바닥을 마주 한 후 머리 위로 높이 들어 달려오는 알유를 향해 내 질렀다.

두 손에서는 거무튀튀한 바람이 마치 칼날처럼 알유를 향해 곧장 날아갔고, 깜짝 놀란 알유는 한 쪽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퍼엉’


알유의 팔둑에 맞은 검은 바람은 그대로 폭발했고, 알유는 달리던 것을 멈추고, 뒤로 서너발 미끄러진 후에야 멈춰섰다. 알유가 아니었다면 꽤나 큰 타격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서너발 물러서게 한 것만으로도 똠방대는 이미 저 만치 날아가고 있었으므로 제법 거리를 벌리는 데는 성공한 것 같았다.

팔을 내리고 다시 쫓으려던 알유는 똠방대가 보이지 않자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이를 부드득 갈며 분한 듯 발을 쿵쿵 굴렸다.








*





거의 반년이 넘는 시간 만에 다시 온 남부였다.

답부는 이곳에서 수라를 처음 보게 되었고, 토래와 아차는 이곳에서 죽을 뻔 했었다.

토래가 처음으로 이곳에서 백골전사들을 자신의 의지대로 불러냈고, 용두월을 소환해내는 능력을 알게 된 곳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곳이기도 했다.


남부가 보이는 언덕 위에 서서 모두는 잠시 말 없이 있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렇게 한 점 바람이 지나갈 때 까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 지탈이 먼저 입을 열었다.


“곧 해가 집니다. 남부로 들어가 객장에서 밤을 보내고, 내일 아침 일찍 고추대가를 만나러 가시지요.”


“음...”


토래는 입을 다물고, 소리만 내며, 어소반을 쳐다봤다가 답부를 보았다.

어소반이 답부를 보고 있었기에 답부에게로 자연스레 시선을 보냈던 것인데, 언제 부턴가 어소반이 자꾸 답부에게 의사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 같아 불안했다. 답부의 결정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러지, 배고 고프고...”


모두는 답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말의 엉덩이를 가볍게 쳤다.


남부의 성 코앞에 닿았을 때는 이미 땅거미가 내려 앉아 주변이 어둑어둑 해 진 후였다.

성 위에는 불이 밝혀지고, 말객들이 당번을 바꾸는 듯 인사를 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뉘요? 성문은 닫혔으니 내일 아침에 다시 오시오.”


성위에서 말객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이보시게! 이 밤에 어디가란 말인가. 문좀 열어주시게~”


어소반은 심약한 노인처럼 보이도록 노곤하게 말 하는 듯 했다.


“요새 도적떼가 들끓고, 역적들이 돌아다니고 있어 대가께서 해가 지면 누구도 문을 열어주지 말라 했소. 돌아들 가시오.”


“그러니까~이 밤에 어딜 가란 말인가? 우리는 도적도 아니고...역적......도 아니니....문 좀 열어주시게. 안되면 예속이나 우태에게 가서 물어보고 와도 좋네.”


“...”


말객들은 자기들끼리 뭐라고 말을 주고받는 듯 속닥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 잠시 기다리시오. 아! 명패는 다들 있겠지요?”


“아, 그럼 있고~말고~”




“우리 명패 없는데...”


백고가 어소반을 보며 중얼거렸다.


“어찌합니까?”


“문 열면 치고 들어가지 뭐~”


답부의 말에 토래가 답부의 뒤통수를 날려버렸다.


“일전에 왔을 때 기억 안 나느냐? 죽을 뻔 했다. 또 그 소란을 피워 도망다니고 싶지도 않고....”


답부는 맞은 머리를 쓸며 토래를 째려보고는 펄쩍 뛰어 달려들려는 것을 그 사이로 백고가 말을 몰아 막아버렸다.


“그만해! 토래님 말이 맞다. 우리는 싸우러 온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러 왔어. 괜한 소란을 피우면 이야기를 해보기도 전에 쫓겨나고 만단 말이다. 제발.....왕이 되고 싶다면, 이제라도 왕답게 좀 굴어!”


“왕 답게? 그게 어떤 건데?”


백고의 야단에 답부가 반문했다.


“채통! 위엄! ....모르겠어?”


“쳇....나하고는 완전 안 어울리는 것들 이구만.”


“지금이라도 배우면 된다.”


어소반이 달래듯 답부에게 말하자 답부도 그제야 입을 다시며, 참는 듯 보였다.



“누구냐? 어디서 온....”


다시 성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동부의 고추대가 어소반이다!”

“나는 황자 고백고다!”

“광통의 대 족장, 토래다!”

“........동부의......조의 명림이다!”



“..................................”


이제 거짓으로 신분을 속일 생각이 없었다. 모두는 솔직하게 자신의 정체를 말했고, 성 위에는 한 동안 침묵이 흘렀다.


“말객 수백 명이 나와 공격할지도...”


난타가 팔짱을 낀 모습으로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안은 매우 조용했다. 그래서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동부의 고추대가.........황자 고백고, 광통의 토래...역시 모두 반역의 수괴들이 아닌가? 무슨 배짱으로 이 곳으로 온 것이냐?”


앞서 말했던 말객들과는 다른 음성이었다. 무겁고, 위엄이 있었다.


“질문을 하기 전에 그대가 누구인지 밝히는 것이 예의 아닌가?”


어소반이 말했다.


“...........나는 대대로......우공창이오. 동부의 고추대가께서는......무슨 이유로....어떤 목적으로 이리 오신 것이오?”


“나는 고추대가께 긴히 드릴 말이 있어 왔네. 들여보내주게. 보다시피 우리 뿐이네. 무기도 여기 두고 들어가지.”


“............................................대가께 여쭙고 다시 오지요.”




또 한 시진 넘도록 기다려야 했다. 이미 밤은 깊어 있었고, 조금씩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니 한기가 몰려왔다.


“우쒸~배도 고프고.....춥고.....”


답부는 부들부들 떨며 수라를 보았다. 수라는 추운 것도 느끼지 못하는지 말 위에 꼿꼿이 앉아 있었다.

그러니 답부도 춥다고 더 부산을 떨지도 못하고, 이를 꼭 물고 버텨야 했다.




또 반시진이나 더 지나고야 성문이 삐거덕 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했다.


대대로 우공창이라는 사내가 걸어 나왔는데, 토래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큰 키에 제법 덩치가 좋은 사내의 모습이었다.


“말씀대로 여기다 무기들은 내려놓고 들어가십시오.”


그리고는 뒤를 살펴보았다.


“아, 없네. 정말 우리 뿐이야.”


우공창은 어소반의 말에 토래, 답부, 백고, 지탈, 난타, 수라를 연이어 보고는 어소반 앞으로 걸어갔다.


“대가께서 만나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지금 말인가? 이 늦은 밤에?”

‘내일 아침에 봐도 되는데...’


답부가 살짝 귀찮다는 듯 말했다.


“예, 대성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알겠네. 안내하게.”


그렇게 우공창을 따라 모두는 성안으로 들어가 말까지 맡긴 후 걸어서 한참을 들어갔다.

길은 좁았고, 집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다소 답답하게 보이는 곳이었다. 먼저 번에 왔을 때 보다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그러나 아직도 불에 타고 부서진 집들이 간간히 보이자 마음이 좋지 않았다.






동부보다는 작은 2층짜리 아담한 대성으로 들어서자 안쪽 너른 탁자를 사이에 두고, 세 명의 사내가 앉아 있었다.



방은 작았고, 크고 너른 둥근 테이블 중간에는 희미한 등이 켜져 있었다.


“들어오시오. 나는 남부의 고추대가 미설추입니다.”

“고추가 미이추라 하오.”

“고추가 미방추라 하오.”


세 명의 사내들은 일어서지도 않고, 앉은 그 상태로 고개만 까딱 인사할 뿐이었다. 이들은 형제였고, 늘 함께 일을 했다. 하나같이 차가운 인상을 품겼고, 특히 토래를 무서운 눈으로 쳐다봤다. 그 이유인즉슨 불과 몇 달전...

토래와 아차, 답부, 수라가 이 곳에서 한바탕 난리를 피운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아차를 뺀 나머지 사람들이 동부의 고추대가와 찾아왔다는 것 만으로도 미추와 그의 형제들은 매우 심기가 좋지 못했다.


“어째....피해 보상이라도 하러 오셨는지....훔쳐간 ‘선옥’을 돌려주러 오셨는지...”


미방추가 얄밉게 비아냥대며 말했다.


“일전에 일에 대한 보상은 필요하다면 해야겠지요. 허나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선옥’을 훔치지 않았소.”


토래가 먼저 나서서 대답했다.


“우리 남부는 토래, 수라, 아차, 그리고 부야라는 사내를 ‘선옥’을 훔치고, 우리의 아버지이신 전 고추대가를 시해한 죄인으로 공론화 시켜 둔 상태요. 이는 국내성에서도 모르지 않습니다. 부야라는 사내는....”


미추는 답부를 자세히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자네가 부야지?”


“그래, 이제는 명림답부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답부는 토래와 같이 고추대가를 시해하지 않았고, 선옥을 훔치지 않았다고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 일은 수라가 한 일이고, 당시는 공모자가 아니었을지 몰라도, 지금 함께 있는 상황에서 아니라고 해 봐야 믿어 주지도 않을뿐더러 믿을 수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왕 드셨으니 무슨 말을 하고자 오셨는지 들어나보고, 처결을 결정하겠습니다. 설마...목을 내 놓으려고 일부러 찾아오신 것은 아닐 것이고....무슨 거래를 하러 오셨습니까?”


미추의 말에 모두는 서 있다가 천천히 비어있는 의자로 앉았다.


의자는 이들 세 명이 앉아 있는 것 외에 세 개뿐이라 어소반과 백고, 답부만 앉고, 토래와 열규는 뒤에 섰으며, 지탈과 난타, 수라는 아예 방으로 들어오지도 않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고추대가를 시해하고, 선옥을 훔쳤다고 한 것은 어디까지나 달붕의 거짓 고변이었소. 당신들은 달붕의 말만 듣고, 우리를 오해한 것이었소.”


“그럼,밖에 있는 계집도 오해인 것이오?”


“그...그건....”


“그때는 몰라도 어쨌든 지금은 저 계집과 토래대족장이 함께 있지 않소? 그런데도 한패가 아니었다? 오해였다고 말하는 게요?”


“그땐....그랬고...후에....어쩌다 함께 하게 된 것 일뿐....그리고 그때의 일로 남부에서 본 손해는 광통에서 물어 드리겠소.”



“알겠소. 도로와 부서진 집들을 수리하는데 비용을 내도록 하시오. 그때 파손된 가옥을 수리하지 못한 백성들은 아직도 움막에서 생활하고 있소.”


“알겠소.”


토래가 짧게 대답했다.


“그럼, 말씀들을 해 보십시오. 그때는 한 패가 아니었고, 지금은 한패가 되었다는 말을 하러 온 것은 아닐테고! 위험을 무릎쓰고, 저를 보러 오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미설추는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일행을 돌아보며 물었다.


“들어 알고 계시겠지만.....국내성과 동부는 연을 끊은 상태이오.”


어소반의 말에 세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동부에 속한 절반의 부족들이 동부와 함께 할 것을 약조했고, 광통도 다르지 않소.”


“해서.......? 우리 남부도 함께 하자? 뭐 그 말을 하러 온 것이오? 그렇다면 그 전에 밖에 있는 계집과 훔쳐간 선옥을 먼저 돌려줘야 이야기가 진전이 있을 것 같은데?”


미방추가 비아냥조로 받아 쳤다.


“.......수라가..........남부의 선옥을 훔치고, 전 고추대가를 시해한 것은 사실이오. 그러나 수라를 내 줄 수도....선옥을 돌려줄 수도 없어.”


“..................”


답부의 단호한 말에 세 사내는 대 놓고 인상을 구겼다.


“지금 뭐하자는 것이냐?”


결국 미이추가 벌떡 일어나 소리를 빽 질렀다.


“쾅”


답부 역시 벌떡 일어나 한 쪽 발을 탁자 위에 올리고, 철적을 빼 들어 탁자에 꽂았다.


“그러니까 잠자코 들어! 우리는 네 놈들이 알고 있는 그 왕을! 고수성을 갈아치울 거니까! 선옥이나 네 놈들의 아버지를 죽인 일에 대해 자꾸 왈가왈부 하지 말란 말이다!!!!!”


“뭐라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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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국상(2)- 20.07.01 256 4 10쪽
253 -국상(1)- 20.06.30 138 4 8쪽
252 -가야할 길- 20.06.29 133 4 9쪽
251 -돌아온 시간- 20.06.26 115 4 8쪽
250 -최후(2)- 20.06.25 141 4 8쪽
249 -최후(1)- 20.06.23 118 4 7쪽
248 -내 사람- 20.06.22 111 4 6쪽
247 -발악- 20.06.19 118 4 9쪽
246 -초월(超越)(7)- 20.06.18 120 4 8쪽
245 -초월(超越)(6)- 20.06.16 110 4 8쪽
244 -초월(超越)(5)- 20.06.15 115 4 7쪽
243 -초월(超越)(4)- 20.06.12 113 4 8쪽
242 -초월(超越)(3)- 20.06.11 116 4 9쪽
241 -초월(超越)(2)- 20.06.09 141 3 9쪽
240 -초월(超越)(1)- 20.06.08 116 3 9쪽
239 -하나의 마음- 20.06.05 144 3 7쪽
238 -결전(3)- 20.06.04 127 3 9쪽
237 -결전(2)- 20.06.02 118 3 8쪽
236 -결전(1)- 20.06.01 143 3 8쪽
235 -치닫는 파국- 20.05.29 124 3 8쪽
234 -국내성의 폭풍- 20.05.28 180 3 8쪽
233 -알유의 최후- 20.05.26 108 3 10쪽
232 -슬픈 분노- 20.05.25 151 3 10쪽
231 -귀환- 20.05.22 108 3 11쪽
230 -영수의 왕(4)- 20.05.21 125 3 10쪽
229 -영수의 왕(3)- 20.05.19 114 3 10쪽
228 -영수의 왕(2)- 20.05.18 125 3 9쪽
227 -영수들의 왕(1)- 20.05.15 104 3 14쪽
226 -무너진 국내성- 20.05.14 109 3 10쪽
225 -습격- 20.05.12 99 3 9쪽
224 -명분- 20.05.11 151 3 11쪽
223 -생각- 20.05.08 106 3 9쪽
222 -재회- 20.05.07 114 3 10쪽
221 -반심- 20.05.04 113 4 9쪽
220 -선비의 대장군- 20.05.01 127 4 9쪽
219 -여세- 20.04.30 112 4 14쪽
218 -국내성에서의 혼란- 20.04.28 118 4 10쪽
217 -느린 행렬- 20.04.27 118 4 14쪽
216 -북부에서 온 소식- 20.04.24 114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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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신수의 화신- 20.04.21 162 4 13쪽
213 -격전(5)- 20.04.20 12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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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모여드는 신들(3)- 20.03.17 145 3 11쪽
193 -모여드는 신들(2)- 20.03.16 131 3 14쪽
192 -모여드는 신들(1)- 20.03.13 125 3 8쪽
191 -갇혀있는 전사들- 20.03.12 133 3 15쪽
190 -거짓 회유- 20.03.10 125 3 11쪽
189 -엉키는 마음(2)- 20.03.09 139 3 13쪽
188 -엉키는 마음(1)- 20.03.06 143 3 14쪽
187 -무너진 반송- 20.03.05 123 3 12쪽
186 -귀신을 부리는 사람들(3)- 20.03.03 140 3 8쪽
185 -귀신을 부리는 사람들(2)- 20.03.02 137 3 12쪽
184 -귀신을 부리는 사람들(1)- 20.02.28 134 3 13쪽
183 -갈등- 20.02.27 132 3 9쪽
182 -반송의 무반(2)- 20.02.25 131 3 11쪽
181 -반송의 무반(1)- 20.02.24 131 3 11쪽
180 -흑사(3)- 20.02.21 125 3 10쪽
179 -흑사(2)- 20.02.20 140 3 10쪽
178 -흑사(1)- 20.02.18 136 3 12쪽
177 -연합세력(6)- 20.02.17 130 3 10쪽
176 -연합세력(5)- 20.02.14 143 3 13쪽
175 -연합세력(4)- 20.02.13 138 3 15쪽
174 -연합세력(3)- 20.02.11 133 3 12쪽
173 -연합세력(2)- 20.02.10 142 3 12쪽
172 -연합세력(1)- 20.02.07 133 3 12쪽
171 -옥저의 공주- 20.02.06 148 3 14쪽
170 -해명(2)- 20.02.04 134 4 12쪽
169 -해명(1)- 20.02.03 132 4 10쪽
168 -가국(2)(猳國)- 20.01.31 183 4 13쪽
167 -가국(1)(猳國)- 20.01.30 136 4 12쪽
166 -수라의 마음- 20.01.28 136 3 11쪽
165 -부여의 해마여- 20.01.27 151 4 14쪽
164 -돌아온 기억(2)- 20.01.24 139 4 10쪽
163 -돌아온기억(1)- 20.01.23 133 4 12쪽
162 -협공(2)- 20.01.21 145 4 15쪽
161 -협공(1)- 20.01.20 139 4 14쪽
160 -조력자- 20.01.17 136 4 11쪽
159 -지하감옥- 20.01.16 120 4 8쪽
158 -가려졌던 기억- 20.01.14 139 4 12쪽
157 -요괴의 땅(2)- 20.01.13 126 4 11쪽
156 -요괴의 땅(1)- 20.01.10 139 4 14쪽
155 -마음닿는대로- 20.01.09 149 4 12쪽
154 -몰아치는 마수- 20.01.07 134 4 12쪽
153 -사라진 수라- 20.01.06 142 4 7쪽
152 -원귀- 20.01.03 137 4 14쪽
151 -괴수난입(4)- 20.01.02 138 4 10쪽
150 -괴수난입(3)- 19.12.31 144 4 15쪽
149 -괴수난입(2)- 19.12.30 129 4 9쪽
148 -괴수난입(1)- 19.12.27 153 4 14쪽
147 -움직이는 신들- 19.12.26 132 4 11쪽
146 -신수의 주인- 19.12.24 144 4 14쪽
145 -운명- 19.12.23 146 4 13쪽
144 -세 명의 고추대가(2) - 19.12.20 146 4 13쪽
» -세 명의 고추대가(1)- 19.12.19 169 4 17쪽
142 - 똠방대 탈출 - 19.12.17 150 4 16쪽
141 -광통의 대족장(2)- 19.12.16 135 4 12쪽
140 -광통의 대족장(1)- 19.12.13 144 4 14쪽
139 -광통으로(3)- 19.12.12 138 4 17쪽
138 -광통으로(2)- 19.12.10 149 4 19쪽
137 -광통으로(1)- 19.12.09 147 4 15쪽
136 -틀어진 마음- 19.12.06 141 4 16쪽
135 -이부를 만나다- 19.12.04 159 4 14쪽
134 -피난민들- 19.12.03 149 4 13쪽
133 -고백- 19.12.02 150 4 15쪽
132 -되찾은 동부- 19.11.29 147 4 15쪽
131 -정신지배자(3)- 19.11.28 189 4 13쪽
130 -정신지배자(2)- 19.11.26 144 4 14쪽
129 -정신지배자(1)- 19.11.25 149 4 15쪽
128 -알유 격돌- 19.11.22 137 4 16쪽
127 -눈 산(2)- 19.11.21 142 4 11쪽
126 -눈 산(1)- 19.11.19 145 4 10쪽
125 -동부장악(3)- 19.11.18 158 4 13쪽
124 -동부장악(2)- 19.11.15 150 3 14쪽
123 -동부장악(1)- 19.11.14 167 4 12쪽
122 -휘몰아 치는 화염- 19.11.12 141 4 13쪽
121 -검은 부족- 19.11.11 160 4 12쪽
120 -하얀늑대- 19.11.08 150 4 16쪽
119 -다가오는 위협(2)- 19.11.07 138 4 10쪽
118 -다가오는 위협(1)- 19.11.05 145 4 16쪽
117 -범천 난공(難攻)(4)- 19.11.04 145 3 10쪽
116 -범천 난공(難攻)(3)- 19.11.01 151 4 14쪽
115 -범천 난공(難攻)(2)- 19.10.31 163 3 15쪽
114 -범천 난공(難攻)(1)- 19.10.29 148 4 14쪽
113 -역도들(3)- 19.10.28 154 5 12쪽
112 -역도들(2)- 19.10.25 148 4 16쪽
111 -역도들(1)- 19.10.24 144 4 15쪽
110 -무솔, 토래(2)- 19.10.22 151 3 19쪽
109 -무솔, 토래 (1)- 19.10.21 141 4 10쪽
108 -광처사,무솔의추적- 19.10.18 155 4 25쪽
107 -부탁인지, 시험인지...- 19.10.17 140 4 12쪽
106 -두 부인- 19.10.15 154 4 12쪽
105 -철수하는 세 부족- 19.10.14 145 3 14쪽
104 -천랑- 19.10.11 146 3 13쪽
103 -흉성의 대족장- 19.10.10 148 4 12쪽
102 -속임- 19.10.08 157 4 13쪽
101 -연희,관덕,덕성- 19.10.07 146 4 14쪽
100 -관덕 함락- 19.10.01 151 4 17쪽
99 -각자- 19.09.30 175 4 15쪽
98 -무솔- 19.09.28 154 4 19쪽
97 -엽충(葉蟲)- 19.09.27 147 4 15쪽
96 -광처사(3)- 19.09.26 156 4 15쪽
95 -광처사(2)- 19.09.25 153 4 11쪽
94 -광처사(1)- 19.09.24 144 4 15쪽
93 -난투(2)- 19.09.23 217 4 21쪽
92 -난투(1)- 19.09.21 168 4 16쪽
91 -추타아수라(2)- 19.09.20 167 4 17쪽
90 -추타아수라(1)- 19.09.19 170 4 16쪽
89 -신소도(2)- 19.09.18 163 4 15쪽
88 -신소도(1)- 19.09.17 250 4 18쪽
87 -흘러나온 기운(2) - 19.09.16 181 4 15쪽
86 -흘러나온 기운(1)- 19.09.14 166 5 13쪽
85 -반심(叛心)(2)- 19.09.13 188 5 17쪽
84 -반심(叛心)(1)- 19.09.12 185 4 15쪽
83 -의심- 19.09.11 197 4 18쪽
82 -제천(祭天)- 19.09.10 167 4 17쪽
81 -지하명장(2)- 19.09.09 180 4 19쪽
80 -지하명장(1)- 19.09.07 180 4 16쪽
79 -정심왕- 19.09.06 170 4 15쪽
78 -고수성을 보다- 19.09.05 168 4 13쪽
77 -국내성으로(2)- 19.09.04 166 4 12쪽
76 -국내성으로(1)- 19.09.03 171 4 14쪽
75 -슬픈 분노- 19.09.02 171 4 20쪽
74 -잡혀버린 황자 - 19.08.31 178 4 19쪽
73 -천마(天馬)를 얻다- 19.08.30 186 4 17쪽
72 -천신(2)- 19.08.29 188 4 13쪽
71 -천신(1)- 19.08.28 198 4 17쪽
70 -대용왕(2)- 19.08.27 204 4 20쪽
69 -대용왕(1)- 19.08.26 180 4 11쪽
68 -연희족- 19.08.24 184 4 16쪽
67 -행렬(2)- 19.08.23 179 4 11쪽
66 -행렬(1)- 19.08.22 172 4 11쪽
65 -난제(難題)- 19.08.21 176 4 11쪽
64 -왕의 자질- 19.08.20 183 5 17쪽
63 -기청제(祈請祭)- 19.08.19 196 4 15쪽
62 -신수의 주인- 19.08.17 187 4 13쪽
61 -삼족오- 19.08.16 191 4 12쪽
60 -상제- 19.08.15 190 4 9쪽
59 -결투- 19.08.14 181 4 20쪽
58 -홍수(2)- 19.08.13 193 4 10쪽
57 -홍수(1)- 19.08.12 194 5 14쪽
56 -그릇- 19.08.10 185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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