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우현(玄之又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완결

느림뱅이
그림/삽화
까마귀작가
작품등록일 :
2019.06.13 23:19
최근연재일 :
2019.10.14 10:05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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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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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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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8장 회우(會遇) (1)

DUMMY

* * * * *


초개 재위 33년 3월 17일, 장비원성 북문.


어느 담장 그늘에 유철진이 숨어 있었다. 그의 두 눈은 궁궐 안팎으로 드나드는 인물들을 세밀히 관찰하는 중이었다.


‘흐음... 이쪽이 아닌가?’


그는 이틀이나 지났음에도 아는 얼굴, 특히 노위위나 순이를 도통 발견하지 못하자, 내심 애가 닳기 시작했다.


'쩝... 남문으로 한번 가봐? 아냐... 내일 하루 더 지켜보자. 허벌나게 큰 도성이니까 더욱 진득해야 해. 자칫 자리 옮겼다가 엇갈릴 수도 있는 거고...'


유철진의 마음 같아서는 저울질을 관두고 싶었다. 그냥 잡심부름 나가는 시종들을 붙잡고 속 시원히 물어보고, 또 가능하다면 도움을 청하고도 싶었다.


하지만 낯선 사람은 아무도 믿지 말라는 예쁜 각시의 신신당부에 본인도 수긍했었던 터라, 그는 홀로 쌀쌀한 바람과 하릴없이 어울려야만 했다.


그렇게 시간이 마냥 흐르고 유철진이 따분함과의 지리멸렬한 싸움을 거듭하고 있을 무렵, 그의 뒤통수 방향에서 난데없는 인영이 드리워졌다,


“웬 놈이냐.”

“?!”


- 파팟!


유철진은 생각이고 자시고 따질 겨를이 없었다. 화들짝 놀란 그는, 행여나 얼굴을 보일까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그대로 경신술을 펼치며 냅다 도망쳤다. 이런 식으로 염탐하다가 관군이랑 엮여 좋을 일이 하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불현듯 나타난 기척의 추격도 만만찮았다.


‘방금 그거 뭐여! 내가 허탈하게 뒤를 잡혔다고?! ....허억?! 심지어 따, 따라 잡히고 있어?!’


진즉에 일통지경을 넘어 오늘날 묵경의 경지를 향해 정진하고 있는 유철진이었다. 그러니 그를 그토록 맹렬하게 뒤쫓아 오는 것도 모자라, 간극을 야금야금 좁혀오는 추격자에 대한 마음이 놀라움 반 진지함 반이 되는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갔다.


“처, 철진아!!!”

"잉?"


익숙하고도 친근한 음성. 유철진은 다급하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 목소리의 정체를 문득 가늠하고 유철진이 신법을 우뚝 멈춰 세웠다. 그리곤 천천히 돌아서며, 최근 몇 년 동안 까맣게 잊고 지냈던 정겨운 그 이목구비를 확인했다.


“...영진...사형?”

“정말 너였구나?!”


그의 눈길이 머무는 곳엔, 파문 이후 이름을 개명한 진영후가 활짝 웃음 짓고 있었다.


“하하하,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불러봤건만 진짜 너였다니?! 그래그래, 그렇게 유운신법(遊雲身法)을 신속하게 펼칠 수 있는 건 너밖에 있을 수 없지!”

“우왁~! 영진 사형! 도대체 이게 몇 년 만입니까?!”


신랄한 추격전은, 뜻밖의 회우(會遇)로써 정겹게 급선회했다.


“그러게나 말이다. 부하 녀석이 근방에서 염탐중인 무림고수가 있다고 보고하기에 한번 잡으러 와봤더니만... 맙소사, 그게 너였을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느냐? 하하하! 그나저나 여긴 무슨 일이냐?”

“어... 음... 제가 쪼매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 영진 사형께선 예서 뭣하십니까? 일서국 공주님한테 장가가서 떵떵거리고 사는 거 아니었습니까?”

“흐흐, 나도 그간 이래저래 사정이 좀 복잡했다. 우리 여기서 이러지 말고, 어디 한적한 곳으로 가서 이야기 좀 나누자꾸나. 시간 되지?”

"아휴~, 물론입죠! 두 말하면 주둥이 아플 겁니다!"


진영후는 예상치 못했던 만남에 크게 기뻐하며, 어느 객잔으로 유철진을 이끌었다. 잠시 후 이들을 맞이한 점원들은 황송한 표정으로 매우 날렵하게 움직였다. 아무래도 진영후가 일찌감치 객잔 주인과 친분을 두둑이 쌓아둔 모양이었다.

그렇게 객잔 일꾼들은 진영훙와 유철진을 가장 조용한 방으로 안내함과 동시에, 따끈한 엽차를 내놓곤 유유히 떠나갔다.


“크~하~, 영진 사형! 진짜로 출세하긴 출세하셨나봅니다! 무슨 집안 하인들도 아니구만, 아주 그냥 알아서 빠닥빠닥 움직이다가 우르르 사라지네요!”


유철진은 값비싼 가구들로 가득찬 방안을 두리번거리며 감탄했고, 진영후는 그런 그를 보며 씁쓸한 웃음을 피식 머금었다.


“철진이 너는 아직 나를 사형이라 불러주는구나. 파문됐으니... 더 이상 나는 북천문 수제자를 뜻하는 항렬자도 쓸 수 없거늘...”

“흐흐, 에이. 다른 두 사형들은 잘 모르겠지만, 도진 형님하고 저는 예나 지금이나 영진 사형한테 별로 악감정 없습니다. 그간 입에 붙어놓은 게 있어서 쉽게 바뀌지도 않고요.”

“후훗, 고맙다."


진영후는 앞에 놓인 엽차를 한 모금 삼킨 후에 말을 이었다.


"그래, 스승님께선 여전히 강녕하시고?”

“우헤헤헤~! 거짓 없이 이실직고 드리자면 도진 형님 때문에 정신건강은 그닥 좋지 못하십니다.”

“하하핫, 도진이 그놈이 또 무슨 사고를 쳤는데?”

“아, 그게요. ...(중략)...”


강도진이 숱한 폐관수련 끝에 조화경을 이루고 나온 일, 이후 대사형을 가차 없이 실력으로 꺾어버린 일. 그리고 세상을 주유하며 수련을 좀 더 하겠다는 억지 핑계로, 후대 북천문 전인의 자리를 딱 잘라 거절하며 떠돌이 생활을 자처한 일 등등.


유철진은 만지작거리던 잔에 담긴 차를 중간 중간에 호로록 마시며, 그간의 이야기들을 진영후에게 후루륵 들려줬다.


“푸하하하! 그 녀석 지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여전하네! 보나마나 스승님께선 머리 싸매고 자리에 누우셨을 테고! 뭐 대사형도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폐관수련을 들어가셨으려나?"

"흐흐흐, 어째 점쟁이보다도 용하시네요."

"햐아~, 그나저나 조화경이라..."


짤막히 요약된 지난 이야기 중 진영후의 관심이 유독 쏠린 내용은, 아무래도 전설적인 경지인 조화경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그 또한 뼛속까지 무인이었기 때문이리라.


"결국 그 놈이 해냈군, 해냈어! 주먹을 맞대며 같이 땀 흘렸던 동기로서 몹시 부럽다!”

“헤헷. 좀 부가적으로 보태자면, 저도 일통지경을 뚫고 묵경을 향해 천천히 정진하고 있습죠. 여러모로 정점을 찍은 도진 형님 덕을 봤습니다.”

"응? 뭐?! 하하핫!"


진영후는 아끼던 동생의 눈부신 일취월장 소식에 매우 기뻐했다.


“이러다 내가 너한테 추월당하는 게 아닌가 모르겠구나! 긴장 좀 해야겠는 걸? 당장 오늘부터 잡무를 줄여야겠다. 아하하하!”


- 뎅! 뎅! 뎅!


어느덧 궁궐 각 문 앞의 엄중한 통제가 시작하는 유시(酉時, 17~19시)임을 뜻하는 종소리가, 진영후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섞여 울렸다.


"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진영후는 어둑해지려는 하늘을 스윽 살피곤, 유철진의 의사를 물었다.


“철진아, 마땅히 갈 데가 있는 게 아니라면 나와 같이 궁으로 가자꾸나. 네 약혼 소식을 네가 너무 간단히 이야기하지 않았더냐.”

“잉? 영진 사형! 저도 궁에 들어갈 수 있는 겁니까?!”

“하하, 물론 원래는 안 되지! 하지만~, 혜국의 귀중한 국빈이신 온성태자마마를 옆에서 긴밀히 보좌하는 나와 같이 간다면 막을 사람이 없을게다.”

“우오오오!!!”


농도 짙은 감탄사를 터트린 유철진의 눈이 매우 반짝였다.


“영진 사형! 그럼 이왕 죄송한 김에, 부탁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어, 그래. 뭔지 말해봐라.”





* * * * *


같은 시각, 혜국 국경 인근.


제법 길게 줄지어 이동 중인 큰 상인행단이 있었다. 이를 이끄는 마차 위의 후덕한 중년 사내는, 뒤편 행렬을 돌아보며 누가 들으란 듯이 크게 소리쳤다.


“자자, 서둘러라! 성읍 객잔에 도착하면 마음껏 먹고 마시며 푸욱 쉬게 해주마!”

“옛!”


쓸데없이 호기로워 보이는 그는, 이후 옆에서 나란히 말을 모는 여인에게 살근살근하게 본심을 드러냈다.


“저기... 손 낭자.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뇨, 딱히 음식을 가리지 않습니다."

"아이휴~, 그럼 이따가 객잔에서 확 땡기는 걸 말씀하십쇼. 그게 뭐든 제가 낭자 앞으로 착착 대령합지요. 하하하!”

“...아니요, 괜찮습니다. 행수님의 배려는 감사하오나, 저는 다른 이들과 같은 것으로 충분합니다.”

“에이~, 그렇게 사양치 마시고! 저희 상단과 격호도(㦴護徒)와의... 그 뭐냐... 아! 상호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천천히 나누면서...”


- 빠직.


목적이 다분히 불순한 꼬임을 듣는 손다임의 이마에 힘줄이 뽈록 돋아났다. 천만 다행스럽게도 대화상대에겐 보이지 않는 반대쪽이었다.


‘아오... 이 아저씨가 진심 끈덕지시네! 증말!’


손다임은 징글맞은 흑심 섞인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자신을 위아래로 끈적끈적하게 훑는 행주가 몹시 거슬렸다. 하지만 그녀는 욱했던 감정과 일순간 같이 끌어올라 왔던 7성 공력을 끝끝내 풀어내야만 했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하느니라. 참아야 해.’


새로 창설한 조직과 대규모 상단과의 중요한 시범거래라는 점을 누차 강조한 손우빈의 부탁이, 그녀의 움켜쥔 주먹에 제제를 가했던 까닭이었다.


'흥, 이게 다 예쁘게 태어난 내 업보라고 생각해야지 어찌하겠어? 참자, 참어! 출중한 내 미모 탓이니까.'


한쪽 어금니를 꽉 깨문 손다임은, 스스로를 주기적으로 격려하며 입가의 미소를 재주껏 유지했다. 더불어 차마 무심결에 험한 욕이 튀어나올까 싶어, 최대한 침묵을 꾹꾹 유지하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최근 산적들이 유난히 극성이라는 이 길목만 어떻게든 넘어서 국경에 닿으면, 내 협력보조는 거기서 끝이야. 그 이후엔 남은 인원이 알아서 하겠지. 그때까지만 눈 딱 감고 견디자!'


그녀가 이렇게 인내하며 가던 길을 마저 향하고 있는데, 어느 때부턴가 꺼림칙한 낌새가 느껴졌다.


- 휘이이이이....


널찍한 길 위에 막 시작된 저녁노을이 아름답게 마음을 적셔 와야 할 터인데, 그녀의 서늘한 직감은 경계심과 오감을 꾸준히 자극했다.


- 트득!


그때 마침, 바짝 신경 곤두선 귓가로 마른 나뭇가지에 옷감이 스친 소리가 포착됐다.


“격호도 무사들은 즉각 대열을 갖춰라!”


그녀는 함께하는 호위무사들을 향해 지체 없이 외쳤다.


- 츠르륵, 차캉! 차캉!


무인들은 반사적으로 다급히 무기를 빼들었지만, 사실 그들조차도 상단 일꾼들과 마찬가지로 영문을 몰라 뭔가 싶어 얼마간 주위를 두리번거려야 했다.

그러나 곧이어 하나둘씩 불쑥불쑥 나타난 50명의 무리들로 인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식은땀 흘리며 바싹 긴장했다.


"와~, 어떻게 알았지? 엄청 신경 썼는데 진짜 귀신같네. 얘들아~, 조심들 해야 쓰것다. 아무래도 실력 좋은 고수가 계신 모양이다."


우두머리의 손짓 한 번으로 진세를 일사불란하게 펼친 산적들의 재빠른 움직임은, 비범한 정도를 심하게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너덜너덜한 의복 위로 땀에 전 시커먼 때가 그득그득 묻어 있는 모습마저 전혀 우습게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였다.


- 스윽. 차자착!


‘얼핏 보면 들쑥날쑥 해보이지만... 아니야. 저와 비슷한 사통팔달(四通八達)의 구조는, 일전에도 본적이 있어! 내 예상이 맞는다면... 그래, 저건 틀림없는 불가의 무학이야! 이거... 상대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겠는데...’


손다임은 선제공격을 선뜻 감행하지 못했다. 산적들의 진세가 기세와 함께 짐작을 크게 웃도는 터라, 까딱 잘못하면 상단 소속 인원들의 신변이 위험해지는 판국으로 번져버릴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의 망설임을 읽은 산적 우두머리가, 먼저 입을 열어 거래를 제안해왔다.


“아아, 그리 쫄 거 없수다! 우리도 지금 진절머리 나게 피곤한 상태거든~. 그저 겨울나기 힘든 이 불쌍한 백성들에게 적절한 통행세만 내주신다면, 누구도 다치지 않고 지나가실 수 있을게요!”

"......"


구체적인 금액이 제시되지 않은 협상. 보통 여기서 먼저 패를 꺼내는 사람이 손해를 보곤 한다. 어려서부터 손우빈과 머리끄덩이를 붙잡고 싸우며, 이것을 눈물 젖은 경험으로 체득한 손다임 또한 은근슬쩍 화제를 비틀었다.


“부, 불화구륜(佛和九輪)의 소구식(小九式)을 이용한 괜찮은 형세로군요.”

“...음?”


‘엇, 적당히 찍었는데 맞았나?’


대충 넘겨짚은 말에 화적패 우두머리가 당혹스런 표정을 짓자, 그녀는 이때다 싶어 대화를 물고 늘어졌다.


“어중이떠중이들이 불가의 무공을 배우지는 못했을 터! 그렇다면 그대들은 맹영단에 속한 사람들이겠군요?”

“......”

“그리고 그러다는 것은... 이 무리를 이끄는 당신은 맹영단의 2대 단주 이서빈. ...이라는 뜻이겠죠?”


표정관리 한 번만 잘했어도 들키지 않았을 정체가 여실히 드러난 이서빈의 속내는, 그녀의 추궁에 괜스레 뜨끔했다.


“...험험, 지금 이 상황에서 그게 뭐 어떻다는 게요?”

“전부터 맹영단은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털어 가난한 이들과 나누는 의로운 집단이라 들어왔습니다. 또 그 때문에 범죄는 중할지라도 혜국의 백성들은 어느 호걸보다도 높이 칭송한다는 소문도요."

"큼큼."

"하지만 그건 다 옛말이거나 전부 헛소문이었군요! 이렇게 나라를 오가는 무역상인들의 주머니나 털...”

“...아나.... 이... 진짜!!!!!!”


손다임의 몰아치는 입담이 칭찬에서 비난으로 변색되자, 참다못한 이서빈이 무공 초식과 함께 짜증을 폭발시켰다.


- 펑! 콰지지직! 쿠웅! 쿵!


이서빈이 인적 없는 수풀 방향으로 날린 일장은, 그 경로에 있는 아름드리나무들의 허리줄기를 사정없이 끊어버리며 십여 장을 더 나아갔다.


‘처, 천리봉추?!!! 틀림없다. 하, 하지만 어떻게? ...설마...’


바로 전 이서빈의 초식을 보고난 손다임의 표정이 급변했다. 언뜻 보기에도 굉장히 심각한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반면, 이서빈은 다 풀어내지 못한 성질을 마저 쏟아냈다.


“으... 서로 좋게좋게 가급적 피를 보지 않으려 했건만! 이제 그만 주절대고 선택해라! 돈을 내놓던가! 아니면 네놈들 머리를 내놓던가!”

"......"


수 초간 침묵했던 손다임의 입술이 드디어 열렸다.


“...여기는 내가 맡겠다. 모든 격호도 무사들은 상단을 호위하며 임무를 끝까지 완수하라."

"?"

"내 명을 따르지 않고 이의제기하는 자는, 당장 내 손에 목이 떨어줄 알아라!!!”


갑자기 말도 안 되게 쩔쩔 끓는 손다임의 살기가 얼마나 살벌한지, 호위단은 물론이고 상인단 사람들의 입에서도 엉겁결에 대답이 튀어나왔다.


“예!!!”

“네, 넵!”


그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손다임의 신형이 삽시간에 행렬 맨 앞으로 쏘아졌다.


- 쉬이익! 꽝!!!


그녀의 우수가 쭈욱 펼쳐지자, 작고 여려 보이는 그녀의 장심에서 강력한 경력이 쏘아져 나왔다.


"으으아...악...!"


기습으로 맹영단과 상단과의 거리를 떨어트린 그녀가 외쳤다.


“지금이다! 어서 가라!!!”

“이럇! 이랴!”


허를 찔린 맹영단의 고수들이 발끈하여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려 했다.


“이, 이 망할 계집이!!!”


하지만 그들의 하복부를 예리하게 노려오는 강기들 때문에, 도무지 마음먹은 대로 나아갈 여유가 없었다.


- 촤-아악!


“으으...”


두 눈에 핏발마저 일어난 손다임의 기세는 화산과 같았고, 그녀의 섬섬옥수에서 발현된 장력은 얼음장 같았다.


‘제기랄, 어처구니없는...’


여기서 1각이라도 더 지체할 경우, 상단 추격이 힘들어져 허탕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쯧. 어쩔 수 없나?'


이서빈은 조직을 책임져야 하는 단주로서 매정해져야 했다. 결국 그는 하는 수 없이 방금 전의 절기를 손다임을 향해 또 한 번 펼쳤다.


- 치직...! 펑-!


그런데 그녀의 반격과 서로 맞부딪치며 나는 굉음이 요란했다.


‘뭐, 뭐야?!’


- 쾅! 쾅! 쾅!


그는 정신적으로 충격을 덜컥 받았다. 분명 자신의 출수에 중상을 입고 발아래로 떨어지고 있어야 할 손다임이, 자신과 똑같은 무공으로 응수했왔던 것이다.


“시, 실례지만... 그쪽은 어디서 무공을 배우셨...”


별안간 얼떨떨해진 그가 행동을 멈추고 물음을 띄웠으나, 그와 동시에 그녀가 고함으로써 되받아쳤다.


“강 대협은 지금 어디 계시느냐?!!!”

"......"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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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19장 수즉부족 공즉유여(守則不足 攻則有餘) (6) 19.10.12 460 16 12쪽
95 19장 수즉부족 공즉유여(守則不足 攻則有餘) (5) 19.10.11 474 17 12쪽
94 19장 수즉부족 공즉유여(守則不足 攻則有餘) (4) 19.10.10 475 16 14쪽
93 19장 수즉부족 공즉유여(守則不足 攻則有餘) (3) 19.10.09 477 17 16쪽
92 19장 수즉부족 공즉유여(守則不足 攻則有餘) (2) 19.10.08 506 15 14쪽
91 19장 수즉부족 공즉유여(守則不足 攻則有餘) (1) 19.10.07 518 15 12쪽
90 18장 관계 정립 (2) - 完 19.10.05 518 16 13쪽
89 18장 관계 정립 (1) 19.10.04 530 16 16쪽
88 17장 피고 지다 (8) - 完 19.10.03 539 17 15쪽
87 17장 피고 지다 (7) 19.10.02 759 17 13쪽
86 17장 피고 지다 (6) 19.10.01 520 16 13쪽
85 17장 피고 지다 (5) +2 19.09.30 544 15 11쪽
84 17장 피고 지다 (4) +2 19.09.30 513 15 13쪽
83 17장 피고 지다 (3) 19.09.29 550 16 17쪽
82 17장 피고 지다 (2) 19.09.28 568 16 13쪽
81 17장 피고 지다 (1) 19.09.28 546 15 14쪽
80 16장 고집과 억지 (4) - 完 +2 19.09.27 565 16 17쪽
79 16장 고집과 억지 (3) 19.09.27 494 15 15쪽
78 16장 고집과 억지 (2) +2 19.09.26 511 15 14쪽
77 16장 고집과 억지 (1) 19.09.26 503 16 15쪽
76 15장 선약 (4) - 完 19.09.25 524 17 15쪽
75 15장 선약 (3) 19.09.25 540 17 14쪽
74 15장 선약 (2) 19.09.24 540 17 16쪽
73 15장 선약 (1) 19.09.24 524 17 13쪽
72 14장 교언영색(巧言令色) (4) - 完 19.09.23 563 17 14쪽
71 14장 교언영색(巧言令色) (3) 19.09.23 514 16 12쪽
70 14장 교언영색(巧言令色) (2) 19.09.22 541 16 13쪽
69 14장 교언영색(巧言令色) (1) 19.09.21 555 16 14쪽
68 13장 충각사(忠覺寺) (5) - 完 19.09.21 520 15 17쪽
67 13장 충각사(忠覺寺) (4) 19.09.20 533 15 13쪽
66 13장 충각사(忠覺寺) (3) 19.09.20 528 15 12쪽
65 13장 충각사(忠覺寺) (2) 19.09.19 543 17 12쪽
64 13장 충각사(忠覺寺) (1) 19.09.19 542 15 12쪽
63 12장 귀마회(鬼魔會) (7) - 完 19.09.18 565 19 12쪽
62 12장 귀마회(鬼魔會) (6) 19.09.18 509 17 12쪽
61 12장 귀마회(鬼魔會) (5) +2 19.09.17 581 16 12쪽
60 12장 귀마회(鬼魔會) (4) 19.09.17 527 16 12쪽
59 12장 귀마회(鬼魔會) (3) 19.09.16 546 15 11쪽
58 12장 귀마회(鬼魔會) (2) 19.09.16 542 15 14쪽
57 12장 귀마회(鬼魔會) (1) 19.09.15 566 16 13쪽
56 11장 여름에 이는 봄 향기 (4) - 完 19.09.14 550 16 12쪽
55 11장 여름에 이는 봄 향기 (3) +2 19.09.13 576 17 12쪽
54 11장 여름에 이는 봄 향기 (2) 19.09.12 558 16 14쪽
53 11장 여름에 이는 봄 향기 (1) 19.09.12 591 16 14쪽
52 10장 거상의 자격 (7) - 完 19.09.11 597 17 18쪽
51 10장 거상의 자격 (6) 19.09.11 576 16 12쪽
50 10장 거상의 자격 (5) 19.09.10 577 16 12쪽
49 10장 거상의 자격 (4) 19.09.10 584 17 16쪽
48 10장 거상의 자격 (3) 19.09.09 600 18 12쪽
47 10장 거상의 자격 (2) 19.09.09 600 17 12쪽
46 10장 거상의 자격 (1) +4 19.09.08 671 18 11쪽
45 9장 해우(解憂) (9) - 完 19.09.08 636 18 13쪽
44 9장 해우(解憂) (8) 19.09.07 583 17 12쪽
43 9장 해우(解憂) (7) 19.09.07 618 17 14쪽
42 9장 해우(解憂) (6) 19.09.06 642 18 13쪽
41 9장 해우(解憂) (5) 19.09.06 658 17 15쪽
40 9장 해우(解憂) (4) +2 19.09.05 686 15 12쪽
39 9장 해우(解憂) (3) 19.09.05 722 18 13쪽
38 9장 해우(解憂) (2) 19.09.04 653 17 15쪽
37 9장 해우(解憂) (1) 19.09.04 685 17 15쪽
36 8장 회우(會遇) (3) - 完 +2 19.09.03 717 18 16쪽
35 8장 회우(會遇) (2) 19.09.03 670 18 12쪽
» 8장 회우(會遇) (1) +4 19.09.02 714 16 17쪽
33 7장 맹영단(甿領團) (4) - 完 19.08.31 694 16 18쪽
32 7장 맹영단(甿領團) (3) 19.08.30 699 19 11쪽
31 7장 맹영단(甿領團) (2) +2 19.08.30 699 20 11쪽
30 7장 맹영단(甿領團) (1) 19.08.29 711 20 12쪽
29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6) - 完 19.08.28 730 21 14쪽
28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5) 19.08.28 724 19 13쪽
27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4) 19.08.27 761 18 13쪽
26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3) 19.08.26 766 18 14쪽
25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2) 19.08.24 817 18 11쪽
24 6장 만개일화(滿開一花) (1) 19.08.23 907 19 17쪽
23 5장 첫 번째 부탁 (4) - 完 19.08.22 855 18 15쪽
22 5장 첫 번째 부탁 (3) 19.08.21 824 18 15쪽
21 5장 첫 번째 부탁 (2) 19.08.20 844 20 12쪽
20 5장 첫 번째 부탁 (1) 19.08.20 864 20 13쪽
19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9) - 完 19.08.19 921 17 11쪽
18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8) 19.08.17 866 18 14쪽
17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7) 19.08.16 879 21 17쪽
16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6) 19.08.15 877 18 12쪽
15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5) 19.08.14 941 16 15쪽
14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4) 19.08.13 1,030 19 17쪽
13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3) 19.08.12 1,043 18 12쪽
12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2) 19.08.11 1,074 20 11쪽
11 4장 같은 만남, 다른 마음 (1) 19.08.10 1,127 19 13쪽
10 3장 오래된 불문율 (2) - 完 19.08.09 1,113 19 12쪽
9 3장 오래된 불문율 (1) 19.08.09 1,184 20 14쪽
8 2장 모아지는 인연 (4) - 完 19.08.08 1,336 20 15쪽
7 2장 모아지는 인연 (3) 19.08.08 1,417 19 12쪽
6 2장 모아지는 인연 (2) 19.08.08 1,468 22 13쪽
5 2장 모아지는 인연 (1) +2 19.08.08 1,872 21 12쪽
4 1장 각자의 길 (3) - 完 19.08.07 1,860 20 11쪽
3 1장 각자의 길 (2) 19.08.07 2,132 26 13쪽
2 1장 각자의 길 (1) 19.08.07 2,870 27 12쪽
1 <1부> 서장 +4 19.08.07 4,672 2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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