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역활수행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꿈의별
작품등록일 :
2019.06.18 21:19
최근연재일 :
2019.08.12 18:55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952
추천수 :
49
글자수 :
231,491

작성
19.07.05 18:26
조회
60
추천
1
글자
11쪽

02. 퀘스트(11)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DUMMY

02. 퀘스트(11)


며칠 후 농부가 예상한 시간..., 카린에게는 그딴 것 없었다. 그녀는 숨지 않았다. 해가 저물 기 시작하면, 밭에 장대같이 서서 고블린들을 기다렸다. 그녀는 기다렸던, 고블린들이 나타나자마자, 볏단 뒤에 숨어있던 농부가 쇠고랑을 들고 뛰어나오기 전에 바비큐로 만들었다.


“제길! 너무 태웠네.”


타버린 고블린에게서는 쓰레기 밖에 나오지 않았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으니 말 다한 것이었다.

농부의 두려워하는 시선이 조금 신경 쓰이긴 했지만, 한, 두 번 있는 일도 아니었다. 그녀는 조금 씁쓸하기는 했지만 ‘귀여운 외모에 압도적인 무위를 보였으니.’라며 애써 자기를 위로했다. 뭐, 어쨌건 그녀는 종이가 환한 것에 매우 만족하고는 부부의 농장을 뒤로 한 채 의뢰소로 갔다.


김신은 퇴원하자마자, 구 체육관으로 갔다. 무자비했던 학우들에게 미친개처럼 달려들었다. 앞뒤를 가리지 않았다.


“야야, 이 놈 미쳤어.”

“이번에도 병원에 보냈다간 우리 퇴학이야.”


침을 뱉던 이들은 어쩔 줄 모르며 김신의 주먹과 발길질에 당해야 했다. 하지만 무작정 당하지도 않았다. 계속 맞다가 보니 나름 깡도, 자존심도 있는 그들이라 결국 ‘퇴학 웃기지 마!’란 씩으로 반격에 나선 것.

결과는 서로 실려가는 것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승자는 김신이었다. 입원한 그날 저녁 혜진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나름 먹어주는 외모에 같은 병실에 실려 온 침 뱉던 놈들은 밥 먹던 숟가락을 떨어트렸다. 다정한 모습, 꼭 부부 싸움하는 것 같은 형상에 그들은 정신적으로 처참히 무너졌다.


‘크흑.’


혜진이 떠나가고, 병실은 숙연해 졌다.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주먹을 나누던 학생들은 한 학생 김신에게 고개를 숙였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확실했다.


‘우리가 졌다.’


학생들 사이에 흐르는 기류는 분위기는 그랬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학생들의 생각일 뿐이었다. 애초에 김신은 이기고, 지는 것에 관심 따윈 없었다. 고블린 같은 것들을 찾아 퇴치한 것일 뿐이었다.

그 후 병실에서는 김신에게 각종 편의가 제공됐다. 강자에게 약한 것이 그들의 생리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병실에서 얘기였다. 퇴원 후 학교에서는 김신과 그들의 영역이 너무나 달랐다. 결국 인사정도 하는 사이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절대 김신의 학급 학우들을 건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김신은 그들에게 인정받고, 학급친구들은 평화를 찾은 것이었다.


‘근데 카린은 왜 이렇게 조용하지?’


김신은 화면을 쳐다봤다. 불평, 불만, 짜증, 서운 등 앞뒤 안 가리고 그의 뇌 속을 무차별 폭격했다.

김신은 귀를 막고 뒤로 넘어졌다. 그는 뒹굴 뻔 했던 것을 겨우 참고는 벽을 짚고 겨우 일어섰다.

여전함에 김신은 피식 웃었다. 걱정과 달리 그녀는 여전히 쾌활, 발랄, 단순, 저돌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니케 대장! 그 동안 뭐 했죠? 왜 저를 안 찾았죠?”

“일이 좀 있었어.”


카린은 고개를 ‘휙’ 돌렸다. 그녀의 눈은 감겨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한 쪽 눈을 떴다. 그동안의 일을 애써 감추려는 김신의 어설픈 대답에 그녀는 속으로 웃음을 참느라 애쓰고 있었다. 누구보다 김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두 눈으로 보지 않았을 뿐이지, 대략적인 상태는 알고 있었다.

카린은 세세히 묻지 않았다. 대장의 체면을 살려주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도 일부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피장파장, 쌤쌤이라 생각했다.

특급 용병이라 큰소리 뻥뻥치고, 쓰러진 모습을 보였다면, 얼마나 쪽 팔렸을까? 생각만해도 얼굴이 화끈 거렸다.


“고블린은 어떻게 됐어? 일을 안 받고 처리한 것 같은데?”

“흥! 저를 무시해요? 의뢰는 받고 했죠, 어느 용병이 미쳤다고, 의뢰도 안 받고 일을 해요!”

“그건, 그러네..”

“제가 누구예요! 당연히 해결했죠. 짜잔!”


카린은 주머니와 몇 장의 의뢰지를 들어 보였다. 상태창에 나타난 금액은 별개로 주머니는 꽤나 시끄러웠다.


‘은화로 채웠나?’


김신은 카린이 펄럭이는 종이를 쳐다봤다. 가방으로 확인했다. 3장의 의뢰지였다. 내용은 어렵지 않았다.


‘죄다 토벌..’


김신은 하얗게 질렸다. 그는 숫자도 많아졌지만 다시 토벌할 생각을 하니, 그 아픔, 그 고통을 어찌 견디나 걱정이 앞섰다.


“흥! 겁먹은 거예요?”


뇌파로 직격탄을 맞은 카린이 인상을 쓰면서 말했다. 그녀는 대장의 상태를 표정으로도 대충 눈치를 챘지만, 뇌파로 확신했다.

카린은 상태 창을 띄워 자연스럽게 한 장, 한 장 넘겼다.


“흠.., 흠.. 경험치가 제법 상승했네요? 근력, 체력, 지구력, 회복력, 재생력.... 전체적으로 고루고루 올랐네요.”

“그.., 그런가?”


김신이 쑥쓰러운 듯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원인이 뭘까요?”

“고블린을 퇴치해서?”

“그것으로는 회복력, 재생력 등은 어떻게 설명하죠? 지구인은 맞으면서 회복과 재생을 하나요?”

“그.., 그건 아니지.. 치료를 잘 받아서 아닐까?”

“흥! 그건 대장의 능력이 아니잖아요! 생각이 왜 이렇게 짧아요!”


카린이 소리쳤다.


“퇴원을 빨리하고 싶어서, 낫겠다는 의지가 충만해서 그런게 아닐까?”

“의지? 같은 걸 말하는 건가요?”

“그래, 의지!”

“그것으로는 뭔가 부족해요. 그럼 근력, 체력 등은 어떻게 설명하죠?”


카린이 노려보며 말했다.


“이곳저곳을 뛰어 다녔으니, 체력이 늘은 건가? 근력은 잘 모르겠는 걸?”


김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카린이 경험치 막대를 손짓했다.


“고블린 경험치야 뻔하거든요. 보세요. 등급이 하나도 안 올랐잖아요. 막대가 겨우 절반 정도 찼을 뿐이에요. 그래도 제법 퇴치했네요? 절반이나 채우다니...”


카린은 ‘저도 꽤 처리했어요.’라고 말하려다가 겨우 입을 틀어막았다. 내용은 둘째 치고, 대장이 비집고 물어오면 비참한 생활 이야기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으로는 결론을 내기 힘드네요. 그럼..”


카린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밑에서 무엇인가를 들어올렸다. 상태창이었다. 고블린 퇴치전의 상태창이었다. 그녀는 현 상태창과 두 개를 겹쳤다. 그러자 새로운 상태창이 나타났다. 현 상태창은 전 상태와 현 상태의 변화를 보여주는 데 반해, 새로운 상태창은 그래프로 상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카린은 그 중 몇 가지를 선정해 자신의 오른쪽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칼로 무엇인가를 자르듯 선정한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선을 그은 다음 옆으로 밀어 넣었고, 그녀의 옆에 근력, 체력, 근성, 민첩들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제법 상승했네요. 그렇죠?”

“그.., 그러네..”


김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딩동, 딩동..


“흥! 뭐해요. 대장님 개인적인 용무 봐야하는 시간 아닌가요?”


종소리에 카린이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말을 끝내지 못한 것이 내심 아쉬웠다.


“체육시간 끝나고 봐..”


“오늘은 오래달리기를 하겠다. 오늘 1등~5등한 사람에게는 수행평가 점수에 추가 점이 있을 것이다.”


체육선생이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학생들은 실망한 표정들이었지만, 그의 다부진 근육 앞에 아무 힘없이 대답했다.


“네...”


학생들은 선생의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뛰기 시작했다. 때는 해가 충천에 걸리기 전 시간 또한 여름 한 참 더울 시간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순위를 포기하고 뛰는 둥, 마는 둥 트랙을 돌았다. 선생이 ‘크악’하며 매서운 눈초리로 볼 때만 뛰는 척 했다.

하지만 김신은 달랐다. 열심히 뛰었다. 몇몇 학생들과 경쟁도 했다. 그 중에는 육상부도 있었는데 육상에 다져진 상대는 좀처럼 지칠 줄 몰랐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아도 김신은 뛰었다. 그에 비해 육상부는 1등은 따놓은 것과 마찬가지라 1등자리만 유지한 채 달렸다.

결과는 골인지점까지 바뀌지는 않았지만, 김신은 육상부의 뒤를 보고 뛴 탓에 2등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선생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도 했다.


‘김신, 수행평가 만점.’


수행평가도 하지 않았는데 만점이라니,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선생도 알고 있었지만, 공개할 생각도 없었고, 공개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그의 교육철학은 수행평가에 한정 되는 것이 아니라 수업 시간 내내 얼마나 체육을 열심히 하는 가에 중점을 두었기에 그는 당당했다.

실제로 태도가 좋은 학생들은 선생의 마음에서 만점을 점지해 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이 체력이 약할 경우는 거의 없었다.


“헉헉헉..”

“수고했다.”


선생은 마지막으로 골인을 통과한 학생의 등을 두들겼다. 그와 맞춰 종소리가 울렸고, 학교는 배꼽시계와 함께 전쟁터가 되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지겨운 식 후 수업시간과 함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김신.”

“네?”


김신은 뒤를 돌아 봤다. 체육선생이었다. 그는 김신과 함께 교무실 자신의 자리로 갔다.


“마셔라.”


선생은 음료수 캔을 주면서 말했다. 그 말은 충격이었다.


“김신, 육상부에 들어와라.”

“네에?”


생각에도 없던, 육상부 가입권유 그리고 자신은 지금 졸업반이 아닌가? 말이 안 되는 거였다. 그러나 선생은 확고했다.


“왜? 고3이고, 이제 1학기가 다 끝나가서 그러느냐?”

“솔직히 그렇습니다. 육상을 하던 아이들도 있는데, 제가 가서 무엇을 하겠습니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너에게는 근성이 있어. 물론 다른 육상부 학생들도 근성이 남다르지, 하지만 너에게서 남다른 근성과 다른 근성을 보았다. 그리고 오늘 오래 달리기를 하는 것을 보니, 기초체력도 좋았고.”

“하.., 하지만 제가 육상부에 들어간다고 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지마라.., 물론 육상부 학생들에 비해서 네가 못할 수는 있겠지.., 아니 못할 거야. 하지만 너에게서 본 근성이면, 충분히 된다고 생각한다.”


김신은 생각했다.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육상부 학생들은 최소 1학년 때부터 시작했거나, 초등학교부터 육상을 했기 때문이었다.


“선.., 선생님 잠시 화장실 좀.”

“그래, 다녀 오거라. 도망가면 안 된다.”


김신은 화면에 얼굴을 비추었다.


“그게 뭐라고! 그냥해요. 대장.”

“그렇게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야.”

“흥! 그럼 어렵게 생각해요? 쉽게 생각해요.”


카린이 말했다. 상당히 힘이 들어간 말투였다.


“그래, 김신 결정했어?”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근데 부모님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그래? 그건 걱정 마라. 내가 설득해 보마. 내일 부모님을 모시고 오도록.”


선생이 말했다. 그리고 선생은 그 약속을 지켰다. 끈질긴 설득으로 김신의 부모님을 설득한 것이었다.


“김신! 이제 네가 해쳐나가야 한다. 자신 있나?”

“네!”

“앞으로 많이 힘들 거다. 잘 따라와 주길 바란다..”




선작, 댓글,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댓글, 선작, 추천은 작가에게 큰힘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나날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작정 역활수행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3 05. 전환점(3) - 완결 19.08.12 57 1 13쪽
42 05. 전환점(2) 19.08.01 42 1 11쪽
41 05. 전환점(1) 19.07.31 37 1 11쪽
40 04. 변화, 체인지(10) 19.07.30 48 1 11쪽
39 04. 변화, 체인지(9) 19.07.29 48 1 12쪽
38 04. 변화, 체인지(8) 19.07.28 45 1 12쪽
37 04. 변화, 체인지(7) 19.07.27 40 1 11쪽
36 04. 변화, 체인지(6) 19.07.26 42 1 12쪽
35 04. 변화, 체인지(5) 19.07.25 41 1 12쪽
34 04. 변화, 체인지(4) 19.07.24 54 1 11쪽
33 04. 변화, 체인지(3) 19.07.23 35 1 13쪽
32 04. 변화, 체인지(2) 19.07.22 93 1 11쪽
31 04. 변화, 체인지(1) 19.07.21 39 1 12쪽
30 03. 진행-외전 19.07.20 27 1 12쪽
29 03. 진행(14) 19.07.19 45 1 15쪽
28 03. 진행(13) 19.07.18 32 1 12쪽
27 03. 진행(12) 19.07.17 32 1 12쪽
26 03. 진행(11) 19.07.16 33 1 11쪽
25 03. 진행(10) 19.07.15 32 1 12쪽
24 03. 진행(9) 19.07.14 42 1 12쪽
23 03. 진행(8) 19.07.13 33 1 11쪽
22 03. 진행(7) 19.07.12 37 1 12쪽
21 03. 진행(6) 19.07.11 40 1 13쪽
20 03. 진행(5) 19.07.10 43 1 15쪽
19 03. 진행(4) 19.07.09 34 1 11쪽
18 03. 진행(3) 19.07.08 31 1 12쪽
17 03. 진행(2) 19.07.07 42 1 12쪽
16 03. 진행(1) 19.07.06 45 1 11쪽
» 02. 퀘스트(11) 19.07.05 61 1 11쪽
14 02. 퀘스트(10) 19.07.04 39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