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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령비옥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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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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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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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3화 : 신비한 빛의 기둥

DUMMY

“저 큰 날짐승의 용태는 어떠한가?”






“아직 땅으로 내려오진 않았습니다. 계속 하늘 위만 맴돌 뿐입니다.”






“그렇다면.... 그래, 저 놈은 날짐승이기 때문에 어딘가...어딘가에 놈의 둥지가 있을 것이다! 군사를 풀어 둥지를 찾아라! 거기에 알이 있다면 있는 대로 가져와라. 단, 취급에 조심해라. 알 하나라도 깨진다면 우리 목숨도 깨지는 것이다. 영요 장군이 책임을 지고 임무를 수행해주시오. 알을 확보한다면 그것으로 놈을 유인해서 멀리 떨어뜨릴 생각이오.“




“과연 군사다우신 계책입니다! 진성대장군 영요. 명을 받들겠습니다.”




영고의 참모이자 모사 사마랑의 분부를 받잡은 장수들과 병사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는 지금쯤 주군인 영고가 만주에 입성을 했을 거라 짐작하고 만주 방면으로 미리 사자를 보냈으나 사자는 새로운 소식을 얻지 못한 채 돌아왔다.




만주성은 전에도 그랬었고 지금에도 여전히 주인 없는 빈 성으로 만주에 우뚝 서 있었다. 주군인 영고가 만주성을 차지하지 못 했다는 소식에 쓴 한숨을 뱉었으나, 어떻게 보면 다른 군주들 역시 그곳을 가지 못한 채 무언가에 막혀 있을 거라는 또 다른 추론이 그의 머리를 탁 때리고 지나갔다.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는 당연히 알 길이 없었으나 어찌되었든 그에게 있어서는 기회였다.






이윽고 그의 명령을 받고 영고의 부하장수들은 비조의 둥지를 찾아 나섰지만, 허사였다. 보이는 둥지라고는 그냥 이름 없는 새의 둥지일 뿐, 그 큰 새가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보금자리나 둥지는 눈을 까서 뒤집어도 찾기가 힘들었다.



패현을 지나 서주성 인근까지 나가서 탐색했으나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 영요는 이름 없는 산 중턱의 나무 그루터기에 걸터앉아 이마에 비처럼 흐르는 땀을 닦아낸 후 주변풍경을 이곳저곳을 착잡한 시선으로 훑어보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큰 날짐승의 둥지면 한 눈에 보일 텐데... 어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인가..이런 소식을 군사께 전해드릴 순 없다. 나중에 제위에 오르실 형님, 아니 주공을 위해서라도..”





영고의 아우인 장군 영요는 붉게 물드는 하늘을 바라보며 탄식을 토해내었다. 자신의 형 영고가 뜻을 품고 거병한 이후 지금까지 형 영고의 오른팔이 되어 인나라, 연나라에 맞서 목숨을 내던져 싸워가며 영고를 지금의 자리까지 끌어올려왔고, 이제 권력의 정점인 황제의 자리에 올라 대업을 이루는 것만 남은 지금, 거대한 날짐승에게 가로막혀 아무 것도 못한다는 상황이 너무나 답답했다.





하는 수 없어 영요는 서주성으로 향했다. 서주성은 영고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장수인 [진견]이라는 인물이 앞서 원정 떠난 영고를 대신해서 지키고 있었다. 진견과 앙숙인 영요는 그를 대면하기 껄끄러웠으나, 기력이 쇠할 대로 쇠한 병사들을 쉬게 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2000을 넘는 병사들을 길바닥에 재운다면 그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고, 무엇보다 그는 같이 고생하고 있는 부하들을 조금이라도 더 편히 쉬게 하고 싶었다.




굳건하게 닫혀있던 서주성의 성문이 삐걱거리며 열리자 영요는 병사들을 먼저 내려 보낸 후 자신은 여독에 찌든 몸을 꾸역꾸역 이끌고 나선형 계단을 또박또박 올라가 이윽고 대회당에 이르렀다.







그러자 제일 먼저 그의 시야를 불쾌하게 헤집고 들어온 것은, 중앙 바닥에 크고 넓게 깔린 붉은색의 수려한 문양이 수놓인 융단, 좌우로 창을 높이 치켜들고 일렬로 도열해 있는 성의 호위병, 그리고 성의 성주만이 앉을 수 있는 대회당 상석 위로 X모양으로 벽에 걸려 있는 큰 적색 깃발도 아닌, 상석에 거만하게 앉아있는 진견의 오만방자함이었다.







진견은 갖은 고생 끝에 추레한 몰골로 병사들을 이끌고 성으로 들어온 영요를 조롱의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영요는 진견의 태도에 눈살을 한없이 일그러트렸다. 당장 허리춤에 걸린 패도를 뽑아들고 그를 도륙하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겨우 잠재웠다.





“진성대장군께서는 어인 일이시오? 주군과 함께 만주로 향한 것이 아니었소?”





영요는 진견이 못마땅했으나, 어찌되었든 같은 주군을 모시고 사는 동료에게까지 숨길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지금까지의 일을 진견에게 전부 털어놓았다. 진견은 대회당의 상석에 앉아 그의 이야기를 고자세로 듣더니 돌연 가가대소를 터뜨렸다. 목젖까지 훤히 보이며 숨넘어가게 웃는 진견을 보는 영요의 눈은 치욕과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자신을 있는 힘껏 조롱하는 그의 태도는 둘째로 치고, 성주만이 앉을 수 있는 대회당의 상석에 성주도 아닌 그가 등을 기대고 앉아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요는 가슴 깊숙한 곳에서 분수처럼 차오르는 분노를 참기 힘들었다.





“고작, 고작 날짐승에게 막혀서 옴짝달싹 못 하고 있었단 말이오?! 하하하하핫!!”







“그게 그렇게 우습단 말이오? 참 오만방자하구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어찌 그대가

주군만 앉으실 수 있는 상석에 버젓이 앉는단 말이오?!! 형님, 아니 주군께서 안계시다고 너무 행세하는 것 아니오?! 아무리 그대가 주군의 총애를 받고 있다고 해도!”





“난. 주공의 명에 따라 이곳을 지키고 있을 뿐이오. 내가 주군의 총애를 받건 말건

상관없는 일이오. 아무튼, 오신 김에 며칠 푹 쉬시구려. 진성대장군.”





“그럴 것 없이, 해 뜨기 전에 바로 성을 나설 것이오. 서주성을 잘 지키고 계시오.”





영요는 대회당을 벗어나며 진견을 차가운 시선으로 돌아보며 명령하는 어조로 쏘아붙였다. 그가 대회당을 벗어나자 진견은 허허 하는 실없는 미소를 흘리며 영요의 말투를 흉내내며 빈정대었다. 사실 직위로 따지면 진견이 영요보다는 한 단계 더 높았다.




같은 장군이지만 일명 ‘급’이 달랐다. 통상적인 무관계급을 크게 나누자면, 대부분 사병으로 시작한다. 견습장군, 분위장군, 분무장군, 호분장군, 호분중랑장(혹은 호분대장군.) 분위대장군, 분무대장군, 진성대장군, 진서대장군, 상장군, 대장군 순으로 나열할 수 있었다. 사실 진견이 영요를 아래로 보는 이유는, 진견이 영고의 스승이자 전 서주성의 성주인 진웅의 장남. 영고는 이름없는 농민 출신이었으니 즉, 혈통이 달랐다.





“잘 지키고 계시오...? 제까짓 놈이 감히... 서주성을 잘 부탁드립니다 하면서 무릎을 꿇어도 시원치 않을 놈이.........”








*******








“오만방자한 놈...내 언젠가는 반드시.. 네놈의 그 잘난 콧대를 부러뜨려 주마.”





이른 새벽, 영요는 군사들을 이끌고 서주성을 빠져나가며 언젠가 그가 증오해 마지않는 진견의 코를 납작하게 누르겠다는 야욕을 품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를 제치고 자신이 또다른 실권을 틀어쥐기보다는 정말 순수하게 진견을 자신이 제치고 형인 영곤에게 인정받으려는 생각으로 머릿속을 빈틈없이 꽉꽉 채우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목적이자 꿈을 이루기 위해 부여된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려 애썼으나, 역시 아무리 찾아도 허사였다. 이곳저곳으로 병력을 쪼개어서 둥지 탐색명령을 내리고 자신이 총애하는 날랜 부하 무장들 몇을 데리고 새벽의 시린 공기를 가르며 헤맨 노력이 무색하게끔 정말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영요는 넋 나간 표정으로 눈처럼 허연 입김을 사방으로 내뿜으며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끝없는 상실감에 젖은 그의 마음을 조롱하듯 흰 양의 털을 아무렇게나 뭉쳐 놓은 것 같이 생긴 구름은 푸르른 새벽하늘에 몸을 맡긴 채 고요히 떠다니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서주성의 인근 화봉산의 수많은 봉우리들 가운데 맑고 찬란한 빛줄기가 하늘 끝까지 뻗어나가 하늘과 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었다.






눈부신 빛기둥을 중심으로 새들이 기둥을 감싸듯 회전하며 날고 있었다. 그 기괴하면서도 진귀한 풍경에 넋이 사라진 영요는 그 경이로운 모습에 홀린 듯 망연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영요는 갑자기 머리가 환하게 열리는 걸 느꼈다. 그 빛기둥에서 어떤 단서를 움켜쥔 것이다. 그는 확신으로 똘똘 뭉친 눈빛으로 빛기둥을 쏘듯이 바라보았다.





‘저곳이라면..뭔가 있다. 그래. 저곳으로 일단 가보자.“





“제군들! 날이 밝았으니 잠시 휴식 후에 저쪽 화봉산으로 향한다!!”




“장군! 화봉산은 어이하여???”





“너희의 눈에는 저것이 보이지 않느냐?! 저 하늘 높이 솟아있는 기둥 말이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갈피를 못 잡겠습니다.”




영요가 빛기둥을 가리키며 부하들을 다그쳤으나, 그들의 눈에는 뭉뚝하게 솟아있는 화봉산의 봉우리만 아득히 보일 뿐이다. 오히려 잔뜩 흥분한 영요를 알 수 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만 볼 뿐이었다. 영요는 아리송했으나 일단 제쳐두고 빛기둥이 있는 곳으로 병사들을 이끌었다.





화봉산의 입구에 근접하니 빛기둥의 존재감은 더욱 선명하고 신비롭게 다가왔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빛기둥은 굵어졌고, 여전히 그 중심으로 수많은 날짐승들이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 인간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그 기둥은 동물들에게는 확연히 보이는 듯 했다. 영요의 큰 구슬 같은 두 눈동자 속에서 그 빛기둥은 더욱 더 찬란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영요는 화봉산의 입구에 들어서니 까닭 모를 서늘함에 잠시 몸이 파르르 진동했으나, 별 신경 쓰지 않고 화봉산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오로지 크디큰 빛기둥 하나만 보고 화봉산의 기운에 빨려 들어가듯 순식간에 중턱까지 들어왔다.




중턱까지 들어오고 나서야 영요는 그 서늘함의 까닭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화봉산의 기운. 보통 산에 들어서면 산의 정기가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화봉산은 보통 산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발걸음 한발 한발 옮길수록 뭔지 모를 중압감이 영요와 그의 병사들을 육중하게 휘감았다.





그래서 점점 움직이는 게 힘겨워질 정도였다. 그러나 꾸역꾸역 이를 뿌드득 악물어가며 계속 움직였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거대한 빛기둥만을 시선에 담으며 힘겹게 한 발 한발 발걸음을 재게 놀렸다.





그러던 중, 사방에서 무언가가 말도 안 되게 빠른 속도로 풀숲을 가르며 내달리는 소리가 이들의 귀를 날카롭게 때려대었다. 점점 그 소리는 증식하더니 이내 영요와 그 병사들의 주위를 시끄럽게 휘몰아 달리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었다.




머리는 작은 들짐승인 토끼, 쥐, 다람쥐 등의 머리와 흡사했으나 그 크기는 일반 사람의 머리통과 똑같았고, 몸뚱이는 두터운 갑옷으로 상반신과 하반신 전체를 덮어씌우듯 탄탄히 무장이 되어 있었다.




그들의 손(또는 앞발)에는 선명한 은빛을 내는 장창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그 무기들을 영요와 그의 군대에게 겨누며 무언의 경고를 하는 듯 했다. 영요는 자신이 꿈을 꾸는 듯 했다. 그가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 칠 즈음, 그의 앞으로 이 짐승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또 다른 철갑옷으로 무장한 짐승이 저벅저벅 걸어왔다. 이들보다 신장이 2배 정도는 컸고, 기골이 장대했다.





그는 들고 있던 황금색의 장창을 땅바닥에 수직으로 꽂은 뒤 영요를 그 굵고 타오를 듯한 붉은 눈으로 지긋이 노려보더니 음산하고 두꺼운 목소리로 낮게 뇌까렸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영요와 병사들의 영혼을 쿵쿵 울리는 듯 했다.





[인간이여. 무엇을 찾아 온 건지 모르겠으나 돌아가라. 이곳은 너희 같은 인간이 함부로 들어올 곳이 아니니 돌아가라. 지금 돌아가면 너희를 쫓지 않을 것이지만, 우리에게 대항하려 든다면 우리는 너희를 하나도 남김없이 찢고 가를 것이다.]








-끝-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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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제36화 : 천하를 위해서 19.11.09 27 0 12쪽
41 제35화 : 전쟁을 움직이는 자   19.11.08 29 0 12쪽
40 제34화 : 사마후의 몰락 19.11.02 32 1 12쪽
39 제33화 : 사마가문의 욕망 19.11.01 28 1 12쪽
38 제 32화 : 천령비옥의 완성 19.10.26 55 1 12쪽
37 제 31화 : 사명 완수의 길 19.10.25 35 1 11쪽
36 제30화 : 사투 19.10.19 35 1 11쪽
35 제29화 : 반갑지 않은 존재 19.10.18 22 1 11쪽
34 제28화 : 평하에 뿌려진 피 19.10.12 37 1 11쪽
33 번외편 : 적룡 마지막 19.10.11 3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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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번외편 : 적룡3 19.09.28 38 1 12쪽
29 번외편 : 적룡2 19.09.27 27 1 11쪽
28 번외편 : 적룡1 19.09.22 48 1 10쪽
27 제27화 : 본성 19.09.22 49 1 11쪽
26 제26화 : 피의 복수 19.09.15 41 1 12쪽
25 제25화 : 천마의 거래 19.09.13 54 2 13쪽
24 제24화 : 도화선 19.09.07 68 1 12쪽
23 제23화 :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19.09.06 48 1 13쪽
22 제22화 : 또다른 가족의 존재 19.08.31 55 1 14쪽
21 제21화 : 용의 주먹 19.08.31 6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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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19화 : 천마살인회 19.08.23 56 1 16쪽
18 제18화 : 지옥의 입산수련 19.08.17 89 1 16쪽
17 제17화 : 단서 19.08.16 67 1 15쪽
16 제16화 : 악연(惡緣) 19.08.10 82 1 14쪽
15 제15화 : 여행 재개 19.08.09 68 1 14쪽
14 제14화 : 혼란의 시대 19.08.03 68 1 13쪽
13 제13화 : 3명의 계승자 +2 19.08.02 75 1 13쪽
12 제12화 : 공방전 19.07.27 74 1 13쪽
11 제11화 : 강룡18장 +2 19.07.26 73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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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7화 : 대련 19.07.12 140 2 12쪽
6 제6화 : 3도선과 3무공 19.07.11 14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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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화 : 신비한 빛의 기둥 +2 19.06.29 297 5 12쪽
2 제2화 : 3세력 19.06.28 592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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