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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령비옥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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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6.1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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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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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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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4화 : 참패

DUMMY

“네놈들은...대체 뭐냐?? 한낱 짐승 놈들이 어째서 두 발로 서있고 또한 사람의 언어로 말을 하는 것이냐?!”







[내 소개가 늦었군. 난 화봉산을 지키는 수호신장[守護神將]이다. 그리고 저 녀석들은 나의 부하이자 나와 함께 이곳을 수호하는 수호수[守護獸]이다.]








“수호신장? 수호수? 이게 대체 다 뭔 헛소리인가..빛의 기둥만 좇아 왔거늘. 허깨비가 든 것인가??”






“장군! 일단 퇴각하심이 어떻겠습니까?”







“고작 허깨비 같은 들짐승들이 무서워 돌아가자는 건가? 이놈들의 너머에 빛기둥이 있어. 그곳에 가면 뭐라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두려운 군사들은 뒤로 빠지고 나머지는 전투태세를 갖춰라!!!”






영요는 당황한 와중에도 상황을 정리하고 혼돈에 빠진 병사들을 침착하게 지휘했다. 수호신장이건 수호수건, 중요한 것은 이들이 빛기둥으로 가는 길목을 저지하고 있다는 점. 그렇다면 더 생각할 것 없이 이들과 피 튀는 싸움을 벌여서라도 반드시 뚫고 가야 했다. 빛기둥을 향한 영요의 열망과 욕망이 점점 실체화되기 시작하자 영요는 긴장은커녕 오히려 흥분으로 심장이 들썩였다. 이제 빛기둥 이외에는 그의 안중에 없었다. 빛기둥은 이제 그의 신앙이 되어있었다.






영요의 명령에 따라 병사들은 창검을 치켜세우며 수호수들과 맞섰다. 영요가 자랑하는 창병들은 1선에 서서 창벽진을 형성했고, 그 뒤에는 궁수들이 아교를 잔뜩 먹인 활줄에 화살을 걸었고, 700개가 넘는 예리한 화살촉은 수호수들의 머리를 겨냥하고 있었다. 영요의 우렁찬 함성이 화봉산을 쩌렁쩌렁 뒤흔들자마자 전투는 시작되었다. 영요는 허리춤에서 패도를 뽑아들고

제일 먼저 황금빛의 장창을 들고 있는 수호신장에게 달려갔다. 수호신장만 때려눕힌다면 다른 수호수들을 제압할 수 있을 거라는 그의 다년간의 전투경험에서 추출된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




“토끼놈!! 오늘 네놈의 목을 베어 가마!!!”




수호신장은 그가 가까이 덤벼들자마자 바로 금빛 창을 치켜들고 그에게 연달아 세 번 휘둘렀다. 영요는 연속으로 두 번 날아오는 창을 가뿐히 피해내고 그의 품으로 낮게 파고들었다. 휭 휭 하는 금빛 창이 허공을 강하게 휘젓는 묵직한 소리가 화봉산을 가를 듯 했다. 영요의 패도는 눈부신 검기를 발하며 수호신장의 목을 향해 날아갔으나 그 찰나의 순간에 수호신장은 그의 검을 회피하고 바로 뒤로 굴러 거리를 벌린 후 창을 두 손으로 그러쥐고 위에서 아래로 수직선을 그리며 영요의 머리를 노리고 꽂히는 듯 했다. 하지만 영요의 검이 재빨리 다시 위로 날아들어 창을 막았다. 성공적으로 막았으나 수호신장의 우람한 근육에서 솟아나는 괴력에 밀려 영요의 한쪽 무릎이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해 주저앉아버렸다.






“크으으읏.... 이 괴물 토끼놈 힘이....”






그는 온 몸의 3/2 정도의 힘을 써서 겨우 다시 일어나 그의 창을 뿌리쳤으나, 수호신장의 장창을 짧은 검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여러 차례 날쌔게 날아드는 그의 금빛 창을 간신히 피하면서 창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을 만한 긴 무기를 찾던 중, 수호수와 싸우다 역부족으로 수호수의 창에 찔려 죽은 부하무장의 시신 옆에 꽂힌 창을 발견했다. 아끼던 부하의 죽음 앞에 영요의 심장이 격렬한 분노로 이글거리는 듯 했으나, 이를 악다물고 땅에 꽂힌 창을 빼들어 수호신장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짙은 어두움만이 존재하는 화봉산에서 수많은 창과 창들이 달빛을 받아 푸른 섬광을 내뿜으며 격돌했고, 연달아 수호수들을 향해 날아든 700개의 주인 잃은 화살들이 화봉산을 뒤덮었다.







포물선을 그리며 화살들이 일제히 수호수들의 몸에 꽂히긴 했으나 그들의 몸에 둘러진 단단한 갑옷과 그에 못지않은 무쇠같은 근육으로 뒤덮인 그들의 몸에 화살이 깊이 박히진 못했다. 수호수들은 수적 열세에 몰렸으나 그에 굴하지 않고 그 큰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날쌔게 움직이며 긴 창을 이용해 틈이 생기면 치고 들어가고, 아니다 싶으면 빠지는 그런 전법을 구사하며 몇 배가 넘는 인간들과 싸웠다. 그들의 긴 창이 갑주를 입은 병사들의 몸에 여지없이 꿰뚫었고, 악 소리 없이 죽어 자빠지는 병사들 위로 영요에게 오랫동안 충성을 바쳐온 부하무장 상귀가 쌍검을 휘두르며 수호수들에게 호령했다.





“네놈들이 오늘 쌍룡검법의 진수를 맛볼 테냐?!! 강호를 떠났으나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너희 몇 마리정도는 우습게 회를 떠 줄 수 있다. 칼질 당하고 싶은 놈들부터 나서라.”






전장에서 20년 이상 굴러온 무인(武人)다운 몸놀림과 젊은 시절 강호에서 쌓은

무공으로 그들이 휙휙 내지르는 창을 한쪽 칼로 막으며 남은 한쪽 검으로 덤벼든

수호수의 옆구리를 찔렀다. 한꺼번에 10마리 정도의 수호수들과 싸우는데도 밀리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몇몇 수호수들 역시 그의 검법에 감탄한 듯 창질을 그만두고 그의 신들린 것 같은 검술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가 구사하는 검법은 ‘쌍룡검법’(雙龍劍法)으로, 두 자루의 검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상당한 난이도의 검술이었다. 검법 이름에 ‘용’이 붙은 이유는, 쌍검이 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용의 움직임을 보는 것 같다 하여 최초 쌍룡검법의 창시자가 그렇게 이름 지은 것이다. 그리고 이 쌍룡검법이란






쌍검을 자신의 분신처럼 자유자재로 쓸 줄 알아야 비로소 익힐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아무나 익힐 수 없었다. 쌍룡검법의 현재 유일한 계승자인 상귀는 과거 무림강호를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쌍검을 휘둘러 다른 난다 긴다 하는 검술의 고수들을 제압해 왔었다.






그러다 강호에서 이름을 날리며

검술을 익히던 영요와 친분을 쌓고 어울리다 문득 영요에게 천하를 위해 일해보지 않겠냐는 말에 혹해서 지금 현재 이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상귀는 쌍검을 현란하게 휘둘러 수호수들의 공격을 막으면서도 수호수들의 기운에 밀리는 병사들을 독려했다. 병사들은 용맹하게 싸우는 상귀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건지 다시 죽을힘으로 수호수들에게 득달같이 덤벼들었다.







“전군!! 뒤처지지 마라!! 끝까지 이를 악물어라!!!”







혹독한 전장으로 변모한 화봉산은 이윽고 병사들의 붉은 선혈로 뒤덮였고, 그 위로 그들의 시신이 화봉산을 참혹하게 수놓았다. 그 와중 수호신장과 맞붙으면서도 틈틈이 부하들과 병사들의 안위를 살피느라 제대로 집중하지 못 했던 영요는 결국 수호신장과 수십 합을 겨루다 결정적인

순간에 허점을 보이게 되었고 방어가 미처 따라가지 못해 결국 수호신장이 완벽히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영요는 자신의 수많은 부하들이 차디찬 주검이 되어 있는 걸 보자 또다시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더욱이 기묘한 것은, 수호수들의 시신은 단 1구도 없었다.






“이..이런..이...말도 안되는.........이 망할 토깽이놈...”





영요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2000이 넘는 장병들이 고작 100명 남짓한 수호수들을 이기지 못하고 차디찬 주검으로 화봉산을 뒤덮었다. 반면 수호수듦은 시신이 없었던 것은 물론이거니와 검이나 창에 찔려 뻘건 자상을 입었을 뿐 그 이외에는 싸움이 일어나기 전과 별반 다를 게 없어보였다. 영요는 가는 핏줄이 선 눈으로 수호신장을 죽일 듯이 올려다보았다.







“장...장군...피..피하십시오......크으윽..”





상귀는 쌍룡검법의 모든 초식을 펼쳐내며 싸웠으나 그 역시 수세에 몰렸고,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은 수호수들의 노련한 창술, 게다가 무기의 길이조차 판이하게 달랐기에 그가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수호수들의 창에 허리와 다리를 찔려 피를 콸콸 쏟으며 쓰러졌고, 다리를 크게 다쳐 제대로 일어 설 수도 없었으나 올곧은 충정으로 자신이 따르는 영요에만큼은 무사히 몸을 피신하도록 영요의 앞을 비틀거리며 가로막았다.





수많은 병사들이 삽시간에 귀신이 되어 화봉산을 떠돌게 되자, 영요는 아연실색하여 눈이 필요 이상으로 불규칙적으로 커지고, 턱은 땅에 닿을 듯이 빠져 쉽사리 다물어질 기세가 아니었다. 수호신장은 영요의 바로 앞에 다가서서 그를 붉은 눈으로 내려다보며 그의 목에 금빛 창날을 겨누며 무거운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했다.







[애초에 우리에게 맞서려 한 것 자체가 잘못된 판단이었다. 너와 너의 부하 몇 명의 목숨은 해치지 않을 것이니 지금이라도 돌아가라.]







“이런...이런 제기랄...이게 꿈인가...현실인가. 2000이 넘는 병사들과 고작 100여 마리의 짐승들이 붙었는데....어째서 너희 놈들은 죽지 않은 것이냐?!!”





영요의 외침에 수호신장은 눈으로 수호수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고는 영요의 목에 드리워진 창을 거두더니 떠나라는 표시로 화봉산의 입구를 창끝으로 가리켰다.



[저들은 내가 살아있는 한 죽지 않는다. 죽어도 죽지 않는다. 허튼 짓 말고 돌아가라.]







영요는 수호신장의 말을 채 이해하진 못했으나, 일단 현재의 상황은 영요가 한없이 불리했다. 이제 그의 부하는 2000명에서 20명 남짓. 그 20명 남짓한 부하들의 상태 역시 절망적이었다. 한쪽 팔을 잃은 부하, 다리에 큰 상처를 입고 절뚝거리는 부하, 수호수들의 인정사정없는 창에 여러 차례 찔려 피를 분수처럼 쏟으며 겨우겨우 의식을 부지하고 있는 부하가 대부분이었고 몸이 성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기적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영요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남은 부하들을 이끌고 화봉산을 터덜터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칠흑보다 어두운 밤. 영요는 화봉산을 내려가면서도 이를 바드득거리며 수호신장에게 앙갚음할 때만을 노렸다. 그 뒤를 따르던 상귀는 창에 찔린 다리 한쪽을 부여잡고 피를 흘리며 산을 내려갔으나 얼마 안 있어 기력이 소진해 쓰러졌다. 그래서 결국 얼마 되지 않는 병사들이 그를 업고 산을 내려갔고, 수호신장은 큰 나무 위에 올라서서 내려가는 영요의 무리를 내려다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네놈은....언젠가는 반드시 내 목을 가져가겠지. 내 목이야 내줄 수 있으나, 천령비옥은 못 내준다.]





조물주로부터 심어진 수호신장의 신통력은. 인간의 말을 하고, 수호수들을 다스리는 능력 이외에도 자신의 앞으로의 운명을 볼 수 있는 능력마저 갖추고 있었다. 그는 언젠가 자신과 영요가 다시 격돌하게 될 거란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다고 해서 어떠한 후회나, 살고 싶은 욕망 따위는 그에게서 티끌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의 숙명대로 다가올 죽음을 맞이할 생각뿐이었다. 소름끼치는 적막만이 존재하는 화봉산 위로 찬란하게 녹아내리는 달빛만이 이들을 형형히 비추고 있었다.












-끝-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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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제36화 : 천하를 위해서 19.11.09 23 0 12쪽
41 제35화 : 전쟁을 움직이는 자   19.11.08 27 0 12쪽
40 제34화 : 사마후의 몰락 19.11.02 31 1 12쪽
39 제33화 : 사마가문의 욕망 19.11.01 28 1 12쪽
38 제 32화 : 천령비옥의 완성 19.10.26 55 1 12쪽
37 제 31화 : 사명 완수의 길 19.10.25 35 1 11쪽
36 제30화 : 사투 19.10.19 35 1 11쪽
35 제29화 : 반갑지 않은 존재 19.10.18 22 1 11쪽
34 제28화 : 평하에 뿌려진 피 19.10.12 37 1 11쪽
33 번외편 : 적룡 마지막 19.10.11 36 1 11쪽
32 번외편 : 적룡5 19.10.05 41 1 12쪽
31 번외편 : 적룡4 19.10.04 32 1 12쪽
30 번외편 : 적룡3 19.09.28 38 1 12쪽
29 번외편 : 적룡2 19.09.27 27 1 11쪽
28 번외편 : 적룡1 19.09.22 47 1 10쪽
27 제27화 : 본성 19.09.22 48 1 11쪽
26 제26화 : 피의 복수 19.09.15 40 1 12쪽
25 제25화 : 천마의 거래 19.09.13 54 2 13쪽
24 제24화 : 도화선 19.09.07 67 1 12쪽
23 제23화 :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19.09.06 47 1 13쪽
22 제22화 : 또다른 가족의 존재 19.08.31 55 1 14쪽
21 제21화 : 용의 주먹 19.08.31 61 1 13쪽
20 제20화 : 비호:적룡 19.08.24 65 1 16쪽
19 제19화 : 천마살인회 19.08.23 56 1 16쪽
18 제18화 : 지옥의 입산수련 19.08.17 89 1 16쪽
17 제17화 : 단서 19.08.16 67 1 15쪽
16 제16화 : 악연(惡緣) 19.08.10 82 1 14쪽
15 제15화 : 여행 재개 19.08.09 68 1 14쪽
14 제14화 : 혼란의 시대 19.08.03 67 1 13쪽
13 제13화 : 3명의 계승자 +2 19.08.02 74 1 13쪽
12 제12화 : 공방전 19.07.27 73 1 13쪽
11 제11화 : 강룡18장 +2 19.07.26 73 1 14쪽
10 제10화 : 사명 19.07.20 85 1 14쪽
9 제9화 : 도적토벌 +2 19.07.19 90 1 14쪽
8 제8화 : 100년 후 19.07.13 119 2 12쪽
7 제7화 : 대련 19.07.12 139 2 12쪽
6 제6화 : 3도선과 3무공 19.07.11 146 3 12쪽
5 제5화 : 무너지는 균형 +2 19.07.06 145 4 15쪽
» 제4화 : 참패 +2 19.07.05 176 3 11쪽
3 제3화 : 신비한 빛의 기둥 +2 19.06.29 294 5 12쪽
2 제2화 : 3세력 19.06.28 588 5 15쪽
1 제1화 : 신수 +4 19.06.22 1,165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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