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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령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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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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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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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 적룡 마지막

DUMMY

번외편 : 적룡 마지막




황정은 구륜산에서 하산하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짝사랑 진서유의 죽음도 죽음이지만, 그 배후에 적룡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생각만 해도 적룡에 대해 살의가 끓어올랐다.




지금의 황정은 시중에 돌아다니는 그 낭설의 진위여부 따위는 안중에 있을 리 없었고, 적룡을 향해 끓어오르는 살의와 분노를 있는 힘껏 분출시키며 여의파 도장으로 쳐들어갔다.




“누구십니까??”




“내가 누군지는 알바 아니고, 너희 장문인은 어디냐.”




“....황사부... 여기는...무슨 일로?”




황정은 자신을 경계하며 다가오는 여의파의 제자들을 전부 제치고 오로지 자신의 앞에 있는, 자신의 연적이자 대천지원수인 적룡에게 한걸음씩 성큼성큼 큼지막하게 발길을 옮겼다.




“황사부...무슨 일로 왔냐고 물었소.”




“무슨 일이라...고 물으면 당연히. 네놈을 죽이러 왔지.”




“무...뭐요..?”




황당함이 듬뿍 실린 적룡의 대답이 미처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황정의 주먹이 적룡의 안면을 향해 직행했으나 적룡은 가뿐하게 피해내고는 또다시 영문 모를 표정을 지어 보였으나, 황정은 냉혹한 표정만 안면 가득 내건 체 적룡을 향해 소나기같은 공격을 퍼부었다.



갑자기 시작된 장문인들끼리의 싸움에 어린 여의파의 문하인들은 어쩔 줄 모르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으나, 여의파의 첫 번째 제자인 정교는 이 싸움을 말리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려 득달같이 도장 밖을 벗어났다. 그런 와중에도 황정과 적룡 두 장문인간의 싸움은 점점 더 절정으로 쳐올라가고 있었다.




황가권의 초식인 황가연타를 마구 난무하는 황정의 살의가 담긴 공격을 강룡유회로 애써 흘려내던 적룡은, 그가 대체 왜 그러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대체..대체 뭐하자는 거야?!!! 황사부!”




“끝까지 시치미를 떼는구나. 이 악독한 살인마놈.”




“사..살인마? 무슨 소리인지....”




“왜...대체 왜..서유를 죽인건가...? 대체 왜!!! 서유를 죽인거냐고?!!!”




“내가...서유를...죽여...?”




적룡은 황정의 입에서 죽은 아내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갑작스럽게 정색했다. 자신이 아내 서유를 살해했다는 말도 안되는 발언에 일순간 부인 한번 해보지 못하고 뇌가 굳어버림을 느꼈다.




적룡이 뭔가의 말을 내뱉지 않자 황정은 그것을 긍정의 의사로 전달받고 더욱더 광폭하게 공격을 퍼부었다.



“감히..감히 네까짓 놈이 서유를!!!! 오늘 네놈을 죽이고 네놈의 내장을 씹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는다!!!!”




“황정...도대체 무슨 소리를 어디서 들은거야? 내가 서유를 죽일 리가 없잖아!!

대체 무슨 말을 듣고 온거야??”





“네놈이 그것까지 알 바 아니다. 중요한건 오늘 네놈은 나에게 죽는다는 것.”




살기를 뿌려대며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황정의 공격을 더 이상 강룡유회로 흘려내기가 버거웠던 적룡은 황정을 힘으로 찍어누르기보다는 일단 그의 넘쳐흐르는 격노를 진정시키기 위해 황정의 주먹을 한 팔로 막고 그의 안면에 힘이 적당히 실린 용권쟁투를 때려박았다.




적룡은 용권쟁투에 나름 손속을 두어 강하게 휘두르지 않았지만, 적룡의 주먹에 제대로 맞은 황정의 몸은 붕 떠서 12걸음 밖으로 나뒹굴었다. 얼굴부터 시작해서 온 몸을 훑어내려가는 엄청난 격통에 황정은 몸을 부르르 떨며 신음했다.




‘으긋...크...무슨 주먹이...이게...사람 주먹인가....’




“황사부. 일단 내 말좀 들어보고 화내게. 난 절대, 결단코 서유를 죽이지 않았어. 서유는..... 의문 모를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어. 그 찢어죽여도 시원치않을 놈들을 잡기 위해 찾아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했지.”



“무슨 소리를 지껄이나 했더니..흥. 차라리 목숨구걸이나 해라. 어차피 네놈은 오늘 여기서 뒈질 놈이니깐.”




“.....나를 죽인다고?? 네까짓게 날 죽일 것 같아?”




겨우 몸을 일으킨 황정은 여전히 적룡의 말은 들으려 하지도 않고 무자비하게 달려들었다. 자신의 진정성 어린 말이 여러 차례 무시되자 드디어 적룡도 폭주하며 황정에게 맞섰다.




두 장문인은 처절하게 격돌했다. 무도인간의 감정 섞인 비무는 더 이상 비무라고도 정의하기 힘들었다. 한때 두 남자의 가슴을 불살랐던 한 여성의 존재는 이제 없지만, 아직도 그 여성을 잊지 못하는 두 남자들간의 오해가 얽히고 설켜 결국 이 둘을 부딪히게 만들었다.




두 장문인간의 싸움은 더욱 더 절정으로 치달았다. 피가 튀고, 코뼈가 꺾이고, 서로의 주먹에 얼굴이 짓이겨져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되어서도 이 둘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냥...인정해라. 적룡. 니가 죽였다고.”




“내가 왜 인정해야 하지? 네놈이야말로 인정해. 네놈이 죽인거 아닌가?”




“하....이제는 나한테 뒤집어씌우시겠다?”




“두분 다 그만하시오!!! 제자들 앞에서 이 무슨 짓들이오?!!!”




그 무렵, 이 둘의 싸움을 말리기 위해 어디론가 뛰어가던 정교가 어느 나이든 무도인을 데려오자, 여의파의 제자들, 그리고 이 둘의 싸움을 기웃거리며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온통 나이든 무도인의 얼굴에 쏠렸다.




적룡과 황정 역시 느닷없이 끼어든 처음 보는 노인의 등장에 하던 싸움도 멈추었다. 길고 검은색과 흰색이 어지럽게 섞인 머리를 늘어뜨리고, 긴 흰색 창파오를 입은 노인은 두 남성의 앞에 다가서서 마치 할아버지가 다툰 손자를 꾸중하듯 언성을 높였다.




“황 장문. 적 장문. 어린 제자들이 다 보고있는 앞에서 뭣들 하는 것이오?! 창피하지도 않소?”




“대체 노인장은 뉘시온데..우리 사이에 끼어드는 거요?





“매화파 장문인 설중매라고 하오. 두 장문 다. 오늘은 여기서 그만두시오.

무슨 일인지는 내 모르지만 이런다고 일이 해결되는건 아니지 않소?”




“내가 왜.. 당신의 말을 들어야 하지? 엉?!”





‘설중매...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데..설중매..’





황정은 엄중한 표정을 짓는 설중매 앞에 다가서서 눈을 부라리며 강력한 반항의 의사를 드러냈다. 한편 적룡은 설중매라는 낯익은 이름을 듣고 오래 된 기억의 조각을 더듬더듬 맞춰보고 있었다.




“황 장문. 한 문파의 장문인이 이렇게 오래 문파를 비우고 있어서야 되겠소?”





“남이사 문파를 비우건 말건!!! 왜 당신이 느닷없이 끼어서 훼방이냔 말이야!!!!? 이제 저놈을 드디어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그걸 왜!! 당신 따위가 뭔데 막아!?!!!!”





“그만해 황정!!!”







이미 분노로 이성을 잃은 황정에게 설중매의 말은 들릴 리가 없었다. 황정은 설중매가 노인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설중매의 안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허나 그의 주먹이 설중매의 안면으로 날아가기도 전에 설중매는 황정의 주먹을 손쉽게 잡아냈다. 연달아 휘두른 오른주먹마저 가뿐히 잡아낸 설중매는 주먹을 잡은 손에 힘을 주어 황정을 멀리 밀어냈다.



어느 샌가 8걸음 밖으로 밀려난 황정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이 상황이 어이없었던 것도 있지만, 노인의 힘이라고는 상상도 안될 정도로 억센 설중매의 완력에 더욱 당황스러웠다.




“그만 진정하라고 하였소. 두분 장문 모두. 이쯤에서 끝내시오.”





“.............”





“.......알겠습니다.”





황정은 천천히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결국 아쉬운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분이 해소되지 않았는지라 적룡을 찢어죽일 듯 노려보며 마지막 경고를 던진 후 빠르게 여의파 도장을 벗어났다.





“적룡...오늘은 일단 돌아가마. 하지만 기억해둬. 언젠가 네놈과, 네놈의 잘난 문파도 모조리 깨부숴버릴테니깐.”




“......그래. 기대해두마.”






*******







“아까는 고마웠습니다. 설 장문. 한데 듣기론 원래 이곳출신이 아니시라 들었는데.”




“그렇소이다. 원래 고향은 평하이지만 30여년 전부터 이곳에 정착해서 살고 있소.

아까 이 소년이 때맞춰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으면 큰 일 날뻔 했구려.”




설중매가 옆에서 잠자코 서있던 소년 정교의 머리를 쓰다듬자 적룡은 엷은 미소를 띠고 정교를 바라보았다. 정교는 스승이 자신을 따뜻하게 바라보아주자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은 미소를 흘렸다. 설중매는 적룡에게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를 남기고 떠나갔다.





“적 장문. 명심하시는 게 좋을 것이오. 우리 무도인들은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럼 잘 계시오.”





‘육체와 정신...’




적룡은 설중매와 헤어진 이후에 집에 돌아와 설중매가 남긴 말에 대해서 심중히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덧 어린시절 아버지가 무도인의 소양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


“룡아. 우리 무도인들은. 항상 강해야 한단다. 정신적으로 강해야 하고, 육체적으로도 강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절대 사적인 감정에 얽매여서는 강한 무도인이 될 수 없다. 항상 그걸 잊지 말거라.”



“네. 아버님.”




*




그제야 적룡은 설중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적룡은 문득 방에서 얌전히 잠을 자는 어린 아들 적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적룡은 앞으로 어머니 없이 자라야 할 자신의 아들이 너무나 가여웠고, 아내없이 자식을 키워야 하는 자기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서글펐다.




하지만 아들 적운이 아내가 남겨준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하면 아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 어머니 없이도 강하게, 그리고 밝게 키우고 싶었다.






‘운아...미안하구나. 네 어머니를 아버지가 끝까지 지켜줬어야 했는데..미안하구나.

하지만 걱정 마렴. 아버지가..널 누구보다도 더 떳떳하고...바르게 키울테니. 서유야..걱정 마라..’




그후, 20년이 넘는 적잖은 시간이 태풍처럼 지나갔다. 적룡의 아들 적운이 무도인들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천령비옥의 조각을 모으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온 도장의 제자들이 모두 적운을 배웅해주려 이른아침부터 도장으로 모였다. 적운은 떠나기 전 아버지와 사형 정교, 그리고 도장의 사제들에게 씩씩한 인사를 뒤로 하고 머나먼 여행길의 첫발을 내딛었다.





“다녀 오겠습니다!! 모두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잘있어요!!! 나

보고싶어도 울지 말고!!!”




“몸조심해라 운아!”




“잘 다녀와 운사형!!!”




“경거망동 하지 말거라. 몸 조심하고.”




“예 아버지! 다녀올게요!”




적룡은 멀어져가는 아들 적운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다가, 후련하면서도 섭섭한 표정으로 아내의 묘소를 찾았다.





“여보. 운이 잘 보내고 왔어. 그놈자식..무슨 좋은 데 놀러가는것마냥 헤벌레 해가지고 가더라구. 집 떠나서 앞으로 고생만 원없이 할텐데. 뭐가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어.



하기야 뭐 그놈은

워낙에 당신 닮아서 한시도 가만히를 못 있는 놈이니깐. 억지로 도장에 잡아다 놔도 하루를 채 못가서 나돌아다닌다니깐. 아무튼, 그놈 가는거 보니깐 당신 생각 많이 나더라. 오늘따라 정말 보고싶다. 서유야...사랑한다.”





-끝-


작가의말

다음편부터 본편이 나갑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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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여러분 덕에 일반연재로 올라왔습니다. +2 19.08.17 50 0 -
42 제36화 : 천하를 위해서 19.11.09 28 0 12쪽
41 제35화 : 전쟁을 움직이는 자   19.11.08 29 0 12쪽
40 제34화 : 사마후의 몰락 19.11.02 32 1 12쪽
39 제33화 : 사마가문의 욕망 19.11.01 28 1 12쪽
38 제 32화 : 천령비옥의 완성 19.10.26 55 1 12쪽
37 제 31화 : 사명 완수의 길 19.10.25 35 1 11쪽
36 제30화 : 사투 19.10.19 35 1 11쪽
35 제29화 : 반갑지 않은 존재 19.10.18 22 1 11쪽
34 제28화 : 평하에 뿌려진 피 19.10.12 37 1 11쪽
» 번외편 : 적룡 마지막 19.10.11 37 1 11쪽
32 번외편 : 적룡5 19.10.05 41 1 12쪽
31 번외편 : 적룡4 19.10.04 32 1 12쪽
30 번외편 : 적룡3 19.09.28 38 1 12쪽
29 번외편 : 적룡2 19.09.27 27 1 11쪽
28 번외편 : 적룡1 19.09.22 48 1 10쪽
27 제27화 : 본성 19.09.22 49 1 11쪽
26 제26화 : 피의 복수 19.09.15 41 1 12쪽
25 제25화 : 천마의 거래 19.09.13 54 2 13쪽
24 제24화 : 도화선 19.09.07 68 1 12쪽
23 제23화 :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19.09.06 48 1 13쪽
22 제22화 : 또다른 가족의 존재 19.08.31 55 1 14쪽
21 제21화 : 용의 주먹 19.08.31 61 1 13쪽
20 제20화 : 비호:적룡 19.08.24 65 1 16쪽
19 제19화 : 천마살인회 19.08.23 56 1 16쪽
18 제18화 : 지옥의 입산수련 19.08.17 89 1 16쪽
17 제17화 : 단서 19.08.16 67 1 15쪽
16 제16화 : 악연(惡緣) 19.08.10 82 1 14쪽
15 제15화 : 여행 재개 19.08.09 68 1 14쪽
14 제14화 : 혼란의 시대 19.08.03 68 1 13쪽
13 제13화 : 3명의 계승자 +2 19.08.02 75 1 13쪽
12 제12화 : 공방전 19.07.27 74 1 13쪽
11 제11화 : 강룡18장 +2 19.07.26 73 1 14쪽
10 제10화 : 사명 19.07.20 85 1 14쪽
9 제9화 : 도적토벌 +2 19.07.19 90 1 14쪽
8 제8화 : 100년 후 19.07.13 119 2 12쪽
7 제7화 : 대련 19.07.12 140 2 12쪽
6 제6화 : 3도선과 3무공 19.07.11 147 3 12쪽
5 제5화 : 무너지는 균형 +2 19.07.06 146 4 15쪽
4 제4화 : 참패 +2 19.07.05 177 3 11쪽
3 제3화 : 신비한 빛의 기둥 +2 19.06.29 297 5 12쪽
2 제2화 : 3세력 19.06.28 592 5 15쪽
1 제1화 : 신수 +4 19.06.22 1,170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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