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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여 가던 길을 멈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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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숙제
작품등록일 :
2019.06.22 12:24
최근연재일 :
2019.11.2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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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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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각종 비기를 전승 받는 바라하

DUMMY

"피규어 줘잉~!!"

"그냥 줘버려. 소멸자들끼리 욕심부리지 말자."

남의 집 가보로 내려온다는데도 바라하는 포기하지 않는다.

인형술사 특유의 피규어에 대한 집착이 발동했다. 피규어가 하나도 없으니 불안했다. 하지만 상대방 소멸자 역시 만만치 않다. 이것까지 빼앗아 가냐 뺏기지 않겠다! 오기가 발동했다.


-퍽!

끝내 발길질에 차인 바라하가 데굴데굴 굴러간다.


"같은 소멸자들끼리 싸우지 맙시다."

"이것 봐 너희들도 갑자기 해탈한 것처럼 그러지 말고 각자 물건 하나씩 챙겨. 이런 물건 하나 없으면 정말 허무하게 소멸되어도 소멸한 줄 모른다니까."

체념한 듯 공허한 눈동자로 말한다. 소멸자들이 말이 없다.


"마이 프레...아니, 마이 피규오르......"

바라하가 눈을 빛내며 피규어를 포기하지 않고 바라보지만 아까처럼 실랑이는 벌이지 않았다.


"그런데 너희들 기사단 퀘스트는 어떻게 했어?"

"뭔 소리야?"

바라하의 말에 사람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치다. 자꾸 헛소리를 하는 게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는 것 같다. 지금 같이 우울할 때 저런 사람 소중하지. 짜증은커녕 고마워 한다.


"사람들이 냉정한 게 소멸하니까 말이야. 죽마고우들도 그렇고 오래 일한 직장도 그렇고 다 버리대. 한편으로 이해하면서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더라."

"나는 영원한 우정을 위해 돈 관계도 안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버렸어. 소멸을 한다는 건 생각도 못 했는데 이렇게 되어버렸네."

바라하는 계속 주위 사람들에게 기사단 퀘스트가 어떻게 되었는지, 피의 계약식은 성공이 되었는지 물었지만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고 대신 각자 이야기를 들려줬다.


"왜 자꾸 300년 전 얘기를 꺼내는 거야?!"

누군가 바라하의 질문에 반응해주는데, 이번엔 바라하가 자신의 질문에 사람들이 반응하던 표정으로 대꾸한다.


"너 다른 차원에서 왔냐?"

"내가 할 소리다 임마!"

바라하가 진지한 표정으로 묻자 정색하며 화낸다. 괜히 대꾸해줬어!


이들은 가만히 소멸을 기다리느라 따로 할 일이 없다. 목표도 없고 욕심도 없다. 뭔가 넋나간 표정으로 응시하는 사람도 많다.


"왜 그렇게 렙업에만 열중했는지 몰라 밤 하늘이 저렇게 아름다운데."

누워 있는 사람이 혼잣말 한다.


"너는 어떻게 하다가 소멸현상이 온 건데?"

그래도 누군가 바라하에게 관심을 가져준다.


"그러니까 나는......"

바라하가 어젯밤 일을 다시 떠올려본다. 길을 헤매고 있는데 기다렸다는 듯 캠핑 중인 사람들이 환대하며 함께 하자고 했다.


따듯한 음식을 나눠먹고 그 사람들이 눈을 빛내며 입고 있는 장비와 무기에 관심을 줬는데 그것도 모르고 기분이 좋아 자랑하고 그런데 프란체스카가 갑자기 굳은 얼굴로 잠깐 화장실 간다고 하고 다른 필드로 사라지더니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돌아오지 않았다.


프란체스카가 눈치를 채고 혼자만 도망친 건데, 알려줄 방법이 소리를 지르는 것뿐이라, 싸우다간 다 같이 전투불능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고블린 왕도 이겼지만 정작 프란체스카는 이들이 대등하게 싸운 걸 못 봤다. 막판에 다시 전투에 참전해 자신이 막대한 도움과 함께 순두부찌개가 혼자서 버틴 줄로만 알았다. 첫 전투의 고블린들처럼 고블린 왕이래봤자 약한 걸로 오해했다. 세지나가 나타나 워낙 쉽게 썰어댔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렇다고 비겁한 프란체스카! 라고 성급히 오해하면 안 된다. 저번 챕터2 고블린 왕과의 보스전 때처럼 그녀는 주변에 도움을 청하러 간 것이었는데 돌아왔을 땐 이미 일행들이 사라진 상태였다.


"푸쉭, 푸수슉, 빠방!"

그전에 바라하는 충분히 배를 채운 후 평소처럼 피규어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는데, 한 사람이 다가와 피규어를 알아봐 귀찮았지만 몇 마디 나누긴 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슬쩍 건네주는 주스를 받아 마시고 일어나니 이랬다.


"글쎄...희한하네. 소멸자들의 '공통적인 현상'은 맞는데 그러면서도 조금 달라."

바라하의 얘기를 들은 소멸자들이 머리를 긁적인다.


"너는 안 가?"

새벽, 어느새 꾸무럭 잠들어버린 바라하를 누군가 흔들어 깨운다. 어딜......? 바라하가 눈도 뜨지 못한 채 자동반사적으로 묻는다.


"우리는 사라져줘야 한다. 미련은 딱 하루. 그게 소멸자들의 예의다."

목적지가 사라진 바라하가 따라간다. 소멸자들은 추위를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정확히 말하면 단 하루만에 추위를 느끼지 못하게 된 것 같았다. 적응력이 뛰어나군. 새벽 한기에 바라하 혼자서만 벌벌 떤다.


갑옷을 입고 있는 사람도 보였는데 그들은 아까 바라하에게 피규어를 뺏기지 않은 사람처럼 자신이 소리 없이 소멸한 것을 알려주는 용도였다.


이들은 여전히 예의라고 말하며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필드만 골라서 잘 찾아 다녔다. 잘 보니 소멸자 중에서도 인솔자가 있었는데, 마을에서 제공한 지도를 보며 인솔하고 있는 중이었다.


"몬스터가 많네!"

바라하가 놀란다. 대륙에 이정도로 몬스터가 그것도 중간보스급이 필드에 다니는데 역대급으로 평화로운 시절이라고 하지 않았나 의아해한다.


몬스터가 나타나면 선두에 서는 전투 클래스들이 있었는데, 처음 보는 몬스터들을 쉽게 처리했다. 선두에 선 이들은 무척 강했다.


바라하는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다가 중간 보스급몬스터를 쉽게 처리하는 소멸자들을 보고 놀란다. 놀라운 건 100% 기습 성공이었다는 것이다.


몬스터들은 마치 소멸자들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우왕좌왕 하며 도망치거나 썰렸다. 기습을 담당하는 소멸자들은 몸이 부숴지듯 흩날리며 몸의 일부분만 보이고 있었다.


소멸자들 역시 공수래공수거 곧 소멸할 것이라 몬스터를 잡거나 놓고 간 아이템을 탐내지 않았다. 오직 바라하만 제외하고 말이다. 바라하는 누더기 옷을 버리고 무기와 방어구를 맞출 수 있었다.


소멸자들이 보이는 아이템마다 챙기는 바라하를 보고 뭐라고 하진 않지만 그래도 소용없다는 눈빛으로 불쌍하게 쳐다본다.

저 친구 정말 이 삶에 미련이 많은 것 같네. 소멸자들의 눈은 공허하게 정말 뚫려버린 것 같이 보였는데, 단 하루 만에 이뤄진 급격한 변화였다.


소멸자들이 중간 지점에서 잠시 쉰다. 바라하가 선두에 선 전사에게 다가간다.


"왜 너도 선두에 서고 싶어?"

"아니 절대 싫어!"


단지 그들이 사용하는 기술에 관심이 있었다. 솔직한 동경의 모습에 이제 곧 소멸되는데 일족에게만 혹은 일정 클래스에 도달해야 알려주는 비기 따위 아껴둬서 뭐하나. 소멸자가 관대해진다.


"배우긴 힘들 테니, 눈으로라도 구경해봐."

비밀리에 극소수의 능력자에게만 전승 되는 기술을 가진 소멸자가 바라하에게 선심 쓰듯 과시하듯 혹은 마지막 남은 후계자에게 기술을 전수하듯 아낌없이 보여준다.


"정신 사납게 먼지 날려 저쪽 가서 해!"

다른 소멸자들이 귀찮아 한다. 예전 같았으면 무릎 꿇고 알려달라고 했을 텐데 관심조차 없다.


바라하가 한쪽으로 가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바라보고 있다. 눈으로 모든 동작을 바라본 바라하가 곧잘 따라한다.


"이야 잘 배우네? 눈썰미만 있어선 가능하지 않은데, 의외로 몸도 유연해. 게을러서 몸이 퍼졌구나."

"왕국 상급기사였대."

그럼 그렇지! 기술을 전수 중인 소멸자가 곧잘 흉내내는 바라하의 팔각도를 조정해주고 세심하게 알려준다. 그러자 바라하가 실전에서도 가능할 정도로 금새 따라한다. 바라하도 알지 못했던 숨은 재능이었다.

또 다른 절정의 기량에 다다른 소멸자들이 그 모습을 보고 줄을 서서 바라하에게 기술을 전수하려고 든다. 바라하 역시 온 힘을 다해 배우려고 노력한다.


[[ 바라하가 각종 비기를 전승 받았다!! ]]


"너 인형술사냐?"

각종 비기 전수를 끝마치고 다시 돌아와 체력이 방전돼 누워있던 바라하에게 누군가 다가와 묻는다. 어떻게 알았어? 바라하가 몸을 벌떡 일으킨다.

"거짓말쟁이구나?!"

그런데 그 사람이 갑자기 바라하의 귓방망이를 후려친다. 당황해 되묻지도 못하고 쳐다본다.


"이상하다고 했어! 다 큰 어른이면서 피규어에 대한 강한 집착! 그리고 방금 저 기억하기도 힘든 동작을 한번만 보고 직접 흉내내는 수준까지 나오는 눈썰미와 운동신경. 인형술사의 특성이 분명하다."

왜 때렸냐고? 바라하가 얼굴로 요구하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혼자 신나게 말한다.


"바라하라는 이름이 왠지 낯익었는데, 피규어에 대한 강한 집착과 고블린왕 어쩌고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300년 전에 인형술사가 한 명 대륙에 나타났지."

"그게 나야."

하지만 그 소멸자는 듣지도 않고 계속 떠든다.


"몇백 년 만에 나타났다고 하는데, 고블린 왕을 잡았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갑자기 모습을 감췄다고 너는 왜 하필 300년 전 인물을 사칭하는 거야?"

"사칭이라니......"

'자꾸 300년전이라니 무슨 말이야.' 바라하는 이야기의 맥을 짚을 수가 없다.


"대부분 인형술사는 직접 인형을 만들어 쓰는데, 이 인형장인은 특이하게 인형만 만들어. 피규어를 소환할 능력은 없대. 사람들이 그러더라고 그 능력이 만드는 능력으로 몰린 거라고 그만큼 뛰어나. 널 보니까 갑자기 인형장인이 생각났어. 이 근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고 있거든."

그러면서 '인형장인'의 얘기를 꺼냈다. 바라하의 눈이 번쩍 뜨인다.


"뭐 지금 알기엔 너무 늦었지만."

마치 자기 일처럼 아쉽다는 듯 덧붙인다. 바라하가 그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난다. 조금 더 자세하게 위치를 묻더니 소멸자 무리에서 이탈한다.


"이봐, 이봐!"

누군가 바라하를 불러 세운다.

"너도 곧 소멸하겠지만 눈동자를 보면 굉장한 삶의 의지 나쁘게 말하면 삶에 엄청난 미련이 느껴진다. 우리보단 더 오래 있다가 소멸할 것 같다. 그래 갈 수 있을 때까지 가봐 이거 받아. 거기까지 가려면 필요할 거야. 넌 지금 전혀 소멸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어 그때는 죽을 수도 있다. 조심해."


그러면서 자기가 찾아 다니며 연구하고 기록한 '몬스터 애널라이즈 사전'을 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다가와 바라하에게 자신의 갑옷과 무기를 벗어준다.


"우리의 여정은 곧 끝난다. 너에겐 이게 필요할 것 같군."

소멸자 한 명이 갑옷을 벗어주며 말한다. 가문의 비기를 알려준 검사였다.

"너 몬스터를 상대해야 하잖아."

갑옷을 벗어준 사내의 드러난 몸이 마치 재처럼 가루가 되어 날리고 있다.


"점점 소멸하고 있어. 반대로 말하면 잠시 무적이란 뜻이야."

다른 사람들 덕분에 장비세트를 맞춘 바라하를 소멸자들이 배웅을 해준다.


"민폐는 적당히 끼쳐!"

"인형장인만 만나고 온순하게 소멸해."

"인형장인은 꼭 만나고 소멸해."

소멸자들의 격려를 받으며 바라하가 소멸자들의 무리를 이탈한다.


바라하는 왠지 눈물이 났다. 서서히 소멸해가며 아무런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체념한 후 도달점을 향해 나아가는 소멸자 무리들.

소멸자가 되기 전 엄청난 활약을 했고, 소멸자만 되지 않았다면 엄청난 활약을 할 수 있었을 사람들이, 자신들의 못다 이룬 염원을 이루라고 응원을 담아 바라하를 응원한다.


바라하가 축복을 받은 듯 지치지 않고 어두워진 정돈되지 않은 필드를 뛰어간다.

"자네 잠깐 나 좀 보게!"

소멸자들을 먼저 보내고 따라온 소멸자가 바라하를 멈춰세운다. 아까 비기를 알려준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


"스승님."

바라하가 다가오는 소멸자에게 인사한다.


"너에게 기술을 마저 전수해주지. 우리 백사자 가문의 궁극기다!"

지금 소멸 중인 백사자 궁극기의 전수자는 많은 제자를 들였고 마음에 든 사람도 있었지만 끝내 모두 돌려보냈다.

소멸자가 되리란 생각을 못했다. 언제나 정 한번 주지 않고 냉정하게 대했다. 이제야 단 한 명의 제자도 남기지 못한 후회가 든다.

그 아쉬움에 바라하의 재능을 보고 추가로 자신의 비기와 전술을 알려주려는 것이다. 바라하는 눈 앞에서 보이는 시연만으로도 바로 익힐 수가 있었다.

바라하도 곧 소멸하겠지만 지금 열정을 다해 기술을 시연 중인 백사자 궁극기의 전승자는 바라하가 영원히 소멸하지 않는 사람처럼 기술을 전승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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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5-13 흑마법사의 비밀 던전 19.10.28 9 0 13쪽
72 5-12 회색기사단의 탄생 19.10.25 9 0 13쪽
71 5-11 버텨야 한다! 디펜스 시작 19.10.23 7 0 13쪽
70 5-10 7인의 디펜더 이데아 19.10.21 6 0 12쪽
69 5-9 300년 전 운명의 날 19.10.18 7 0 12쪽
68 5-8 수호자 마을의 진실 19.10.16 8 0 12쪽
67 5-7 멸망 직전의 세계와 보이지 않는 손 19.10.14 7 0 12쪽
66 5-6 일거리가 끊긴 최후의 스트라이더 19.10.11 9 0 13쪽
65 5-5 넨도 머리와 재회하다 멸망 직전의 세계와 보이지 않는 손 19.10.10 7 0 12쪽
64 5-4 제련거리 대소동 19.10.09 8 0 12쪽
63 5-3 전설의 인형술사, 전설의 인형장인을 만나다 19.10.07 10 0 12쪽
» 5-2 각종 비기를 전승 받는 바라하 19.10.04 1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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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4-15 용자 에드월드의 이름을 크게 외쳐라!_챕터4 FINAL 19.09.30 10 0 13쪽
59 4-14 해방의 콜리세움 19.09.20 8 0 13쪽
58 4-13 악행의 근원지 콜리세움 19.09.19 9 0 13쪽
57 4-12 강약중강약초 마을 지키기 19.09.18 1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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