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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어이블: 악의도래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솔다트
그림/삽화
가르아트
작품등록일 :
2019.06.23 05:56
최근연재일 :
2019.11.23 23:00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8,448
추천수 :
193
글자수 :
273,168

작성
19.08.05 23:30
조회
64
추천
2
글자
8쪽

레드존 (5)

DUMMY

그 문어대가리는 그러나 한 치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꿈틀거리는 촉수로 자신의 막대를 성대에 대었고, 그 희미한 얼굴표정을 애써 움직여 미소라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소장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인간과도 같은 괴물? 다음은 무엇이었을까? 인간 같은 동물 컵 고양이? 주변의 상황이 좋지않다는 보고와 함께 이곳에 오래있을 수 없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진다. 소장은 질문을 던진다.


“어딜 봐서 당신이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건가?”

“대다수 괴물들, 그러니까 비세로이드들은 이성을 잃어버렸다”


“사람을 잡아먹고, 힘에 취해 날뛰는 것들이 어떻게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거지?”


그러자 `그것`이 말해왔다. 기괴한 외형과는 다르게 그것은 침착하고, 점잖았다. 그렇기에 너무나도 담담한 대화가 이어진다. 물론 바깥에서는 뻐엉! 하고 고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전선의 상황이 갈수록 험해지는 것이 분명했다.


보이지도 않던 이 문어의 눈이 슬며시 뜨여졌다. 그것은 분명하게도 괴물의 눈이었지만, 사람의 시야를 가지고 있었다. 아니 적어도 사람이기위해 노력하는 괴물의 눈인 것이다.


그 문어는 어찌되었든 자신을 바로 쳐 죽이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던 듯 약간은 말을 편하게 놓아서는 대화를 이어간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이 휠체어에서 벗어날 수 없었지.”

“그렇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생각하는 것뿐이었소”


하지만 철두는 이런 철학적인 고민을 할 시간은 없었다.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었고, 자신은 지켜야할 고국이 있었다. 슬픔에 빠져 미래를 고민하기 보다는 바로 해답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내야 하는 것이다.


“그저, 사람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 뿐이오.”


“사람을 잡아먹을 수 있다한들, 입맛이 뒤바뀌어 시체를 먹어야하게 된다 한들”

“심지어는 아무런 육신의 변화가 없다한들”

“적과 아군이 뒤섞여 누구인지 구분할 수조차 없다한들”



“결국 자신이 괴물인지, 사람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지.”


그리고 쾅! 소리를 내며, 휠체어의 바퀴를 소장 정두화는 발로 후려 깠다. 문어는 다소 황당한 듯 깜짝 놀랐지만, 이내 떨리는 촉수들을 잠시 잡아서는, 그가 왜 저럴 수밖에 없는지를 알아차린다. 그 소소한 분노가 이 군인의 원동력이었던 것일까.


그리고는 문어는 이해한다는 듯 조용히 말했다.


“그래..”

“당신도 두려운 게로군?”


`타다당!`


그와 동시에 총성이 들려왔다. 안 그래도 위험한 지역의 현실을 적나라케 보여주듯 검은 옷을 입은 PMC로 추정되는 이들이 옥상에 기관총 진지를 설치했다. 주변상황을 시찰하는 정두화 소장을 제일순위로 노림이 분명했다.


소장은 그대로 엎드렸고, 병력이 산개하여 대응한다. 유탄발사기 사수가 언덕의 기관총을 능숙하게 조준하여 날려버릴때까지 몇발의 총탄이 더 날아들었다. 그리고 운명적이게도 그것은 소장이 아닌 `문어 괴인`의 심장을 정확하게 뚫어낸다.


“소장님 여긴 너무 위험합니다!”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병사들의 당연한 보고, 혼란의 종점,

타오르는 화염과 쏟아지는 총알

그 삶과 죽음의 아이러니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조차 못하는 이의 이름을 군인은 다급히 물었다. 그것이 인간이라면, 분명히 남기고 싶은 말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괴물은 자신이 무엇인지에 대해 끝끝내 말하지 않았다. 분노가 치밀어 오름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한 동점심이 생기는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격리구획을 마련해주지, 어떻게든....!”


괴물은 고개를 내저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자신은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누가 사지 불편한 바이러스 덩어리를 좋아하겠는가? 그럼에도 이 철학자는 자신이 남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이미 알고 있었다.


촉수가 움직여 자신의 `전자음 막대기`를 툭 떨어뜨렸고 소장에게 이것이 필요할 것이라는 듯 살포시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을 아주 조금씩 움직여 냈다. 이미 구멍이 뚫려버린 배때기의 상처대문에 이 비루한 괴물은 더 이상 살아있을 수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쉬익쉬익 소리를 내면서, 그것은 자신의 육성으로 의사를 전달했다.


“그게.... 필요할... 거요.”


소장은 의무병을 불러다가, 쓸 만한 것을 만들어내라고 고함친다. 의무병은 가까스로 주변에서 위생팩 따위를 가져올 수 있었고 철두는 그 문어에게 달려들어 `전자음 막대기`를 받아 들어 보관한다. 유품, 증거자료, 바이러스, 그 무엇대로 불러도 좋을 것이다.


프로펠러 소리와 함께 적의 공격용 드론이 떴다는 경고가 주변부대 전체에 알려졌고, 소장은 `그것`의 눈을 보며 마지막 한마디를 해야 했다.


“빌어 처먹을”

“조언인지 저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잘 알아들었소”


감상적인 말을 할 시간 따위가 언제나 없었지만, 너무 많은 피인지, 체액인지를 흘려버린 문어의 마지막 숨결이 멈추었다. 소장은 재빨리 뜬 눈을 양손으로 감겨 주었다. 자신이 바이러스에 대한 확신은 없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부수적 공포 때문에 인의를 저버릴 수는 없었다.


그리고 저 괴물은, 분명하게도 자랑스러운 조국의 국민이었음을 상기한다.


...

...

...


기억의 저편은 더욱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회상의 불필요한 부분은 잘라내고, 가장 극적인 장면을 도출한다. 조금 작위적일지도 모르겠지만, 알게 무엇인가 어차피 한 `게`의 꿈일 뿐인데



전선이 밀린다. 후퇴한다. 최신무기를 사용하는 외국군대에 짓밟힌다. 북한, 러시아, 심지어 미군까지 알 수 없는 군집단이 서울을 종횡한다. 강북에서 강남까지 전선이 좁혀진다. 이제는 기지라고 부를 수조차 없을 정도의 피난처로 도주해야했을 정도로 상황이 나빠졌다.


몇몇 구획에 전술핵이 떨어졌고, 수많은 부수적 피해가 발생했다. 그 책임감이 너무나도 무거워 어깨를 둘러빠지게 할 정도로 고통이 심했을 때, 임시 본부건물의 무전기가 시끄럽게 전자음을 울리고 있는 그날.


소장은 자신의 몸이 이상함을 느꼈다. 그것은, 고통스럽다 거나 불안한 전조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젯밤은 놀랍게도 너무나도 평안했다. 흐드러지는 꿈을 꾸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의 야전침대는 무너져 내렸다. 소장은 벽 사이로 깨진 거울에 반사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그것은 거대한 갑각류의 형태였다. 어렸을 적에 보았던 만화영화에나 나오는 성의 없는 악당의 그것과도 같았다.


비명을 지르려 했으나, 비명이 나오지 않는다. 더욱이 충격스러운 것은, 일선 지휘계통이 개판이 나버린 이 상황에서 자신마저 `이 꼴이 나면` 이 나라는 그대로 멸망할 것이라는 그 당연한 위기의식에 의거한 것이다.


터져버린 정신과, 뒤바뀌어버린 마음이 자신을 휘감는다. 그렇지만 이 `아이언헤드`는 자신의 마음을 금방 다잡을 수 있었다.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었고 억척스러운 대한의 군인이었다.


그는 냉철하게 판단한다. 그리고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을 도출해낸다. 완고하고도 투철한 실행력이 그가 이 혼란스러운 대한민국에서 마지막 남은 `장군` 따위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인 것일까.


`문어 막대기!`


그 누구도 듣지 못할 말이었지만,

그 무엇보다 처절하게 외치는 마음의 소리인 것이다.


작가의말

다음 회차에는 다시금 니히트가 나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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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녹색의 하늘 (2) 19.10.24 25 0 10쪽
60 녹색의 하늘 19.10.19 2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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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시민 정바른 (2) 19.10.12 37 0 12쪽
57 시민 정바른 19.10.05 4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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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정의란 무엇인가 (3) 19.08.18 8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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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정의란 무엇인가 +1 19.08.16 66 0 13쪽
52 불명예 (3) 19.08.12 94 0 8쪽
51 불명예 (2) 19.08.11 56 0 8쪽
50 불명예 19.08.10 55 0 7쪽
49 코스트할라 (4) 19.08.09 53 0 7쪽
48 코스트할라 (3) 19.08.08 44 1 9쪽
47 코스트할라 (2) 19.08.07 50 0 7쪽
46 코스트할라 19.08.06 7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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