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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어이블: 악의도래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솔다트
그림/삽화
가르아트
작품등록일 :
2019.06.23 05:56
최근연재일 :
2019.11.23 23:00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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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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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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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녹색의 하늘

DUMMY

전장으로 향하는 차량의 그 미세한 진동이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 않을 병사는 없다. 그에 반해 하늘은 언제나처럼 푸르고 그린 존에서는 행복하고 따스한 일상이 지속되었다.


2호는 자신의 개량된 드라구노프 저격소총의 전자장치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있었고 1호 석화는 이런 덤덤한 전장의 기운이 기분 나쁘다는 듯 그저 멍하니 헬멧을 붙잡고 잠시 눈을 뜬 건지 감은건지 모르게 수면을 취하는 비세로이드 장군을 소름끼친다는 듯 흘겨보았을 뿐이다.


“우린 왜 싸우는 걸까?”


자신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그 소리에 동생이 오늘도 답하려 했으나, 눈을 감고 있는 줄 알았던 장군이 난데없이 말을 이어간다.


“병사는 머리를 굴리지 않는 게 편하다.”

"병장"


니히트에게 옮은 것일까. 아니면, 단지 항상 세치혀로 주변을 심란하게 하던 그가 그리워진 걸지도 몰랐다. 왜 총을 쏘는지, 왜 싸우는지, 정의란 무엇인지 따위를 고민하기에는 세상이 이미 엉망이 된지는 오래였으니.


“그래도, 마음이 좀 편하고 싶다면 이렇게 생각하도록”

“저 토끼장에서 자기들이 잘났고 안정적이다고 생각하는 머저리들보단 나은 거라고”


여전히 이 용병은 이해하지 못했다. 고통 받는 하루하루를 사는 게, 어떻게 저 그린존에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보다 나을 수 있다는 것일까?


“또한 귀군에게는 자신의 총과, 총알이 있지 않은가?”

“군인에게는 그것 이상의 행복이 존재할 수 있나?”


그 말을 들은 동생이 푸하하! 웃음을 터트렸고, 석화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아웃포스트 월이 가까워졌다. 이걸 넘지 않고서는 옐로우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경계수준은 코스트할라의 사멸 이후 낮아졌지만, 여전히 그곳에는 대규모 키네틱쉴드와 수많은 방어용 중형, 대형 터렛들이 기동되고 있었다.


“당신이야 전쟁만 할 수 있으면 뭐든 좋겠지..”


1호가 가지고 있는 가재장군에 대한 혐오감의 근원은 꽤나 뚜렷해 보였다. 물론, 시꺼먼 전투 방호복을 입은 병사가 할 소리는 아니었다.



호로록.


아웃포스트 월의 관리 사무실중 가장 높은 곳에서는 평범한 관리소장이 코코아를 타서 점심의 느긋함을 즐기고 있었다. 관리 인력은 전투병력을 포함하여 200명 내외, 자동화된 방어용 드로이드와 위급시의 I.C.T.O 특무대가 도착할 예정이라는 믿음 덕분인지 장벽요새 전역에는 나태함이 흐르고 있었다.


코스트할라 사태 이후에는 K.E군이나 외부의 레이더의 습격은 급속도로 줄어들었고 그린존 자치행정부는 경계등급을 내릴 정도로 안정적인 상태가 되었다고 공지해 왔다. 뉴스에서는 연신 레드에 대한 선전과 더불어, 민족주의에 점칠된 반란군이 괴멸상태에 이르렀다는 기사만이 도배되고 있을 뿐이다.


웬만한 재래병기로는 벽을 뚫을 수 없을 것은 당연했기에 관리소장이나 현지 인력조차 전투인원이 아닌 민간경비업체 인원이 책임지었고, 당연히 시설은 아니나 다를까 대응능력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녹이 슬어가고 있었다.


“집에 가서, 웹소설이나 읽었으면 좋겠는데”

“창의적이면서도, 좀 읽기 쉬운 거 말이야”


22세기에도 사라지지 않은 대중소설의 즐거움을 꿈꾸며 하품을 할 뿐이었다.




옐로우존의 일대에서 유일하게 위성탐지가 되지 않는 구역은 당연하게도 익시즈의 벙커17 구획이었다. 주기적으로 강제로 유동된 모래폭풍덕분에 항공관찰이 쉽지 않았고, 옐로우존 또는 그보다 더 깊숙한 곳으로 구출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벽을 간단하게 제압할 필요가 있었다.


정지된 차량이 정차하고서는, 능숙하고 길다란 원통형 발사대를 곧추세운다. 발사대 전면부에 탄두가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자랑스러운 국산 핵미사일이 이내 명령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신속하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발사로 인한 엄청난 화염폭풍이 몰아닥치고 그대로 얼마 되지도 않은 거리를 날아올랐다. 자치행정부는 곳 자신들을 향해 탄도미사일이 접근하고 있음을 그 즉시 인지할 것이다.


신속한 대응으로 날아온 탄착지점을 분석했을 때는 이미 차량은 후퇴한 이후였고, 당연하게도 사막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핵이나 전략무기로 반격을 가하기에는 레드존을 한번더 레드존으로 만들 수는 없을 거 아닌가?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아웃포스트 월이 위치한 요새화 구역 대부분은 옐로우존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부분이기에 시민들의 피해는 적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하늘에서 빛이 일며 탄두가 여러 개로 쪼개져서는, 그대로 요새로 날아들기 시작했다. 경비책임자는 그것을 보고서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커튼을 내렸다.


“하하...”

“이런...”


번쩍! 번쩍! 번쩌억! 하고는 빛이 일고서는 아주 잠시 동안의 정적이 일은 후 키네틱쉴드는 너덜너덜해질 수밖에 없었다. 화염과 폭발음은 들려올 새도 없이 요새의 상측부분을 박살내버렸고 후폭풍이 불어 닥친다.


사이렌이 울리고, 아웃포스트 월의 모든 비상체계가 가동하며 군사분쟁이 다시 시작되었음을 알렸으며 보고는 즉시 특무대에게 전달되었다. 이내 언제나 폐허와도 같은 벽을 K.E군의 전차사단이 박살내며 돌입하기 시작했다.


개량된 흑표전차가 선두를 이루며 요새에 접근했고, 이내 HEAT탄으로 요새의 취약부분을 간보기 시작했다.


투쿵! 소리와 함께, 총성이 울리기 시작한다.



...

...

...



멸망의 날.

그 위태로운 평화가 부숴버린 바로 그날.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꿈속에서 깨어야 할 때가 오고 만다.


“신종플루 PAX-제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발로 추정되는 이 질병에 대한 정보는 아직도 미확인이나 세계 보건기구는....”


기나긴 국지전이 끝나고 있었을 무렵, 세계에는 의미모를 전염병이 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사람들은 그다지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숫한 국제적 전염병설이 퍼졌음에도 단 한건도 판데믹으로 번진적은 없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 새로운 질병도 기존의 독감과 별 차이는 없어보였다. 하지만, 수도방위사령의 느슨한 책상다리 한편을 차지할 수 있게 된 소위는 의미모를 낌새를 느껴야만 했었다. 이 별것 아닌 질병에 UN을 위시한 선진국들의 대부분은 계엄령을 선포하기로 결의했다.


자신의 책상 위에는 작은 데이지 꽃이 놓여 있었다. 바른은 그것을 보며 피식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자신은 선물받은 꽃 따위를 책상위에 두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죽어가는 것을 책상 위에 두고 싶지는 않았다.



“빨리 움직여, 이놈의 정치인들이 미쳐버렸나. 감기 따위에 웬 계엄령이지?”


다른 장교들이 웅성거리며 상황을 판단하려 애썼을 때, 바른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변의 노을은 너무나도 아름답게 번져흐르고, 사람들은 거리를 평화롭게 거닌다. 유명 커피 체인점에서 커피를 사들고 가는 사람들, 수많은 전기자동차와 잘 정돈된 거리를 보면서 바른은 자신의 책상서랍을 열어젖힌다.


전쟁이후 언제나처럼 자격증을 확보하고 가지고 다니는 발터PPK를 조용히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속으로 삼초를 새어 보이는 것이다. 아마, 그날에 자신은 그때 즈음 마음을 조금 놓고서 연애나 결혼 따위를 생각했었던 거 같았다.


콰창! 소리를 내며 츠르르르르 소리를 내는 비세로이드가 건물로 들이닥쳤다. 만화? 영화에 보던 그것은 산채로 옆자리 대위 놈을 산채로 찢어발겼고, 이내 정부가 왜 계엄령을 선포했는지 알 수 있을 법 했다.


그 바퀴벌레인지 곱등이인지 모를 것과 비슷한 괴물은 자신을 보면서 그 끔직한 소리를 내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바른은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고, 그 시절의 비세로이드는 참 총에 잘 맞아 죽었다는 생각 따위를 한다.


`뺑!`


“도시 전역에 폭동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시민여러분은 안전구획으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저게뭐야.. 오오 맙소사!”


TV에서 흘러나오는 방송은 이내 방송국에 침입한 괴 생명체의 습격으로 인해 두절되었고, 바른은 재빠르게 무기창고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흐느낄 때, 이 남자는 한 치의 의심조차 없었다. 오히려 더욱 심장이 뛰는 느낌을 받았다.


오로지 이런 상황만이 그를 살아있게 만드는 것 같았다.



`너무, 노골적이야`


인간 정바른은 그렇게 생각했다.


부르륵, 공기를 내뿜는 소리를 내며 드디어 현실이 드러난다. 어두운 공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의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자신의 튜브와 어둠만이 존재하는 수족관에서 노니는 포유류였다. 조금 차가운 물이 자신의 좋지 않은 기억을 끊임없이 되새기기에는 충분했던 것일까.



아마 평범한 사람이라면 미쳐버리거나 서서히 죽어갔어야 정상이었을 상황임에도, 그는 아직도 살아 있을 수 있었다. 벌써 7일째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삶과 같은 죽음`을 그는 견뎌내고 있었다.


요한나 켈러는 기분 나쁘다는 듯 저 배신자를 노려보았다. 이 별것 아니고 흉악한 수족관은 옐로우존 한구석의 복지시설의 지하에 위치해 있었고, 그 누구도 관심이 없었을 것이고, 그 누구도 찾아오는 일 없을 장소였다.


예리엘의 계승자들은 그들이 필요한 일을 하는데 에만 적절한 자원을 사용한다.


끊임없이 피험체의 상황을 인지하는 센서는, 그 벽 너머로 그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주시자가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는 것 보다는, 자비로운 죽음을 허용하는 게 어쩠겠냐고 물었을 때 켈러는 웃기지 말라는 듯 소리친다.


“아니, 녀석은 21일을 다 채워야 할 거야”

“그게 율법에 따른 규칙이니까”


그녀는 자신의 웅장한 계획이 실패한 것 따위에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 다만, 일이 충분히 잘 풀릴 수 있었음에도 이런저런 훼방으로 그 미래를 향한 가능성을 뒤틀어 놓았다는 것이 분통이 터지는 것이었을까?


“하지만, 녀석의 추종자들이 어떻게든 그를 추적할겁니다.”

“또한 레드조차 예상범위를 벗어난...”


그러자 그녀는 조용히 이 낮은 계급의 주시자를 노려보았고, 그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판단은 주시자의 몫이 아니야”

“판단은 우리 모두가 하는 거지.”


그녀는 조용히 그의 죽음을 가속하기 위해 지시했다.


“온도를 2도 더 떨어트리도록 해. 최대한 천천히,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게 만들어”

“혼자, 스스로의 기억을 잘근잘근 곱씹으면서, 미쳐가게 만들란 말이야”


그러자 센서에는 약간의 수치 변동이 떠올랐다. 이 끔찍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 어둠과 소름끼치는 침묵 속에서도 인간 정바른은 웃음을 터트리는 듯 엔도르핀 지수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아웃포스트 월이 공격받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이곳에도 전파된다.


작가의말


세상이 널 버렸다고 생각하지 마라, 세상은 아직 널 가진적이 없다.

-에르빈 롬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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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녹색의 하늘 (2) 19.10.24 25 0 10쪽
» 녹색의 하늘 19.10.19 2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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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정의란 무엇인가 +1 19.08.16 6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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