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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녹림왕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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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홍실장
작품등록일 :
2019.06.23 13:03
최근연재일 :
2019.08.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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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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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9화.

재밌게 읽어주세요.




DUMMY

29 화.


“시바르경. 자네가 메칸 영지를 구해주게나.”


시바르는 벨로스의 뻔뻔함에 한동안 그의 낯짝을 바라봤다.

“나를 도와준다더니. 내게 도움만 청하는군.”

시바르의 말에 그간 무엄한! 만 외치던 라인이 나섰다.

“이것은 시바르경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교황은 신성기사가 되었다고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에 걸맞은 명성을 대륙전역에 떨쳐야 합니다.”

라인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마족으로부터 영지를 구해낸 희대의 영웅!

시바르의 입꼬리는 슬며시 올라갔다.


그리고 무엇보다 따분한 정치놀음이나 해야 하는 본단 생활보다 마족과의 전투가 있는 메칸 영지로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신성기사로 인정받기 위해 본단으로 가는 길이었지만 메칸 영지로 걸음을 돌리는 명분은 충분했다.


악으로부터 세상을 구한다.

대의명분(大義名分)!


성기사에게 그보다 중한일이 또 있으랴.


그들의 대화는 한참동안 이어졌다.


***


쾅쾅!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운기조식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물었다.

“누구시오?”


문을 연 것은 카르미엘이었다.

“시바르! 어젯밤에 혼자 맥주 먹으러 갔지! 날 두고 어떻게 혼자!”

“헛!”

시바르는 패천보를 밟아 카르미엘의 원망으로부터 벗어났다.

사실 벨로스 공작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비어집에 들러 홀로 비어를 마시고 왔기 때문이었다.


그녀를 피해 들어선 곳은 샤워장이었다.

‘온 김에 샤워나 해야겠... 응?’

그곳엔 다투스와 성기사들이 몸을 씻고 있는 중이었다.

그들은 다급히 들어서는 시바르를 향해 몸을 돌리고 서 있었다.


‘허업!’


그들 모두의 그곳은 신의 은총을 집중적으로 받은듯했다.

짙은 패배감에 휩싸인 시바르.

그는 조용히 샤워장을 나섰다.


그렇게 패배감으로 휩싸인 아침이 지나고 해가 중천에 걸릴 무렵 시바르 일행은 신전을 나섰다.

막 신전을 벗어나 대로를 향해 말을 몰 때 어린 소년들이 종이를 허공에 흩날리며 곳곳을 질주하고 있었다.


“속보요! 마족의 침공! 속보요! 마족의 공격!”


같은 말을 되뇌며 뛰어다니는 소년들의 뜀박질은 내뱉은 말 만큼이나 무척 급박해 보였다.

시바르는 허공을 부유하는 종이를 낚아채 보더니 말했다.


“아니. 이런!. 어찌 이렇게. 끔찍한. 일이! 성기사로써. 이런 일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그렇지 않나? 다투스.”


“.......”

마치 책을 읽는 듯한 시바르의 말투에 어안이 벙벙했다.

다투스도 종이를 낚아채 읽어 내려갔다.

“음....”

다투스도 필시 마족을 때려잡고자 하는 욕심이 났으리라.

허나 그는 시바르를 본단으로 데려가 교황파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 더 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교단에서 병력을 보낼 것이다. 우린 본단으로 간다.”


다투스의 말에 시바르는 노성을 터트렸다.

“신성기사 다투스! 넌 마족에게서 고통 받고 있을 사람들을 외면하려 하는가! 신을 섬기는 자가 어찌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성력을 담은 시바르의 음성은 쩌렁쩌렁 하게 울려 퍼졌다.

주변 모든 이들이 신성기사 다투스 라는 단어와 시바르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

신성기사는 그만큼 작은 것 하나라도 관심을 받는 존재들이었다.

그들 모두는 신성기사 다투스를 보기위해. 그리고 다투스의 답을 궁금해 하며 조금씩 시바르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다투스의 선택은 정해져 있었다. 여기서 시바르의 말을 반박한다면 자신의 명성은 곤두박질 칠 것이 자명한 사실이었다.


“나 신성기사 다투스는 악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메칸 영지로 떠날 것이다!”

씨익.

시바르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그리고 숟가락을 얹었다.


“나 신성기사 시바르 또한 마족을 섬멸하러 떠나겠다!”


그런 시바르를 바라보는 카르미엘의 눈빛은 부드러웠다.

정의감 넘치고 강인한 사내.

그런 시바르를 향해 그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음이 움직이고 있었다.


다투스와 시바르의 말에 사람들은 손을 치켜들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신성기사 시바르님께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신성기사 다투스님께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마족을 물리쳐주세요!”

“세상을 구원해 주소서!”


시바르의 이름이 대륙전역에 퍼지는 순간이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다 사라지는 인물.

라인 하르트였다.

그가 소년들로 하여금 이 사실을 퍼트리고 상황을 유도한 장본인 이었다.


그렇게 시바르의 행선지는 테카르시안 왕국의 동남쪽에 위치한 메칸 영지로 향하게 되었다.


***


메칸 영지로 향하는 인원은 시바르와 카르미엘, 그리고 다투스 뿐이었다.

시바르의 사탕발림에 다투스는 따르는 성기사들을 본단으로 보내버렸다.


“간악한 녀석!”

다투스의 말에 미소를 지어보인 시바르.

“다 너를 위한 일이다. 가서 명성을 쌓아야하지 않겠나? 내 명성 다음으로 네 이름이 오르도록 해주지.”

“이익!...”

다투스는 분했지만 그 말을 반박할 수가 없었다.

시바르의 무위가 자신을 아득히 뛰어넘는 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도 사실 잘된 일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시바르의 검술을 탐내는 다투스는 전투가 일어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티끌만한 일이라도 시바르에게 빚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과한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미리 말해두겠는데. 전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땐 네 녀석이 강림을 사용해라.”

다투스는 뱀파이어 성에서 강림을 사용한 뒤 후유증으로 고생했던 생각을 떠올리며 강림의 순번을 정하려 했다.

“훗.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상급 마족의 수장으로 보이는 뱀파이어도 자신의 일격에 팔이 잘려나갔다.

그 누가 자신을 막아설 것이며 그 무엇이 자신에게 해를 가할 수 있으랴!

스스로 고금제일지존(古今第一至尊)이라 칭하는 시바르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랴!”

말을 박차 노을이 늘어선 평야를 내달렸다.

먼지를 일으키며 시원스레 질주하는 시바르의 모습은 그가 살아온 삶만큼이나 호쾌했다.


***


톡. 톡. 톡. 톡.

정적이 감도는 고풍스런 방.

고심에 잠긴 듯 눈을 감고 반복적으로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두들기는 노인은 무척이나 초조한 기색이었다.


타타탓.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빠른 걸음소리에 노인의 눈이 떠졌다.

기대와 불안이 공존해있는 눈동자는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똑똑.

“들어오게!”

노크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 노인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문객을 맞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중무장한 기사였다.


“백작님......”

기사는 말을 잇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의 머뭇거림과 그 표정만으로 그가 내뱉을 말이 무엇인지 느낀 노인은 다시금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틀린 것인가... 메칸 가문도 이대로....”

노인의 혼잣말에 기사는 그에게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안겨주고자 노력했다.

“비밀 탈출로는 막혔지만 곧 왕국의 지원병과 헬리오스 교단의 성기사들이 도착할 겁니다! 그들이 온다면....”

노인은 애틋한 눈길로 기사이자 아들인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믿음으로. 그런 희망으로 여태 버텨왔다.

허나 그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데카란... 미안하구나. 이 무능한 아비 탓에 너마저....”

“아버님! 그런 말씀 마십시오! 막아낼 수 있습니다!”

노인은 무언가 결심이 선 듯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갑주를 입는 것을 도와다오.”

“아버님!....”

아들은 차마 아버지를 말리지 못했다.


노쇠할 때로 노쇠한 노인은 갑주가 걸려있는 곳으로 다가가 갑주와 검을 매만졌다.

잠시간 과거를 회상하듯 갑주를 어루만지던 노인은 그것을 들어 걸치기 시작했다.

철그럭.

아들의 도움을 받아 헐거워질 데로 헐거워져 몸에 맞지 않는 갑주를 억지로 걸쳐 입은 노인은 그 무게를 간신히 견디며 걸음을 옮겼다.

노인은 바로 메칸 영지의 영주였다.


루케산 메칸.


그는 본래 현자와 같은 학식함과 용맹함을 두루 갖춘 빼어난 인물이었다. 그의 성품 또한 인자하여 마족과의 경계에 위치해 다소 위험한 곳이었지만 살기 좋은 곳이라 소문이 파다했다.

허나, 현재 그에게 그런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저 힘없이 늙고 지친 노인의 모습.


갑주의 무게 탓일까. 세월의 무게 탓일까. 아니면 수천 명의 목숨이 그의 어깨에 내려서일까.

루케산 백작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저택을 나선 그는 성벽으로 향했다.

지나는 길에 마주친 수많은 주민들과 병사들이 루케산의 뒤를 따랐다.

루케산은 차마 얼굴을 들어 그들을 마주보지 못했다.

마치 천벌을 받아 마땅한 죄인마냥 고개를 숙인 채 힘없이 걸었다.

모두의 얼굴엔 하나같이 죽을 날을 받아놓은 사람처럼 암운이 드리워져 있었다.

성벽근처로 다가서자 악취가 코를 찌르며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차마 태우지 못한 시신들.

이 전쟁이 끝나면 양지바른 땅에 묻어 주리라 다짐했던 병사들의 시신들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부패할 때로 부패해 구더기가 시체를 파먹는 와중에도 시신을 부여안고 오열하는 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오랜 전투로 병사와 기사의 절반이상이 죽었지만 그들의 투혼으로 주민들의 피해는 미비했다.


이 참혹한 상황은 두 달 전 시작된 마족의 대규모 침공으로 인해 벌어진 참상이었다.

사전에 마족의 침공의 징후를 발견하고 만반의 대비를 한 덕에 여태 버틸 수 있었다.

허나, 식량은 바닥나 버렸고, 설령 막아낸다 하더라도 추수를 앞둔 곡창지대는 마족들에 의해 짓밟힌 지 오래였다.


성벽 곳곳은 허물어졌고, 성문이 있던 자리는 돌로 막아 성 내외부로 출입할 수 있는 문은 존재하지 않았다.


성의 주인이건만 스스로 성을 고립시킨 루케산 백작은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 모든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결과에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했다.

‘이 한 몸 죽음으로 막을 수 있다면 그리 할 터인데....’


힘겹게 계단을 올라 성벽위에 당도한 그는 성의 내부를 두 눈에 담았다.

그의 아버지가. 또 그의 아버지의 아버지부터 일궈왔고 자신 또한 한 평생을 다 받쳐서 지켜낸 영지였다.


‘이 죄를 어찌할꼬....’


차마 그런 영지를 버리지 못한 결과는 앞서 지나오며 보았던 참담한 상황과 앞으로 닥쳐올 그보다 더 참혹할 죽음 이었다.


성벽아래 주민과 병사들이 모여 성벽위 그들의 영주. 루케산 백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을 향해 노인은 힘겹게 입술을 떼었다.


“나의... 무능으로... 모두를 죽음으로 내몰았구나. 이 죄는 죽어서도 갚지 못할 죄. 후생(後生)이 있다면 그땐 내가 그대들의 신하가 되어 평생토록 갚으리라.”


주민과 병사들은 물론이고 기사들과 드문드문 보이는 성기사들 또한 뜨거운 눈물로 볼을 적셔가고 있었다.


뿌우우우 -

사신의 소리.

병사들은 적의 진격을 알리는 나팔소리를 그렇게 불렀다.

지난 두어 달간 저 나팔 소리가 울릴 때마다 수많은 병사가 죽어나갔다.

오늘은 모두가 죽어나갈 것임을 모르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루케산 백작은 마지막 힘을 다해 외쳤다.


“그대들은 나의 가족이었다! 난 내 가족들을 무참히 살육한 저 마물들의 목을 베어 먼저 간 가족들에게 받치겠다!”


으아아아아아아아!-

마치 절규 같은 함성이 성을 잠식해 나갔다.


성을 덮쳐오는 마물들과 마수.

허나 마족들도 이번엔 끝을 내려는 듯 곳곳에 그들을 지휘하는 마족들이 함께였다.


성벽엔 병사들뿐만 아니라 주민들까지 올라와 어설픈 동작으로 무기를 거머쥐었다.


두두두두두-

지축을 울리는 소리는 점점 커지며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 올렸다.


“발사아!”

그렇게 전쟁은 또 다시 시작 되었다.


두두두두- 쾅! 콰앙!

마물들은 죽는 것이 목적인 듯 일말의 망설임 없이 자신의 몸을 성벽으로 내다 꽂았다.

콰르르르르릉-

성벽이 무너질 듯 진동을 일으켰다.


어두컴컴한 하늘은 불화살과 기름주머니에 의해 환하게 밝혀졌고, 대지는 화염을 뒤집어쓴 마물들로 그득했다.

어림잡아도 수만의 군세.

마수들은 두려움을 모르는 광견들처럼 흉포하게 돌진했다.


마물들의 시체가 쌓이고 쌓여 낮아진 성벽을 타고 마수들이 성벽 위를 오르려 하고 있었다.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마수들이 성벽 위로 올라오는 순간 나약한 인간들은 처참히 도륙될 것이었다.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은 몇몇의 성기사들 뿐.

허나 그들만으로 막아내기엔 턱없이. 아니, 강물을 손으로 막아내는 것과 같이 부족했다.

이윽고 마수들이 하나둘씩 성벽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신이시여... 정녕 저희를 버리시는 겁니까....’

힘없는 노인. 루케산 백작의 원망 섞인 눈동자는 하늘을 향했다.


그에 화답하듯 작은 별 하나가 휘황찬란한 금빛을 뿌려댔다.

밤하늘에 펼쳐진 수많은 별들 중 가장 환하게 빛나는 별.

다소 낮은 위치였지만 그것이 무에 그리 중요할까.


헌데, 그 별은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다가오고 있었다.




재미있으셨다면 추천 선작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이런 시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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