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 할래요? (늙다리 아재와 땅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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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은찬
작품등록일 :
2019.06.24 22:38
최근연재일 :
2019.09.03 23:00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7,809
추천수 :
170
글자수 :
308,618

작성
19.09.02 23:00
조회
91
추천
2
글자
9쪽

69화) 나 아퍼!

DUMMY

[늙다리 노재아]


그녀가 아프다.

절대 아프지 말아야 할 내 귀염둥이 그녀가 아프다.


'어떻게 해야하지? 난 뭐 해야하지?'


똥줄이 탄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녀에게 연락할까?

도은씨나 어머니에게라도 연락해서 물어볼까?


아니면.. 찾아갈까?

연락하지 않고 그냥 찾아가서 만날까?


아픈데, 나올수 있나?

설마.. 설마 큰 병이라도 걸린건 아니겠지?


똥줄이 탄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그간 내가 했던 모든 잘못이 화살이 되어 돌아와 아무런 잘못이 없는 도희씨가 아픈것 같아 미칠듯이 화가 나고 가슴이 시리다.


가고 싶다.

보고 싶다.

그녀에게 당장이라도~


.

.

.


"지랄 지랄 하주 떵 마려운 강아지 마냥 뭐하냐. 좀 가만히 있어 이 자식아!"


"니가 그런다고 도희씨가 퍽이나 좋아라 하겠다."

"...."


"이럴수록 마음 강하게 먹고 정신을 차려~"

"...."


"아프다고! 우리가 완벽하게 세운 작전의 결실 앞에 무너지면 안되는거여. 이럴수록 가만있는게 답이여"


"어라~ 어라~ 아주 개 난리를 치는구만."

"가.. 가 봐야해~ 도희씨한테."


"안돼 이새끼야. 이러면 죽도 밥도 안되는거여. 이럴수록 연락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는듯 남자답게 당당하게 어깨펴고 가만 있는거여.. 그러면 도희씨가 딱! 너의 남자 다움에 마음을 바꾸고 먼저 연락하는거여.."


"두고 봐~ 도희씨한테 연락 온다에 내 손모가지를 건다."


"내말 들어.. 연락 온다니까 연락와~"

"가야~~~~ 한다고 이 새끼야!"


"어머! 깜짝이야. 놀래라~ 애 떨어질뻔 했잖아. 갑자기 고함치고 지랄이야"


"정신차려 이새끼야~"

"가야해.. 가야해.. 가야해.. 가야해!"


"미친새끼 돌았냐? 그만해! 어라~ 정신줄 놨네"


"어.. 재아야~ 재아야.. 지금 비와! 겁나 온다고.. 택시라도 타고 가~ 거기까지 몇 키로야~ 어라~ 재아야.. 재아야.."


미친듯이 달렸다.

턱까지 숨이 차 죽을것 같지만, 그런 것보다 도희씨 걱정에 머리가 터질것 같은 아픔이 더 심해 미친듯이 달리고 달렸다.


상가 앞 약국에서 산 감기, 두통, 설사, 몸살, 소화, 생리통, 무좀.. 하여튼 약이랑 약은 모조리 사서 품에 안고 달리고 있다.


어디가 아프던.. 어떤 병이든 지금 당장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고, 의원이던 병원이던 그녀가 나을수 있다면 심마니가 될지라도 야산을 뒤져 그녀를 낫게 할 약초를 캘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내 온몸 가득 터져나오고 있다.


그녀를 만나야 한다.

그녀를 빨리 만나야 한다.


.

.

.


-- 그 시각 백연호 --


"응! 자기야.. 크크 성공이야~"

"진짜.. 울짜기 연기 잘해~"


"당근이지. 내가 원래 연기파 출신이잖아. 지금 재아 미친놈 되어서 뛰어나갔으니 한~ 한시간쯤 걸릴라나?"


"응 뛰어 나갔어. 그냥 막 택시도 안 타고.."

"뛰어 갔다고? 거기서 여기까지 몇 키로인데?"


"한 4~5키로 될려나? 택시로 10분거리, 뛰어서 1시간이상 거리지 암!"


"아니 내가 택시를 타고.. 가라고"


"자기야 화내지 말고, 물론 비가 억수같이 오긴 하지.. 그래서 내가 택시를 타고 가라고 작은 소리로 이야기 했는데//"


"자기야.. 자기야.. 욕을 너무 찰지게 한다. 울 자기 욕도 이쁘게 잘하네!! 뭐? 나보고 빨리 따라가서 택시타게 하라고?"


"아냐.. 아냐 추워! 비도 오고.. 그리고 미친놈처럼 달려가서 지금 따라 가 본들~ 못잡아.. 자기야? 자기야? 어랏! 끊었네.. 하여튼 울 자기 성격이 급해.. 그런데 그것도 이뽀~~~"


.

.

.


"헉.. 헉.. 헉.. 숨.. 숨이 헉.. 헉..헉"


걸음을 멈췄다.

쉬지 않고 달린지 30분!!

염통이 터질것 같다.

시아가 점점 가물가물해지며, 장딴지는 띵띵~ 붓고, 머리가 어지럽다.


쌀쌀한 날씨에 땀과 억수같은 빗물이 뒤섞여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는 내 몸뚱아리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잠시만.. 잠시만 멈춰서 숨을 고르고 다시 뛸 생각을 하며, 상가 앞 전자제품 가게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갔다.


50인치, 75인치 오색빛깔 휘양찬 LED TV가 눈에 들어왔고, TV의 성능을 자랑하려 한켠에는 푸른색의 드넓은 바다가 그리고 아마존 밀림 초록의 정글이 자연의 웅장함과 화려함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었고, 다른 한켠에는 9시 뉴스 아나운서들의 땀꾸멍까지 보여주듯 TV의 놀라운 화질을 자랑하고 있었다.


- 올해 세계 증시는 어쩌구 저쩌구 -


- 전국적인 가을 장마의 여파로 산간지방이나.. 비가 억수같이 내립니다. -


- 비로 인해 도로가 막히고, 극심한 정체 그리고 서해안 고속도로에 8중 추돌 사고.. -


- 신종 왕플루엔자 확진 환자가 나왔습니다. 이 병은 고열과 구토를 동반한 증상으로 극심한 통증으로 2일간 사경을 헤매다 30% 확률로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무서운 병이니, 노약자나 어린이 특히.. 귀엽고.. 깜찍한 땅꼬마 여성들은 위험군이오니.. 절대 외출을 삼가하시고.. -


' 신종 왕플루엔자 ...'


' 극심한 통증과 발열.. 30% 확률.. 사망..'


' 노약자.. 여성.. 땅꼬마'


도희가 위험하다.

도희가 극심한 통증과 발열..

도희가 30% 확률..

도희가.. 주.. 죽을수 있다.


"우와~~~~ 우와~~~ 우와~~~~"


미친듯이 달렸다.

장딴지가 터지든, 염통이 아작나든 상관없다.


'도희씨! 도희씨! 살아만.. 살아만 있어줘!'


=========================================

[땅꼬마 오도희]


"민지야! 그래도 이건 좀 심한거 아닐까?"

"응.. 좀 그런가?"


"응.. 아무리 장난 아니 골탕이라지만, 그래도 아프다는 건 좀 그런데.. 혹시라도 아저씨가 오지랖 펴서 지금처럼 비가 억수같이 오는날 난리를 치고 달려오기라도 하면 좀 위험한데!"


"혹시 다른거 없어? 적어도 오늘 말고 날씨 좋은날.."

"어.. 어.."


"아니! 민지 아이디어를 탓하는게 아니라,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늘은 피하자는 거지?"


"다른날? 다른날을 정해서.."

"어.. 어.."


"왜? 왜 그래?"

"저기.."


"응? 뭐.. 무슨일 있어 계속 캐톡만 보고 있네.. 무슨일이야?"


"뭔데! 지지배 뭔데?"

"보.. 보냈어!"


"뭘 보내? 서.. 설마 너?"

"응 민희언니한테 보내서 백연호 오빠가 재아 오빠한테 벌써 이야기 했다고 하네"


"....."

"그.. 그런데! 음~ 그.. 그런데!"


"왜? 왜? 왜? 빨랑 말해 이년아~"

"재아 오빠 미쳐서 난리치다. 뛰어 나갔데! 백연호 오빠가 택시 타고 가라고 했는데.. 고함치면서 그냥 밖으로 뛰어 나갔다고 하네.. 찾아봐도 없데! 막~ 막~ 미친놈.. 아니 미친 오빠가 되어서 뛰.. 뛰어나갔다고 하네"


말이 씨가 된다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이렇게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날 거기서부터 여기가 어디라고? 뛰어온다니.. 이러면 안되는데!


정말로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다 사고라도.. 이러다.. 다치기라도 하면! 아 큰일인데..


.

.

.


너무 걱정이 된다.

혹시라도 아저씨가 사고로 다치기라도 하면 안되기에.. 언제 올지 모를 아저씨를 마중나가기 위해 집앞 상가에서 우산을 쓰고 기다리고 있다.


전화를 할까?

전화를 해도 될까?

내가 먼저?


아저씨에 대한 걱정과 아저씨에 대한 미움이 충돌하며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여 지는 그때.. 상가앞 TV에서 들려오는 뉴스 속보!


- 억수 같은 비로 교통 사고가 끝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부산에는 전봇대가 쓰러져.. 길을 가던 행인이.. -


- 한국이 무너졌습니다. 정확이는 동해 방파제 뚝이 무너져.. -


-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서울 강남에 미친듯이 달리던 어떤 키가 큰 남성이 바람에 떨어진 광고판에 대가리를 맞고 응급실로 실려갔지만 의식이 없고, 과다 출혈로 생사를 알기가.. -


뭐? 강남!

뭐? 키가 큰 남성!

뭐? 미친듯이 달리다 광고판에 대가리를 맞고..


과다 출혈로 새..새.. 생사를 알기가.


아저씨가 위험하다.

아저씨가 설마 과다 출혈~~


안돼!

안돼!!


~ 띠띠띠띠 전화 거는중 ~


~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음성 녹음은 1번 ~


전화를 받지 않는다.

내 남자가.. 내 아저씨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안돼!

안돼!!


"우와~~ 우와~~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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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화) Chapter 1 완료 (Chapter 2 예고) 19.09.03 113 2 7쪽
» 69화) 나 아퍼! 19.09.02 92 2 9쪽
68 68화) 나 아퍼! 19.09.01 74 2 8쪽
67 67화) 휘파람 소리(4) 19.08.31 56 2 7쪽
66 66화) 휘파람 소리(3) 19.08.30 57 2 7쪽
65 65화) 휘파람 소리(2) 19.08.29 50 2 8쪽
64 64화) 휘파람 소리(1) 19.08.28 53 2 7쪽
63 63화)밥은 먹고 다니냐 19.08.27 51 2 8쪽
62 62화) 쪼꼴랫과 사탕 19.08.26 49 2 8쪽
61 61화) 외나무 다리(3) 19.08.25 62 2 10쪽
60 60화) 외나무 다리(2) 19.08.24 66 2 8쪽
59 59화) 외나무 다리(1) 19.08.23 65 2 8쪽
58 58화) 여자의 숙취(4) 19.08.22 209 2 7쪽
57 57화) 여자의 숙취(3) 19.08.21 61 2 8쪽
56 56화) 여자의 숙취(2) 19.08.20 61 2 8쪽
55 55화) 여자의 숙취(1) 19.08.20 69 2 8쪽
54 54화) 남자의 숙취(3) 19.08.20 54 2 8쪽
53 53화) 남자의 숙취(2) 19.08.20 55 2 7쪽
52 52화) 남자의 숙취(2) 19.08.20 56 2 8쪽
51 51화)남자의 숙취(1) 19.08.19 61 2 8쪽
50 50화) 구겨진 하루 19.08.18 57 2 8쪽
49 49화) 하지 말라고(5) 19.08.18 73 2 7쪽
48 48화) 하지 말라고(4) 19.08.17 65 2 10쪽
47 47화) 하지 말라고(3) 19.08.17 74 2 8쪽
46 46화) 하지 말라고(2) 19.08.16 70 2 8쪽
45 45화) 하지 말라고(1) 19.08.15 75 2 9쪽
44 44화) 오해의 시작(2) +2 19.08.15 78 3 9쪽
43 43화) 오해의 시작(1) 19.08.14 77 2 8쪽
42 42화) 내꺼 건들지 마라(7) 19.08.14 85 2 9쪽
41 41화) 내꺼 건들지 마라(6) 19.08.12 80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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