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 천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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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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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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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0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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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6 - Young Inventors & Company (1)

DUMMY

1등, 1등, 1등.

점심을 먹고 나온 신예은은 콧노래를 부르며 걸었다. 1등이다, 1등. 1-등- 그 단어의 울림이 무척 기분 좋게 느껴졌다. 아마 이제껏 쉽게 하지 못했던 거라 그런 걸지도.

게다가 1차 시험도 괜찮게 봤고. 2차 시험 성적도 1등이니, 잘만하면 총 성적도 1등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중학교 때부터 자길 괴롭혀왔던 그 천하의 고요한을 이길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신예은은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기분 좋게 달려나가다가 저 앞의 고요한을 발견하고 무리에서 뛰쳐나왔다.


“야.”


신예은이 고요한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2등 한 기분이 어때?”

“우리가 질만 했어. 너 잘하더라.”

“야, 아니야, 무슨.”


신예은은 고요한이 이렇게 대놓고 칭찬할 줄 몰랐기에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 애초에 그녀가 칭찬에 약하기도 했고. 그러나 신예은은 곧 눈썹을 찡그리며 말을 이었다.


“이해우가 잘해줬지.”

“왜? 신예은 넌 5분 동안 2문제를 푼 거고. 해우는 20분 동안 2문제를 푼 거고... 내가 이때까지 봐온 신예은의 성격이면 이렇게 말해야 되는데?”

“사실 내가 푼 1문제를 수정도 했으니 3문제를 풀었다고 봐야지.”

“그건, 맞긴 하지만....”


고요한은 놀랐다. 신예은과 오래 지내왔기에 누구보다도 그녀를 잘 알고 있었고, 그랬기에 놀랐다. 신예은은 이렇게 쉽게 누굴 인정하는 애가 아니다. 그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고요한이 물었다.


“신예은, 너 원래 이해우 싫어했잖아?”

“응, 그랬는데.”


‘넌 그래도 같은 팀이라 느낀 게 있을 줄 알았는데.’

2차 시험의 2교시, 백기현 선생님에게 들었던 그 말.

선생님의 말대로, 단지 내가 인정하기 싫었었던 건 아닐까. 한 번 더 확인해보고 싶다. 이해우에게 뭔가가 있는 건지, 확실하게.

그러다가 문득 뭔가를 떠올린 듯 신예은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아 맞다. 너 혹시 이해우한테 뭐 말했냐?”

“이해우? 해우한테 뭘?”

“걔가 나보고 원래 물리 할 관상인데 화학으로 했다고, 첫날에 뭐 그런 이상한 말 하던데. 네가 말했나 해서.”


고요한은 순간 멈칫했다.

같이 걷던 신예은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아주 잠깐.


“···그래? 해우가 그런 말을? 그런데 난 첫날에 해우랑 그런 대화를 한 것 같진 않은데?”

“그럼 됐고. 나도 딱히 의심한 건 아니야.”

“입학하면 너 정말 화학 전공하게? 나 때문인 거면···”

“야. 너나 나 때문에 쫄아서 수학하지 말고 좋은 말 할 때 물리 하세요.”

“난 진짜 순도 100% 수학으로 마음 굳혔어.”


신예은이 발뒤꿈치를 휙 돌려 고요한을 쳐다보며 웃었다.


“나도네요.”



#



-1학년 학생 전부, 1시까지 소강당으로 모입니다.


학교 전체에 울려 퍼지는 섭쌤의 목소리. 애들은 의아한 표정. 나는 어렴풋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사실 이번 2차 시험이 당겨진 이유와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 거다.

5분 만에 소강당을 꽉 채운 80명의 1학년 학생들을 보고 섭쌤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도 섭쌤의 대머리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언젠간 저 머리를 꼭 만져보고 싶다.


“이제 막 2차 시험 끝나고 점심 먹고 쉬는 시간인데 왜 불렀나 궁금하지?”

“네...”


애들의 표정에서 공포가 언뜻 보인다. 그렇지만 이건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선생님이 소강당에 부를 때마다, 아니 교내 스피커가 켜질 때마다 심장이 철렁하게 될걸.

선생님이 애들에게 조그맣고 빨간 팜플렛을 나눠준다.


“읽어봐라.”

“이게 뭐예요?”


팜플렛을 받아든 애들의 얼굴이 곧 경악으로 물든다.


“YIC, Young Inventors & Company. 전국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발명대회다. 샘숭, 아내일퍼시픽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참여한다.”

“사실 고등학생 대상이라고는 해도, 접수가 3월 초인 걸로 악명이 높다. 1학년과 3학년은 사실상 하지 말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지. 물론 보통의 일반적인 학교라면 그렇단 얘기다.”

“일반고라면 그때쯤이 이제 막 개학했을 때니까. 하지만 우리 학교는 빡세게 굴러가는 신생과학고답게, 예비입학 기간이 있으니까 미리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그야말로 복을 받았다고 볼 수 있지.”


복이라는 단어가 불안하다. 설마,


“···이 대회에 전교생 ‘전부’가 나가는 걸 목표로 한다.”

“예?? 아니 발명이라는 게, 그냥 만들어내라! 라고 해서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도 어떻게든 짜내면 한 방울씩은 나오겠지.”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전부 나가야 한다니.

Young Inventors & Company, YIC. 속칭 기업 발명 대회.

일반적인 발명 대회와는 다른 점들이 있다.

먼저 다양한 대기업들이 참여한다는 점. 그렇기에 기업에 알맞은 발명품,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그러하다. 그게 발명 범위의 스펙트럼을 줄여주어서 오히려 더 좋다는 사람도 가끔 있긴 하지만··· 기업이니만큼 ‘실제로 통하는’, 돈이 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야 한다는 점이 어렵다. 어쨌든 그런 젊고 어린 고등학생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내기 위한 목적의 대회.

거기에 추가로, 그런 팀플레이를 위해 2인 1조로 출전해야 하는 게 독특한 대회다.


“전국대회 중에 아주 권위 있는 대회야. 대학 입시에도 큰 스펙으로 작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섭쌤이 한숨을 쉬더니 말을 잇는다.


“하아... 너희도 백령과고 알지? 당연히 알겠지. 우리 학교의 라이벌 격인 학교.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이번 대회에서 절대로 지지 말 것을 주문하셨어. 아무래도 첫 실적부터 비교되긴 싫으신 거겠지.

너희는 모르겠지만 우리 강승록 교장선생님께서는 25년 넘게 과학고에 몸담아오신 분으로 굉장히 자존심이 강하시다. 백령과고에게 진다면 정말로 큰일이 날 거다. 그래서 시험 일정까지 당겨가며 너희를 대회에 내보내는 거다.”


교장 선생님의 생각도 이해가 된다. 백령과고는 화령과고가 지어지기 전까지 우리 지역의 유일한 과학고이자 전통 있는 학교. 서울대학교 TO(Table of Organization)를 20명도 넘게 가지고 있는 학교다.

그렇지만 이런 전국대회에서 백령과고보다 실적이 좋게 나온다면, 서울대에서도 우리 학교를 다시 볼지 모른다. 어쨌든 TO라는 건 파이 나눠 먹기 싸움이니까.


“이 대회는 3월 초에 접수다. 그래서 입학하기 전, 예비입학 기간 동안 교내에서 먼저 대회를 열 생각이다.

선생님들이 하나하나 확실하게 검사할 거야. 1차, 2차 발표도 가질 거고.

모레, 그러니까 수요일까지 팀원을 구해서 등록. 금요일에 주제에 대한 간단한 1차 발표. 그리고 다음 주에 정식으로 2차 발표가 있다.”


마지막으로, 공포에 질린 애들에게 섭쌤이 엄포를 놓는다.


“선생님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발명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 그 학생은 앞으로 기대해도 좋다. 자, 그럼 해산!”



#



“이해우.”


저녁 시간, 물을 마시고 자습실로 돌아가려던 나는 복도에서 신예은을 마주쳤다. 흠, 여자 자습실은 4층, 남자는 3층. 굳이 3층까지 내려왔다는 건 누굴 찾기 위해서 왔다는 거고. 신예은이라면 찾는 사람은 뻔하지 뭐.


“고요한 불러줘?”

“아니. 너 보러 왔는데.”

“날 보러왔다고?”

“엉.”


뭘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생각해, 이해우. 떠올려.


“일단 내가 미안해. 잘못했어.”

“뭐?”


신예은이 눈썹을 찌뿌린다. 아무래도 복도 한가운데다 보니 주위의 시선이 쏠린다. 그 시선을 느낀 신예은이 내게 손짓한다.


“됐고, 잠깐 따라 나와봐.”


그렇게 우리는 사물함 뒤에 나란히 섰다. 복도 중앙에서 비춰지는 조명을 따라 그림자가 늘어진다.


“무슨 일인데?”

“음, 그게...”

“뭔데?”

“그러니까...”


한참을 말하기 힘들다는 듯 손가락을 꼼지락.


“기업발명대회, 나랑 같이 나가자.”


나는 놀랐다. 그 천하의 신예은이? 무슨 바람이 불어서? 신예은이 자존심을 굽히고 같이 하자고 하다니.


“너 창의성은 괜찮은 것 같아서. 나 이전에도 발명 대회 같은 거 좀 나가봤고. 대략 굴러가는 방식이라던지 해선 안 될 것들이나 잘 알아. 발표도 잘할 자신 있고, 또···”

“안돼.”

“응?”


신예은의 표정이 굳어진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 단어를 들은듯한 표정. 한 글자 한 글자, 다시 내게서 자기가 들은 말을 확인받는다.


“안, 된다고?”

“응.”

“왜? 뭘 모르나 본데, 나랑 하면 확실하게...”


신예은은 입을 꿈뻑거리며 그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당연히 수락할 줄 알았는데 거절당해서 멍한 표정이다. 저 자존감. 하긴 이미 나에게 오기 전에 다른 애들의 수많은 같이하자는 제안들을 거절하고 온 뒤겠지.

하지만 넌 원래대로 고요한이랑 해야 해. 원래라면 넌 이때 고요한이랑 투닥투닥 하면서 굉장한 걸 만들어 냈었다. 거기에 내가 끼어들게 되면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이세아가 마음에 걸려.’


이세아는 원래라면 2학년의 이맘때가 돼서야 처음으로 자기 재능이 창의성에 있단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더 억울한 건, 당시 지도교사였던 선생님이 이세아가 발명 주제를 가져오는 족족 ‘별로다’, ‘이건 아닌 것 같다’ 하며 못 하게 해놓고, 그걸 기록해놨다가 이세아가 졸업한 후에 특허를 내서 엄청난 돈을 만졌단 거다. 즉 죽쒀서 개줬다. 대박을 칠 발명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뺏긴 거다.

이세아가 그런 불행한 미래를 겪게 둘 순 없다. 이건 새우동맹의 의리다. 무엇보다도 모든 점에서 예전의 나를 그대로 보는 것 같아서,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다.


“그럼 누구랑 할 예정이 있었나 봐?”

“...이세아랑.”


신예은이 입술을 질끈 깨문다. 그리고는 이내 무언가를 떠올렸다는 듯 날 보고 조소했다.


“그런데 이미 늦은 거 아닐까?”


음? 이세아한텐 미안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발명이 학업이랑 큰 연관이 없다는 걸 안다고 해도 다른 애들이 이세아에게 먼저 다가가진 않을 텐데. 게다가 이세아는 학원도 안 다녀서 딱히 친한 애도 없을 테고.

신예은이 내 마음을 읽은 듯 대답해준다.


“세아는 예쁘잖아.”

“...!”


세상에.

그건 생각 못 했다.



#



다음 쉬는 시간. 난 4층의 여자 자습실 입구로 가서, 지나가는 애한테 혹시 이세아를 불러주겠냐고 부탁했다. 또 이세아냐는, 질렸다는 표정. 그 표정만으로도 이미 이세아에게 무수한 ‘같이 할래?’의 요청이 지나갔었음을 난 알 수 있었다. 곧 이세아가 자습실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응, 해우야.”


이세아는 학기 초와 비교해보면 확연히 풀이 죽어있다. 그럴 만도 하다. 무엇보다 당장 오늘의 2차 시험 때의 충격이 크겠지. 2차 시험의 1교시에서 꼴등, 2교시에서도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고. 풀이 죽을 만도 하다.


“너한테 온 애들 많았어?”

“응.”

“다 거절했어?”

“응.”

“다행이다.”

“너도 거절할 건데?”

“왜?”

“난 실력이 없으니까.”


환자의 상태가 심각합니다.

일단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전략을 써보자.


“아니야, 나가자.”

“싫-어.”

“나가자.”

“싫-어.”

“선생님께서 한 명도 빠짐없이 꼭 나가야 한다고 했는데.”

“...!”

“안 그러면 큰일이 난다고 했는데. 어떤 벌이려나. 아 너무 무섭다.”


흠칫. 이세아가 몸을 떤다. 갈 길을 잃고 방황하는 한 쌍의 눈동자. 어떤 벌이 있을지 하늘의 별만큼 상상하고 있는 눈치다.


“꼬...꼭 나가야 한다고 쳐. 그런데 왜 나랑 나가려는 건데?”

“새우동맹 이니까?”


그 말엔 또 한 번, 잠깐 멈칫한다. 그러나 곧 숨을 한번 들이쉬더니 곧은 눈빛으로 내게 말했다.


“···그래도 안 돼.”

“왜?”

“나도 아이디어만 떠오른다면, 너랑 하고 싶은데. 하지만 지금 난 분명히 민폐가 될 거야. 오늘 2차 시험에서처럼, 너랑 하면 너한테 피해를 주게 될지도 몰라. 그게 싫어.”

“난 괜찮은데.”

“내가 안 괜찮아. 그리고 나 발명 같은 거 해본 적도 없어. 영감이 아예 안 떠올라. 그게 무서워.”

“흠.”


계속 안 한다는 애를 붙잡고 있는 것도 좀 그렇지. 그래, 발명 사건은 나중에 2학년 때 말해줄 수도 있는 거고.

물론 지금 바꿔줬으면 자신감을 더 빨리 얻어서 좋긴 했겠지만.

자기의 재능도 좀 더 빨리 깨달을 수 있는 기회였기도 했겠지만.

...아, 아쉽다.

그때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간 생각.


“그런데 아까 말한, 선생님이 주신다던, 기대하라는 벌 말이야.”

“응.”

“발표를 앞으로 그 사람한테만 시킬 거라던데.”

“...!”


이세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모든 과목에서. 남은 예비입학 기간 동안 쭉.”


그 말과 동시에 내 손이 덥석 붙잡혔다.


“나... 갑자기 영감이 무럭무럭 샘솟을 것 같아. 같이 하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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