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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한양열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무협

姜檢
작품등록일 :
2019.07.03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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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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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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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누설2

DUMMY

29.



주흘산 언덕을 넘어 깊게 패인 골짜기를 지나자 평평하게 포장된 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엄주호는 이제 한 고비를 넘었나 싶었다. 바위에 걸터앉아 더위를 식히며 포장된 길을 올려다보았다. 관저대사가 지내는 사찰이 근처에 있을 것이었다.


엄주호는 다시 갓을 쓰고 몸을 일으켰다.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곧 도착할 수 있을 것이었다.


지팡이를 짚어 가며 한걸음씩 걸음을 떼던 엄주호는 은밀한 기운에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엄주호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한양에서 올 때 병력을 대동하지 않았다. 그런 것은 그가 관저대사를 만나는 일이 비밀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전방에 조령을 넘는 선비들의 행렬이 보였다.

산 짐승 같은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엄주호는 전방에서 걷는 선비들의 행렬을 향해 소리를 쳤다.


“이보시오!! 같이 갑시다!!”


선비들이 고개를 돌려 비탈길을 오르는 엄주호를 내려 보았다.


“어디까지 가십니까?”

“근처 사찰까지 갑니다!”


한양까지 간다고 할 것을 말을 잘못한 듯 했다.


“저희는 한양까지 가는 일행입니다. 갈림길에서 갈라져야 하는지라 지체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도... 같이 가면 좋잖소!”


억지로 행렬을 잡아끄는 엄주호였다.

그들은 엄주호의 요청에 잠시 멈춰 섰다.


“행선지도 다른데 뭘... 같이 가자고 급하게 붙잡으십니까?”


가진 짐을 보니 먼 길을 가야 할 사람들이었다.


“에헴... 보아하니 말이 필요할 것 같은데... 한양까지는 먼 길인지라... 말은 어찌하고 걸어가십니까?”

“2관문 앞에 역이 하나 있습니다. 거기서 말을 구하려고 합니다”


2관문이라면 관저대사의 사찰과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저도 그 근방까지는 갈 예정이니 말벗이라도 할 겸 같이 갑시다! 에헴...”


엄주호가 선비들의 행렬에 섞여 길을 걷는 이유는 최근 과거를 준비하는 선비들의 말을 들어보기 위함이었다. 향리를 만나 물으면 될 일이었지만 아무래도 향리들은 선비들처럼 생생한 이야기를 해주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선비 중 한명이 엄주호의 행색을 보더니 말을 물었다.


“보아하니 지방 출신은 아닌 듯한데... 어디서 오셨습니까?”

“아... 저는 한양에서 오는 길입니다”

“하... 한양이라고요?”


그들이 놀라는 것은 한양 입성은 선비들의 평생의 꿈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선의 과거 제도는 마흔까지 과거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마흔이 되어서 과거 시험을 치루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스물 중반에서 서른 중반까지가 가장 많은 연령대였다. 과거 시험을 치루는 선비들의 연령대의 폭이 이처럼 넓어진 이유는 임진왜란 이후 만들어진 과시촌의 영향 때문이었다.


과시촌은 지방에서 한양으로 올라온 선비들이 과거시험에 급제하기 위해 임시로 살던 마을이었기 때문에 인력이 풍부하여 농업과 상업이 활성화 된 지역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곳이 수원과 여주 같은 지방 과시촌들이었다.


“어찌 그리 놀라십니까? 한양에서 온 사람 처음 봅니까?”


엄주호는 선비들을 조금 놀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에헴... 처... 처음이라뇨...”


처음이 맞을 것이었다.

보통 지방에서 한양으로 상경하는 선비들은 서원에서 학업을 마치고 한양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력의 편차에 따라 빠르게 상경하면 열아홉 무렵에 올라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주로 스물다섯 정도에 한양으로 상경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이 한양에 갈 일은 거의 없었을 것이었다.


“그런가요? 그럼... 한양 어디를 다녀오셨습니까?”


선비 한명이 아는 척을 했다.


“북악산 지역에 돈의문에 다녀왔습니다”

“허허 북악산 지역의 돈의문에 다녀오셨군요??”


그 말은 거짓이었다.

돈의문은 북악산에 없었다.


“돈의문은 경희궁 옆에 있는데... 언제 자리를 옮겼는지... 간혹 대문(大門)이나 소문(小門)이 자리를 옮겨 짓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만 돈의문이 북악산에 지어졌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봅니다... 흠...”


엄주호가 따져 묻자 아는 체 했던 선비가 호통을 쳤다.


“선비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지 무슨 말이 많소? 그러면 댁은 한양에 살기라도 한다는 겁니까?”


엄주호는 한양출신이었다.

한양에서 서당을 다녔고 급제 또한 한양에 살면서 했다.

한양은 사대문 안을 말하는 것이었으므로 조선사회에서 사대문 안과 밖이라는 간극은 평생을 살아도 극복하기 힘든 것이었다. 거기다가 서당을 한양에서 다녔다고 한다면 그건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럼요... 한양에 살다마다요... 허허”

“한양 어디에 삽니까?”

“창덕궁 옆...”

“뭐... 뭐라고요??”


그들이 놀라는 이유가 있었다.

창덕궁은 주상전하께서 계신 곳이기 때문이었다.


“이... 이 사람이... 사람을 놀려도 정도껏 해야지... 뭐?? 창덕궁이라고요??”

“사실입니다. 제가 창덕궁...”

“떽기... 이 사람아!


선비 중 한 사람이 엄주호의 말을 자르며 나섰다.


“그런 농담은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감히 주상전하께서 살고 계신 곳 근처에 산다니... 아니... 아예 궁궐에 산다고 하시지 그럽니까?”


그의 말에 선비들은 한바탕 박장대소를 지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허허허허허허허허 이 사람이 실성을 해도 단단히 했구먼!!”

“진짜래도 그러십니까?”


엄주호는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선비들을 더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그의 목적은 관저대사의 사찰이 있는 곳까지 그들과 동행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전에 느껴졌던 음산한 느낌은 사라졌지만 경계를 풀 수는 없었다.


선비들은 아직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덕분에 잘 웃었소. 한양에서 왔다고 하니... 한양에 올라오시면 그때 주막에서 술이나 한잔 합시다”

“좋소... 그런데 북악산에 있는 문은 숙정문이라오”

“뭐... 뭐요??”

“숙정문에서 나를 찾아서도 안 될 것입니다”

“아... 아니... 이 사람이 또 선비를 우롱합니까?”

“아... 아닙니다. 나으리 허나... 나으리께서 급제를 하시려면 공부를 아주 많이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저는 이만 바빠서 서둘러 가보겠습니다”


엄주호는 그렇게 선비들을 뒤로 하고 아래로 보이는 2관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 내려갔다. 2관문 너머 다리를 건너면 관저대사의 사찰이 있을 것이었다.


“이... 이보 게 젊은이...”


바쁘게 자리를 옮기는 엄주호의 발걸음을 가로막은 것은 한 노인이었다.


“무... 무슨 일이십니까? 어르신...”

“혹시 이 근처에 사찰을 찾고 있나?”

“그... 그렇습니다”


엄주호는 관저대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이름이 뭔가?”

“엄주호입니다. 어르신...”


노인의 발음이 뚜렷했다.


“무... 무슨 일이신지...”

“한양에서 오셨군요??”

“네... 그러합니다만...”


노인은 굽은 허리를 펴며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주상전하께서는 안녕하신지요?”


그가 관저대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관저대사님이십니까?”

“다들 저를 그렇게 부르죠... 한양에서 손님이 온다고 해서 제가 마중 나왔습니다. 제가 기거하는 곳은 저곳입니다”


그가 손가락으로 기와가 올라간 한옥을 가리켰다.


“인사 뵙습니다. 어르신...”


그가 잠시 고개를 숙인사이에 그는 어느 새 집 앞에 당도해 있었다. 노인의 걸음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속도였다.


“어... 어르신... 걸음이 빠르십니다...”

“어서 오게 젊은이... 한양에서 먼 길을 오느라 수고가 많았네...”


어느새 그는 자취를 감춰 시야에서 사라져 있었다.

엄주호는 빠른 걸음으로 그가 올라간 비탈길을 따라 올라갔다.

소나무 한 그루를 돌아 들어가니 그가 수행하는 사찰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이군요!”


행장을 풀고 내려 보이는 조령의 경관을 감상하는 엄주호에게 노인이 다가와 말했다.


“멋진 곳이죠... 우선 끼니부터 챙겨 드릴 테니 잠시만 앉아 계십시오... 엄상선...”


그가 ‘상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것은 그가 임금을 대신해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 알겠습니다... 어르신...”


관저대사가 부엌으로 들어간 사이 행장을 풀 방을 찾아야 했다. 대화가 길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차... 방은 저기... 저 방을 쓰시면 될 것입니다”


조령의 경치가 한눈에 내려 보이는 곳이었다.


“고맙습니다. 대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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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논쟁2 19.08.11 88 2 9쪽
22 논쟁 (삽화) 19.08.09 71 2 10쪽
21 추륵 3 19.08.07 4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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