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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세 명의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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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신강욱
작품등록일 :
2019.07.0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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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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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30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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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세 명의 황제 (18)

DUMMY

< 복위라니 >



강문열이 들어오자 문경백의 얼굴이 묘해졌다. 아니 문경백 뿐만 아니다. 강문열 역시도 문경백을 보자 표정이 이상하리만큼 굳게 변했다. 양미간과 손의 떨림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두 사람의 모습에 정은 씩 웃었다.


서재의 문이 벌컥 열렸다. 세 사람은 문 쪽을 보았다. 들어오는 사람은 인이었다. 인은 휠체어를 내동댕이쳤다. 천천히 걸어 정에게 향했다. 인의 정의 어깨를 잡고 섰다. 인은 문경백을 노려보았다. 인이 자신을 노려보자 문경백은 침을 꼴깍 삼켰다.


“어쩐 일로 궁에 드셨는고.”

“태상황제폐하께서 찾으시기에 입궁하였습니다.”

“그랬겠지. 지금 이 공간 안에 있으니 당연히 이 사람이 부른 거겠지. 왜 불렀는지는 아십니까?”

“모르겠습니다.”

“고모부. 아니 고모부란다. 문경백은 모른다는 소리를 제법 당당하게 하시는구먼. 강문열을 옆에 세웠으면, 알 것도 같다고 보는데? 두 사람, 정말 잘 아는 사이잖아. 연결고리, 확실하던데? 내 말 틀립니까, 문경백!”

“······. 태황제폐하.”

“알고 부른 거야. 이 사람, 알고 부른 거라고. 그러니 문경백은 한 치의 거짓도 없이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세요. 다치기 싫음, 폐제 꼴이 나고 싶지 않으심 몸 사리시고. 아시겠죠?”


인의 독기 어린 말에 문경백은 침을 꼴깍 삼켰다. 인은 강문열을 노려보았다. 강문열은 고개를 푹 숙였다. 인은 손으로 그의 얼굴을 올려세웠다. 얼굴에 상처가 가득하다. 상처는 얼굴뿐만 아니다. 손, 발, 팔에도 살이 일어나고, 피범벅이다.


“상처가 이리 가득해서 어찌할꼬.”

“폐하······.”

“이리될 거라 생각은 전혀 못 한 모양이다? 하긴, 아둔한 주군을 섬겼으니 정확한 판단을 하였겠느냐만. 너와 폐제는 어쩜 그리 똑같은지 모르겠다.”

“······.”

“네 감히 나를 속이려 들었지? 네까짓 것이 감히 나를? 나는 네 주군이 아니다. 네가 속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야! 어디 감히 네까짓 것이 나를 속이려 들어!”

“죄송합니다.”

“죄송······. 너와 네 주군은 그 소리를 정말 쉽게 내뱉는구나. 똑같다, 똑같아.”


인은 코웃음을 쳤다. 강문열은 온몸을 벌벌 떨었다. 가만히 강문열을 보던 인은 손을 힘껏 휘둘렀다. 인의 손은 그의 뺨을 강타했다. 그는 맥없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 사람 성격을 모르시는 듯하여 드리는 말인데······ 괜히 이 사람 신경 긁지 마세요. 좋은 모습 못 봅니다.”


인은 한 마디 짧게 내뱉고 휠체어에 올랐다. 문을 쾅 여닫는 인. 그런 인의 모습을 본 두 사람의 이마에는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정은 입을 크게 벌려 웃었다.


*


“황상은 어디 계십니까?”

“외부 일정이 있어 나갔습니다.”

“지금 이 시간엔 외부 일정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기 그게······.”

“왜 망설이는가. 사실대로 말해라. 황상은 지금 어디 있는 게야!”


신 실장이 있어야 할 곳에 막내로 보이는 비서 한 명만 우두커니 서 있다. 강안전으로 들어서던 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영찬은 어디로 간 것일까. 비서는 우물쭈물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인은 화가 나 크게 질렀다. 보통 같으면 말할 상황이다. 한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뭔가 이상한데. 인은 영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훈아. 지금 어디 있어?”

“어, 인아. 나중에 궁에 가서 말할게. 나 지금 밖에 나왔어.”

“밖? 무슨 일로?”

“나중에 말해줄게. 나 지금 급해서 전화 끊는다.”


영찬도 말을 돌린다.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 평상시와는 전혀 다른 반응. 도대체 뭐지. 어딜 가기에 저렇게 꼭꼭 숨기냐는 말이야. 인은 일단 주차장으로 향했다. 양 실장은 인을 차 뒷좌석에 태운 뒤 운전석에 올랐다. 인이 목적지를 짧게 말하자 양 실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구치소. 연이 있는 독방으로 교도관이 다가왔다. 교도관은 독방의 문을 똑똑 두드렸다. 독방 안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연은 벌떡 일어났다. “면회” 짧은 말에 연은 대꾸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면회실 안으로 들어서자 누군가 보였다. 영찬이다. 연은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영찬은 그런 연을 바라보았다.


“황제폐하를 뵙습니다.”

“그래. 오랜만이다. 많이 놀랐지?”

“폐하께서 즉위하실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대왕께서는 보령(寶齡, 임금의 나이를 높여 이르는 말)이나 학력이 즉위하기엔 이르니 다른 분이 그 자리를 지키실 거라 예상은 했다만······.”

“그랬겠지. 나 역시도 그랬으니까.”

“한데 어쩐 일로 미욱한 저를 보러 오신 겁니까. 폐서인의 몸으로 황제폐하를 뵈려니 면목이 없고, 떨리기까지 합니다.”

“교도관 모두 물러가세요.”


연의 조심스러운 모습에 영찬은 긴장한 듯 침을 꼴깍 삼켰다. 주위를 물렸다. 교도관들은 영찬에게 목례한 후 면회실을 나갔다.


차 한 대가 구치소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차에서 내리는 사람은 인과 양 실장이다. 양 실장은 인을 부축했다. 인은 주차장의 차들을 살폈다. 그러다 차 한 대를 보고 표정이 굳어졌다.


“어찌 그러십니까, 폐하.”

“저거 황상 차다.”

“저거 이십 년 된 차 아닙니까?”

“맞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일 세대. 아무튼 안에 있는 거 맞네. 들어가자고.”


양 실장은 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카덕(자동차 마니아)인 양 실장의 눈엔 이십 년 된 그 차가 신기한 모양이다. 아무튼 영찬이 안에 있는 건 맞아. 인은 양 실장을 재촉했다. 양 실장은 인과 함께 구치소 안으로 들어갔다.


면회실 앞. 신 실장이 서 있다. 신 실장은 두 사람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깜짝. 양 실장은 신 실장에게 다가갔다.


“폐하 안에 계시지?”

“예. 근데 어떻게 알고 오셨습니까?”

“태황제폐하의 촉.”


인은 면회실 문을 발칵 열었다. 안에 있던 영찬은 고개를 돌려 인을 바라보았다. 유리벽 너머 앉아있던 연. 둘째 형 인의 모습에 깜짝 놀라며 뒤로 와당탕 넘어졌다. 인은 한숨을 푹 내뱉었다.


“너 병신이니. 왜 넘어지고 지랄이야.”

“올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좀 빨랐다?”

“차가 안 막혀서. 왜 왔냐.”

“듣고 있어라. 말할 거니까.”


영찬은 인을 보자 제법 태연하게 있었다. 왜 그렇게 태연하나 했더니 예상을 했던 모양이다. 연은 그 모습에 팔을 감쌌다. 인은 연의 눈을 보았다. 흔들리고 있다. 피식. 인은 입꼬리를 올렸다. 영찬은 연을 보았다. 후. 일단 한숨부터 길게 내뱉고 보았다.


“너, 구속 풀 거야. 사면할 거라고.”

“예?”

“너희 내외, 복위시킬 거라고. 너를 왕으로, 신가희를 왕비로 책봉하고, 한유혜는 직위 유지.”

“왜 그러십니까.”

“이 나라 황실을 위해서. 대신······.”

“대신?”

“교지를 통해 듣도록.”


사면, 복위, 황실을 위해서. 영찬의 말에 인의 눈동자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인은 밖으로 나갔다. 다리 상태도 뭣이고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인은 차를 향해 뛰었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던 양 실장은 깜짝 놀라며 인을 따라갔다.


영찬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궁으로 돌아가야겠다. 신 실장은 영찬을 태우고 운전대를 잡았다. 영찬은 궁으로 돌아갔다.


*


경찰차가 궁으로 들어왔다. 경호원들은 강문열과 문경백을 끌고 나와 경찰에게 인도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팔에 수갑을 채웠다. 남편의 경찰연행 소식에 공주가 다급히 뛰어왔다. 공주는 곧장 태황태후의 처소인 수강전으로 달려갔다.


“폐하, 어찌 이러십니까. 어찌 그 사람을 경찰에게 넘깁니까.”

“죄를 지었으면 응당 죗값을 치러야지. 언제까지 모든 것이 감춰질 줄 알았나.”

“살려주세요. 그 사람을 살려주시라구요!”

“살려달라고 비는 사람의 태도가 어쩜 그리 불손하누. 태상과 황상께서는 풀어주지 않으실 거다.”


공주가 태황태후의 앞에서 난리를 치는 사이, 정이 사무총장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정이 들어오자 공주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보았다.


“태상께서 사무총장과 함께 어쩐 일로 자전엘 들르셨습니까.”

“고모님께서 이곳에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교지를 낭독코자 들렀습니다.”

“교지요? 무슨?”

“어마마마께서 아시는 내용입니다.”


교지. 그러고 보니 사무총장의 손에 교지가 쥐어있다. 내가 안다. 그러면 설마? 사무총장은 정에게 교지를 건넸다. 정은 교지를 크게 펼쳐 들었다.


“공주를 폐서인하여 황족으로서의 모든 예우를 행하지 않는다. 문경백 이전석 역시 그 위에서 폐한다. 내외의 모든 재산을 압류한다.”

“밖에 있는 비서들은 안으로 드세요.”


정이 교지를 낭독하자 공주는 털썩 주저앉았다. 태황태후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사무총장이 비서들에게 안으로 들어오라 했다. 밖에 줄지어 서 있던 비서 서넛은 안으로 들어와 공주의 옆에 붙었다. 공주가 하고 있는 첩지장식을 뺐다. 뒤꽂이와 비녀도 뺐다. 용비녀가 꽂혔던 자리에는 나무로 된 작은 비녀가 꽂혔다. 공주의 당의 역시 벗겼다. 마침 안에 소복을 입고 있다. 비서들은 그 위에 흰색 당의를 입혔다.


연은 구치소를 나왔다. 구치소를 나온 연은 마중 나온 버스를 타고 별궁으로 들어갔다. 별궁으로 들어가니 가희와 유혜가 서 있었다. 가희는 고개를 돌리며 연을 외면했다. 가희가 자신을 외면하자 연은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영찬이 별궁 안으로 들어왔다. 교지를 펼쳤다.


“폐제 왕연과 폐후 신씨를 왕과 왕비로 책봉한다. 두 사람의 경칭은 그 격을 격상하여 저하라 한다. 왕의 호칭은 지금과 동일하며, 왕비는 연왕비라 칭한다. 귀인 한씨를 빈(嬪)으로 책봉하여 온빈(溫嬪)이라 한다.”

“황명을 받들겠습니다, 폐하.”

“세 사람 잘 들어라. 세 사람을 지금 이 시간부터 유폐지를 서궁으로 옮긴다. 서궁은 들었다시피 경비가 이곳보다 더 삼엄한 곳. 너희의 자유는 영원히 박탈이다. 또한 웃전이 명한 것은 그대로 실행해야 한다. 너희는 죄인이다. 수틀리면 다시 잡아 넘기면 돼. 잘 생각해서 행동해라.”


세 사람은 영찬의 말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럴 거라 예상은 했다만, 이럴 줄 알았지만 이건······. 연은 한숨을 푹 내뱉었다.


*


“폐하! 태황제폐하! 어디 계십니까!”


궁이 발칵 뒤집혔다. 인이 사라진 것이다. 정과 영찬은 모든 직원을 궁과 그 주변에 풀어 인을 찾게 했다. 도대체 인은 어디로 간 것일까. 어딜 갔기에 이렇게 자취가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정의 혀는 메말라갔다. 등에는 땀이 가득 찼다.


“저기 한 실장님, 선배님도 안 보이는데요?”

“김상현도 안 보인다고? 어디 간다는 소식 없었는데, 뭐지. 재익이 너한테 말 안 하든?”

“예. 어디 간다는 말씀은 따로 없으셨습니다.”

“그럼 김 과장이랑 폐하가 같이 있다는 말이잖아. 아······. 일단 알았어. 들어가 봐.”


재익이 한 실장의 곁으로 다가왔다. 재익의 말을 들은 한 실장은 눈을 질끈 감았다. 정과 양 실장에게 말을 전했다. “설마” 정은 황급히 어딘가로 뛰어갔다.


뛰어가니 소리를 지르고 있는 인의 모습이 보였다. 주변에 있는 소주병만 열 개는 넘었다. 그 앞에는 상현이 서서 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은 인에게 달려갔다. 인의 앞에 앉았다. 인이 그대로 정의 품으로 쓰러졌다.


“너는 안 마셨지?”

“예. 저는 진짜 한 모금도 안 했습니다.”

“인이가 오라고 하든?”

“예. 술은 당신께서 마실 거라고, 앞에 있기만 해라고 하시던걸요.”

“그랬구나.”


정은 인을 등에 업고 천흥전으로 들어갔다. 천흥전 안방 침대에 인을 눕혔다. 잘 잔다. 안방을 나와 거실 소파에 앉았다. 거실 소파에 앉으니 구령이 들렸다. 영찬이 들어와 소파에 앉았다.


“술 많이 마셨다면서요.”

“응. 많이 마셨더라.”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은······. 들어가 봐라. 인이는 내가 챙기면 되니까.”


잠깐 대꾸할까 했다. 한데 생각해보니 남는 것도 없을 것 같다. 지금 정은 영찬 자신을 곱게 바라보고 있지 않으니까. 말투 자체가 형식적이고, 눈빛도 표정도 모두 부자연스럽다. 영찬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안방 문이 벌컥 열렸다. 인은 나오면서 영찬의 뺨에 손을 휘둘렀다.


“네가······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네가 어떻게!”

“인아······.”

“이 나라 황실을 위해서? 이 나라 황실을 위해서 나 하나쯤은 병신이 되어도 되겠네. 나 하나쯤은 쓰레기가 되어도 되겠네. 그렇지?”

“······.”

“두 피 섞인 새끼도 제수를 죽이는데, 한 피만 섞인 이복형제는 오죽할까. 날 죽이고 싶은데 죽일 수가 없으니 이런 식으로 돌려 표현한 거겠지. 언감생심 복위라니! 허 참!”

“아니야, 그런 거 아니라고.”

“내 눈엔 그래 보이는데? 그렇지 않고서야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 수는 없는 법!”

“인아······.”

“내 오늘부터 황실의 모든 사무에 관여치 않습니다. 황상이 능률적으로, 알아서 하십시오. 주변에 참모들이 훌륭하니 괜찮을 겁니다. 또한 이 사람, 별궁에 들어가 있을 것이니 그리 아십시오. 아시겠습니까, 황상!”


인은 목소리에 핏대를 옮기며 날카롭게 말을 이어갔다. 순간 정 역시도 긴장하며 인을 바라보았다. 인은 안방으로 들어가 옷을 풀어 헤쳤다. 이어 흰색 전통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양말 역시 벗어 던지고, 흰 버선을 신었다. 나막신을 신고 별궁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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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시간의 흐름 (1) 19.09.16 1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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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세 명의 황제 (20) 19.08.23 26 1 12쪽
19 세 명의 황제 (19) 19.08.09 2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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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 명의 황제 (3) 19.07.06 103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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