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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똥꼬, 나의 고막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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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INMUTE
작품등록일 :
2019.07.09 16:00
최근연재일 :
2019.07.0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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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346

작성
19.07.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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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36화_뼈 1

DUMMY

*****



“사인해. 제세공과금은 당신 돈으로 내는 거야.”



수완이 택주에게 서류를 건넨다. 택주는 계약서를 읽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물론입니다! 제가 당연히 내야죠. 아이구, 변호사님. 26%씩이나 주시다니 고맙습니다.”


“0.6%에 6%, 1.8%에 18%. 2%는 보너스야!”


“역시, 변호사님은 말이 곧 법이시군요. 보너스까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와우!”


택주의 입이 귀에 걸려 있다.



“근데, 선 사장!”


“넵!”


“당신은 왜 주식에 그렇게 집착하나? 그 옛날부터.”


택주는 계약서에 사인하고 한 부를 수완에게 건네준다.



“변호사님! 이제는 주식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에 집착하는 겁니다.”



“당신이 언제부터 사람 쫓아다녔다고? 사람 갑자기 변하면 죽어. 그러지 마.”


택주는 계약서 봉투를 가방에 꽂아 넣고 빙긋 웃으며 가방을 툭툭 친다.



“변호사님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그분하고 식사 날짜는 잡았지?”



“멋진 곳으로 직접 잡으셨더라고요.”




*****




“잔말 말고! 일단, 거기로 꼭 나와!”


호텔 지하 주차장, 차 안에서 무태가 정대와 통화 중이다.



“볼일 없다! 난 주황이 쌔끼 절대 안 본다.”


“엄청 삐쳤구먼.”


“삐쳤다. 쌔꺄!”


“밴댕이 소갈딱지 쌔끼!”


“이 새끼가 진짜! 죽을래?”



“내가 폭탄 선언할 게 있다.”


“무슨 폭탄?”


“와서 들어봐.”


“오호-, 요놈 봐라. 못 참는 내 성격을 이용하겠다.”


“네 예상보다 더 큰 폭탄이다. 너, 무서워서 운다.”


“내가 안 무서워하면 넌 죽는다.”




“니가 무서워하면 넌 나한테 죽는다.”


“어쭈- 확 땅기는데!”


“우황청심환 꼭 들고 와라.”


전화를 끊는다. 승합차 뒤 문에 열리고 지민이 올라탄다.



“우후- 춥습니다.”


“일 잘 봤어? 렛츠 고!”


차에 시동을 건다.

‘부릉-‘


“팀장님, 고! 고!”





**********





사무실 안에 개업 화환과 난이 가득하다. 화환 리본에 ‘2004년4월19일 祝 개업’ 이라고 붙어 있다. 초대형 관음죽 아래에서 무태는 수완과 대화 중이다.


“이야- 이렇게 큰 관음죽은 너도 처음 보는데.”


“변호사님, 개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숲 속에 있는 거 같은데!”


“잘 해 내실 거라 믿습니다. 아무쪼록, 건승을 기원합니다.”




“고마워! 이제 좋은 시절 다 지나가고 풍찬노숙만 남았지 뭐, ”


“많이 도와 주소.”



무태가 문 밖을 가리킨다.


“밖에 손 혜지 과장 있더라고요.”


“응. 출산 휴가 갔다 왔더니 자리가 없어 졌다고 하더라고. 내가 잽싸게 스카우트 해 버렸지.”



“손 과장, 진짜 일 잘 합니다. 여장부고요!”


“하핫 맞아! 10년이나 봐 왔는데.”


“내가 사람 복이 좀 있나 봐!”



“근데, 우리 G모임이 곧 10주년 인데. 어쩌죠?”



“그러게. 우여곡절 다 넘기고 10년을 끌고 왔는데.”


“고 대리 행불에, 택주도 이직하고 난 뒤에 연락두절이고, 집도 이사 갔더라고.”



“네? 이직 했나요?”


“당신 몰랐어? 거 팀원들이 택주를 물 먹였어!”


“네? 물 먹이다뇨?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어허, 깜깜 무소식이시구먼. 하기야, 택주 모임 안 나온지도 꽤 됐지?”


“택주가 팀원들 살려 줄려고 일임매매로 실적을 밀어 줬는데. 밑에 있던 두 놈이 다 해 먹고는 자기네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택주한테 다 덮어씌웠다 하더라고.”


“일임매매라면?”


“과당매매 다툼은 있는데......택주는 문제가 커질 거 같으니까 투자자 쪽한테 자기가 다 변상하겠다고 정리하고 이직해 버렸어.”



“옮긴 회사는요?”




“문제는, 요즘 거기에도 안 나온다는 거!”


“나도 택주한테 집사람 연금하고 펀드 몇 개 걸어놨는데. 골치 아프게 됐어.”




“네?”



“당신도 뭐 좀 얽혀 있지 않나?”


“아, 네. 조......조금이요.”


“일단, 한 번 확인해 봐! 그 친구 틀림없이 무슨 사연이 있나 본데...... 나도 이리저리 수소문을 해 봤는데. 혹시, 은태영이라고 알아?”


“은태영이요?”


“응, 모르면 됐어!”


“......그래도 말씀을 좀.......”



“복잡한 가 봐. 은태영이라는 사람이 택주의 금전 문제를 다 해결해 줬어. 그런데!”



“그런데요?”


무태가 귀를 쫑긋한다.



“더 이상은 택주의 프라이버시!”


“......변호사는 의뢰인과 나눈 정보를 공개하지 않게 되어있어! 수임한 상황은 아니지만!”


수완은 고개를 갸웃하며 검지 손가락으로 입을 가린다.



“아이- 진짜! 크레믈린!”


“형님은 집 얘기랑 의뢰인 얘기는 죽어도 안 해요!!”



“프라이버시!”




‘똑- 똑-‘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열리고 여자가 빼꼼 무태를 쳐다보며 손을 흔든다.


“한 차장님!”



무태가 반갑게 손을 흔든다.


“오우- 손혜지 프로!”



수완이 손짓을 한다.


“손 팀장, 들어와!”



여자가 종종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와 무태의 손을 잡는다.


“차장니임, 보고 싶었어요! 개업식 날부터 일이 장난이 아니예욧. 일한다고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구.”


“변호사님 완전 워크홀릭인 거 아시죠?”



“알지! 알지! 수완이 형님 워크홀릭은 연관검색어도 뜨는 거 몰랐어?”




“므으하하핫! 혜지, 넌 이제 나한테 죽었다. 하하하핫!”



한바탕 웃음 소리가 사무실 안을 가득 채운다.




*****




오래된 식당 구석자리에 수완은 벽 쪽에 앉은 노년의 여성과 대화 중이다. 그 옆에 선택주가 앉아있다.



“회장님께서 저희를 살리셨습니다. 도와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아니- 무슨 말씀을! 제가 뭐 한 일이 있다고요. 장 변호사님께서 하시는 좋은 일에 도움이 되었다면, 제가 영광입니다.”



“별 말씀을요!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수완이 정중하게 목례를 한다.



“그레이스파크라고 하셨나? 그 프로젝트 너무 좋습니다. 언덕 위에 조그마한 집 하나 지어 주세요.”



“아이구, 저희야 회장님 같으신 분을 모시면 영광입니다.”



여자가 옆에 앉은 택주를 보며 손을 잡는다.


“우리 선 사장한테 얘기를 들으셨겠지만······”


“네?”


“이 친구와 저는 감방에서 알게 되었어요, 한 10여년이 지났나?”


택주가 수완에게 윙크를 한다. 수완은 입을 다물고 여 회장의 이야기를 듣는다.





**********




‘철컹-‘


교도소로 한 여자가 작은 짐을 들고 들어오자 문이 닫힌다.



방은 어둡고 침침하다. 먼저 있던 여자는 격자창틀 밖을 바라 보고 앉아있다. 새로 들어 온 여자는 겁을 먹은 듯 어둠 속 그림자에 인사를 한다.


“아, 안녕하십니까? 서, 선택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림자는 대답이 없다. 택주는 쭈뼛거리며 서 있다가 천천히 구석자리에 짐을 놓는다. 어둠 속 여자는 미동조차 없다. 창으로 들어온 꺾인 햇볕에 택주가 보고 있는 여자의 얼굴은 짙은 검정이다. 택주는 두려운 듯 짐을 안고 구석에 앉아 얼굴을 무릎에 박고 요동하지 않는다.





얼마가 지나갔는지 모른다. 택주는 인기척에 깬다. 방안은 어둠이 꽉 차 있다. 벽에 커다란 애벌레가 버둥거리는 것을 본다. 버둥거리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택주는 창살 밖 불빛을 배경으로 바둥거리는 것이 무엇인지 고개를 빼고 살핀다. 몸뚱아리를 확인하고는 기겁을 한다. 택주가 늘어지는 다리를 들어 올린 것은 본능이었다.



“어- 언니, 왜? 왜 이래요? 어, 언니이-“


택주는 비명을 지른다.


“여기요-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여자 교도원들이 급히 방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호루라기를 분다.

‘휘리릭- 휘리릭-‘



택주는 여자의 몸뚱이를 잡고 있고 교도원은 창에 걸려 있던 여자를 끌어 내리려 한다. 여자는 바둥거린다.

‘캑- 캑-‘


교도원 둘이 더 들어 와서 여자의 퍼덕거리는 몸뚱이를 받친다. 택주가 잡아 들어 올리고 있는 여자의 양 다리 사이로 뜨거운 것이 흘러 내려 택주의 몸 위로 떨어진다. 택주는 울며 소리를 지른다.



“언니, 세상에 죽을 일은 없어요. 죽지 마요! 언니.”



창에 걸려 있던 여자의 몸이 내려온다. 여자는 위 옷이 벗겨져 있다. 교도원은 여자의 목을 감고 있던 올가미를 급하게 풀어 던진다. 가슴을 세차게 누르며 심폐소생술을 한다.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다섯- 여섯- 일곱······”


택주는 두려움에 방구석으로 물러나 벌벌 떨며 울먹인다.


“세상에 목숨과 바꿀 일은 없다구요.”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다섯- 여섯- 일곱······”



심폐소생술은 치명적이고 절박하다. 교도원이 여자의 입에 숨을 불어 넣는다.


‘후우- 후우- 후우- 후우-‘



옷을 찢어 닿아 만든 올가미가 죽은 뱀처럼 택주의 발아래 누워있다. 택주는 올가미를 보며 벌벌 떨며 운다.







*****






택주가 여자 회장에게 손수건을 전해 준다. 수완은 손수건으로 눈을 훔친다.


“언니는 언니가 본 것처럼 그렇게 얘기를 잘 하시누?”



여 회장이 택주의 손을 꼭 잡는다. 테이블 옆으로 카트가 들어오고 식사가 올려진다. 택주가 된장국을 들어 테이블 중간에 놓는다.


“언니, 이 집 된장찌개 많이 먹고 싶어 했잖아.”


“거기서도 매일 된장국을 먹었었는데, 먹을 때 마다 여기 된장찌개랑 불고기가 그렇게 먹고 싶더라구요. 한 번 온다는 게 용기가 나지 않더라구요.”


수완은 택주를 다시 쳐다본다.





*****




지하 노래방 밝은 조명 아래, 수미가 냉장고 안에 음료수를 채워 넣으며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노트에 적은 숫자를 확인하며 흥얼거린다.


“사이다 스무 개, 보자......캔 맥주가······”




‘땡그랑-‘


노래방 문 벨이 열리고 얼굴이 유난히 하얀 여자 하나가 들어 온다. 수미는 깜짝 놀란다.


“아이구, 아이구 어쩐 일이야? 벌써 퇴원했어? 아이구, 아이구.”


“이모님- 고생 많으셨죠?”


수미는 여자가 들고 있던 가방을 냉큼 받는다. 여자는 생글생글 웃으며 겹겹이 싼 포대기 속에 아이를 수미에게 보여 준다. 수미가 포대기 안을 살며시 본다.


“아이구, 세상에나! 세상에나! 아이구, 세상에나 세상에나.”


수미는 '아이구!'와 ‘세상에나!’를 입에 달고 화장실로 뛰어간다. 손을 씻고 마스크를 하고 나온다. 여자는 별난 수미를 보고 웃으며 포대기를 수미에게 보여준다. 아이는 포대기 안에 눈을 감고 새근새근 자고 있다. 신비롭다.



“아이구 세상에, 이렇게 이뻐. 예뻐 이뻐!”



아이를 보고 있다가 여자의 손을 잡고 어루만진다.



“엄 사장, 고생했다. 정말 고생했어. 수고 많았다.”



“이모님이 고생 많으셨죠! 가게 잘 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식당도 많이 바쁘셨을 텐데······”



“내가 여기 더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몸조리나 더 하고 와! 고생했다. 일부러 이렇게 왔구나. 참 고생했어!”


수미는 새댁을 꼭 안아 준다.


“너무, 너무 고생 많았어. 수고했다.”






새댁은 엄마 품에 안긴 것처럼 눈을 꼬옥 감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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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제43화_여러분들이 제게 축복입니다. (The End) 19.07.09 29 0 17쪽
42 제42화_기억 부조 19.07.09 8 0 17쪽
41 제41화_태(胎) 19.07.09 13 0 14쪽
40 제40화_下山 19.07.09 15 0 13쪽
39 제39화_도리(道理) 19.07.09 15 0 15쪽
38 제38화_너의 똥꼬 2 19.07.09 33 0 11쪽
37 제37화_쪼꼬파이 19.07.09 13 0 14쪽
» 제36화_뼈 1 19.07.09 13 0 12쪽
35 제35화_나의 고막 19.07.09 12 0 11쪽
34 제34화_Kiss 19.07.09 14 0 16쪽
33 제33회_Gray Lollipop 19.07.09 23 0 14쪽
32 제32화_변태(變態) 19.07.09 21 0 12쪽
31 제31화_선택 19.07.09 13 0 9쪽
30 제30화_검은 바다 19.07.09 11 0 13쪽
29 제29화_기억 환조 19.07.09 14 0 12쪽
28 제28화_生의 환상 또는, 19.07.09 15 0 13쪽
27 제27화_Mr. Lonely 19.07.09 11 0 11쪽
26 제26화_운, 운때, 운명 19.07.09 16 0 14쪽
25 제25화_주머니 속 송곳 19.07.09 20 0 11쪽
24 제24화_그늘 音, 즐길 樂 19.07.09 18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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