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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KA
작품등록일 :
2019.07.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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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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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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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53화

DUMMY

“미샤. 설명해 보겠나?”


천 지부장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바로 파악하였다. 저 자루 속에, 한없이 불길함을 뿜어내는 저 자루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안 봐도 알 것 같았다.


“대체 왜, 클라라 베센마이어 씨가 저기 들어있는 건가?”


날카로운 추궁에, 가레예프가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떨구었다.


“저 여자가, 나를 상부에 고발하겠다더군.”


가레예프가 주장한 바는 이랬다. 논쟁이 터진 날, 가레예프는 흥분상태의 베센마이어를 겨우겨우 진정시켰다. 다음 날에는 아침부터 대백루로 갔으나 천 지부장 등은 이미 자리를 옮긴 뒤여서 왕 채주에게 요구조건만 전달받았다. 클라라 베센마이어의 사과 없이는 협력을 생각하지 말라고 말이다.


가레예프는 숙소로 돌아가서 설득을 시도했다. 눈 딱 감고 잘못했다고만 하기만 한다면,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임무를 차질없이 완수할 거라고. 피압박민족 부르주아지와의 협력을 중단한다는 1928년의 노선은 이제 파시즘의 발흥을 막기 위하여 사회민주주의 수정주의자들까지 협력 대상으로 삼는다는 노선으로 변경되었으니 저들과의 협력은 아무 문제 없다고 말이다.


그러나 베센마이어는 거의 고함을 질렀다. 어떻게 반동들과, 봉건계급 국가를 미화하며 계급사회의 부활을 꿈꾸는 반동 중 반동들에게 사과할 수 있는가? 프롤레타리아트 봉기를 매도한 자들과 어떻게 같이 일을 할 수 있는가? 애당초 부르주아 민족주의 단체인 소위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협력하겠다고 한 방침이 잘못된 것이었다. 수정주의자들과의 협력 노선도 의문스러운데, 대놓고 저런 룸펜프롤레타리아트 찌꺼기들과 손잡는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기까지는 들어줄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베센마이어는 분노의 화살을 가레예프에게 돌렸다. 가레예프의 친구라는 천남건의 제자들이 그 모양인데, 그렇다면 천남건도 똑같은 부르주아 관념론 반동분자일 것이다. 천남건과는 원동해방전쟁에서 전우였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가레예프 동지도 천남건과 가깝게 지내며 봉건주의 관념론에 물든 건 아닌가?


가레예프는 항변했다.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마르크스-레닌주의자며 확고한 유물론자다. 천남건은 비록 유교의 관념론적인 철학관을 가지고 있지만, 마르크스주의 또한 존중하고 레닌에게 존경을 바친다. 천남건이 유교 철학을 내세우며 자신을 반혁명의 길로 접어들게 한 적은 결단코 없었다. 그리고 원동해방전쟁에서 서로 목숨을 구해준 사이다. 반혁명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우리 사이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 말이 베센마이어의 목에 더 핏대를 세우게 했다. 진정한 마르크스-레닌주의자는 반동을 혁명의 길로 이끌거나 그러지 못한다면 관계를 끊어야 하지 않는가! 어째서 가레예프 동지는 천남건과 그의 제자들을 옛날부터 알고 지냈는데도 왜 그들을 혁명의 길로 인도하지 못했는가? 이는 가레예프 동지의 당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확고부동한 증거다!


이 반동! 반혁명분자! 부르주아 앞잡이! 제국주의 첩자! 네놈은 코민테른 내에 잠입한 제국주의 첩자가 분명하다! 이는 마땅히 당과 전체 프롤레타리아트의 심판을 받아야 할 일이다!


클라라 베센마이어의 푸른 눈동자에 헤아릴 수 없는 증오가 서린 것을 확인한 그때, 가레예프 씨는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일은 간단하게 처리되었다. 베센마이어 동지의 가녀린 목은, 가레예프 동지의 굵은 손에 우두둑 꺾여 버렸다. 제대로 저항 한번 하지 못하고. 푸른 눈동자에 가득 어린 증오가 공포와 경악으로 물든 채. 가레예프는 완전히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나강 리볼버를 꺼내 손잡이로 머리통을 여러 차례 후려쳤다.


"그래서. 오전에 죽이고 계속 시체를 내버려 둔 건가?“


"방법이 없었네. 막상 죽이고 나니 막막해지더군. 숨길 곳이나 처리할 곳도 몰라서 말이야. 그런데 여기 주인이 암흑가 사람이라고 자네가 말한 게 생각났네. 이건 여기서 처리하려고 하네.“


”용케도 순사 눈을 피했군.“


천 지부장의 머릿속에서는 오랜 친구가, 자기가 죽인 시체와 함께 밤을 지새우고 아침이 되자마자 자루 속에 든 시체를 짊어지고는 거리를 배회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시체는 그도 여러 차례 보았고, 직접 시체로 만든 자들도 여럿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무슨 범죄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기괴한 광경인 것은 틀림없었다.


여기에 더불어 답답함이 밀치고 올라왔다.


”대체 소비에트 연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가? 그런 정도의 고변만으로 자네가 그 시베리아에 있다는 격리시설에 끌려갈 수 있단 말인가?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운동에 목숨을 바쳐온 자네가?“


”남건이. 그건 중요하지 않다네.“


가레예프가 한숨을 토한다.


”지금 우리는 제국주의에 포위된 상태네. 독일에서는 히틀러가 부상하고 있고. 사방에 적뿐이야. 억울한 사람 10명을 끝장내도 1명의 제국주의 첩자만 잡아낼 수 있다면 혁명의 승리와 연방의 안전을 답보할 수 있단 말일세. 내가 그렇게 안 보더라도, 최소한 오게페우는 그렇게 보고 있어.“


”내가 오늘만큼 탈당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 것 같군.“


천 지부장의 넌지시 비꼬는 말에, 가레예프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여자가 그렇게 교조적이었나? 설득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베센마이어 동지는 스파르타쿠스단 봉기 때 부모가 자유군단 반동들에게 살해당한 것을 목도한 사람일세. 그 때문에 마르크스-레닌주의자가 아닌 어떠한 사람과 타협할 의사 자체가 없었고. 독일공산당 내에서도 조금만 부르주아에 오염되었다고 판단하면 무자비할 정도로 비난을 퍼붓는 사람으로 악명이 높았네.“


그 말을 들으니 베센마이어가 왜 그렇게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따르지 않으면 반동이니 반혁명이니 하며 악다구니를 써댄 것은 이해가 갔다.


그와 별개로 천 지부장은 코민테른 원동국의 조치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럼 독일에서 히틀러랑 싸우라고 내버려 둘 것이지, 왜 여기로 보내나? 우리에 대해 이해하지도, 알려고 할 의사도 없는 사람을?


이때 가레예프가, 딱히 힐난을 받지 않았는데 한탄 섞인 변명을 시작했다. 흡사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하는 것처럼.


“남건이. 난 말일세. 솔직히 총에 맞아 죽는 건 두렵지 않네. 내가 가장 두려운 건, 내 젊은 시절부터 목숨을 바쳐온 당에서 반동으로 몰리는 걸세. 그리고 시베리아나 북해 연안 어딘가에 설치된, 반혁명분자의 격리시설에 들어가서, 그런 작자들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 내게는 가장 끔찍한 일이라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마르크스-레닌주의자란 말일세! 그런데. 베센마이어 동지는 말일세. 그런 나를 자네와 어울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신실한 볼셰비키인 나를 반동으로 매도한 걸세. 가만히 내버려 뒀다가는, 나는 반혁명의 오명을 쓰게 될 거였단 말일세. 자네라면 그걸 용납할 수 있겠나?”


처량한 얼굴로 죄책감에 휩싸여서, 자리에 힘없이 앉아서 넋두리하는 모습에, 천 지부장은 그래도 이 친구를 버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미하일 아흐메토비치 가레예프는 사람을 죽여 놓고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무정한 괴물이 아니었다. 게다가 제자들을 반동이라 매도하던 그 독일 여자가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 오랜 친구가 일평생 바쳐온 삶이 통째로 부정당하는 것을 더 참을 수 없는 데 말이다.


“난 10년도 더 전에 탈당했네. 하지만 정부 내에서 누가 내 제자들을 부일배에 적의 밀정이라고 근거 없이 비난한다면, 자네와 비슷하게 행동했을지도 모르지.”


“아니, 그럼?”


가레예프의 힘빠진 얼굴에 화색이 돈다.


"오랜 친구여. 자네를 탓할 생각은 없어. 처리를 도와주겠네."




"오오, 정말인가!"


가레예프의 얼굴이 기쁨으로 물든다.


"그래. 고작 이 교조주의자 한 명 때문에 자네의 일생이 그런 곳에서 끝나 버리게 할 수는 없지. 이 건은 누구한테도 알리지 않겠네."


"고맙네! 고마워!"


가레예프는 감격에 겨워 울 기세로 전우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러나 천 지부장은, 그들의 오랜 교분만으로 사체 처리를 도와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조건이 있네. 내 일을 좀 도와주었으면 하네만."


"무슨 일인가? 맡겨만 주게!“


천 지부장이 부탁한 일에, 가레예프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어려울 것 없지! 또 내가 도와줄 일 있는가?“


”그건 차차 생각해 보도록 하겠네. 그리고 어차피 시체에게 사죄하라 해 봤자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니, 자네가 그 여자를 사살한 것을 사과했다고 치겠네. 키릴롭스키를 잡아서 자네에게 넘겨주지.“


가레예프는 고마운 나머지 뺨에 눈물까지 흘린다.


”대신, 정보를 가감없이 확실하게 넘겨줘야 하네. 그리고 우리 쪽에서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자네에게 물어보도록 하지.“


”고맙네, 고마워! 내 자네 은혜를 어찌 잊겠나!“


천 지부장은 미하일 가레예프가 한 번 은혜를 입으면 평생 잊지 않는 친구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친구의 성정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친구의 선의를 이용한다는 것에 어느 정도는 유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게 있어야 했다.


"여기 왕 채주는 이런 일 뒷처리를 여러 차례 한 적이 있지. 돈만 제대로 지불한다면 문제없을 걸세."


천 지부장은 가레예프를 데리고 나와서 왕 채주에게 갔다. 채주는 자초지종을 듣고도 그다지 당황한 얼굴은 아니었지만, 꽤나 투덜댔다.


"나 참. 어째 자루 메고 들어올 때부터 예감이 이상하다 했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우리 가게 정문으로 시체를 들고 옵니까?"


천 지부장은 왕 채주의 투덜거림은 무시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얼마에, 그리고 언제 처리해 줄 수 있소?“


왕 채주는 강호에서 이런 뒤처리를 여러 번 해왔기에, 나름 전문가다운 답변을 내놓는다.


"한 번에 불에 태우면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나서 곤란합니다. 나날이 조금씩 해체해서 화로에 넣어야죠. 빠르면 사흘 안에 끝날 겁니다. 죽은 지 꽤 되었다고 했으니 시체가 뻣뻣해졌을 텐데, 이러면 칼이 잘 안 들어갑니다. 거기에 들어가는 수고까지 합하면······."


왕 채주가 주판을 열심히 굴린다.


"120원은 내셔야겠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이었기에 가레예프의 입에서 불편한 신음이 나온다. 공작금을 이런 데 사용할 줄을 어찌 알았겠는가? 가레예프는 별수 없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 현금으로 지불한다.


이때 왕 채주가 슬쩍 웃으며 영업을 하려 했다.


"죽은 자가 귀신이 되어 한풀이하겠다고 오지 못하도록 넋을 위로할 지전을 태우는 것도 좋습니다. 사시겠습니까?"


그러나 가레예프는 거기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난 마르크스-레닌주의자요. 귀신이니 영혼이니 하는 비과학적인 관념론적 개념은 안 믿소.“


”아, 뭐, 그러시다면요.“


왕 채주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사환들을 불러 시체가 든 자루를 지하실로 끌고 가게 하였다. 조각조각 나서 화덕으로 들어가 사라질 그것을.


여전히 죄책감과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는 가레예프에게, 왕 채주가 슬쩍 농담을 던졌다.


”시체를 벽 속에 숨겼다가 실수로 고양이까지 같이 숨기는 그런 일은 없을 거니 안심하시죠.“


아무래도 왕 채주는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읽은 모양이었다. 가레예프는 대답이 없다.


”그나저나 우리 보호 아래 있는 도관의 도사님을 한 분 초빙해서 액막이라도 해야겠습니다.“


왕 채주가 재차 너스레를 떨어도 가레예프는 대답이 없다. 입술이 음울하게 닫힌 채 방으로 돌아올 뿐이었다.


”그나저나, 상부에는 어떻게 보고하려 하나?“


”사고로 죽었다고 할 걸세. 이 건은 지금은 자네하고 나하고, 그리고 저 중국 사람밖에는 모르고.“


”하기사, 누가 알겠나? 난 자네 빼고는 코민테른하고 엮이고 싶지 않으니, 그쪽에서 만날 사람도 없고. 그래도 내 제자들에겐 일러두겠네.“


그때 천 지부장이 고개를 까닥였다.


”그런데 후속으로 온다는 사람들은 좀 괜찮은가? 저 정도로 교조주의자인가?“


”당연히 그 정도는 아니라네. 사실 당성이 좀 의심스러운 동지도 없지는 않지.“


”그럼 잘 됐군. 그럴수록 우리와 협력하기 편할 것이니.“


누가 되었건 최소한 클라라 베센마이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게 천 지부장의 판단이었다. 최소한 말은 통할 것이니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 작성자
    Lv.64 PnPd
    작성일
    20.05.02 20:23
    No. 1

    저렇게 하나둘씩 쳐낸 공산주의는 짜잔! 스탈린이 나왔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PKKA
    작성일
    20.05.02 20:34
    No. 2

    이미 나왔습니다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봉산하차장
    작성일
    20.06.03 16:43
    No. 3

    독자노선을 채택하신 그람시 선생님 당신이 옳았읍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PKKA
    작성일
    20.06.04 22:02
    No. 4

    그람시 동지 만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고단풍
    작성일
    20.08.30 19:04
    No. 5

    베센마이어도 그런 과거가 있었군요.
    마냥 나쁜 여자가 아닌 그래도 사연 있는 악역으로 만들어주셨네요.
    그래도 상황은 봐가면서 자기 소신을 펼쳤어야 했는데
    무튼 여러모로 안타깝네요.ㅠ
    참 신념이라는 게 뭔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PKKA
    작성일
    20.08.30 19:23
    No. 6

    처음에는 서로간의 견해차를 좁히고 협력하는 전개를 생각했는데, 논쟁 장면을 쓰고 나니 이런 캐릭터와 타협하는 것은 매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하차시키고 말았어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고단풍
    작성일
    20.08.31 10:48
    No. 7

    괜찮아요.
    어차피 지나가는 악역1일 뿐이에요.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ㅎ
    여캐가 별로 없어서 비중있는 여자악역도 한명쯤 있길 바랐지 별뜻은 없었어요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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