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이 되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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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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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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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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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왕 회사원이 되다 (2).

DUMMY

일과가 시작되었다.

평소였다면 이미 많은 일들을 규원에게 넘겼을 부서원들이었지만,오늘의 규원은 그들이 알던 규원과 무언가가 달랐기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규원은 지금 원래 자신이 해야하는 일 만을 처리하고 있었다.

물론 일 처리는 지렌이 하고있었지만,환영 마법으로 인해 사람들은 규원이 일을 하고있는 것으로 착각할 뿐이었다.

그렇게 오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평소였다면 아직까지도 일에 매달려 있을 규원이었지만,오늘은 여유롭게 점심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

부서원들이 일을 넘기지 못한것은 그리 큰 이유가 아니었다.

그리고 원래 규원의 업무량은 부서원들의 일이 아니라도 점심때까지 마무리하지 못할 정도로 많았다.

하지만 지렌은 그 상당한 업무량을 단 1시간만에 오늘 해야할 모든 업무를 처리해 버렸다.

너무도 여유로운 규원의 모습에 지훈이, 평소였다면 일에 파묻힌 규원에게 꺼내지 않을 말을 내뱉었다.


“이 대리님.식사하러 가시죠?”

“......”


아직 신입사원에 가까운 지훈은 규원이 경이로웠다.

원래의 업무도 다른사람의 배가 될 정도로 많았음에도 불구하고,다른 사람의 일마저 도와주며 자신의 업무 역시 완벽히 해내는 규원이 어떤때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때도 있었다.

너무 미련스러울정도로 착한데 능력까지 좋은 사람.

그것이 지훈이 지켜본 규원의 모습이었다.

거기다 성격마저 좋아서,단 한번도 화를 내는 경우를 보지 못하였다.

지훈의 입장에서는 규원은 다른 세계의 인간이었다.

다만 한 가지 흠이있다면 남의 일을 아무 대가도 없이 도와주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정도였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차가운 냉기를 풍기며 다른사람의 접근을 거부하는 규원을 보며 지훈은 통쾌함 마저 느낄 정도였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친근하게 말을 건 지훈이었다.

하지만 규원은 지훈의 말을 대꾸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가 보기에 지훈을 포함한 부서원,아니 더 나아가 중간계의 생명들 중 자신에게 말을 걸어도 될 정도의 존재는 단 한명도 없었으니까.

마치 한없이 높은곳에서 바라보듯하는 눈빛에 지훈의 기분이 살짝 상했지만,말이 없는 규원을 대신해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어?이 대리.오늘은 그렇게 안바쁜가보네?좋아.오늘은 이 대리가 좋아하는거 먹으러가자.다들 좋지?”

“네.과장님.”


부서원들이 저마다 강과장의 말에 동의를 했다.

그들 모두가 규원에게 도움을 받은 전력이 있었던 사람들이었기에 기꺼이 강과장의 말에 동의를 한것이었다.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는 바로 정 대리였다.

오늘 이상하게 접근하기 어려운 규원으로 인해 자신의 일을 넘기지 못한 정 대리는 지금 일에 파묻혀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원래 자신이 해야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 속으로 규원을 씹어대기 바빴다.


‘저 병신이 오늘 왜 저러지?분위기가 장난아닌데?아 씨발.저 분위기 때매 일 못떠넘겼네.이대로 가다간 오늘 야근각인데...안되겠다.오후엔 무조건 일을 떠넘겨야지.뭐 지가 분위기 바꾸면 어쩔거야?’


그런 속마음과 다르게 정 대리는 밥먹으러 가자는 강 과장의 말에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아닙니다.하하.일이 조금 밀려있어서요.요거 처리하고 따로 먹겠습니다.이 대리님.제 몫까지 많이 드시고 오십시오.하하하.”

“그래?정 대리가 아직 일이남았어?왠일이야.그래.맨날 이 대리만 바쁠 순 없는거지.얼른 마무리하고 식사하게.”


강과장의 말에 정 대리가 속으로 또 구시렁거렸지만,만면에 웃음을 띈 채 알겠노라고 대답했다.

오늘 따라 굉장히 얄미워 보이는 규원이었다.

그렇게 정 대리를 제외한 부서원들이 모두 사무실을 빠져나가고 몇 분후.

작성하던 서류를 살피던 정 대리가 모니터를 껐다.


“아,씨발.배고파서 못하겠네.헹.이 대리.너는 부서원들이랑 밥을 먹어라.나는 니 와이프랑 밥이나 먹어야겠다.큭큭”


음흉하게 웃은 정 대리가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없었다.

평소라면 보내는 즉시 답변이 왔어야했는데 오늘은 아무리 기다려도 답장이 오지않았다.

그래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역시 전화도 받지 않았다.


“오늘 쌍으로 지랄이네.이 년은 왜 또 전화를 쳐 안받지?되는게 없네.진짜.”





* * *




한편,직장인들의 최대 난제(難題)인 점심메뉴를 정하게 된 규원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모든사람들의 말을 무시했다.

조금씩 사람들이 화가 나려할때 즈음 나선 것은 의외로 투명 마법을 사용하고 있던 지렌이었다.


‘이대로 간다면,왕께서 원하던 과거의 자신의 삶을 살아보기전에 끝난다.왕에게 실패란 있을수 없는 법.내가 나서야겠군.’


[현혹 (眩惑).]


지렌이 부서원들 전체에게 현혹마법을 걸었고,그제야 하나둘 표정이 풀렸다.

그에 반해 규원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렌.무슨짓이지?”


규원의 말에 지렌이 투명마법을 풀고 모습을 드러내었다.이미 부서원들 모두가 지렌의 현혹마법으로 인해 지렌의 등장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지렌은 등장을 하자마자 무릎을 꿇고 부복했다.


“죄송합니다.왕이시여.허나 신(臣)의 말을 조금만 들어주시겠나이까?”

“말하라.”

“이대로 왕께서 계속 지내신다면,머지않아 왕께서 생각한 계획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해서 제가 왕의 분노를 무릅쓰고,나서게 되었습니다.”

“내가 틀렸다?”

“아닙니다.왕께서 행하신 모든 것은 다 옳은 일이십니다.다만 저 미흡한 인간들이 왕의 뜻을 헤아리지 못할 듯 하기에 제가 나서게 된것입니다.”


지렌의 말이 탐탁치 않았으나,그의 말대로 이대로 변화없이 자신의 생각을 고수한다면,1000년전의 자신의 삶을 살아보기로 한 생각에 차질이 생길수 있을 것 같았기에 지렌의 의견을 수긍했다.


“알겠다.”

“감사합니다.왕이시여.”


그리고 저만치 앞서가며 아무도 없는 빈공간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있는 부서원들 뒤로 걸음을 옮기는 규원이었다.


지렌이 사용한 현혹 마법의 위력은 무서웠다.

규원이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있음에도 모두들 얼굴이 밝아져있었다.

심지어 부서에 몇 없는 여직원들은 얼굴이 모두 불그스럼해져 있는 것이 규원을 보는 그녀들의 눈은 마치 사랑에 빠지려하는 소녀의 눈빛을 닮아있었다.

그 표정에 소스라치게 놀란 규원이 옆에서 열심히 ‘추어탕’을 퍼먹고있는 지렌을 바라보았다.


“현혹 마법을 건 것이 맞는가?”

“우적,우적.네.맞습니다.분명히 현혹마법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저기 저 여자들 표정이 왜 저렇지?”

“아무래도 왕의 매력에 빠져든 것이 아니겠습니까?”


지렌의 말에 못마땅한 표정으로 규원이 물었다.


“...무엇을 기반으로 현혹을 건 것인가?”


마법은 ‘창조’처럼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원소마법의 기반은 물,불,바람,대지 등이 기반이었고,비원소마법 역시 무언가 기반이 있어야 발현이 가능한 것이다.

지렌이 부서원들에게 건 현혹마법 역시 마찬가지였는데,규원을 기반으로 쓴 현혹 마법에 저렇게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규원은 마왕으로써는 완벽했지만 사람으로써는 부족한 것 천지 였으니까.

그 사실을 규원도 알고있었기에 지렌에게 물어본 것이었다.

그러자 지렌이 추어탕을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더니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이것입니다.”


꺼내든 무언가는 책들이었는데,그 책들의 제목은 이랬다.


[직장생활을 하며 사랑받는 법.]


[솔로인 당신.이것만 읽으면 직장내 연애도 기본.]


[직장생활.이것만 지켜라.]



* * *




정대리는 결국 점심을 회사 근처에서 파는 김밥한줄로 점심을 떼우고 말았다.


“제길.내가 이따위 김밥 한 줄 먹으려고 회사생활을 하나?”


신경질적으로 마지막 남은 김밥 하나를 입에 털어놓고 있을 때 부서원들이 짧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었다.

모두들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말이다.

그 중심에는 무표정한 규원이 있었는데,규원의 주위에는 뭐가 그리좋은지 부서원들이 함박미소를 짓고 있었고,걔 중에는 정 대리가 눈여겨 보던 도도한 여직원들 까지 있었다.

거기다 여직원들은 마치 짝사랑하는 소녀처럼 연신 규원의 얼굴을 훑어보기에 바빴는데 그것을 본 정 대리가 결국 배알이 꼴려버렸다.


“하아.저것들은 내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한번도 웃질않더니,이 대리 저 병신새끼 옆에서 방긋방긋 잘도 쳐 웃네.”


작게 낸 혼잣말이었지만,그것을 놓칠 규원이 아니었다.

순간 현재 규원이 낼 수 있는 극도의 살기가 정 대리에게 쏟아져나갔다.


오싹.


“아.또 이러네.요새 몸이 안좋나?소화도 안되는거 같네.씨발.”


이라고 말하며 김밥과 같이 사온 콜라를 한모금 들이키는 정대리였다.

하지만 그는 알까?

자신이 지금 죽다 살아났다는 사실을.

규원이 힘을 봉인하지 않았다면.

규원이 지렌에게 살육을 금하는 명령을 하지 않았다면.

정대리는 지금 삼도천을 건너 염라대왕 앞에 있었을 것이다.

그런 것을 보자면 정대리는 오늘 로또라도 사야 될 판이었지만,아쉽게도 그는 아무것도 알지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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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9. 천년만에 갖게 된 평범한 일상.나쁘지 않구나(2). +2 19.07.19 1,441 27 11쪽
20 9. 천년만에 갖게 된 평범한 일상.나쁘지 않구나. +2 19.07.19 1,518 22 9쪽
19 8. 절 왜 왕비라고 부르세요? +2 19.07.18 1,661 2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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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4. 마왕 회사원이 되다 (3). +6 19.07.14 2,370 36 9쪽
» 4. 마왕 회사원이 되다 (2). +4 19.07.13 2,480 34 9쪽
6 4. 마왕 회사원이 되다. +6 19.07.13 2,573 36 9쪽
5 3. 당분간 천년전 규원의 삶을 살아보기로 하겠다.다만 내 방식대로. +8 19.07.12 2,605 38 8쪽
4 2. 1년의 기억?1001년전의 기억(2). +6 19.07.12 2,688 37 13쪽
3 2. 1년의 기억?1001년전의 기억. +2 19.07.11 2,969 41 8쪽
2 1. 돌아오다. +2 19.07.11 3,222 37 8쪽
1 프롤로그 +4 19.07.11 3,866 43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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