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과 전설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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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9.07.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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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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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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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바람처럼.(4)

DUMMY

55. 인연은 바람처럼.(4)





장지성과 단공자는 아침부터 계속 말을 달려 저녁이 되자 천룡사에 도착했다. 장지성의 말은 물론 단공자가 마련해 주었다. 하루 종일 말을 달려야 할 만큼 거리는 제법 되었다. 천룡사에 도착하자마자 이미 날은 어두워져 단공자가 내준 객실에서 그날을 보냈다. 단공자는 천룡사에서도 상당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단공자의 말에 천룡사 스님들도 아무 말 없이 장지성에게 객실을 내어 주었다.


“어제 밤에는 불편한 것은 없었습니까?”


아침이 되자 단공자가 찾아 왔다.


“예! 덕분에 편안하게 잘 지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지성이 대답했다. 빈 말이 아니라 장지성은 정말 편안하게 푹 잤다. 밤이 되자 사찰이라는 고요함이 장지성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그럼 저와 함께 식사를 하러 갑시다. 식사 후에 제가 장공자께서 원하시는 곳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단공자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가시죠!”


“예! 가시죠!”


그렇게 두 사람은 나란히 객실을 나섰다. 사찰음식이라 심심한 아침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장지성은 별로 상관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스르르륵!


-척!


“이것이 바로 중원의 지도입니다.”


아침을 먹고 나자 단공자는 곧바로 장지성을 데리고 한 건물로 들어갔다. 그곳은 문서를 보관하는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넓었다. 천룡사는 대리국 황실 사찰이라 규모가 엄청났다. 처음 오는 사람들은 길을 잃을 정도였다. 그런 곳이라 문서도 상당히 많은 양이 보관되어 있었다.


“감사합니다.”


장지성은 귀중한 자료를 보여준 단공자에게 고마움을 먼저 표시했다.


“하하하! 아닙니다. 제가 약속을 했으니 당연히 보여 드려야죠.”


단공자는 유쾌하게 웃으며 말을 받았다.


“으음!”


장지성은 지도에 눈을 고정시켰다. 지도에는 중원 각 지역이 자세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도시와 산들도 제법 많이 눈에 보였다. 장지성의 눈길을 더 끈 것은 중원만 표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바깥의 지역까지도 모두 나타나 있었다. 서역과 동쪽 그리고 남쪽의 남만까지도 제법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대리국 주변에 있는 나라들까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지도가 만들어져 있었다. 이 정도 지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가보거나 아니면 많은 자료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곳이 우리가 있는 대리국입니다. 그리고.......”


단공자는 장지성이 지도에 코를 박고 있자 직접 설명을 해 주었다. 장지성이 7년 동안 있었던 형산도 눈에 보였다. 그 위쪽도 어떤 도시들이 있는지 알게 되었다. 송나라 수도인 개봉의 위치도 보였고 그 위쪽 도시들도 지도에 잘 나타나 있었다. 그리고 장지성이 정말로 알고 싶었던 곳도 보였다. 바다 건너 한 곳! 바로 장지성의 고향으로 짐작되는 곳이었다. 알고 보니 그곳에 가기 위해 굳이 바다를 건널 필요가 없었다. 북쪽으로 가도 되었다.


장지성은 새를 타고 왔을 때의 기억을 떠 올렸다. 처음에는 육지가 조금 보였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곧바로 바다가 나타났고 그 후에 형산까지 계속 육지였다. 역으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오래 전이라 기억이 확실하지 않았지만 대충 어디인지는 알 수 있었다. 나머지는 그곳에 가서 산 이름을 대면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감사합니다. 대리국은 정말 많은 정보가 있군요.”


장지성은 중원의 형세를 한 눈에 파악하게 되어 정말 다행으로 여겼다. 만약 단공자를 만나지 않았다면 장지성은 아직도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헤매고 있었을 것이었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혹시 더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저에게 이야기 해 주십시오.”


단공자가 말했다. 단공자는 장지성에게 친절했다. 자신을 이겼다는 것 하나로 장지성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 주었다.


“감사합니다.”


두 사람은 문서 보관실에서 나왔다. 시간은 어느 새 정오를 향해 가고 있었다. 지도에 심취해 있는 동안 시간은 벌써 이렇게 흘러가 버렸다.


-후다닥!


“공자님! 누군가 우리 천룡사 정문에 와서 행패를 부리고 있습니다.”


그때 천룡사 말단 스님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빠르게 다가와 단공자에게 보고했다.


“소란을 피운다고? 그럼 빨리 쫒아 내버려!”


단공자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그게 좀 곤란한 것이 여자라서....”


스님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주지 스님은 어디 가셨지?”


단공자가 물었다.


“오늘 아침에 황실 행사가 있어 설법 하시러 가셨습니다. 둘째 왕자님의 생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스님이 대답했다.


“으음! 그렇다면 주지스님을 비롯한 다른 분들까지 모두 가셨겠군!”


단공자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공자님께서 저들을 쫒아 주십시오.”


스님이 말했다. 스님들은 여자가 행패를 부려 처리하기 곤란했다. 그는 단공자가 출가하지 않은 일반인이니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될 것이라 판단한 모양이었다. 마침 주지스님도 없는 이때에 단공자가 천룡사에 왔기에 스님들은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한 것 같았다.


“알겠다.


단공자는 대답하고 걸음을 옮겼다. 얼떨결에 장지성도 같이 따라갔다. 지금까지 같이 다녔는데 혼자 뒤로 빠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천룡사에 급한 일이 생긴 것 같은데 단공자의 얼굴을 봐서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었다.


-척척척!


일행은 서둘러 정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시주! 이곳은 금지 구역입니다. 더 이상 안으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그럼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책임자를 불러 오세요.”


천룡사 스님의 말에 날카로운 여인의 목소리가 뒤를 따랐다. 천룡사는 일반에 개방하는 넓은 지역과 스님들만 들어갈 수 있는 금지구역이 따로 있었다. 천룡사의 진짜는 바로 그 금지구역이었다. 주지스님을 비롯해 천룡사의 대부분 간부들이 머무는 곳이었다.


“조금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주지스님은 미리 약속이 되어 있어야 만날 수 있습니다.”


스님이 대답했다. 그는 곤란한 표정으로 지으며 여인을 막고 있었다.


“그럼 다른 사람이라도 데리고 오세요. 화령교에서 귀 사찰에 부탁이 있다고 전해 주세요.”


여인이 계속 말했다. 그녀는 바로 정소은이었다. 긴 다리를 가진 그녀는 한 눈에 보기에도 시원스러웠다. 붉은 옷도 그녀에게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녀의 뒤에는 열 명의 경호원과 작전부부장 방태우도 보였다.


“사람이 안으로 들어갔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스님은 안으로 들어오려는 정소은의 길을 막으며 말했다. 정소은은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가려다 스님이 자신의 몸에 닿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을 보고 차마 강하게 밀어 붙이지는 못했다. 상대가 예의를 차리고 있는데 자신이 먼저 어길 수는 없었다.


“좋아요! 그럼 여기서 조금만 더 기다려 보겠어요. 조금 전에도 안으로 사람을 보냈다고 했지만 아직 아무도 나오지 않았어요.”


정소은은 날카롭게 소리쳤다. 그녀는 어제 아침에 출발했다. 장지성과 비슷한 시간에 출발했다. 장지성이 있던 곳과 정소은이 있던 곳 모두 대리까지 거리는 비슷했지만 장지성과 단공자는 인원이 적어 말을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었기에 먼저 도착했다. 정소은도 마음이 급해 말을 빨리 몰았지만 아무래도 많은 인원을 데리고 오다보니 시간에서 차이가 났다.


-척척척!


“무슨 일입니까?”


단공자가 서둘러 금지구역의 정문으로 달려가며 물었다. 멀리서 봐도 붉은 옷을 입고 있는 정소은은 단번에 눈에 띠었다. 단공자는 정소은을 발견하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져나갔다.


“아! 단공자님! 이 분들이 막무가내로.....”


단공자가 모습을 나타내자 정문을 막고 있던 스님이 상황을 설명했다. 천룡사 주지스님과 간부들이 없는 지금 단공자가 가장 높은 지위에 속했다. 황실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당신이 이곳의 책임자에요?”


정소은이 단공자가 나오자 곧바로 물었다.


-척!


“지금은 주지스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우리 천룡사에 일이 있으시면 다음에 다시 오십시오.”


단공자는 포권을 취하며 정중하게 말을 꺼냈다. 미인을 보자 단공자는 더 친절해졌다.


“흥! 또 그 말이군요. 그냥 한 마디 물어 보겠다는 것인데 그것도 이런 절차를 거쳐야 하나요? 정말 꽉 막힌 사람들이군요.”


하지만 정소은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그녀는 단공자의 친절에는 안중에도 없었다. 지위가 높아 보이는 단공자까지 주시스님이 없다는 핑계를 대자 정소은은 결국 폭발했다. 몇 번째 같은 말을 듣고 있으니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정소은은 오행진에 대해 알고 있는지 아니면 책이라도 한 권 줄 수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왔는데 천룡사에서는 정소은을 무조건 밀어 내려고만 했다. 사실 천룡사에서도 주지스님과 간부들이 없는 지금 정소은의 요구를 제대로 들어줄 수 없었다. 내일이면 주시스님이 돌아오실 텐데 그때 다시 오라는 말을 해도 정소은은 막무가내였다. 답답한 것은 천룡사 스님들도 마찬가지였다.


“말씀이 지나치시군요. 천룡사에 볼일이 있으시면 절차를 거쳐 주십시오.”


단공자도 발끈 했다. 생전 처음 보는 여자가 갑자기 천룡사에 와서 행패를 부리고 있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단공자는 나름대로 예의를 갖추며 대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여인이 대뜸 소리를 지르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단공자도 몸속에 젊은 피가 뜨겁게 흐르고 있는 남자였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해도 자신의 호의를 무시하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미인은 대리에도 많았다. 아무리 미인이라도 성격이 까칠한 사람은 질색이었다.


“흥! 대답해 주기 싫으면 싫다고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 하세요. 무슨 말을 그렇게 빙빙 돌려 말하세요! 답답하게!”


정소은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틀에 걸쳐서 이곳까지 왔다. 그런데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돌아간다면 아주 곤란했다. 마음이 급하니 평소에 하지 않았던 말이 튀어 나오고 말았다. 그녀도 최대한 정중하게 대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지 못했다.


“뭐라고요? 아무리 여자라 해도 입이 너무 거칠군요.”


단공자도 같이 소리쳤다. 단공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에 천룡사에 왔는데 어떤 이상한 여자가 와서 자신을 향해 심한 말을 쏟아 붓고 있었다. 참고 있을 수가 없었다.


“불가의 사람이 험한 말을 잘도 하는군요!”


정소은도 맞받아 쳤다. 정소은은 단공자를 천룡사의 일원으로 보고 있었다. 하긴 천룡사는 대리국의 국사였기에 단공자를 천룡사의 일원으로 봐도 상관없기는 했다.


“흥! 더 이상 이곳에서 계속 시위를 하신다면 그냥 보고만 있지 않겠소!”


결국 단공자는 마지막 경고를 날렸다.


“좋아요! 천룡사의 위세가 대단하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인지 소녀가 직접 경험할 기회를 주신다면 굳이 사양하지는 않겠어요.”


정소은도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무것도 얻어갈 수 없다면 화라도 풀어야 했다.


“좋소! 그대가 과연 이곳까지 와서 이런 소란을 부릴 능력이 되는지 내 직접 알아 봐야 하겠소!”


-휙!


결국 단공자는 자세를 잡았다.


“사양하지 않겠어요!”


-스윽!


정소은도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며 화령신공의 자세를 잡았다.


“공자님! 이러시다가 주지스님이 오시면 혼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정소은을 막고 있던 스님이 단공자를 말렸다.


“주지스님에게는 내가 잘 말 할 것이니 더 이상 이야기 하지 마라!”


단공자는 이미 화가 난 상태였기에 그의 말은 더 이상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장님! 조심하십시오.”


방태우가 결투를 시작하려는 정소은에게 한 마디 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정소은은 부하들을 안심시키고 대결에 집중했다.


“내 손이 조금 매섭더라도 너무 책망하지는 마시오. 그대가 자초한 것이니 말이오!”


단공자가 결투를 시작하기 전에 이번 대결의 결과에 대해 더 이상 문제 삼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당연해요! 소녀가 먼저 할 말이에요!”


정소은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으며 맞받아 쳤다.


-휘이잉!


두 사람은 서로 노려보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두 사람간의 대결이 시작되어 장지성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단공자도 이제 만난 지 3일 째였고 정소은은 오늘 처음 보니 중간에 끼어 들 수도 없었다. 그저 대결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기왕이면 단공자가 이겼으면 했다. 단공자에게 신세 진 것도 있고 해서 마음이 그쪽으로 움직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두 사람이 모두 허리에 검을 차고 있었지만 그것을 뽑지는 않았다는 것이었다. 서로 화가 나서 대결을 하고는 있지만 목숨까지 노리지는 않겠다는 뜻과 같았다.


-척척척!


-척척척!


두 사람은 곧바로 대결을 시작하지 않고 서로를 노려보며 천천히 돌았다.


-휙!


-휙!


“화령신장(火令神掌)!”


“천룡보리신장(天龍菩提神掌)!”


그렇게 눈치를 보며 돌다가 누가 먼저 장력을 날렸는지는 알 수 없을 정도로 두 사람이 동시에 서로를 향해 날아오르며 장력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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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 강물만 흐르고. 22.04.27 226 5 11쪽
465 갈등.(12) 22.04.25 206 6 9쪽
464 갈등.(11) 22.04.22 213 5 8쪽
463 갈등.(10) 22.04.20 209 6 10쪽
462 갈등.(9) 22.04.18 202 6 9쪽
461 갈등.(8) 22.04.15 213 5 10쪽
460 갈등.(7) 22.04.13 206 5 10쪽
459 갈등.(6) 22.04.11 207 6 12쪽
458 갈등.(5) 22.04.06 217 5 12쪽
457 갈등(4) 22.04.04 206 5 10쪽
456 갈등.(3) 22.04.01 223 7 11쪽
455 갈등.(2) 22.03.30 219 6 9쪽
454 갈등. 22.03.28 225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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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추격(11) 22.03.22 252 4 9쪽
451 추격.(10) 22.03.21 253 7 8쪽
450 추격(9) 22.03.18 25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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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 추격(7) 22.03.14 237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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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 추격.(5) 22.03.09 243 4 11쪽
445 추격(4) 22.03.07 258 6 9쪽
444 추격.(3) 22.03.04 259 7 12쪽
443 추격(2) 22.03.02 261 6 13쪽
442 추격. 22.02.28 255 6 12쪽
441 승부수.(12) 22.02.25 250 7 12쪽
440 승부수.(11) 22.02.23 250 6 10쪽
439 승부수.(10) 22.02.21 251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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