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과 전설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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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9.07.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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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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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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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동행.

DUMMY

58. 동행.




“잘 생각해 보세요.”


장지성이 대답하고 있지 않자 정소은은 다시 재촉했다.


“..... 그대의 말처럼 누구를 죽여 달라거나 무림인의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일이라면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소!”


장지성은 결국 승낙하고 말았다. 어쩔 수 없었다. 단공자가 저들에게 인질로 잡혀있는 이상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일단 위험한 상황부터 벗어나야만 했다.


“좋아요! 당신 말처럼 누굴 죽여 달라는 것은 아니에요. 그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요.”


정소은은 다시 한 번 더 자신의 말을 확인해 주었다.


“약속을 지키길 바라오!”


장지성이 말을 받았다.


-휙!


“걱정하지 말아요!”


정소은은 뒤에 부하에게 손짓해 단공자를 풀어 주라는 신호를 보냈다.


“대장님!...”


그러자 방태우가 망설였다. 그는 단공자를 놓아주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괜찮아요! 풀어 주세요.”


정소은은 방태우의 만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경호대장에게 풀어주라는 명령을 했다.


“예! 대장님!”


정소은의 명령에 경호대장은 단공자의 손을 놓았다.


-후다닥!


단공자는 손이 풀리자 재빨리 장지성이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고맙소! 정말 큰일 날 뻔 했소!”


단공자는 장지성 옆에 서며 말했다. 제압당했던 손목을 계속 만지며 정소은을 힐끗 힐끗 쳐다보았지만 조금 전 정소은에게 심하게 당했기에 대 놓고 항의는 못하고 눈을 흘기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젠 안전합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장지성이 안심시켰다.


“저 여자는 아름다운 용모와는 달리 마음은 정말 악독하군요.”


단공자는 정소은에 관해 심한 말을 쏟아냈다. 직접 말하지는 못하고 작은 소리로 장지성만 들을 수 있게 말했다. 하지만 정소은이 듣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단공자가 그런 말을 해도 정소은은 입가에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서 있었다. 그녀는 이제 단공자는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


장지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는 정소은이 그렇게 악독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중간에 말을 바꾸기는 했지만 그래도 약속은 지켜 단공자를 풀어 주었다. 부하가 반대의 뜻을 보였음에도 그녀는 약속을 지켰다. 단공자는 한 번 잡히는 수모를 당했기에 좋은 감정이 없었지만 장지성은 그렇지 않았다. 장지성은 그녀가 조금 서두르고 있다는 것만 빼고는 나쁘게 볼 구석은 없다고 생각했다.


“자! 장공자님! 이제 장공자님께서 약속을 지켜주셔야 하겠습니다. 우리와 같이 가실까요?”


정소은이 장지성을 향해 말했다.


“좋소! 약속을 했으니 지키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같이 가겠소!”


장지성은 앞으로 나섰다. 가져온 짐도 없어 그냥 이대로 떠나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장지성에게 귀중한 것이라고 해 봐야 구향선인이 남겨주었던 금화뿐이었다. 단공자와 내기에서 딴 돈도 이미 주머니에 들어가 있으니 이대로 정소은을 따라가도 아무 상관없었다.


“좋아요! 그럼 가실까요?”


정소은이 손짓하며 장지성을 안내했다.


-척!


“단공자님! 저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나중에 다시 만나 못 다한 이야기를 하도록 합시다.”


장지성은 단공자에게 포권을 취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장공자! 이거 저 때문에 아주 난처하게 되었군요. 굳이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었는데 볼 낮이 없습니다.”


단공자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은혜를 입었으니 이번에는 그 은혜를 갚은 것으로 하면 됩니다.”


장지성이 대답했다.


“.... 나중에 일이 끝나면 반드시 천룡사를 다시 방문해 주십시오. 그때는 제가 은혜를 갚도록 하겠습니다.”


단공자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일이 끝나면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장지성은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약속은 했다.


“먼 길을 가야하는 모양이니 어제 제가 준 말을 타고 가십시오.”


단공자는 말하면서 계속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 때문에 장지성이 험한 꼴을 당하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해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척!


-척!


두 사람은 포권으로 작별인사를 했다. 만난 지 이제 겨우 3일 째인데 벌써 작별을 하자니 섭섭했다. 내기도 하고 술도 진탕 마시며 서로 마음이 통했는데 너무 빨리 헤어져야 했다. 장지성은 절벽을 나서고 그래도 가장 이야기를 많이 나눈 사이였는데 갑자기 헤어지게 되자 섭섭했다. 둘 다 아쉬운 표정으로 작별인사를 주고받았다.


-휙휙!


“진지로 빨리 돌아가요!”


장지성이 발길을 돌리자 정소은은 서둘러 움직일 것을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그녀는 지금 한가하게 두 사람의 작별을 보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빨리 돌아가야만 했다. 장지성이 발길을 돌리자마자 곧바로 부하들에게 명령해 달려갈 준비를 시켰다.


“예! 대장님!”


“예!”


부하들도 일제히 대답하며 몸을 돌렸다.






정소은에게는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가는 것이었지만 장지성에게는 새로운 길이었다. 새로운 풍경을 보게 되어 좋았지만 장지성의 마음은 개운하지 못했다. 단공자와 같이 움직인 것까지 합하면 며칠 동안 계속 이동만 하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정소은은 뭐가 그렇게 급한지 가장 앞에서 말을 빠른 속도로 몰았다. 덩달아 장지성도 말의 배를 계속 찰 수밖에 없었다. 천룡사에서 정오를 넘겨 출발했기에 하루 만에 목표지점인 사천에 도착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정소은은 끈질기게 달렸다. 사방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어쩔 수 없이 가까운 마을에 들어가 여관을 잡았다.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장지성은 눈을 뜨자마자 또 달렸다. 아침도 간단하게 때우고 오로지 달리기만 했다. 무슨 일인지 물어볼 시간 따위는 없었다. 잠시 쉬는 것도 겨우 숨을 돌릴 정도의 시간만 분배했을 뿐이었다. 그래도 그렇게 달린 덕분에 일행은 저녁 무렵 드디어 목표지점에 도착했다.


“대장님이 돌아 오셨다.”


정소은이 멀리 보이자 천막을 치고 야영을 하고 있던 화령수호대 좌군 경계병이 크게 소리쳤다. 그 소리는 장지성의 귀에도 들렸다.


“대장님이다.”


-다그닥! 다그닥!


정소은과 장지성은 모여드는 사람들 사이로 빠르게 헤치고 들어갔다.


-휙! 휙!


“어서 오십시오.”


가장 먼저 달려 나온 사람은 부장이었다. 그는 정소은이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곧바로 천막에서 뛰어 나왔다.


“으음!”


장지성은 화령교 진영을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그들은 모두 정소은과 같은 붉은 옷을 입고 있었기에 같은 편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장지성은 부하들이 천룡사에서 정소은을 대장이라고 부르기에 그때 데리고 있던 열 명의 대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여기 와서 보니 정소은의 부하들은 엄청 많았다.


장지성은 이렇게 많은 무사들이 한꺼번에 모여 있는 것을 처음 봤다. 형산에 있을 때에도 몇 십 명 정도가 움직이는 모습은 봤지만 이렇게 몇 백 명이 한꺼번에 진을 치고 있는 것은 처음이다. 알고 보니 정소은은 엄청난 신분을 가진 여자였다. 말 한 마디로 몇 백 명을 한꺼번에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여자였다. 장지성은 정소은을 다시 볼 수밖에 없었다.


“별일 없었어요?”


정소은이 가장 먼저 부장에게 물었다.


“예! 별일 없습니다. 청성파도 아직 청성산 안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부장이 보고했다.


“좋아요! 잘 되었어요! 그럼 내일 우리가 청성파를 공격합시다!”


정소은이 선언하듯 말했다.


“내일 바로 공격하실 것입니까?”


갑자기 공격한다는 말을 듣자 부장은 흠칫 놀랐다.


“그래요. 회의를 해야 하니 각 분대장들을 모이라고 전해요!”


정소은이 명령했다.


“알겠습니다.”


-휙!


부장은 대답하고 부하에게 손짓했다.


“예!”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연락병이 재빨리 대답하고는 몸을 움직였다.


“안으로 들어가요!”


정소은은 두 사람이 대화하는 동안 옆에서 민망하게 서 있는 장지성을 향해 말했다.


“아! 예!”


장지성은 정소은을 따라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장지성이 보기에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400명이 넘어 보였다. 그들은 정소은과 함께 도착한 장지성을 흘깃거리며 노려보았다. 모두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 무공을 상당히 오랫동안 익힌 사람들로 보였다. 그들은 정소은과 장지성을 한 번씩 번갈아 쳐다보았다. 헛된 수작을 걸었다가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눈빛들을 장지성에게 쏘아대고 있었다. 장지성은 따가운 눈빛들을 느끼며 정소은을 따라 천막 안으로 들어갔지만 걸음걸이는 어색해 질 수밖에 없었다.




“먼저 소개하겠어요! 이 분은 천룡사에서 우리를 도와주러 오신 장공자에요!”


간부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정소은은 장지성을 정식으로 소개했다.


-척!


“장이라고 합니다.”


정소은이 소개하자 장지성은 모인 사람들에게 포권으로 인사했다. 정소은을 도와주러 왔으니 일단은 그녀가 하자는 대로 했다. 장지성은 이들에게까지 자신의 이름을 밝힐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간단하게 성만 알려주었다.


“반갑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척척척!


“앉아요!”


정소은이 자리를 권했다. 장지성이 인사하자 그들도 모두 포권을 취하며 같이 인사했다. 장지성은 얼떨결에 작전 회의에 참가하는 모양세가 되었다. 인사까지 했는데 그냥 밖으로 나가기도 애매했다. 결국 정소은이 권하는 의자에 엉거주춤 앉았다. 정소은의 옆자리였다.


“부장님! 제가 없는 동안 생각해 둔 작전이 있어요?”


정소은이 먼저 부장에게 물었다.


“우회할 수 있는 길을 몇 개 발견하기는 했습니다만 그곳은 길이 좁고 지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곳을 주공격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부장이 보고했다.


“좋아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요. 우리는 내일 청성파 정면을 공격 합시다.”


정소은이 막힘없이 말했다. 그녀는 이미 머릿속에 이미 작전이 세워져 있었다.


“전과 같은 방법으로 공격하는 것입니까?”


부장이 물었다. 정소은이 정면공격을 하자고 선언하자 모여 있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 좋지 않았다. 대장의 명령이니 반대는 못했지만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부장도 다른 간부들과 표정이 비슷했다.


“별로 다른 것은 없어요. 다만 내일 공격할 때 우리 두 사람도 참가할 거예요. 우리는 정문 위쪽을 공략할 생각이에요!”


정소은이 옆에 있는 장지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곳은 청성오성이 지키고 있는 곳입니다. 저번에도 결국 뚫지 못한 곳입니다.”


부장이 말했다.


“이번에는 다를 거예요! 여기 있는 이 분이 나와 함께 청성오성을 상대할 테니까요!”


정소은이 말했다. 정소은은 아직 장지성이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 목적을 드디어 밝힌 것이었다.


“그렇다면 두 분이 직접 저들을 공격하실 것입니까?”


부장이 물었다.


“그래요! 초반에 바로 참가하여 저들을 뚫도록 하겠어요. 부장님은 우리가 전과 같은 방법으로 저들을 공격할 것이라는 모습을 저들에게 계속 보여 주시면 되요. 각 분대장님들도 마찬가지에요.”


정소은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정소은과 장지성이 직접 공격하여 뚫겠다고 하니 그때서야 분대장들의 얼굴이 펴졌다. 대장이 직접 상대의 진지를 뚫어 주겠다고 하니 불만을 가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뒤에 병력들을 대기시켜 놓았다가 정문 위쪽이 뚫리면 곧바로 투입해 주세요. 병력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정소은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장이 대답했다. 그 이후 회의는 조금 더 이어져 자세한 병력의 배치까지 의논을 마쳤다.


“그럼 돌아가서 준비하겠습니다.”


-척척척!


정소은의 부하들은 회의가 끝나자 일제히 인사하고 자신들의 분대로 돌아갔다. 그들도 부하들에게 작전을 전달해야 했다.


“제가 할 일이 결국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었군요. 이러면 약속을 어기는 일이라 저는 할 수 없습니다.”


두 사람만 남게 되자 장지성은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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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 갈등.(10) 22.04.20 209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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