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과 전설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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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9.07.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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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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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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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동행(5)

DUMMY

62. 동행.(5)




대결을 앞두고 정소은은 장지성에게 다정하게 굴었다. 어제까지는 사무적인 말투가 많았지만 장지성이 청성오성이 펼친 진을 단번에 알아보고 그 파해 법까지 알려주자 상황은 달라졌다. 장지성의 무공은 자신이 직접 겪어 봤기에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의 지식은 어느 정도인지 아직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제 만난 지 삼일 째라 이야기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장지성이 청성오성의 진을 한 번 보고는 곧바로 파해 법까지 말하자 무공에 대한 지식만큼은 자신보다도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 정소은은 장지성을 다시 보게 되었다. 왠지 좀 더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뭔가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을 것만 같았다.


“알았어요. 내 걱정은 하지 말아요.”


정소은이 장지성의 사무적인 당부에 입을 삐쭉 거리며 간단히 대답했다. 정소은은 무뚝뚝한 장지성의 말에 조금 섭섭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눈앞에 있는 적부터 먼저 처리해야 했다.


“좋아요. 그럼 시작해 봅시다.”


-스륵!


장지성은 대답하고는 검을 뽑았다. 그의 검은 시장에서 아주 싼 값에 구입했기에 누가 봐도 싸구려 티가 팍팍 풍겼다.


“후후후!”


“험!”


청성오성도 장지성의 검을 확인하고는 모두 가볍게 웃었다. 그들의 검은 제법 비싼 명검이었다.


-챙!


정소은도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다.


“으음!”


정소은이 검을 뽑아들자 그들의 비웃음은 쑥 들어가 버렸다. 정소은의 검은 그들보다 더 나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장지성은 형편없는 검으로 무림에서 이름이 자자한 청성오성과 대결을 펼치기 위해 맞섰다. 게다가 청성오성은 진까지 펼치고 있었다. 누가 봐도 이번 대결은 청성오성이 이길 것이라고 점치는 사람이 많았다. 멀리서 그 장면을 지켜보던 화령교 부장도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청성파는 영원하다. 칠십이파오행검진!”


“청성파는 영원하다.”


진장혁이 먼저 외치자 청성오성도 동시에 외치며 칠십이파오행검진을 발동시켰다.


-다다닥!


청성오성의 발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가볍게 공기를 때렸다. 그들의 움직임은 너무나 가벼워 보였다.


-끄떡!


장지성이 먼저 신호를 보냈다.


-휙!


“화령신검!”


-휙!


“구향신검(九向神劍)!”


두 사람이 동시에 날았다. 정소은은 화령교의 무공인 화령신검을 펼쳤고 장지성은 여전히 구향신검을 들고 나왔다.


-부웅!


두 사람은 공중에 몸을 날리며 칠십이파오행검진의 가장 선두에 있는 진장혁을 향해 동시에 덤벼들었다. 오각형 모양의 끝이 정소은과 장지성을 향해 나 있었기에 진장혁이 두 사람의 첫 번째 목표가 된 것은 당연했다.


“훗! 걸렸다.”


두 사람이 동시에 진장혁을 공격하자 그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장혁은 두 사람이 자신을 향해 검을 날려 오고 있어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휙! 휙!


두 사람은 순식간에 진장혁을 덮쳤다. 둘 다 경공이 뛰어났기에 몸을 움직이는 순간 이미 진장혁을 덮치고 있었다. 장지성은 더 빨리 경공을 펼칠 수도 있었지만 정소은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했기에 그녀와 같은 속도로 진장혁을 덮쳤다. 청성오성이 펼치는 진은 다섯 명의 호흡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칼 같은 움직임이 필수였다. 그래야 상생과 상극의 상황에서 대처가 쉬워지기 때문이었다. 그런 진에 대응하려면 당연히 공격하는 사람도 그런 움직임을 보여야 했다.


“이얍! 오행의 이치는 변화무쌍하다.”


-휙!


두 사람의 검이 가장 앞에 있던 진장혁에게 막 닿으려는 순간 그는 갑자기 뒤로 쑥 빠져 버렸다. 그의 동작은 전과 같았다.


“목은 토를 극한다.”


-휙휙!


그와 동시에 뒤에 있던 두 명이 앞으로 날아올라 장지성과 정소은을 공격해 왔다. 이번에도 뒤에 있던 사람은 청성오성의 넷째와 다섯째였다. 그들 두 사람은 진장혁이 몸을 뒤로 빼는 바로 그 순간을 정확하게 맞추며 장지성과 정소은을 노려 검을 찔러왔다. 두 사람의 움직임 만으로도 이들이 얼마만큼 훈련을 많이 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흥!”


-휙!


-챙챙!


전에는 두 사람의 공격에 정소은이 당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정소은은 이미 그들의 공격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태도로 즉시 검을 들어 올리더니 공격을 막아냈다. 처음에 정소은과 장지성이 진장혁을 향해 공격한 것은 허초였던 것이었다. 두 사람은 진장혁을 공격하는 척하다가 사실은 뒤에서 공격해 오는 두 사람의 공격을 막아 내는 것이 목적이었다.


“가라! 화는 토를 생한다.”


-휙!


그런데 청성오성의 공격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청성오성은 다섯 명이다. 진장혁이 뒤로 빠지고 뒤에 있던 두 사람이 공격해 왔으니 아직 두 사람이 더 남아 있었다. 둘째와 셋째가 남아 있었다. 특히 둘째는 전에도 매서운 공격을 퍼부었던 장본인이었다. 그는 이번엔 장지성이 있는 쪽에 있었다. 그들이 펼치는 오행진은 상생상극에 따라 움직이다보니 변화가 심했다. 그들 두 명은 뒤에 넷째와 다섯째가 공격을 가한 후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두 사람에게로 검을 찔러 넣었다. 아주 적절한 공격시간이었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적절한 순간에 두 사람은 검을 찔러 넣었다.


“헛!”


“위험!”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정소은의 경호원들은 흠칫 놀라며 자기도 모르게 위험하다는 말이 튀어 나올 정도였다. 그만큼 청성오성의 진을 이용한 공격은 위협적이었다.


-챙챙!


그러나 둘째와 셋째의 공격도 소용없었다. 장지성과 정소은은 이번에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아주 간단하게 막아 버렸다. 두 사람은 마치 이미 그곳으로 찔러 올 줄 알았다는 태도로 두 사람의 공격을 막아냈다.


“엇!”


“아니!”


네 사람의 공격이 모두 막혀버리자 그들은 깜짝 놀랐다.


-휙! 휙!


장지성과 정소은의 움직임은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장지성과 정소은의 몸은 지금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앞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두 사람의 공격을 예측하고 모두 막아 내 버린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움직이는 몸을 멈추지 않았다.


“이얍!”


두 사람이 청성오성 네 사람의 몸을 막 넘어가려는 순간 정면에서 한 사람이 날아올랐다. 바로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뒤로 빠진 진장혁이었다. 그는 전처럼 마지막 순간에 결정타를 날리기 위해 날아올랐다. 정말 잘 짜여 진 공격이었다. 한 사람이 뒤로 빠지자마자 뒤에 두 사람이 공격을 날렸고 또 옆에서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상대의 허점을 노려 검을 찔러 넣었다. 상대는 이미 그것만으로도 허를 찔러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기 딱 알맞은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청성오성은 마지막 결정타까지 준비해 놓고 있었다. 바로 뒤로 빠졌던 진장혁의 마지막 일격이었다.


“기다리고 있었다.”


정소은이 외쳤다. 정소은은 두 사람의 공격을 순식간에 무마시키고 난 후 자신을 공격했던 두 사람에게 반격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가볍게 뛰어 넘어 몸을 계속 앞으로 날렸다. 두 사람의 공격을 막으며 멈출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애초부터 멈출 생각은 없었다. 계속 몸을 앞으로 날리겠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내공을 끌어 올렸다.


-챙!


-휙!


-퍽!


장지성과 정소은은 진장혁이 뛰어올라 공격해 오자 그의 공격까지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그의 공격을 맞이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이제는 이대 일이 되고 말았다. 역전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그 다음은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뻔했다. 정소은이 검으로 그의 검을 가볍게 쳐냈다. 그 다음에 나란히 날아가던 장지성이 손을 뻗어 그의 혈도를 제압해 버렸다.


“욱!”


진장혁은 황급히 숨을 들이쉬었지만 이미 몸은 굳어가고 있었다. 만약 장지성이 진장혁의 검을 쳐냈다면 정소은에게 공격 차례가 돌아갔을 것이다. 그 상태였다면 정소은은 검으로 그의 급소를 노렸을 것이 틀림없었다. 장지성은 아무리 전투상황이지만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는 말을 했기에 정소은이 진장혁에게 손을 쓰지 못하도록 그의 검을 쳐내는 임무를 맡겼다.


-척척!


-쿵!


장지성과 정소은은 가볍게 내려왔다. 하지만 진장혁은 상황이 달랐다. 이미 혈도를 제압당했기에 둔탁한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졌다. 그는 혈도를 제압당해 소리만으로도 상당한 아픔이 전해졌을 것이라 짐작되었지만 인상을 찡그리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말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사형!”


“대사형!”


순식간에 자신들의 대사형이 상대에게 제압당해 땅에 쓰러지자 청성오성은 일제히 소리쳤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장지성과 정소은이 청성오성을 뛰어 넘어가는 것과 동시에 세 번의 공격을 모두 막아내고 반격까지 가해 청성오성의 첫째인 진장혁을 제압해 버렸다. 설명으로는 아주 길었지만 실제로는 아주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을 뿐이었다.


“자! 진이 파해 되었소!”


장지성이 정소은에게 말했다. 장지성의 말처럼 청성오성의 진은 간단하게 파해 되어 버렸다.


“아직 저들이 남아 있어요. 저들까지 모두 제압해야 해요.”


정소은이 남아 있는 청성오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알겠소! 이젠 알아서 제압하면 될 것이오.”


장지성은 자신 앞에 있는 두 사람을 상대하기 위해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그 두 사람은 바로 다섯째와 둘째였다.


“알겠어요. 문제없어요.”


-휙!


정소은도 두 사람을 상대하기 위해 검을 공중에 한 번 휘둘렀다.


“무슨 사술을 사용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너희들을 용서하지 않겠다.”


-휙휙!


둘째 장도진이 장지성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대사형을 헤치면 너희들을 지옥의 끝까지 따라갈 것이다.”


셋째 이종기도 소리치며 검을 들어 올렸다.


“호호호! 마음대로 하세요. 하지만 그 전에 당신들 목숨부터 걱정해야 할 거예요. 이제 진이 깨졌으니까 말이에요.”


-휙!


정소은은 말을 마치고 뒤에 있는 경호원에게 신호를 보냈다. 이젠 굳이 자신이 나설 필요가 없었다. 상대의 진은 이미 깨졌다. 자신이 이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부하들을 밀어 넣으면 일이 더 빨리 끝날 것이라 여겼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부하들이 정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었다.


“예! 너희들은 이놈들을 상대해라.”


경호대장은 신호를 받자 즉시 네 명을 가리켰다.


“예!”


“예!”


-후다닥!


지명당한 네 명은 재빨리 앞으로 나서며 청성오성 셋째와 넷째를 상대하기 위해 움직였다.


-휙!


그 후 경호대장은 남아 있는 나머지 경호원들에게도 공격신호를 하고 또 부장에게도 신호를 보냈다. 그 신호는 공격을 성공했다는 신호였다.


“왔다. 역시 대장님은 대단하시군! 부하들을 정문 위쪽으로 올려 보내라. 정문 위쪽이 뚫렸다.”


부장이 부하에게 소리쳤다.


“예!”


-휙휙휙!


부장의 신호를 받은 연락병이 대기하고 있던 부하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신호가 왔다. 모두 달려라.”


“가자!”


“와아!”


3분대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원래 다음 공격을 위해 기다리고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바로 이 순간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4분대도 빨리 준비시켜라. 곧바로 투입해야 한다.”


부장이 급히 소리쳤다. 이젠 속도전이었다. 뒤에 대기하고 있는 부하들을 모두 빠르게 투입하여 청성파 안으로 들어가게 해야 한다. 부장은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대장인 정소은이 정말로 청성오성의 진을 뚫을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었다. 장소은이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전에 그렇게 공격했는데도 뚫리지 않았던 진이었다. 그런데 올라 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진을 뚫어 버렸다. 부장은 정소은이 데리고 온 남자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이번 작품은 그가 계획한 것이 틀림없었다.


“예! 4분대 준비하라!”


갑자기 화령교 진영이 바빠졌다.


-휙휙휙!


-챙챙챙!


바쁜 것은 정문 위쪽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완전히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상대를 확실하게 제압할 필요가 있었다.


-휙!


“구향신검!”


장지성은 정소은처럼 부하들에게 맡기지 않고 두 사람을 직접 처리하기 위해 몸을 날리려고 준비했다. 자신이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 정소은이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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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 강물만 흐르고.(2) 22.05.02 222 6 12쪽
466 강물만 흐르고. 22.04.27 226 5 11쪽
465 갈등.(12) 22.04.25 206 6 9쪽
464 갈등.(11) 22.04.22 213 5 8쪽
463 갈등.(10) 22.04.20 209 6 10쪽
462 갈등.(9) 22.04.18 202 6 9쪽
461 갈등.(8) 22.04.15 213 5 10쪽
460 갈등.(7) 22.04.13 206 5 10쪽
459 갈등.(6) 22.04.11 207 6 12쪽
458 갈등.(5) 22.04.06 217 5 12쪽
457 갈등(4) 22.04.04 206 5 10쪽
456 갈등.(3) 22.04.01 223 7 11쪽
455 갈등.(2) 22.03.30 219 6 9쪽
454 갈등. 22.03.28 225 6 11쪽
453 추격(12) 22.03.25 242 7 11쪽
452 추격(11) 22.03.22 252 4 9쪽
451 추격.(10) 22.03.21 253 7 8쪽
450 추격(9) 22.03.18 254 7 10쪽
449 추격.(8) 22.03.16 227 5 10쪽
448 추격(7) 22.03.14 237 7 11쪽
447 추격(6) 22.03.11 246 5 10쪽
446 추격.(5) 22.03.09 243 4 11쪽
445 추격(4) 22.03.07 258 6 9쪽
444 추격.(3) 22.03.04 259 7 12쪽
443 추격(2) 22.03.02 261 6 13쪽
442 추격. 22.02.28 255 6 12쪽
441 승부수.(12) 22.02.25 250 7 12쪽
440 승부수.(11) 22.02.23 250 6 10쪽
439 승부수.(10) 22.02.21 251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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