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과 전설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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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9.07.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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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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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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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동상이몽(5).

DUMMY

204. 동상이몽(5).




시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투로 말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말 속에는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장현스님이 모를 리가 없었다.


“허허허! 무엇이든 말씀해 보십시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대왕을 위해서라면 해 드려야 하겠지요! 대왕께서 조금 전에도 말씀하신 것처럼 서로에 대한 의리는 지켜야 하니까요!”


장현스님이 말을 받았다. 시천우가 아주 사소한 일이라며 조건을 건 것에 대한 장현스님의 대답이었다. 시천우의 조건이 어떤 것일 거라는 것은 장현스님도 쉽게 짐작할 수 있었기에 바로 대답했다. 시천우도 다른 왕들처럼 후계자의 실력을 확인해 보고 싶어 할 것이라는 것쯤은 장현스님 뿐만 아니라 다른 일행들도 이미 예상하고 있는 상태였다. 시천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일행들의 머릿속에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은 모두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니니 너무 격식을 차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허허허!”


시천우는 편하게 웃으며 말했다.


“허허! 알겠습니다.”


장현스님도 같이 웃으며 대답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어느 듯 긴장감은 많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시천우가 장현스님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말을 한 이후로 분위기는 급하게 바뀌어 갔다.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본 모습 일뿐이었다. 두 사람은 비록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서로를 향한 견제를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시천우는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했지만 장현스님은 대답을 하면서도 그의 의도를 계속 파악하고 있었다.


“저에게는 아들과 딸이 한 명씩 있습니다. 여기 뒤에 있습니다. 인사드려라!”


시천우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는 먼저 뒤에 서 있는 두 사람을 향해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예! 아버님!”


“예!”


-스윽!


-척!


-척!


시천우가 가리키자 뒤에 서 있던 두 사람은 즉시 시천우를 향해 고개를 숙여 대답하고는 옆으로 나오더니 유소연 일행을 향해 포권을 취하며 인사했다.


“소인은 시명호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소녀는 시민영이라고 합니다. 귀한 손님 분들에게 인사드립니다.”


두 사람은 차례대로 유소연 일행에게 인사했다. 아들인 시명호가 먼저 인사했다. 그는 20대 중반으로 보였고 딸인 시민영보다 나이는 더 많아 보였다. 반면 딸인 시민영은 유소연과 별로 나이차가 나 보이지 않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유소연 일행에게 인사하는 태도는 아주 당당했다. 자신감이 흘러 넘쳤다. 특히 남자인 시명호는 더욱더 그랬다. 포권을 취하며 인사하는 그의 손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시민영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도 여자였지만 자신감은 시명호에 절대 뒤처지지 않았다. 젊은 나이에 흔히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이었지만 두 사람은 그 정도가 조금 더 심해보였다. 물론 그러한 태도가 눈살을 찌푸릴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어떻게 보면 더 호감을 가질 수도 있는 모습들이었다.


-척척척!


“만나서 반갑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반갑습니다.”


유소연 일행들도 모두 포권으로 같이 인사했다.


-척척!


시명호와 시민영은 인사가 끝나자 곧바로 자신들의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허허허! 재주가 별로 보잘 것 없어 여러 분들에게 누가 될까 걱정됩니다.”


시천우가 두 사람이 다시 돌아와 자리를 잡자 말했다. 그는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얼굴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자신의 아들과 딸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겸손하신 말씀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두 분은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 보입니다. 눈빛도 깊은 것이 내공도 상당한 수준이군요. 훌륭한 인재가 여기 숨어 있었습니다. 허허허!”


장현스님이 말을 받았다.


“그렇게 보이십니까? 하하하! 어렸을 때부터 제가 조금 혹독하게 시킨 것은 있습니다. 발전은 더디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게을리 하지는 않아 제법 검을 다룰 줄은 알게 되었습니다.”


시천우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장현스님이 단번에 자신의 아들과 딸의 실력을 알아보고 칭찬하자 기분이 몹시 좋아 보였다.


“그렇게 보입니다. 정말 다시 봐도 훌륭한 자제분들을 두셨습니다.”


장현스님이 말을 받았다.


“하하하! 너무 칭찬을 하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 아이들이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만 실제로도 그런지 확신은 없습니다. 용문사의 후계자께서 가르침을 주신다면 이 아이들의 실력을 가늠해 볼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천우가 자신의 의도를 말했다. 시천우는 말하면서 정확하게 유대원을 바라보았다. 그는 은연중에 용문사의 후계자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허허허! 가르침을 주다니요! 당치 않습니다. 서로 어렵게 만났는데 인사하는 의미로 가볍게 대결하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장현스님이 말했다. 장현스님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라 사양하지 않고 받아 들였다. 유대원의 실력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것은 네 왕이 모두 똑 같았다. 그들은 직접 자신들이 유대원과 대결을 하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관문을 만들어 시험해 보았다. 남왕 시천우도 비슷한 제안을 했다. 그런데 그 제안이 의외로 간단했다. 장현스님은 더 어려운 제안을 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천우는 자신의 두 아들과 딸을 내세워 유대원의 실력을 알아보고자 한 것이었다. 장현스님은 시천우가 말을 꺼낼 때부터 어려운 제안일 것이라 미리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시천우의 제안을 듣고 보니 속으로 조금 허탈하기도 했다. 남왕의 두 아들과 딸의 실력이 상당해 보이기는 했지만 장현스님은 그들이 유대원의 상대가 되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그것은 시천우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 제안을 했다는 것은 조금 의외였다. 시천우가 정말로 자신의 두 아들과 딸의 무공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지금 이러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아들과 딸의 실력을 진짜로 높게 판단하고 이런 시험을 제안했는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스윽!


“감사합니다. 제 아들과 딸에게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럼!”


시천우는 말을 마치고 딸을 향해 손짓했다. 딸이 먼저 나설 모양이었다.


“예! 아버님!”


-척!


-척!


-휙!


시천우가 손짓을 하자 딸인 시민영은 즉시 움직였다. 시민영은 먼저 아버지를 향해 포권으로 인사한 후 다시 유소연 일행에게도 포권으로 인사를 건넸다. 대결을 하기 전에 먼저 예의를 갖추었다. 그런 후 유민영은 정자 밖으로 우아하게 몸을 날렸다. 그녀는 마치 유소연 일행 모두가 보라는 듯이 공중으로 멋지게 몸을 비틀며 경공을 펼쳤다. 정자 안에서 대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는 이미 익숙한 듯 정자 밖으로 몸을 날려 자리를 잡았다. 전에도 그들은 종종 정자 밖에서 대결을 하곤 했던 모양이었다. 시민영이 자리한 곳은 호수 쪽에 가까운 곳이었다. 정자가 호수와 바짝 붙어 지어져 있지 않았기에 그 사이에 약간의 빈 공간이 있었다. 그곳에서 두 사람이 대결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은 충분히 있었다. 조금 전 유소연 일행이 호수를 둘러보며 산책을 했던 공간이기도 했다.


-끄떡!


장현스님은 시민영이 정자 밖으로 날아가 자리를 잡는 것을 확인하고는 유대원을 향해 고개를 끄떡였다.


“예! 대사님!”


-척!


-척!


-휘리릭!


신호를 받자 유대원도 장현스님을 향해 포권으로 인사하고 또 시천우를 향해서도 인사했다. 그런 후 유대원은 시민영과 같이 몸을 날려 정자 밖으로 날아갔다. 유대원도 평범하게 경공을 펼쳐 정자 밖으로 날아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는 여의신공의 수법으로 멋들어지게 공중을 세 바뀌나 돈 후에 땅에 내려갔다. 조금 전 시민영이 보인 경공은 우아했지만 그의 경공은 멋있다는 표현이 딱 알맞았다. 공중을 날아 유대원은 곧바로 그는 시민영의 반대편에 내려가 자리를 잡았다.


“허허허! 아주 보기 드문 청년이군요!”


유대원의 등장에 시천우의 시선은 그에게 따갑게 날아가 박혔다. 그는 이미 많은 정보원들을 각 지역으로 보냈다. 자신들도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다고 자랑할 정도로 많이 보냈었다. 시천우도 이미 유대원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장현스님과 장법스님이 용문사를 동시에 빠져 나갔다는 정보를 입수 했을 때 가장 먼저 머리에 떠 올렸던 것도 바로 후계자에 관한 것이었다. 용문사가 후계자를 키우고 있다는 것은 네 왕들도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또 몇 번의 실패를 겪었다는 것도 정보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후계자의 성취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는 쉽지 않았다. 용문사에서 선궁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철저한 비밀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용문사가 선궁의 후계자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정보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런 정보는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금방 퍼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용문사의 후계자가 제거되었다는 소문은 아직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장현스님과 장법스님이 동시에 움직였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시천우도 금방 짐작할 수 있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모든 정보를 종합한 결과 용문사가 드디어 후계자를 키우는 것에 성공했고 각각의 왕들을 방문하고 있다는 것을 시천우는 알아낼 수 있었다. 또 그 후계자가 남자이고 이름이 유대원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바로 그 유대원을 지금 시천우의 눈앞에 있었다. 그의 모든 관심이 유대원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봐 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세상을 이끌어 나갈 정도로 말입니다. 대왕께서도 힘을 실어 주시면 세상을 향해 충분히 날 수 있는 인재입니다.”


장현스님이 말했다. 장현스님은 출가한 몸이라 자신에 대한 자랑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유대원에 대해서만은 예외였다. 시천우가 칭찬하자 곧바로 그 말을 받아 유대원이 세상을 이끌어 나갈 인재라고 스스로 이야기할 정도였다.


“허허허! 무림강호의 세계에서는 강한 자가 살아남고 또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법입니다. 대사님께서 자신감을 보이시니 무공은 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것 같습니다. 덕분에 우리 아이들도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 많이 배울 수 있겠습니다.”


시천우가 말했다. 시천우는 유대원을 칭찬하면서 은근히 자신의 아들과 딸을 끼워 넣는 것을 잊지 않았다. 대부분의 아버지가 다 그렇겠지만 시천우도 자신의 아들과 딸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양쪽 모두 새로운 무공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장현스님이 말을 받았다.


“그렇습니다. 다만 저의 바람은 유대협께서 너무 몰아붙이지만 않으셨으면 할 따름입니다.”


시천우가 말했다. 시천우는 아직 유대원이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그의 성을 알고 있었다.


“그 정도의 분별은 할 줄 아는 청년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장현스님도 가볍게 받았다. 장현스님은 시천우가 이미 유대원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어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이미 세 왕들을 거쳐 오는 동안 남왕인 시천우도 자연스럽게 알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다.


“민영아! 조심해라! 너의 앞에 있는 대협은 네가 지금까지 겨루어 왔던 사람들처럼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다.”


시천우는 딸에게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예! 아버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공자님! 잘 부탁합니다.”


시민영은 아버지의 당부에 대답하고 또 유대원을 향해서도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시민영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어떻게 보면 상대를 얕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그녀는 아버지인 시천우의 당부가 있어도 앞에 있는 유대원을 별로 대단하게 여기고 있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척!


“유대원이라고 합니다. 서로 인사하는 자리이니 낭자께서는 손에 자비를 두시길 바랍니다.”


유대원도 포권으로 인사하며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시민영이라고 해요!”


-척!


시민영도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인사했다. 시민영은 조금 전 유소연 일행을 향해 인사했지만 유대원을 향해 또다시 정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대결을 하는 당사자이니 예의를 최대한 갖추고 있었다. 포권을 취하며 이름을 밝히는 순간에도 약간 도도해 보이는 그녀의 태도에는 별로 변함이 없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챙!


유대원은 시민영의 인사가 끝나자 곧바로 검을 뽑았다. 시민영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그는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챙!


“호호! 공자님께서는 꽤 무뚝뚝하시군요!”


시민영도 곧바로 검을 뽑아들었다. 그녀는 유대원이 무표정하게 바로 검을 뽑자 살짝 웃으며 눈을 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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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 강물만 흐르고. 22.04.27 226 5 11쪽
465 갈등.(12) 22.04.25 206 6 9쪽
464 갈등.(11) 22.04.22 213 5 8쪽
463 갈등.(10) 22.04.20 209 6 10쪽
462 갈등.(9) 22.04.18 202 6 9쪽
461 갈등.(8) 22.04.15 213 5 10쪽
460 갈등.(7) 22.04.13 206 5 10쪽
459 갈등.(6) 22.04.11 207 6 12쪽
458 갈등.(5) 22.04.06 217 5 12쪽
457 갈등(4) 22.04.04 206 5 10쪽
456 갈등.(3) 22.04.01 223 7 11쪽
455 갈등.(2) 22.03.30 219 6 9쪽
454 갈등. 22.03.28 225 6 11쪽
453 추격(12) 22.03.25 242 7 11쪽
452 추격(11) 22.03.22 252 4 9쪽
451 추격.(10) 22.03.21 253 7 8쪽
450 추격(9) 22.03.18 25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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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 추격.(5) 22.03.09 243 4 11쪽
445 추격(4) 22.03.07 258 6 9쪽
444 추격.(3) 22.03.04 259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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