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과 전설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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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9.07.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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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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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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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양보할 수 없는 승부.

DUMMY

310. 양보할 수 없는 승부.




장지성도 이젠 위쪽 문파 사람에겐 아군 대우를 받았다. 왕주봉의 부하들은 장지성이 자신들의 앞으로 걸어가자 모두 손을 들어 환호했다. 그들은 장지성의 활약과 그의 존재가 오늘 전투에 어떤 의미였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단했습니다.”


“엄청났습니다.”


“최고입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자신들의 왕인 왕주봉을 따라 가는 장지성을 칭찬하기 바빴다. 장지성의 활약을 두 눈으로 직접 본 그들은 주저 없이 장지성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였다. 그만큼 장지성의 활약은 그들에게도 인상적이었다.


“감사합니다.”


-척!


장지성은 그들의 환호에 간단한 포권으로 답례를 했다. 장지성 뒤에는 기성수와 나머지 세 사람이 따르고 있었는데 그들도 왕주봉의 부하들 환호에 기분이 좋은지 연신 미소를 흘리며 같이 약식 포권으로 연신 답례하기 바빴다.


“다 왔습니다.”


왕주봉이 걸음을 멈추며 장지성에게 말했다. 왕주봉이 멈춘 곳은 그가 임시 지휘본부로 사용하던 곳이었다. 장지성도 왕주봉과 그의 부하들이 이미 이곳에서 진을 치는 것을 보고 있었기에 눈에는 익숙한 장소였다. 이곳은 주변에 비해 제법 높은 곳이라 주위가 잘 보였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왕주봉의 지휘본부가 한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물론 그 전에는 이곳이 왕주봉의 진영이라는 것을 몰랐기에 장지성 일행은 큰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지는 않았다. 그저 한 번 휙 보는 것 정도였다.


“엇!”


왕주봉이 다 왔다는 말을 하자마자 장지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어!”


“아니!”


놀라기는 기성수를 비롯한 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장지성과 똑같은 표정을 보여주었다. 왕주봉의 본진은 급하게 세우는 바람에 장지성이 보기에도 상당히 조잡했다. 밖에서도 안쪽이 그대로 보이는 구조였다. 왕주봉이 성을 빠져 나올 때 아무것도 없이 초라하게 나온 이유도 있었다. 이곳으로 오면서 필요한 것을 조금씩 구했지만 손관영이 그들을 추격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제대로 구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가지고 있었던 돈은 대부분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로 오면서 점점 사람들도 많아 졌으니 부담은 더 가중되었다. 나중에 합류한 부하들도 왕주봉의 급한 호출에 응하다보니 가진 것도 별로 없었다. 다른 말로 하면 그들은 급히 도망치듯 쫓겨 나왔기에 너무나 가난했던 것이었다.


그래도 아직은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부하들도 나름대로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버티는 중이었다. 그러다보니 본진 건물이라고 마련한 것이 겨우 비 정도만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조잡한 것이었다. 작은 천막을 나무에 연결해 하늘만 겨우 가린 모습이었다. 건너편에 진을 꾸린 양호연은 왕주봉과는 사정이 많이 달랐기에 제법 그럴 듯한 본진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반해 왕주봉의 진영은 처음 장지성 일행이 봤을 때에도 패잔병들처럼 보였을 정도로 초라했다. 물론 그들이 패잔병인 것은 맞았지만 그래도 너무 초라한 모습이었다.


“아니! 황대협께서 이곳에 계시다니......!”


장지성은 여전히 놀라운 표정을 하고는 겨우 다음 말을 이었다.


“황대협 아닙니까?”


기성수도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장지성에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으음! 황대협 아니신가?”


김씨도 손씨와 화씨에게 낮게 물었다.


“맞아! 옆에 그의 손녀도 같이 있어! 그런데 그 옆에 사람도 눈에 익은 것 같은데!”


손씨도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황대협과 그의 손녀인 황미주가 여기에 와 있다니 의외인데! 그리고 그 옆의 사람은 전에 도시 장사에서 봤던 사람 같은데!”


화씨도 자신의 생각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이 비록 크지는 않았지만 가까이 있는 왕주봉이 듣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 이미 안면이 있군요! 그렇다면 더 잘 되었습니다. 같이 들어가십시다. 하하!”


왕주봉은 본진 안에 있는 사람을 장지성 일행이 알아보자 오히려 반겼다. 그는 장지성 일행에게 손으로 안쪽을 가리키며 자리를 안내했다.


“예.....!”


장지성은 기성수를 한 번 힐끔 보고는 왕주봉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척척척척!


그 뒤를 네 사람은 말없이 따랐다. 그들은 걸음을 옮기면서도 여전히 두 눈을 동그랗게 유지하고 있는 상태였기에 아직도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윽!


-척!


왕주봉과 장지성 일행이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 있던 사람들도 일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본진의 내부에는 급조해 만든 것 같은 작은 탁자와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물론 의자는 등받이도 없었다. 그곳에는 네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세 사람은 장지성이 이미 보았던 황채승과 그의 손녀인 황미주 그리고 장사에서 장지성과 잠시 검을 나누었던 노정림이었다. 나머지 한 사람 더 있었는데 그도 노정림과 비슷한 나이로 보였다. 그는 제법 기품이 있어 보여 노정림이나 왕주봉처럼 한 문파의 수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그런 네 사람이 자리에 앉아 있다가 왕주봉과 장지성 일행이 들어가자 일제히 일어나며 맞이했다.


-척!


“축하합니다. 결국 해 냈군요!”


“축하합니다.”


왕주봉이 들어가자 그들은 포권을 간략하게 취해 보이며 축하의 인사말을 왕주봉에게 건넸다.


“하하하! 아닙니다. 오늘의 승리는 모두 여러 분들 덕분입니다. 오히려 제가 여러 분들의 지원에 감사의 술을 한 잔 올려야 할 것입니다.”


-스윽!


왕주봉도 같이 포권으로 인사를 하며 유쾌하게 그들의 인사를 받았다.


-휙휙!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던 기성수가 갑자기 김씨를 비롯한 세 사람을 향해 손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밖으로 나가자는 손짓이었다.


-끄떡!


세 사람도 기성수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끄떡였다. 기성수가 그렇게 한 이유는 본진 안에 의자가 그들이 들어간 수만큼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정도로 왕주봉 진영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기성수는 눈치 빠르게 자신들이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세 사람과 함께 더 이상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사실 굳이 안에 들어가 자리를 차지할 필요도 없었다. 밖에 있어도 안쪽이 다 보였고 또 그 정도의 거리라면 아무리 작게 말해도 기성수와 세 사람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내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밖에 있겠습니다.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척! 척! 척!


기성수는 안면이 있었던 사람들을 향해 포권을 정중히 취해 보이며 말했다. 아직 안면이 없었던 한 사람을 향해서도 기성수는 예의바르게 포권을 취해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세 사람도 기성수와 같이 포권으로 인사를 했다.


“아! 알겠습니다. 이거 너무 경황이 없어 제가 제대로 손님 대접을 하지 못하는군요! 이 일이 안정되면 제대로 초대하겠습니다.”


왕주봉도 곧바로 상황을 파악하고는 기성수를 말리지 않았다.


“그럼!”


“예!”


기성수는 장지성에게도 신호를 보내고는 천막 밖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장지성과 네 사람은 이미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친해졌다. 생사를 다투는 대결도 했었고 또 이번처럼 위험한 전투도 같이 했기에 그 정도는 아주 쉬웠다. 이번에도 장지성은 기성수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끄떡였다.


“장공자! 하하하! 이거 정말 오랜만입니다.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노정림이 먼저 장지성에게 호쾌한 말로 인사를 보내왔다.


“예! 반갑습니다. 저도 정말 의외입니다. 이렇게 지원병을 보내신 분이 바로 노대협일 줄은 저도 전혀 몰랐습니다.”


장지성이 말을 받았다. 장지성의 말처럼 지원병을 보낸 사람은 바로 노정림이었다. 그는 왕주봉과 양호연이 위험에 처했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지원병을 모낸 것이었다.


“하하하! 그렇습니까? 어려운 걸음이었지만 덕분에 이곳에서 이렇게 장공자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지 않습니까?”


노정림은 계속 웃으며 장지성의 말을 받았다. 그는 전에 봤던 때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다.


“예! 그렇군요! 그런데 황대협께서도 여기에 오셨군요. 많이 찾았습니다.”


장지성은 노정림의 인사에 대답하고는 바로 황치승에게로 관심을 돌렸다. 장지성 일행은 더 빨리 산을 내려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황치승이 사라지는 바람에 결국 산을 내려가는 일이 다음날로 밀리고 말았다. 그 결과 장지성 일행은 지금 이곳에서 원하지도 않았던 전투를 하고 있는 꼴이 되고 만 것이었다. 장지성의 말은 그런 원망이 섞인 말이었다.


“하하하! 그동안 제가 좀 바빴습니다. 좀 멀리 다녀왔습니다. 공자 일행을 초청해 놓고도 신경을 쓰지 못해 죄송합니다.”


황치승도 일행들과 같이 크게 웃으며 장지성을 반겼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서도 황치승의 표정에는 별로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사실 장지성 일행이 황치승을 만나고 싶어 했지 황치승이 장지성 일행에게 산을 내려가기 전에 자신을 만나고 가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장지성 일행이 예의를 차리느라 그렇게 된 것일 뿐이었다.


“하하! 아닙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장지성은 황치승이 미안하다는 말을 하자 재빨리 손을 흔들며 만류했다. 그가 사과까지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장지성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 두 분과는 이미 장공자를 잘 알고 계시는군요! 혹시 진대협도 장공자를 아시고 계십니까?”


왕주봉은 노정림과 황채승이 이미 장지성을 잘 알고 있자 반색하며 남아 있던 나머지 한 사람에게 물었다.


“아닙니다. 저는 오늘 처음 봅니다.”


그가 장지성을 힐끔 보더니 손을 흔들었다.


“그렇다면 잘 되었습니다. 제가 장공자를 소개하겠습니다. 이미 장공자가 전투 하는 것을 봤을 테니 무공 실력에 대해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저도 우연히 만났지만 정말 요즘 보기 드물게 훌륭한 청년입니다.”


왕주봉이 먼저 장지성을 소개했다. 나이는 그가 훨씬 많았기에 장지성을 먼저 그에게 소개하는 절차를 따랐다.


“예!”


그는 간단하게 고개만 끄떡였다.


“장공자! 이 분은 남쪽에 계신 분으로 성함은 진창하라고 합니다. 남쪽에서 적수가 없는 실질적인 대왕입니다. 이번에 우리를 도와주시기 위해 직접 휘하 무사들을 이끌고 와 주셨습니다.”


왕주봉이 이번에는 그를 장지성에게 소개했다.


“아! 진대협이셨군요! 반갑습니다. 장지성이라고 합니다.”


-척!


장지성은 소개를 받자 즉시 포권을 취하며 예의를 차렸다.


-스윽!


“장공자를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진창하라고 합니다.”


진창하도 간단하게 포권으로 인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노정림의 친근한 태도와는 달리 장지성의 인사를 받는 태도가 조금 거만하게 보였다. 나이도 두 배보다도 더 많게 보였고 또 그는 왕주봉의 말에 따르면 남쪽의 패권자이다 보니 그런 거만함이 몸에 배여 있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그는 장지성을 오늘 처음 만났다. 처음 만난 장지성이 누구인지 또 어느 정도의 무공을 지니고 있는지 그는 확실하게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물론 뒤에서 장지성이 전투하는 장면을 인상 깊게 지켜보기는 했지만 그의 시선이 장지성에게만 머물러 있었을 리는 없었다. 자신의 부하들이 어느 정도로 활약을 하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니 왕주봉이 장지성을 데리고 왔지만 그를 특별히 중요한 사람들만 모이는 이런 자리에 초대까지 하는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마음이 그의 행동에 무의식적으로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장지성은 기성수처럼 눈치가 빠르지 못해 그런 진창하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장지성은 왕주봉이 서로 소개를 하자 우선 예의부터 차리기 급급했다.


“하하하! 인사는 모두 마쳤으니 일단 자리에 앉읍시다. 자! 자!”


조금 어색해 질려는 분위기를 왕주봉이 단번에 날려 버렸다.


“예!”


“알겠습니다.”


“좋습니다.”


일행은 모두 왕주봉의 말을 따랐다. 그들은 등받이도 없어 불편해 보였지만 본진에 마련된 의자에 몸을 의탁하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휘릭!


-척!


“하하하! 이거 저를 빼놓다니 섭섭합니다.”


바로 그때 누군가 왕주봉의 본진으로 날아오며 크게 소리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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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 강물만 흐르고. 22.04.27 226 5 11쪽
465 갈등.(12) 22.04.25 206 6 9쪽
464 갈등.(11) 22.04.22 213 5 8쪽
463 갈등.(10) 22.04.20 208 6 10쪽
462 갈등.(9) 22.04.18 202 6 9쪽
461 갈등.(8) 22.04.15 213 5 10쪽
460 갈등.(7) 22.04.13 206 5 10쪽
459 갈등.(6) 22.04.11 207 6 12쪽
458 갈등.(5) 22.04.06 217 5 12쪽
457 갈등(4) 22.04.04 206 5 10쪽
456 갈등.(3) 22.04.01 223 7 11쪽
455 갈등.(2) 22.03.30 218 6 9쪽
454 갈등. 22.03.28 225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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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 추격.(3) 22.03.04 259 7 12쪽
443 추격(2) 22.03.02 261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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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 승부수.(10) 22.02.21 251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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