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과 전설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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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9.07.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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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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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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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2)

DUMMY

455. 갈등.(2)





엄청난 기세를 자랑하며 중원을 하나씩 정복하던 화령교는 장지성의 등장과 함께 순식간에 꺾여버리고 말았다. 많은 전투를 하지도 않았다. 단지 두 번의 전투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두 번이 모두 결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화령교 입장에서는 그것이 중원을 접수할 수 있는 마지막 전투였다. 반대로 말하면 중원은 마지막 전투에서 장지성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그대로 화령교의 영역으로 들어갈 뻔했다.


“장궁주님! 화산에 남아 있는 놈들은 몇 명 없었습니다. 우리가 도착하자 놈들은 도망가기 바빴습니다. 하하하!”


화산파 태유호 장문인이었다. 화산을 되찾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전투가 끝난 날로부터 정확하게 이틀 후 장지성 일행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화산에 입성했다.


“다행입니다. 희생자 없이 화산을 되찾을 수 있어서 말입니다.”


장지성이 대답했다.


“모두가 장궁주님과 선궁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척!


태유호는 포권을 취하며 장지성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화산을 되찾은 그에게 장지성은 구세주였다.


“하하하! 아닙니다. 모두가 열심히 해 주신 덕분입니다.”


하지만 장지성은 별다른 티도 내지 않고 간단하게 넘겼다.


“이젠 화령교 놈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화산을 만들겠습니다.”


태유호가 말했다.


“예! 당연히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장지성은 고개를 끄떡였다. 이런 일이 있기 전에 미리 대비했더라면 더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을 장지성은 속으로 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방비를 단단히 한다고 하니 고개를 끄떡였다. 장지성은 화산을 되찾는 것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선궁의 무사들이 진을 치고 있는 산 아래로 돌아왔다. 그곳에는 용문사 무사들도 가까운 곳에 진을 꾸리고 있었다.


“아! 쉬고 계셨군요.”


장지성은 유소연을 발견하고 먼저 말을 걸었다. 유소연은 용문사 진영과 가까운 곳에서 혼자 조용히 걷고 있었다. 그녀의 활약을 직접 본 중원의 무사들은 그녀가 혼자 산책하듯 걷고 있어도 아무도 감히 접근하지 못했다. 이미 태양은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서쪽 산에서 붉은빛으로 유소연의 앞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장지성이 선궁 진영으로 가려면 유소연이 있는 곳으로 거쳐서 가야 했기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다. 하필이면 유소연이 그곳을 걷고 있었기 때문에 만나게 되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아! 장공자님! 화산파를 다녀오셨군요.”


유소연도 아는 척을 했다.


“그렇습니다. 혹시 도울 일이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장지성이 대답했다.


“우리 용문사가 도울 일은 없던가요?”


유소연이 말을 받았다.


“하하하! 우리 선궁도 도울 일이 없었습니다. 화산파를 점령하고 있던 화령교는 이미 도망가 버렸더군요. 태대인과 화산파 무사들만으로도 별다른 희생 없이 바로 되찾았습니다.”


장지성은 가볍게 웃으며 말을 받았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이번에 화령교는 정말 크게 패배한 모양입니다. 이곳까지 추격해 왔지만 화령교 무사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화산도 별다른 저항이 없었다니 그들은 도망가기 바쁜 모양입니다.”


유소연이 말했다. 그녀는 장지성과 말하면서 천천히 이동했다. 장지성도 그녀의 보폭을 맞추며 나란히 걸음을 맞추었다. 석양에 비친 두 사람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었다. 한 사람은 신성처럼 등장한 무림의 영웅이었고 또 다른 한 명은 젊은 청년 무림인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최고 미녀였다. 그런 두 사람이 나란히 걷고 있으니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당연했다.


“맞습니다. 게다가 구대장님께서 정말 잘해 주시고 계십니다. 화령교를 바짝 추격하는 바람에 그들을 한 장소에 모일 수 없도록 압박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그들은 이곳 화산을 돌볼 여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장지성이 말했다. 장지성의 말처럼 구종진 대장은 정말로 추격을 잘해 주었다. 화령교의 대장인 정기영과 정소은을 바짝 추격하는 바람에 그들은 도망 다니기 바빴다. 물론 나중에 개방의 병력과 선궁에서도 추가 병력을 지원했다. 그러는 바람에 화령교는 더더욱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가 없었다. 화령교는 일단 모여서 화령검진을 펼쳐야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럴 시간을 아예 없애버린 구종진 대장의 활약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구대장님은 이번에 정말로 대단한 공을 세우고 있습니다.”


유소연도 인정했다.


“그렇습니다. 나중에 구대장님과 그의 부하들에게 포상을 많이 해야 할 것입니다.”


장지성이 말했다.


“그 점은 장궁주님께서 걱정하지 마십시오. 장현대사님께서도 이미 생각하고 계십니다.”


유소연이 말을 받았다.


“아! 그렇군요. 이미 계획하고 계시는군요. 역시 대사님은 생각이 깊으십니다.”


장지성이 말했다.


“예! 맞아요. 대사님은 믿고 따를 수 있으신 훌륭한 분이에요!”


유소연이 말했다.


“예.......”


-스윽!


장지성은 말을 꺼내고는 시선을 하늘로 보냈다. 유소연과 나란히 걷고 있는 지금은 마음이 너무 편했다. 선궁의 궁주라는 자리는 항상 긴장해야 하는 자리였다. 오행 왕들의 의견을 항상 들어야 하고 또 지금처럼 전투가 벌어지면 부하들의 안전까지 염두에 두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 유소연과 같이 천천히 걷는 이 순간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영원히 이렇게 같이 걷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장지성은 하늘을 올려다본 것이었다.


-스윽!


“해가 넘어갔군요.”


유소연도 장지성을 따라 하늘로 시선을 옮기더니 가만히 말했다.


“예! 그렇군요.”


장지성이 말을 받았다. 딱히 할 말이 없었지만 장지성은 자리를 뜨고 싶지 않았다.


“... 이제 화산을 되찾았으니 내일은 어디로 가실 예정이에요?”


유소연이 태양이 넘어간 붉은 산에 여전히 시선을 고정한 채로 물었다. 그녀도 태양이 넘어갔으니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그녀의 발걸음 또한 장지성처럼 여전히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공동을 회복할 차례입니다. 그곳으로 갈 예정입니다.”


장지성이 대답했다. 하지만 장지성의 말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이미 회의 때 나온 말이었다. 그런데도 유소연은 또 굳이 질문한 것이었다. 물론 장지성도 그것을 알면서도 다시 한번 더 대답한 것이었고 말이다.


“예.......”


유소연이 작게 대답했다.


“그곳도 큰 저항은 없을 것입니다. 이미 구대장님과 추격병들이 공동산 근처에 거의 도착했을 것입니다. 화령교를 따라서 말입니다.”


장지성이 말했다.


“그렇군요.”


유소연이 고개를 끄떡였다. 물론 장지성의 말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공동의 육장문인께서도 서둘러 가셨으니 우리까지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


장지성이 계속 설명했다.


“잘 되었네요. 육장문인께선 문파를 화령교에 빼앗긴 후 되찾기 위해 무척 노력하셨는데 이제야 그 결실을 보게 됩니다.”


유소연이 말했다.


“예.... 하하하!”


장지성이 낮게 웃었다. 육강성 때문이 아니었다. 유소연과 대화하는 것이 너무 즐거워서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모든 일이 너무 잘 되고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모두 장궁주님 덕분입니다.”


유소연도 말하면서 미소를 보였다. 장지성이 웃으니 그녀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아! 하하하! 아닙니다.”


장지성은 가볍게 손을 저었다. 이제는 이런 말을 너무 많이 들어 별다른 감흥도 없었다. 처음에는 민망하여 겸손하게 대답했지만, 이제는 손을 가볍게 젓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밤이 오려나 봅니다. 바람이 제법 선선하군요.”


유소연이 말을 돌렸다.


“예! 그렇습니다.”


장지성이 말했다.


“........!”


“.......!”


그 후로도 두 사람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이미 태양은 완전히 넘어가 버려서 이제는 붉은빛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그래도 두 사람은 여전히 천천히 걷고 있었다. 전투가 시작되고 두 사람은 항상 같이 있었다. 물론 이동하는 시간은 각자 자신의 문파로 돌아갔지만, 여유가 생기면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만났다. 선궁과 용문사는 화령교를 추격 중이다. 때문에, 진지를 마련해도 서로 많이 떨어질 수가 없었다. 돌발 상황에 바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만남도 잦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처럼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의 밤은 깊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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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 강물만 흐르고.(3) +3 22.05.04 276 5 12쪽
467 강물만 흐르고.(2) 22.05.02 222 6 12쪽
466 강물만 흐르고. 22.04.27 226 5 11쪽
465 갈등.(12) 22.04.25 206 6 9쪽
464 갈등.(11) 22.04.22 213 5 8쪽
463 갈등.(10) 22.04.20 209 6 10쪽
462 갈등.(9) 22.04.18 202 6 9쪽
461 갈등.(8) 22.04.15 213 5 10쪽
460 갈등.(7) 22.04.13 206 5 10쪽
459 갈등.(6) 22.04.11 207 6 12쪽
458 갈등.(5) 22.04.06 217 5 12쪽
457 갈등(4) 22.04.04 206 5 10쪽
456 갈등.(3) 22.04.01 223 7 11쪽
» 갈등.(2) 22.03.30 219 6 9쪽
454 갈등. 22.03.28 225 6 11쪽
453 추격(12) 22.03.25 242 7 11쪽
452 추격(11) 22.03.22 252 4 9쪽
451 추격.(10) 22.03.21 253 7 8쪽
450 추격(9) 22.03.18 254 7 10쪽
449 추격.(8) 22.03.16 227 5 10쪽
448 추격(7) 22.03.14 237 7 11쪽
447 추격(6) 22.03.11 246 5 10쪽
446 추격.(5) 22.03.09 243 4 11쪽
445 추격(4) 22.03.07 258 6 9쪽
444 추격.(3) 22.03.04 259 7 12쪽
443 추격(2) 22.03.02 261 6 13쪽
442 추격. 22.02.28 255 6 12쪽
441 승부수.(12) 22.02.25 250 7 12쪽
440 승부수.(11) 22.02.23 250 6 10쪽
439 승부수.(10) 22.02.21 251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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